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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코로나19 감염자 수 급증, 전 세계에 보내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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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코로나19 감염자 수 급증, 전 세계에 보내는 경고
오스트리아의 봉쇄 조치와 백신 접종 의무화 시행과 함께 코로나 시기에 두 번째로 매우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자칫하면 유럽과 그 외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넘쳐날 수 있다.
By DAVID COX, WIRED UK

집중치료 전문의 안드레아스 코코퍼(Andreas Kokofer)는 잘츠브루크 대학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 급증 추세가 피할 수 없는 암울한 현실임을 관측했다. 11월 19일 기준 일일 감염자 수 1만 5,809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코코퍼는 동료와 함께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에 대비했다.

잘츠브루크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일주일 사이 인구 10만 명당 감염자 수 1,731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시기 오스트리아 전역의 인구 10만 명당 감염자 수가 1,110명을 기록한 점과 비교된다. 앞으로 수 주간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잘즈부르크 전역의 병원 관리자 모두 코로나19 환자 중 집중 치료 대상을 엄격히 판단하는 과정을 적용해야 할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세계 여러 국가가 코로나19 퇴치 전략을 끝내려 하는 시점에 오스트리아의 절망적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어떻게 끝날까? 오스트리아 내 신규 감염자 급증 상황은 면역력 감소부터 오스트리아 국민 다수의 백신 접종 거부라는 결과로 이어진 오래 이어진 정치 분열 때문에 발생한 사회적, 문화적 여파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원인이 되었다.

오스트리아의 현재 코로나19 감염자 수 급증 현상은 곧 다른 여러 국가에도 들이닥치게 될 문제라는 점이 중요하다. 불확실한 수치 균형에 달린 부분이다. 코로나19 위기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알렉산더 샬렌베스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어쩔 수 없이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생각할 수 없었던 사항을 결정해야 했다. 11월 22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는 한 달간의 전국 봉쇄령을 시행하고, 많은 이들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라던 제한 조치를 다시 시작했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오스트리아 국민 모두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자택에만 머물도록 요청받았다. 공교육 현장은 정상 수업을 진행하나 많은 학부모가 모든 위험성을 우려해 온라인 수업 전환을 요청했다.

오스트리아는 봉쇄령 재시행 결정을 내리면서 현지의 특정 세력의 분노를 마주하게 되었다. 지난 주말, 4만 명이 빈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시위대는 샬렌베스크 총리를 나치 지도자와 비교하며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들고나왔다.

수많은 의사가 오스트리아의 현재 위기 상황은 코로나19 초기와 비교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편 향후 수 주간의 보건복지 체계를 몹시도 우려한다. 코코퍼는 “현재 보건복지 체계는 인력이 부족하다. 예정된 암 수술과 심장병 수술을 취소해야 한다.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신규 감염 사례가 안정화되리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신규 봉쇄 조치 이후 오스트리아 내 많은 이들이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게 되었으나 다수 전문가가 언젠가는 발생할 위기 대비가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빈대학교 의과대학원 전염병학자인 에바 셰른하머(Eva Schernhammer)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많은 이들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코로나19 확산이 더 쉬워졌다고 설명한다. 2021년 초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의 면역력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델타 바이러스에 더 취약해졌다.

셰른하머는 현재 상황이 서유럽 국가 중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오스트리아에서만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현재, 오스트리아는 코로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의 비율이 65.7%로, 영국(68.7%),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보다 낮다. 반면, 포르투갈은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의 비율이 86.9%로, 유럽 내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한 곳에 해당한다. 11월 22일 기준 포르투갈의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145명으로, 오스트리아의 감염자 수는 1,527명으로 집계됐다.

셰른하머는 오스트리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대로 2차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하기까지 6개월간 기다리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오스트리아가 코로나19 감염 건수 급증 직후 부스터샷 접종자를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셰른하머는 “감염 건수가 높다면, 부스터샷 접종 시작까지 6개월이나 기다릴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도 오스트리아는 다른 여러 국가에 부스터샷 접종 속도를 높이도록 확실히 경고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먼저 더 많은 국민이 백신 접종을 하도록 독려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백신 거부 자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문제가 되면서 오스트리아 국민 중 매년 독감 백신 접종을 하는 이들의 비율이 감소했다.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Austrian Academy of Sciences) 바이러스학자 안드레아스 베르그탈러(Andreas Bergthaler)는 오스트리아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비율이 낮은 상황과 코로나19 감염자 급증 현상 간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베르그탈러는 “잘츠브루크와 오버외스터라이히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코로나19 감염자 수 증가 상황과 적어도 부분적인 관련성이 있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내 백신 거부 현상이 심각해진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려면, 오스트리아의 분열된 정치적 상황을 먼저 깊이 파악해야 한다. 오스트리아는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지닌 보수당과 녹색당 연합 정부가 집권했다. 그러나 극좌 성향을 지닌 사회민주당과 극우 성향을 지닌 자유당 모두 공개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반대 견해를 밝혀왔다. 그라츠대학교 남동유럽 연구소 소장인 플로리안 비버(Florian Bieber)는 백신 반대 여론 상당수가 제약 회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는 목적을 지닌 사회민주당과 자유당 때문에 확산되었다고 말한다. 사회민주당과 자유당 모두 오스트리아에 영향을 주었으며, 동종요법과 자연 치유를 신뢰한 20세기 초기 철학자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를 언급하면서 약물과 백신에 반대한다.

비버 소장은 “사회민주당과 자유당이 백신 회의론의 상당 부분을 구성했다고 본다. 1년 반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 집권 세력이었던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당은 대체 약물과 음모론을 확산시켰으며, 녹색당의 대안이라고 외치는 사회민주당은 종종 국가가 백신 접종과 함께 독재주의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라고 설명했다.

비버 소장은 사회민주당과 자유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백신 불신 여론이 매우 널리 퍼진 탓에 백신 거부를 유도할 음모론을 받아들이기 쉽다고 말한다. 또한, 자유당이 지난 몇 주간 신규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잘즈부르크와 오버외스터라이히 지역 지지율이 매우 높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비버 소장은 “자유당은 1950년대부터 존재했으며, 수십 년간 지지율을 두 자리수로 유지했다. 따라서 전 세계 극우 정당과는 달리 매우 안정적인 유권자 기반을 갖추었다. 게다가 상당수 국가 주도 운동에 저항하는 반기득권 성향을 지녔다”라고 설명했다.

정치와 백신 반대 운동 간 관계는 여러 설문조사에도 입증된 부분이다. 2021년 8월, 셰른하머가 진행한 어느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46.2%가 오스트리아 정부의 안전한 백신 공급 능력을 신뢰한다고 답변했다. 여성과 청년층의 백신 접종 거부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특히 야당 지지자나 지난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들이 백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셰른하머는 “백신 거부자 대부분 오스트리아 정치계 지도자나 정치 체계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다. 이 모든 요소가 코로나 대응 방식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더해져,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투표에 무관심한 태도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반면, 과학계는 2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한 이들의 비율이 87%로, 백신 접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한 곳인 포르투갈이 백신 접종 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된 요인 하나는 코로나19 상황과 정치를 분리한 접근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포르투갈은 정부 부처 장관 대신 정치와 아무 관련성이 없는 인물인 엔리케 구베이아 에 말로(Henrique Gouveia e Melo) 해군 중장이 백신 접종 계획을 이끌었다.

미국 전염병학자는 겨울과 면역력 감소, 여러 주에서 계속되는 백신 접종 거부 상황이 모두 더해져 오스트리아가 경고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겪게 되리라 우려한다.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전염병학자인 윌리엄 해나지(William Hanage)는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대응 어려움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스트리아가 백신 접종률이 낮은 다른 국가에 보내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미국 여러 지역에서 공중보건 개입 반대가 매우 심각했으며, 안타깝게도 그중에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이 다수 포함됐다”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지도자층은 2022년 2월 1일부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신규 의무 제도를 통해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당국은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백신 예약을 지원하고, 그 후에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과태료 최대 3,600유로(4,055달러)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미 2차 접종까지 마친 뒤 부스터샷 접종을 거부하면, 최대 1,500유로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지금까지 전 인구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시행한 국가는 인도네시아와 미크로네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단 세 곳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여러 국가가 백신 접종 의무화라는 선례를 따를 수 있으나 다수 공중보건 전문가는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가지 발생 가능한 문제는 특히 아동 백신 접종을 위한 백신 접종 추가 의무화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모두 현재 수 년 이내로 자녀의 폴리오와 수두, 홍역 등 보편적인 질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부모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와 다른 여러 국가가 갈수록 코로나19 대응이 어려워지는 두 번째 겨울에 접어들면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코로나19의 경제적, 사회적 여파부터 아동 발달 측면에서 학교 임시 휴교령 등 여러 문제와 균형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셰른하머는 “백신 접종 의무화와 추가 봉쇄 조치 중 더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문제를 두고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2022년 2월 전까지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하지 않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많은 국민이 2월까지 자체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로 결정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ustria’s Covid Surge Is a Warning to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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