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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전 보드게임 복원...2021년 대중이 즐기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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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전 보드게임 복원...2021년 대중이 즐기도록 지원한다
기원전 1000년경 인류는 어떤 종류의 탁상 게임을 즐겼을까? 어느 한 신규 연구 프로젝트가 과거 선조의 탁상 게임을 찾고는 온라인에서도 누리꾼이 즐기도록 만들었다.
By SAMANTHA HUIQI YOW, WIRED US

1901년, 그리스 크레타섬으로 발굴 탐사를 떠난 영국 고고학자 아더 에반스(Arthur Evans)는 1000여 년 전 왕실 게임이라고 확신한 유물을 발굴했다. 바로 아이보리 색상과 금색, 은색, 수정, 토큰으로 추정된 네 개의 원뿔 조각이다. 그러나 에반스는 발굴한 유물로 게임을 하는 방법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에반스 이후 다른 많은 학자도 에반스가 발굴한 유물을 이용한 게임 방법을 찾고자 했다. 게임 규정과 힌트, 그 외 또 다른 게임 관련 유물은 없었다. 게임은 즐기는 방법을 따르도록 할 지시 사항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는 고대 그리스인이 발견한 게임판의 기능을 알아낼 수 없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에반스가 발견한 물건의 용도를 알아낼 수 없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교 연구팀이 등장했다.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덕분에 크노소스 게임(Knossos game) 추측을 완료할 수 있었다. 2021년, 크노소스 게임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정한 가장 유력한 규정으로 완성했으며, 온라인으로 즐길 수도 있다. 그리고, 사상 최초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임 수백 개의 규칙과 게임 과정도 복원됐다.

보드게임은 오랜 기간에 걸쳐 존재했다. 수백 년 전, 2021년 현재 인류가 알고 있는 체스가 등장하기 전, 인도에는 차투랑가(Chaturanga)가, 일본에는 쇼기(Shogi)가, 중국에는 샹치(Xiangqi)가 있었다. 그보다 훨씬 전에 등장한 게임인 지금까지 알려진 인류 최초의 게임 중 하나로 추정되는 세넷(Senet)과 고대 이집트에서 즐기던 여러 게임이 백개먼(backgammon) 게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추정된다. AI와 게임 설계 박사 학위를 소유한 마스트리히트대학교 컴퓨터 과학 박사인 카메론 브라운(Cameron Browne) 박사는 “게임은 사회가 원활하게 흘러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이라도 게임 교류가 이루어졌다. 여러 문화권의 게임 교류는 역사를 거쳐 반복되었다. 게임이 처음 등장한 장소와 군인이 주둔한 곳, 상인이 무역을 하는 곳 어디서나 게임 교류가 이루어졌다. 여유 시간이 있는 이들은 누구나 주변 사람에게 자신이 아는 게임을 알려주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에반스 박사가 땅속에서 발굴한 원뿔 조각과 게임판이든 무덤에 매장한 것이든 혹은 탁자에 표시된 게임판이든 지금까지 남겨진 고고학적 증거는 거의 모든 문화권이 게임을 만들고 즐긴 사실을 입증한다. 그러나 여러 변수와 발굴 작업과 마찬가지로 현 인류는 고대 게임과 관련, 극히 일부만 알고 있다. 게임의 기원은 알지만, 게임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고대 게임 연구의 걸림돌이 됐다. 규칙은 일반적으로 작성되지 않고 구전되었기 때문이다. 고대 게임 규정과 관련, 알려진 부분이 적을수록 현대 해석 방향도 더 다양하다.

게임 규칙 정보가 적을수록 해석 방법이 다양하다는 사실은 5년간 이어진 브라운 박사 연구팀의 디지털 루데메 프로젝트(Digital Ludeme Project)에 도움이 된 부분이다. 브라운 박사는 “게임은 그동안 충분히 사용하지 않은 중요한 문화적 자원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게임 중 실제 선조들이 즐긴 게임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다. 특히, 고대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이 더 어렵다”라며, “따라서 프로젝트 도중 의문을 제기한 점은 현대 AI 기법으로 실제 고대 게임 경기가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발견한 증거로 고대 게임을 구현할 수 있는가이다”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AI 기법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 브라운 박사 연구팀이 AI를 활용한 고대 게임 복원 작업을 진행한 지 3년이 지났으며, 연구팀은 이미 1,000여 개에 육박하는 고대 게임을 온라인으로 구현했다. 지금까지 연구팀이 구현한 게임은 총 3시대에 걸쳐 9개 지역에서 등장한 게임이다. 브라운 박사 연구팀의 노력 덕분에 한때 항상 인기를 누리던 게임과 58홀(58 holes) 등 기원전 1000년경 게임 모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누구나 단 몇 차례 마우스 클릭만으로 즐길 수 있다.

고대 게임 복원 과정이 AI 기반 게임 복원과 정반대 과정을 거쳐 시작된 점에 충분히 흥미를 보일 만하다. 게임을 플레이어 수와 말의 움직임, 승리 규정 등과 같은 경기 요소를 언급하는 루데메(ludemes)라고 일컫는 근본적인 정보로 나눌 수 있다. 게임 규정을 정한 다음에는 각각의 팀이 해당 게임이나 비슷한 루데메를 지닌 게임을 실행할 때, 혹은 게임을 즐긴 이들과 관련된 역사적 정보를 기반으로 누락된 규정을 작성한다.

그러나 궁금증은 게임 규정 작성 과정에서만 해결하게 된다. 게임 규정 작성 과정을 직접 손으로만 작성하면, 실제 재미있는 게임 개발 측면에서 진전을 거두기 어렵다. 이 때문에 브라운 박사는 작성된 규정을 현실로 옮겼을 때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는 “게임 규정 내용을 읽었을 때는 합리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직접 게임을 하기 전까지는 게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종종 완벽한 게임 규정이 완성된 듯한 게임이 실제 매우 실망스러운 게임이 될 때가 많다”라고 작성했다.

또, 현대 AI가 고대 게임을 어려운 게임으로 만들 수도 있다. 연구팀이 연구하는 모든 게임과 관련한 가설은 루디(Ludii) 소프트웨어로 전달돼, 수천 번에 걸쳐 게임 실행 테스트를 한 뒤, 가장 유력한 게임 방법을 단 몇 시간 만에 평가한다.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더 나은 경기를 위해 연구한다. 그다음 단계는 게임을 변형하여 게임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반복 작업을 하면서 게임 실행에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충분히 흥미로우며, 게임 규칙 학습 방법도 쉽다. 여러 차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오랜 시간에 걸쳐 사라지지 않고 전달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가장 타당한 게임 규칙을 결론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에도 허점이 있다. 컴퓨터는 평가할 수 있는 규정만 계산한다. 여기서 월터 크라이스트(Walter Crist)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고고학자인 크라이스트도 브라운 박사의 프로젝트 팀에 합류해, 컴퓨터 프로젝트에 인간의 노력을 더한다. 그는 게임의 사회적 측면과 같이 알고리즘이 계산할 수 없어 설명이 어려운 부분을 다룬다. 컴퓨터는 여러 규정을 통합하지만, 예의와 같이 실제 게임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고려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어느 한 플레이어가 계속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게임 종료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게임 종료를 막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크라이스트는 사회적 압박과 관계 형성이라는 바람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모든 상황에 맞는 규정은 없다. 간혹 경기를 즐기는 두 사람 사이에서 적용하는 규정이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게임 복원 작업 이외에도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인위적으로 보이고 지루하면서도 정확하지는 않은 듯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무엇이든 흥미로운 것이 될 수 있다. 고대 유적지에서 게임의 일부분으로 추정되는 요소가 겉으로 드러난 것을 발견하더라도 매력적이다. 크라이스트는 차별화를 위해 사회적, 공간적 맥락을 고려한다. 게임 관련 유물을 발견한 곳이 공공장소 벽화 근처인가, 교통신호에서 먼 곳이며, 과거 게임을 즐기던 곳인가? 식사와 술 잔 기울이기 등 많은 사람이 유흥을 위해 일반적으로 하는 행동과 같은 사회적 활동의 증거도 발견할 수 있는가?

기술이 여러 수수께끼를 함께 풀어내는 데 또다시 큰 도움이 됐다. 고대 로마의 어느 한 보드게임을 예시로 이야기해보자. 해당 게임은 지금까지 브라운 박사 연구팀이 발견한 게임과는 다르지만, 3D 스캔과 X선 형광으로 게임 말을 돌에 그린 게임판에 반복하여 움직인 것과 일관되는 움직임을 발견했다. 여전히 확실하지는 않지만, 루디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서 게임 방법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는 현재 네덜란드 더먼뮤지엄(ThermenMuseum)에 전시된 해당 게임판을 조만간 온라인으로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앞으로 2년 혹은 그 후에 일어날 일에 대한 유망한 예고이다.

결과적으로 브라운 박사 연구팀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게임이 진화한 과정을 전체적으로 나타내고자 한다. 프로젝트의 모든 연구 과정 목표는 역사 기록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 특정 게임 가계도와 함께 전 세계 게임 발전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브라운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보드게임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대에 걸쳐 여러 지역에서 등장했다. 또, 족보 연구 노력은 게임이 전파된 경로와 서로 다른 게임으로 발전한 과정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와 동시에 브라운 박사 연구팀의 프로젝트는 광범위한 문화적 노력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역사가 흐르면서 게임이 파생된 방법은 인류와 문화권의 보편성을 나타낸다. 일례로, 비슷하 게임을 다양한 지리적 영역에서 즐긴 사실을 통해 문화권 간의 상호 교류 사실을 알 수 있다. 크라이스트는 “인류의 이동이 있어야 게임도 이동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디지털 루데메 프로젝트는 더 광범위하면서도 나은 것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그 예시로 루디 소프트웨어가 무료로 모든 게임을 사용하고 수정하도록 하면서 게임 출판 기업과 개인 게임 개발자가 게임 실행 테스트와 개선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점은 ‘디지털 고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 형성을 이끈다는 점이다.

브라운 박사는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나 디지털 루데메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풀어낸 적이 없거나 완벽히 해소하지 못한 문제를 다루었다. 이제 자체 개발 툴과 고대 게임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증거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수년 후면 더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AI의 진정한 진전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is AI Resurrects Ancient Board Games—and Lets You Play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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