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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백신, 중요하지만 모든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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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백신, 중요하지만 모든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
RTS,S 백신이 기생충 퇴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말라리아를 완전히 퇴치하려면 한 가지 이상의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By SARA HARRISON, WIRED US

패트릭 더피(Patrick Duffy)가 1991년, 월터 리드 육군 연구소(Walter Reed Army Institute of Research)에서 근무를 시작하기 몇 년 전부터 과학계는 말라리아 감염 위험성을 보호할 최초의 백신을 실험하고 있었다. 30년 뒤, 세계보건기구(WHO)가 드디어 아프리카 내 5세 미만인 아동의 말라리아 감염 예방을 위해 월터 리드 육군 연구소가 개발한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모스퀴릭스(Mosquirix)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RTS,S 백신은 최초의 기생충 보호 백신이다.

현재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의 말라리아 면역 및 백신 연구소 소장인 더피는 RTS,S 백신이 매년 말라리아 사망자 수를 40만 명 이상 줄일 가능성에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RTS,S 백신이 종합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더피는 “RTS,S는 아동의 임상시험 연구가 이루어진 말라리아 감염을 막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기가 인간에게 옮기는 기생충 전염 자체는 막지 못한다. 또한, 말라리아 감염 위험성이 있는 이들을 보호하지도 못한다. 더피는 “임신한 여성의 말라리아 감염 위험을 막을 수는 없을까? 그리고, 말라리아 기생충을 없앨 방법은 없을까? 모두 앞으로 말라리아 퇴치 전략이 구상되는 바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제약 회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의 제약 기업은 1980년대, 말라리아 사망률 65% 이상을 차지한 5세 미만 아동의 말라리아 퇴치 목표로 처음 고안되었다. 많은 이가 성장과 함께 기생충 면역력을 발전시켜 나간다. 따라서 성인은 바이러스가 감염돼도 중증 증상 발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RTS,S 백신은 아동 면역 체계가 더 강해질 때까지 기생충 감염 속도가 더 높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등장했다.

그러나 백신을 실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GSK는 월터 리드 육군 연구소와 빌게이츠 재단(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 아프리카 의료 시설 7곳과 협력 관계를 체결하여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유럽 의약청은 GSK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한 임상 3상이 중증 말라리아 감염 방지에 50%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RTS,S 백신이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평가했다. 그러나 WHO 관료는 RTS,S 백신의 효과를 현실 세계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했다. RTS,S는 총 4회에 걸쳐 접종해야 하며, 백신 접종 기간이 총 18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GSK는 2019년에 별도의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나와 케냐, 말라위에서 RTS,S 백신을 테스트했다.

각국 보건 당국이 RTS,S 백신을 승인했으나 WHO의 권고는 RTS,S 백신을 대대적으로 승인한다. 그러나 수백만 개의 백신 공급을 위한 제조 규모 확장과 국가 보건 체계로 백신을 분배하기 위한 준비, 비영리 단체 및 다른 국가의 금전적 지원 받기 모두 시간이 걸린다. 백신 개발을 돕는 비영리 단체 PATH의 말라리아 백신 계획 국장인 애슐리 버켓(Ashley Birkett)은 “백신을 더 널리 채택하기 전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말라리아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인간과 함께 진화한 복잡한 기생충이다. 대기 중 전파가 이루어지는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바이러스와는 달리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모기는 감염자의 혈액에서 기생충을 흡입하고는 다른 사람을 물면서 기생충을 전달한다. SARS-CoV-2 바이러스가 단백질 29가지 코드의 약 10가지 유전적 요소를 보유한 것과 달리 말라리아 발병 원인인 기생충 중 하나인 열대열 말라리아 원충은 총 5,000가지가 넘는 단백질 코드라는 훨씬 더 많은 게놈을 보유했다.

기생충은 복잡한 생애 주기를 지녔다. 말라리아에 걸린 모기가 사람을 물면, 포자소체라는 작은 포자가 혈류에 들어와 간을 이동하면서 기생충이 여러 갈래로 자체적으로 나뉘면서 개체 수를 늘리기 시작한다. 기생충은 간에서 심장, 폐, 혈류로 이동하여 적혈구를 감염시키면서 감염자가 독감과 같은 증세와 메스꺼움, 오한을 느끼도록 한다. 간혹 말라리아는 뇌 손상과 발작, 호흡 곤란, 장기 손상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총 여러 감염 단계에 걸쳐 백신이 기생충 확산을 막을 적합한 지점을 찾지는 못했다. 더피의 설명에 따르면, 감염자에게서 강력한 면역 반응을 확보할 단백질과 적절한 시점에 기생충 확산을 막는다면, 말라리아 발병을 중단할 수 있다. RTS,S 백신은 포자소체의 단백질 한 부분을 복제하고 면역체계를 훈련해 기생충이 간에 도달하기 전 항원을 감지하도록 한다.

2019년, GSK의 시범 프로그램 진행 도중 백신의 중증 말라리아 예방 효과는 단 30%였다. 각각 99%, 97%의 아동 감염 예방 효과를 지닌 폴리오와 풍진 백신보다 효과가 매우 낮다. 그러나 매년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아동 1/3인 약 27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WHO, UNICEF, 세계 최빈국 내 아동 백신 보급을 담당하는 여러 국가와 협력하는 비영리단체 가비(Gavi)의 정책 국장인 마르타 투펫(Marta Tufet)은 “핵심은 문제 규모이다.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은 백신으로도 상당한 장점과 말라리아 감염 보호 수준을 확보할 수 있으며, 매년 수만 명의 사망을 막는다고 추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펫 국장은 GSK의 시범 프로그램 당시 백신을 접종하게 된 아동 상당수가 모기의 접촉을 막을 모기장과 같은 비교적 일반적인 예방법에도 접근할 수 없었던 사실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 “백신은 말라리아 감염에 더 취약한 많은 아동 보호 수단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존스홉킨스 말라리아 연구소의 프라카시 스리니바산(Prakash Srinivasan) 부교수는 여전히 향상될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그는 “백신 보급 목표는 아동 30%의 사망을 막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망 위험성을 막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스리니바산 부교수는 모든 사망 위험성을 막는 백신에는 각각의 다른 생애 주기에 접어든 기생충과 감염을 막을 몇 가지 항체를 포함했다고 전했다. 일부 연구원은 기생충의 적혈구 접근을 막을 백신을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 임상시험 단계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다른 잠재적인 해결책은 모기 숙주에 있는 도중 생식 단계에서 파괴할 항체를 생성하면서 전염성을 막는 방안이 있다. 모기가 인간에게 말라리아를 전염시키지 못하도록 한다.

더피는 RTS,S 백신이 보조제라고 불리는 여러 화학 물질을 이용하면서 항체를 전달하고 면역 체계가 더 많은 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RTS,S 백신은 포자소체 단백질의 작은 부분만 포함하므로 더 많은 단백질을 포함한다면, 전염병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백신 전달 방법 변경도 말라리아 감염 보호 수준을 향상할 수 있다. 더피는 “RTS,S 백신이 개발됐을 때, 기존 체계를 통해 전달해야 하는 다른 백신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아동의 연령에 따라 접종 시기가 정해진 다른 백신과 함께 RST,S도 접종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더피는 RTS,S 백신이 독감 예방 주사와 더 비슷하다고 말한다. 혈류 속의 항체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접종 후 7개월이면 그 효과가 미미해지기 때문이다. 즉, 아동의 연령뿐만 아니라 접종 시기도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와 관련, 더피는 일반적으로 말라리아 감염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우기 직전 백신 접종을 하는 계절적 접근방식을 채택하면서 백신을 중증 질환이 되도록 감염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항원충제와 함께 백신을 결합하는 연구를 지목했다. 말라리아 예방 수단을 결합하면, 백신의 효과를 75%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버켓 국장은 “상보적 상태를 위한 실제 기회이다”라며, 어떠한 한 가지 예방 형태도 완벽하지 않으므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항상 모기장을 사용하지 않으며, 모기장도 항상 모기를 퇴치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 가정은 모기를 퇴치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모기는 말라리아 확산을 막는 데 사용하는 각종 살충제를 견뎌내도록 진화했으며, 기생충은 항원충제 저항성을 지녔다.

또, 백신 승인과 분배, 자금 지원 활동이 이루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GSK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이미 백신을 제조하고 있으며, 생산비의 5% 이하로 판매가를 책정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신 가격과 GSK가 매년 제조하는 백신 수 모두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GSK 대변인은 RTS,S 백신이 더 많이 필요할수록 판매가가 저렴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백신 구매 자금 지원이 없다면, GSK가 정한 가격 책정 방식과 같은 계산이 이루어질 수 없다.

버킷 국장은 백신 구매 자금 지원과 국가 승인, 백신 배포의 복잡함과 함께 말라리아 백신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RTS,S 백신을 얼마든지 구하게 되는 데 10여 년이 걸릴 것이다. GSK는 이미 연간 1,500만 개를 제조하기로 약속했으나 WHO는 2036년이면 RTS,S 백신 수요가 매년 1억 1,000만 개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버킷 국장은 “GSK의 시범 프로그램 시행 후 3년 뒤, 아프리카의 모든 아동이 RTS,S 백신의 말라리아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황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Malaria Vaccine Is a Big Deal, but Not a Silver Bu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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