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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감시 제국, 이제는 논의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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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감시 제국, 이제는 논의해야 할 때
애플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지지하면서 여러 앱의 데이터 남용을 줄인다는 태도를 택해왔다. 또, 사용자 정보를 악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전체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통해 사용자를 추적하기도 했다.
By CARISSA VÉLIZ, WIRED UK

여러 테크 업계 대기업 중 애플은 다수 경쟁사의 사용자 개인 데이터 악용 관행에 동참하는 대신 프라이버시 기능을 제공한다는 태도를 일관적으로 유지해왔다. 애플 CEO 팀 쿡은 페이스북과 사용자 데이터 수집 문제를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쿡은 어느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데이터를 마구 수집하는 광고 기반 모델 옹호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프라이버시를 이야기하자면, 애플은 훌륭한 프라이버시 보호 관행을 지닌 기업이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실제로 애플이 사용자 프라이버시 관리 방식이 훌륭한가?

애플은 최근 들어 신규 보안 기능을 여러 개 배포했다. 이제 애플의 기기는 이메일에 포함된 추적 픽셀을 차단하며, 사용자에게 앱의 사용자 민감 데이터 접근 빈도, 웹 트래픽을 숨기기 위한 관련 정보 전달 사용, 고유한 이메일 가짜 신원 정보 생성 등이 포함되었다. 모두 오랫동안 기대하지 않은 기능이지만,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극찬할 만한 툴이다.

또, 애플이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공한 사실을 고려하면, 애플은 프라이버시를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입증한다. 미국 사용자 94%가 애플의 프라이버시 강화 기능 도입 후 데이터 수집을 비활성화한다. 애플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접근한 수준과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지금까지 각국 정부기 지난 몇 년간 택한 노력보다 애플이 프라이버시 강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일부 앱이 여전히 사용자의 동의 없이 추적 행위를 이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단 한 차례의 결정으로 전 세계 프라이버시 표준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의 프라이버시 표준을 지나치게 신뢰하기 전, 애플이 프라이버시를 향해 나아가는 전반적인 방향을 먼저 비판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애플이 일절 언급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사실 애플의 최신 기능 상당수가 감시 강화와 관련이 있다. 아이폰의 최신 소프트웨어 버전인 iOS15는 사진 속 문자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하고는 사용자가 이미지에서 문자를 복사하여 붙여넣기 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사진 속에 포함된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다. 아이폰으로 주변 건물을 스캔하면, 지도가 사용자의 위치를 인식하고는 도보 이동 방향을 보여준다. 알고리즘은 실시간 영상 속 사물을 식별하고, AR을 사용하기 위해 사진을 3D 모델로 변환할 수 있다. 또, 사용자는 아이폰에 신분증을 보관할 수 있다. 모두 애플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도록 한다.

애플은 헬스케어로 수익성이 뛰어난 사업을 활발히 운영한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이용해 자신의 도보 이동과 심박 수, 걸음걸이 등을 추적할 수 있다. 헬스 앱에 새로 등장하는 공유 탭은 사용자가 가족이나 간병인과 건강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한다. 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하면서 애플이 데이터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리라 가정한다. 그러나 민감 정보 수집과 공유 모두 손쉽게 이루어질 때, 데이터 보안 위험이라는 재앙이 멀지 않은 곳에 내재해 있다.

사실, 한 가지 문제를 발견하기 시작한다면, 데이터 침해 및 감시 정상화 기술에 애플이 기여한 부분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애플은 상점과 체육관, 호텔, 공항 등에 있다는 사용자 위치 정보를 추적하는 블루투스 무선 송신 기술을 개발했으며, 아이폰과 연결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 애플의 페이스아이디는 아이폰에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개인 소지품 어디에나 부착해 분실물 위치를 찾도록 하는 스마트 추적기인 에어태그(AirTag)의 등장과 함께 프라이버시 옹호 세력은 이전보다 사람을 더 쉽게 추적하도록 만든다는 문제를 우려했다. 애플워치는 시장에 출시된 대다수 웨어러블 기기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신체와 감정 상태를 읽으면서 모든 사용자가 현실 속 감시에 더 가까워진다는 결과로 이어졌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아동 성 착취 콘텐츠를 찾고자 도입하려 한 사용자 기기 속 사진을 스캔할 툴을 개발한 것을 언급할 수 있다. 개발 목적 자체는 가치가 매우 훌륭하지만, 사진 스캔 툴은 비윤리적인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또, 보안 전문가인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는 현재 기기 프라이버시를 최고 수준으로 보호할 기술인 최종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프라이버시 정도를 살펴보자면,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안드로이드보다 iOS의 프라이버시 수준이 더 훌륭하다. 마찬가지로 알렉사보다는 시리가, 크롬보다는 사파리가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더 훌륭하다. 그러나 이는 애플이 기기에 장착된 마이크와 카메라, 센서 등으로 항상 사용자의 일상 속 경험을 추적하도록 허락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애플의 혁신적인 기기는 테크 기업이 추적할 수 있는 정보를 제한하며, 이는 프라이버시를 고려하면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없다. 애플 덕분에 물리적인 매장에서 고객의 휴대전화 감시가 가능해졌으며, 해커는 가장 민감한 정보인 건강 정보와 생체 인증 상세 정보 등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제 애플은 암호화 기술이 적용되었으리라 가정하는 콘텐츠까지 스캔한다. 애플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감시 툴 개발이라는 두 가지 모순적인 활동을 동시에 이어왔다. 그러나 대부분이 그동안 애플의 프라이버시 보호 활동만 인지했다.

모든 테크 기업이 세계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한다는 공통의 바람을 지녔다. 애플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지금까지 대중에 알리지 않은 점은 세계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에 사용자의 모든 것을 기록하면서 태그와 추적, 검색이 가능하며, 심지어 해킹 위험성까지 존재하는 감시 행위가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테크 기업에 세계를 디지털로 변환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행위는 건축가에게 자연 속에 신규 도로를 건설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요청은 사회가 제한을 둘 때만 이루어진다. 각국 정부가 건축을 위해 보호 지역을 두는 이유이다.

따라서 감시 문제를 다룰 때도 보호 지역을 두는 것과 비슷한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오프라인 세계를 더 정복하는 것은 테크 기업이 가장 쉽게 성장세를 유지할 방법이다. 오프라인 세계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은 테크 기업의 특성이다. 감시는 사회 통제라는 결과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자유 수준이 저하될 것이다. 감시와 자기 검열, 타인이 자신의 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는 테크 기업이 이미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는 조작할 수도 있다.

애플이 프라이버시를 진지하게 중요시한다면, 프라이버시를 진정으로 보호하는 아이폰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여러 기능 중, 안면 인식 기술과 암호화 기술 침해 툴이 없으면서 카메라를 쉽게 가릴 수 있는 기능과 마이크를 비활성화하는 기능 등을 지원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민주주의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기술로 추적하는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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