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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도시 전환, 지금이 적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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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도시 전환, 지금이 적기이다
코로나19 이후 가까운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여 주거와 쇼핑,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면서도 훌륭한 아이디어가 되었다.
By SOPHIA EPSTEIN, WIRED US

2015년 COP21 콘퍼런스에서 스마트 시티 전문가인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가 15분 도시 개념을 제안했을 때는 비현실적인 이상주의를 이야기한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당시에는 대중이 생활과 쇼핑, 근무를 15분 이동 거리 안에서 모두 완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불가능한 일처럼 다가왔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덕분에 비현실적인 환상이 아니다.

모레노는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의 15분 도시 계획 보좌관으로 근무 중이다. 파리시에서는 문화생활과 엔터테인먼트부터 음식점과 근무지까지 생활의 모든 필수 활동을 도보나 자전거, 대중교통으로 15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둔 도시를 고려한다. 그리고, 15분 도시가 현실로 다가온다.

이달고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전, 15분 도시인 ‘발뒤카르되르(la ville du quart d’heure)’가 기업의 원격 근무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달고 시장의 계획 현실화에 도움이 됐으며, 발뒤카르되르는 지금까지 빠르게 진전을 거두었다. 이달고 시장은 자전거용 고속도로를 만들고, 부유 지역에 사회적 주거 공간을 추가해 학교 운동장을 학교 바깥에서 접근할 수 있는 대중 정원으로 만들었다. 이달고 시장은 15분 도시 위원회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15분 도시 계획이 나아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도시 계획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로즈 한센(Roz Hansen)은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이 지역 도시가 제공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부족한 점도 깨닫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부 시민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점을 발견하게 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혹은 더 나은 곳을 찾아 다른 마을로 떠나게 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자문 기관인 세타 글로벌 어드바이저(Theta Global Advisors)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인 10%가 코로나19 이후 대도시나 도시 일대를 떠났으며, 24%는 도시로 출퇴근하지 않는다. 또, 사무 공간 기업인 IWG는 미국 직장인 1/4이 도시 중심지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주했으며, 10명 중 8명은 도시가 아닌 지역에 완전히 정착할 계획이다.

매일 긴 출퇴근 시간에서 벗어나는 추세가 매우 뚜렷해 도시 개발자가 이전에는 지역 개발에 바람직하지 않았던 외딴 지역을 찾게 되었다. 도시 계획 및 설계 기업인 오픈(OPEN)의 부총괄인 크리스토퍼 그레이(Christopher Gray)는 대도시에서 1~2시간은 이동해야 하는 기차 노선 종착지 지역 인근은 매일 출퇴근해야 하는 이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출퇴근길이 펼쳐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레이 총괄은 “현재 기차역 종착점 일대는 한 달에 1~2회, 혹은 주 1회 출근하는 직장인에게 이전보다 더 매력적인 거주지가 됐다. 또, 지역 사업체도 직원이 매일 출퇴근 하면서 하루를 허비하도록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15분 도시는 모든 사람이 완전히 원격 근무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많은 직장인이 사무실 대신 공유 거주 공간을 위해 길거리를 마구 헤맬 수도 있다. 그러나 유연한 근무 환경이 일링 지역의 개조된 호텔부터 옥스퍼드셔의 지역 공동체 중심지까지 영국 전역에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유연 근무 환경 수요가 확실히 존재한다. IWG는 직원 77%가 거주지와 이직할 때, 거주지와 가까운 직장을 필수 조건으로 고려한다고 답변했다. 30분 이상 출퇴근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5명 중 1명밖에 되지 않았다.

15분 도시가 주류가 되도록 가속화하는 요소는 근무 형태 변화뿐만이 아니다. 습관 변화도 15분 도시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

완벽한 공동체 개념은 지난 몇 년간 도시 계획의 차별점이 되었다. 15분 도시는 환경 운동가의 이상이다. 2010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는 20분 도시가 도입됐다. 20분 도시 계획 프로젝트의 계획 총괄인 에릭 잉스트롬(Eric Engstrom)은 “실제 이동 소요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를 더 완벽하면서 거주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포틀랜드에서는 20분이라는 개념을 아무 문제 없이 도시가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이다. 지난 10년간 포틀랜드의 인구가 13% 이상 증가해, 잉스트롬은 최근의 삶의 변화를 겪은 이들에게 20분 도시라는 개념이 익숙하다는 점과 현재의 변화를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알고 있다. 잉스트롬 총괄은 “많은 이들이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일상도 파괴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일상을 구상하는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라고 언급했다.

잉스트롬 총괄에게 20분 도시 계획을 통한 대중의 일상 변화는 신규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 이들을 위해 버스 바우처와 운행 시간표를 게재하면서 서서히 자가용 이용을 줄이도록 변화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훌륭한 마케팅 담당자는 대중의 신규 브랜드나 제품 신뢰를 심을 가장 적합한 시기는 직장과 자녀, 전 세계적인 대유행병 등 인생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발생할 대이다. 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가 저서 『습관의 힘(The Power of Habit)』에 작성한 바와 같이 소비자는 인생의 중대한 일이 발생할 때, 쇼핑 습관 변화를 종종 알아차리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유통 업계는 변화를 알아차리며 소비자의 쇼핑 습관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지금은 쇼핑 습관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잉스트롬 총괄은 “현재 포틀랜드 도시 계획은 대대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대다수 시민의 출퇴근 습관과 함께 일상생활이 급격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마드리드는 도시를 독립 거주 구역으로 분리할 계획을 발표했다. 밀라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회복의 틀로 15분 도시 계획을 채택했다. 에든버러는 수도 일대의 20분 도시 전략을 개발했다. 2021년 6월, 에든버러의 변화 과정에 참여한 도시 개발 계획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 사태로 ‘생활할 수 있는’ 도시의 중요성이 더 강력하게 부각되었다”라고 말했다.

갈수록 더 많은 지역이 상점이 밀집한 중심가를 공유 업무 공간으로 변환하면서 대도시의 중심 상업 지구는 이전보다 주거지와 더 가까운 공간으로 변화했다. 또 다른 형태의 15분 도시가 형성된 셈이다.

도시 연구 이론 학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볼티모어 시내 협력(Downtown Partnership of Baltimore) 가상회의에서 “오래된 상업 중심 지구가 사라지는 동시에 새로운 공간 설립도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플로리다는 중심지의 사무실 수요가 20% 감소하면서 일상의 단조로운 생활이 줄어들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가한 시내로 변화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확신한다. 많은 사람이 일할 때, 도시 중심지에 모이는 것보다는 주거 공간이기도 한 외곽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업무 공간과 합쳐질 것이다. 그 결과, 15분 도시 모음이 형성된다.

모두 모레노가 과거에 설명한 이상적인 공간과 같다. 그러나 15분 도시 계획이 제대로 포괄적인 구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평등이 심화될 위험성이 있다. 잉스트롬 총괄은 “의도적으로 15분 도시와 같은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이 15분 도시라는 최신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부유층이 도시 중심지를 대거 벗어나거나 중산층이 대도시에서 차로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곳으로 주거지를 옮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더 사려 깊은 15분 도시 계획 구축은 기존 지역사회 개선에 활용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 핵심은 저렴한 주택이나 사회 주택 제도이다. 이달고 시장은 2025년까지 파리 전역의 주택을 사회적 주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15분 도시는 실제로 저렴한 비용으로 생활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t’s finally time for the 15-minute neighbour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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