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대중의 사재기, 막기 어려운 이유는 ‘이것’ 때문
상태바
대중의 사재기, 막기 어려운 이유는 ‘이것’ 때문
주유소에 차량이 길게 정차해 주유를 위해 대기하는 것에 쉽게 짜증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사재기를 할 때는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이 타당한 일처럼 느껴진다.
By CHRIS BARANIUK, WIRED UK

차량의 긴 대기 행렬이 수백 미터, 심지어 1km 넘게 이어졌다. 차량 주유를 위해 몇 시간 동안 대기해야 한다는 소식과 연료가 소진된 주유소의 넓은 주유 공간, 차량 정체를 피하려 다양하게 노선이 나누어진 버스 등과 관련된 보도가 쏟아진다. 종종 극단적인 혼란 때문에 언성이 높아지면서 말다툼이 발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석유 위기 사태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와 업계 지도자 모두 영국 전역의 석유가 풍부하다고만 주장한다. 대형 트럭 운전기사가 없다는 현실은 지난주 일부 주유소가 문을 닫은 사실, 그리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운전기사 사이에서 완전한 혼란을 촉발하게 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되었다.

주유소 부족 문제는 거의 모든 시민에게 갑작스러운 충격을 안겨주었으나 ‘사재기’라는 단어로 많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주유소의 넓은 주유 공간으로 향해 길게 이어진 차량 대기 줄에 합류하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셰필드대학교 임상심리학자인 리차드 벤톨(Richard Bentall) 교수는 사재기라는 표현이 매우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표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벤톨 교수는 “사재기는 대중의 혼란을 유발한 완전히 비합리적인 일이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의 상황에는 해당하지 않는 표현이다. 미래에 자원의 양이 감소할 위험성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외출하여 해당 자원을 구하는 것은 타당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지역 주유소의 주유 공간 그 어느 곳에서도 주유할 수 없다면, 석유가 풍부한 정유 공장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회학적 문제도 있다. 벤톨 교수는 “슈퍼마켓에 가서 많은 사람이 휴지를 최대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잔뜩 집어 오는 것을 본다면, 마찬가지로 휴지를 사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사재기는 스스로 무한한 반복이 이어지도록 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게다가 석유가 부족하지 않다는 당국의 거듭된 주장은 의도한 것과 반대되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벤톨 교수는 “석유가 충분하다는 주장은 많은 사람이 확실히 알 수 있는 것과 달라 불쾌함을 일으켜 당국의 주장을 합리화하지 못한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2021년 초, 벤톨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시기의 사재기 현상을 연구한 논문을 게재했다. 영국 국민 2,000명과 아일랜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가 있다는 사실이나 우울증 증상 경험, 상대적인 부유함, 소득의 원천 상실 우려 모두 사재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주유량 제한을 통제할 수 있다. 공급난이 이어지는 시기에 특히 중요한 요소이다.

브래드포드대학교 마케팅학 강사인 엘비라 이스마기로바(Elvira Ismagilova)도 코로나 시대의 사재기 행동을 연구했다. 이스마기로바 교수가 영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많은 이들이 가정용품을 사재기하는 주된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인지된 통제 부족도 사재기 원인이다.

이스마기로바 교수는 “소셜 미디어는 많은 이들이 사재기하게 되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는 최근의 주유 혼란 원인이 된 점이 분명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주유소의 긴 대기 줄이 담긴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석유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시사하기만 한 일부 게시글도 많은 사람이 서둘러 주유소로 향하도록 만들기 충분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1973년, 미국에서 휴지 공급을 통제할 수 없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당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이었던 헤롤드 프로히리히(Harold Froehlich) 의원은 업계 인맥을 통해 미국이 어쩌면 휴지 부족 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프로히리히 의원은 언론 보도를 통해 휴지 부족 사태 발생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 후 황금 시간대에 방송하던 인기 코미디언 조니 카슨(Johnny Carson)이 투나잇 쇼(The Tonight Show)에서 휴지 공급난이라는 개념과 관련된 매우 유명한 농담을 했다. 당시 카슨의 농담은 대규모 휴지 사재기 공포의 주된 원인이 됐다.

1974년 2월, 노스웨스턴대학교 마케팅학 교수인 스튜어트 헨더슨 브릿(Stewart Henderson Britt)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휴지 공급난 관련 소문이 한 번 확산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TV 스타 한 명이 휴지 공급난 관련 농담을 하자 50개 주에 소문이 즉시 확산됐다”라고 말했다.

휴지 공급난의 핵심은 최근 들어 연료와 육류 공급만을 견딘 미국에서는 사실이 되었다. 많은 시민이 또 다른 공급난이 다가오리라 예상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면서 1차 봉쇄 조치 당시 다양한 제품 공급난이 발생한 사실 때문에 영국인이 다른 때보다 주유소 석유 부족 문제를 더 크게 우려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캐리경영대학원의 마케팅 및 경제학 교수인 앤드류 칭(Andrew Ching) 교수는 결국 실제로 모든 사재기를 견인하는 요소는 예상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공급난 우려가 합리적인 우려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 후 실제 공급난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악화된다. 만약, 상황이 예상한 바와 같이 심각한 것처럼 보이면, 당장 제품을 잔뜩 구매하기 시작한다.

사재기와 관련해 최근 발행된 어느 한 전자책을 통해 역사가 이어지는 내내 사재기가 발생한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의 사재기를 한 가지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또,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많은 사람이 재빨리 퀴닌과 미국 의약품 제조사 빅스(Vicks)의 바르는 감기약인 베이포럽(VapoRub)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당시 치명적이었던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

사재기는 큰 차이를 찾기 어려운 더 교묘한 형태로도 발생한다. 칭 교수는 사재기가 주택 버블 현상이 발생했을 때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같다고 주장한다. 혹은 많은 사람이 은행으로 향하기도 한다. 많은 고객이 자신의 거래 은행 파산을 우려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역설적인 사실은 많은 고객이 서둘러 예치금을 인출할 때, 붕괴 위험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여러 만화 중 심슨 가족(The Simpsons) 제작자는 사재기 현상을 풍자적으로 그려냈다.

잉글랜드 은행은 1800년대에 여러 차례 고객의 대규모 현금 인출 현상을 여러 차례 겪었다. 2020년, 오스트리아 국립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킬리안 리더(Kilian Rieder)가 VoxEU 보도 자료를 통해 주목한 바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개입 요소는 고객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 이전의 의무화된 수준보다 최소 현금 예치 금액을 훨씬 더 낮추더라도 정부가 은행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발표하기로 판단할 때까지 고객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없다. 리더는 “단순히 은행 운영 중단 보류 선언을 보도하기만 해도 갑자기 많은 고객이 현금 인출을 위해 은행에 몰리는 현상이 끝날 수 있다”라고 작성했다.

200여 년 뒤, 영국 정부는 석유 위기를 끝내고자 대형 트럭 운전기사 규정 변경을 발표했다. 당국이 취한 특별 조치 중 하나이며, 주유를 위해 대기하던 수많은 운전자를 위한 연료 공급을 돕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칭 교수는 대다수 운전자가 집안에 석유를 대량으로 보관할 시설이 없어 석유를 사재기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부가 주유소의 주유 공간으로 공급되는 연료 흐름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기만 한다면, 석유 위기는 일시적인 문제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칭 교수는 대형 화물 트럭 기사가 부족한 현상 때문에 결과적으로 앞으로 다른 제품 공급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한 가지 사례로 음료수 Irn-Bru 생산 기업은 현재 운전기사가 매우 적어 음료수를 배달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힌 것을 주목할 수 있다.) 칭 교수는 “결국 다른 제품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벤톨 교수는 현재 석유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대신 실제 석유 공급 가능성 개방이 상황을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벤톨 교수는 “일시적인 공급난이 있지만, 영국 내 일부 지역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는 것이 훨씬 더 낫다”라고 설명했다.

이스마기로바 교수는 공급난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타격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면, 언론이 공급난 전망을 너무 선정적으로 다루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스마기로바 교수는 사재기가 시작될 때 이를 억제하는 방법도 설명했다. 이스마기로바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의 사재기 연구를 통해 사재기하는 많은 사람이 실제 필요한 사람이 식품이나 필수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등 사재기 행위의 잠재적인 부정적인 결과를 인지할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다수가 처음에 사재기의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며칠간 많은 사람이 서둘러 차량 주유를 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심각한 결과가 발생했다. 일을 위해 자가용 차량에 의존하는 복지 부문과 다른 핵심 업계 종사자가 연료 부족 문제 때문에 업무 약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업무 약속을 전혀 잡지 못했다.

사재기가 실제로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현재 전달되고 있다. 벤톨 교수는 일부는 다른 이들보다 사재기의 여파를 자연스럽게 더 깊이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마도 남들보다 분석적 사고력이 뛰어난 이들과 불확실한 시대에 자기 통제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사재기의 여파를 깊이 생각할 것이다.

벤톨 교수는 “사재기를 멈추고 그 피해를 완화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충동 때문에 사재기하는 것이며, 사재기하는 이들은 다른 이들처럼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y it’s so hard to stop people from panic buying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