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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 테크 업계 대기업 강력 규제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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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 테크 업계 대기업 강력 규제하는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중국 테크 업계 대기업이 극도로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 중국 정부는 자국 테크 업계 대기업의 이익을 부당하게 이용한다.
By LAVENDER AU, WIRED UK

9월 24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모든 암호화폐 거래 차단 행보는 정부 차원에서 기술적 배경을 대대적으로 재구성하고자 이어진 1년여간의 일련의 타격 중 가장 최근의 사례이다. 비트코인 채굴업자나 가상자산 투자자, 비디오 게임 개발사만이 갑자기 중국 정부의 표적이 된 것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오랫동안 정부 규제 때문에 압박을 받은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이 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차례의 규제가 이어진 뒤 또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가 이어지면서 앤트 그룹과 메이투안(Meituan), 디디추싱 등 테크 업계 거물급 기업이 반독점 조사 대상이 되었다. 중국 정부의 테크 업계 규제는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됨과 동시에 지나친 자본주의를 억제하려는 일반적인 원인인 데이터 보호 규제 강화와 교차한다. 일례로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은 2021년 6월, 뉴욕 주식상장 후 단 이틀 만에 반독점 감시 대상이 됐다. 결국에는 신규 사용자 모집을 중단해야 했으며, 그와 동시에 규제 당국은 디디추싱이 미국에 사용자 데이터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조사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테크 기업은 규제에 면역이 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수 기업 CEO 모두 우상화되었다.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를 전공하는 중국 학생 모두 하드웨어가 아닌 소비자 기술 부문에 취업하기를 원했다. 중국 정부도 소비자 기술 기업을 우선시하면서 혜택을 제공했다. 소비자 기술이 없다면 절대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없었다. 중국 전문 시장 조사 기관인 시노리틱스(Sinolytics) 소속 컨설턴트인 티파니 웡(Tiffany Wong)은 중국 소비자 기술 기업의 성장세를 서부 개척 시대의 성장 실험이라고 일컬었다.

세계 여러 국가의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중국 테크 업계 대기업은 법적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영역을 악용했다. 중국 기업은 사무직 종사자가 아침 이른 시각부터 사무실에 출근하고, 공휴일에도 근무하는 근무 문화를 유지했다. 또, 배달 기사가 위험하게 운전하도록 압박한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이 때문에 많은 배달 사가 임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기도 했다. 중국 테크 기업은 의도적으로 채용 중개 기관을 이용해 근로자의 지위를 잘못 분류하고는 배달 기사가 받아야 할 사회 보장 제도 지급 관련 법적 책임을 피했다. 노동법 문제로 법적 다툼을 하려 한 근로자는 사실 테크 플랫폼 기업이 아닌 근무한 적이 없는 다른 도시의 기업에 채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중국 식품 배송 업계 대기업인 Ele.me의 어느 한 배달 기사가 근무 도중 사망하자 사측은 사망한 배달 기사와 근로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유가족에게 보상금 약 220파운드를 지급했다.

잘못된 관행과 최소화된 규제는 경제 성장과 혁신이라는 명목으로 계속 이어졌다. 테크 기업은 전직 규제 기관 관료를 채용해, 규제의 비효율성에 기여하는 결과만 발생했다. 2019년, 전자상거래법을 제정하면서 규제 당국이 신규 소비자 기술 기업을 규제하려 했을 때도 상당수 기업이 지침 완화 로비 활동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에도 테크 기업의 성장세가 이어졌으며, 중국 소비자의 테크 기업 의존도가 더 커졌다. 그와 함께 기업의 추악한 관행 인식도 함께 커졌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상당수 테크 기업 경영진이 그동안 테크 업계에 이어진 운이 바뀔 것을 알았을 수도 있다. 2020년 10월, 금융정상회의(Bund Financial Summit) 개최 당시 알리바바 창립자인 마윈은 규제 당국에 혁신을 제한하지 않고 성장을 촉진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반독점 예외주의(Chinese Antitrust Exceptionalism)』의 저자인 안젤라 장(Angela Zhang)은 마윈의 발언이 “규제 강화를 예측해, 바람직한 규제 조치를 위한 기업가의 마지막 로비 시도인 듯하다”라고 작성했다. 그러나 마윈의 노력은 실패했다. 규제 당국은 앤트 그룹이 금융 업계 선두가 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규제 당국의 감시 결과로 혁신과 규제 당국을 지지하는 관리 간의 균형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마윈의 발언은 여러모로 긴장을 유발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금융 안정성 위험에 민감하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인 궈슈징(Guo Shuqing)의 발언을 인용하자면, 규제 당국은 실패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핀테크 기업을 계속 경계하고 있다. 국영 은행도 앤트 그룹의 금융 산업 진출을 우려한다. 중앙은행은 은행이 실패한다면, 은행이 고객의 구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객 대출 규제 강화를 추진했다.

앤트 그룹은 스스로 테크 기업이라고 칭하지만, 기업 매출 90%는 기존 은행 체계와 원활한 인터페이스를 중국 인민 대다수가 의존하는 금융 서비스에 통합하도록 한 광범위한 금융 상품이 차지한다. 앤트 그룹이 가장 널리 사용한 서비스 작업은 여러 건의 소액 대출을 결합하고는 은행에 판매하는 것이다. 앤트 그룹은 거액의 수익을 확보했으나 위험은 전혀 감수하지 않았다. 2021년 9월, 중국 정부는 앤트 그룹의 알리페이 앱 분할을 강행해, 신용카드와 같은 서비스를 대출 서비스와 분리할 계획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앤트 그룹이 다른 요소보다 수익을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다른 테크 기업의 특성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규제 초안은 사용자 트래픽 가로채기와 판매자에게 독점 판매 행위 강요, 경쟁사 관련 근거 없는 소문 유포 등 중국 테크 업계에 오래 이어진 관행을 끝내기 위한 규정을 명시했다. 웡은 “최근의 규제 초안 내용은 앞으로 테크 업계 규제를 강화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드러낸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테크 시장은 정부 규제에 크게 겁먹은 상황이다. 지난 수 개월간 중국 테크 업계 대기업의 시가총액이 수십억 달러 감소했다. 기업은 정책 방향을 따르기를 간절히 원한다. 2021년 4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는 시장 독점 규정 위반 사항 때문에 20억 파운드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광군절 마지막 날에만 판매 수익 530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및 게임 대기업이자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해외 상장 추진 계획을 중단했다. 최근, 식품 배송 기업 메이투안 디앤핑(Meituan-Dianping) CEO인 왕싱(Wang Xing)은 위챗에 게재한 게시글을 통해 기업 명칭의 ‘메이투안’이라는 표현이 중국 공산당 정책 목표이기도 한 ‘공동부유’로 해석할 수 있다는 다소 근거가 약한 주장을 펼쳤다. 상당수 테크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 갑자기 언론 보도에서 정부 정책 주요 문구를 인용하려는 경쟁이 이어지는 듯하다. 지난 몇 주간 여러 테크 기업이 사회 기여 명목으로 기업 수익 상당 금액 기부에 나섰다.

중국의 목표는 본질적으로 미국과 유럽 내 반독점 행동을 촉구하는 이들의 목표와 다르지 않다. 중국 최대 테크 플랫폼 모두 기업 영향력을 악용해 영세 기업을 억압했다. 일례로 디디추싱은 운임 할인과 더 높은 수익으로 고객과 운전기사를 확보하고는 시장 점유율을 장악한 후에는 고객 간 가격 차별 정책을 펼쳤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보다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이 더 적다. 또, 운전기사의 수익도 더 불리한 방향으로 바꾸었다.

중국 테크 기업은 사회 안정성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문제를 더 키우기만 했다. 중국 테크 업계의 관행은 공동부유라는 정부의 목표를 조롱하기라도 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여기서 중국 정부가 테크 업계의 문제에 더 일찍 주목하지 않고 이제 주목하게 된 이유를 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오랜 규제 부족 문제에 이어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장의 주장대로 중국이 현재 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이유가 아니라 규제 방식이다. 게다가 반독점 당국에 이어 사이버 보안 당국도 테크 기업을 함께 규제한다. 그 결과, 테크 기업의 데이터 관행을 더 주목하게 될 확률이 높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의 테크 업계 대기업 규제 움직임이 단순히 권력 장악이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충돌이라고 공식화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모든 민간 테크 기업에 등 돌리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칩 개발 산업을 지지할 여러 정책을 구상하는 것을 그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정부 차원의 칩 개발 사업 지지는 전 세계 공급망에 충격이 가해진 사실을 고려하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중국이 자국 테크 업계 대기업에 원하는 것은 정부에 위험을 가하지 않고 정부의 우선순위를 따르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리바바나 텐센트 중 어느 한 기업도 자회사 일부를 매각해 규모를 축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웡은 “정부가 테크 업계 대기업을 분리할 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웡은 그 근거로 2021년~2025년까지 이어지는 14차 5년 계획을 언급하며, 정부가 디지털 경제를 성장 영역으로 판단한 사실을 이야기했다. 이어, “인터넷 기업과 데이터 경제는 더 커지기만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의 테크 업계 규제 강화는 대중의 요구를 충족한다. 중국 최대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와 관련된 마윈의 발언을 찾아보면, 마윈을 조롱하는 댓글이 드러난다. 가장 공통적인 반응은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가 소프트뱅크라는 이유만으로 알리바바를 일본 기업이라고 언급하는 것이다. 디디추싱이 해외 주식상장을 신청한 뒤 민족주의 성향을 지닌 정치 평론가는 SNS에 디디추싱의 사용자 데이터가 미국에 판매됐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유포했다. 정부의 강력한 대응은 중국 테크 기업이 자국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테크 업계 대기업은 정부 규제를 우려하지만, 중소기업은 현재 상황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급부상하는 테크 기업의 운명은 한때 텐센트나 알리바바의 인수로 이어지는 것이 확실했다. 이제는 더 성장할 기회가 있다. 디디추싱이 중국 내 모든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후 (이미 디디추싱 앱을 다운로드한 사용자는 이전처럼 디디추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T3와 가오더(Gaode), 디다(Dida) 등 차량 공유 서비스 부문 중소 기업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쿠폰과 할인 서비스를 출시했다. 2021년 7월,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중 한 곳인 선청(Shencheng)은 고객이 상하이 전역의 거주 지역에서 택시를 호출하는 터치스크린 100개를 수정했다. 

전자상거래 기업 JD.com도 테크 업계 대기업 규제 강화에 웃는다. 과거, JD.com은 알리바바의 T몰(Tmall)에 파페치 등 명품 브랜드와의 단독 계약 추진 사업 경쟁에서 패배했다. 몇 년 전에는 알리바바를 상대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으나 알리바바의 독점 관행은 계속되었다. 알리바바에 부과한 과징금은 알리바바를 견제하기에는 너무 적었다. 익명을 요청한 어느 한 직원은 JD.com이 배달 기사의 사회 보장 비용을 지급하는 등 규정을 준수한다는 이유로 경쟁사의 조롱 대상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규정 준수를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규정 위반 과태료보다 더 적다.

궁극적으로 중국 최대 테크 기업에 최근의 규제 강화는 경계가 없는 성장세를 누리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중국에서 테크 관련 계획을 자주 시범 운영하는 지역인 저장성은 식품 배송 플랫폼 대상 규제 감독 틀을 형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온라인 배송 계획을 발표했다. 음식점과 배달 기사 모두 이전보다 더 큰 수익을 거두게 될 것이다. 야근 문화도 끝난 듯하다. 이제 공산당은 바이트댄스의 지분과 이사회 의석을 보유했다.

장은 “지금 상황에서 분명한 것은 앞으로 중국 테크 기업 감시가 더 엄격해질 전망이라는 사실이다”라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테크 업계 대기업을 억압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기술을 악용해 문제를 일으키는 관행을 중단하려 한다. 테크 기업 규제에 더 상세한 접근방식을 채택하면서 테크 기업이 사용하는 알고리즘 관련 규정을 새로이 마련하는 동시에 11월 1일 자로 개인 데이터 보호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가 남기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중국 테크 업계 대기업은 살아남고자 한다면, 중국 정부의 우선순위를 기업의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y China crushed its tech gi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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