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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근무, 무례한 태도 악화 문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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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근무, 무례한 태도 악화 문제로 이어진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재택근무를 하는 동료가 사소한 문제로도 논쟁을 벌이면서 무례해지는 것을 겪었다. 사무실에 복귀한 뒤에도 문제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By SOPHIA EPSTEIN, WIRED UK

이메일로만 전달하는 주제 한 줄이나 회의 시작 일정 직전 줌 화상회의 일정 취소, 풍자적인 슬랙 메시지. 모두 익숙하다고 생각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원격 근무를 시행한 뒤 일상 속 무례함이 보편적인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2021년 7월, 넷플릭스는 동료에 대한 무례한 글을 남긴 마케팅 관리자 세 명을 해고했다.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는 링크드인 코멘트에 “넷플릭스에서 발생한 일은 단순히 슬랙이나 단 한 마디의 대화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달간 동료에 대한 비판적인 개인적 코멘트가 문제였다. 회의 도중 동료가 발언할 때나 회의에 참석할 때를 포함해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작성했다.

넷플릭스의 동료를 향한 무례한 발언 문제는 어디서나 발생하는 문제이며, 테크 기업에서 유독 자주 발생한다. 어느 한 인사 관리 담당 임원은 무례함이라는 문제가 너무 만연해 최고위급 임원 회의에서 직원의 예의 문제를 다루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당시 직원의 예의 문제를 논의한 임원진은 “많은 직원이 높은 수준의 표준을 따르지 않고 무례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전부 설명했다. 테이블을 뒤집는 행위처럼 극적인 변화가 발생한 문제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무례함이나 이전보다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동안 기쁨을 느끼던 상대에게서 기쁨을 느끼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누군가가 직장에서 무례한 태도를 보인다면 분노나 짜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무례함의 대상이 된 이들의 업무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조지타운(Georgetown)의 연구를 통해 동료가 자신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고 밝힌 이들 중 39%가 창의적인 사고가 감소하고, 낱말 퍼즐을 푸는 능력이 33% 더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은 기업이 자주 축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다.

직장 내 무례함 때문에 발생한 피해 연구는 여러 해에 걸쳐 이루어졌으나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직원이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2021년, 포틀랜드주립대학교 소속 응용 기관 심리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직원 3만 5,000여 명을 연구한 연구 논문 76장을 분석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근 들어 심각해진 직장 내 무례함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로렌 파크(Lauren Park)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직장 내 무례함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때문에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는 일종의 번아웃과 감정적 소모, 과도한 업무량 문제이며, 직장 내 지위가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더 심각한 점은 무례함은 다른 이에게 옮길 수 있는 문제이다. 파크 박사는 “무례한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은 자기 자신이다”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누군가가 의도치 않게 무례한 행동을 하더라도 연쇄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자신이 받은 이메일의 말투가 무례하다고 느끼면, 상대에게 무례한 어조의 메일을 보내게 된다. 파크 교수는 “이 모든 모호함 때문에 무례함을 겪게 될 확률이 높다. 그다음으로 무례함을 범하는 이가 무례함의 악순환을 생성한다”라고 설명했다.

가상 근무 공간으로의 전환은 무례한 태도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많은 직장인이 적어도 시간 단위로 영구적으로 원격 근무를 하는 가운데, 이전에는 겪지 못한 방식으로 직장 내 무례한 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와 관련, 파크 박사는 “가상 공간에서는 누구나 정중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게 될 여지가 많으며, 심지어 상호작용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가 특정 인물을 가상 회의에 배제하거나 시작 직전 갑자기 회의를 취소하는 것을 문제의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영상통화가 보편적인 수단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영상통화를 사용할 때는 사회적으로 매우 서투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어느 한 TV 제조사의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맥신(가명)은 “줌 화상 회의에 몇 분간 참석하면, 많은 사람이 예의는 잊은 듯한 모습으로 불안한 태도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맥신은 자신이 말을 할 준비를 마친 상태이지만, 대표가 말을 하던 중 끼어들고는 서두르도록 재촉하기 전까지는 말하는 것이 거의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맥신은 “우는 소리를 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당시 대표가 끼어든 상황 때문에 마음속이 복잡해졌다. 재빨리 변화 상황을 밝히자 모두가 대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당시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화면을 보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암울하게도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파크 박사는 “모호한 방식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의도적으로 무례함을 당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실제로 대중의 반성 수준 때문에 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누군가가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무례한 태도를 취한다면, 더 물어볼 것도 없이 합리화하여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다소 모호한 방식으로 무례함을 범했다면, 파크 교수는 이를 항상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무례함 문제는 원격 근무의 일반적인 기능이다. 한 동료의 태도에 대한 인식은 원격 근무 상호작용만으로도 왜곡될 수 있다.

미디어 기업의 관리자인 사샤(가명)은 직접 얼굴을 마주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신임 사장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확신했다. 사샤는 “신임 사장은 감사함을 자주 표현하는 분이 아니어서 내가 업무를 잘못한다고 생각했다. 원격 근무를 하면서 직원을 관리하려 할 때 감정적 요소를 간과하면, 무언가를 놓치고 해석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메일 소통도 마찬가지이다. 부정적 강화 편견 때문에 인간은 순수한 의도로 작성된 메시지를 보고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를 보게 될 확률이 더 높다. 그와 동시에 가상 근무 공간은 상대의 무례함을 인식하게 되는 지뢰밭과 같은 공간이 된다.

란도 로펌(Landau Law) 소속 변호사인 필립 란도(Philip Landau)는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기업 내 따돌림 의혹이 증가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란도 변호사는 “따돌림 의혹은 종종 사무실 환경에서는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오해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란도 변호사가 접한 이른바 ‘원격 따돌림’의 유형은 가상 회의 도중 빈번한 끼어들기와 불친절한 어투의 이메일, 관리자가 보낸 반복적인 과도한 이메일 등이다. 모두 서로 얼굴을 마주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면 쉽게 무시할 수 있으나 원격 근무 환경에서 개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발생한 문제이다.

조직 심리학자인 젬마 레이 로버츠(Gemma Leigh Roberts) 박사는 코로나19 시기에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 문제 때문에 오해가 더 심각해지는 문제를 확인했다. 로버츠 박사는 기업 지도자의 탄력성을 주제로 한 박사 연구 도중 피실험자의 행동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피실험자 다수가 더 좌절감을 느꼈다. 쌀쌀맞은 태도나 무례한 태도와 함께 등장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느끼면서 통제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사무실에 복귀한다고 해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포틀랜드주립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래리 마르티네즈(Larry Martinez) 박사는 충분한 경험이 없어 사무실에 복귀한 뒤에 오해에서 비롯된 무례한 태도 문제가 더 심각히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르티네즈 박사는 논문에 “많은 사람이 이미 이전처럼 대인관계와 관련된 소통에 참여하지 않아 고통스럽거나 긴장을 유발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다”라는 의견을 작성했다.

그러나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무례한 태도를 막을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포틀랜드주립대학교 연구팀은 나이가 많은 동료일수록 감정을 표출할 확률이 적으므로 무례함의 악순환에 개입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다른 예방 대책은 45세 미만인 모든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일자리 통제이다. 파크 박사는 “근무 도중 자율적인 행동을 할 기회가 많았으며 자신의 업무와 업무 수행 방식을 통제하던 이들이 기회에 보답할 확률은 낮았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원격 근무를 올바르게 수행하면, 무례함 악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이 기사 속 일부 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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