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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기업, 전기차 시장 충격 대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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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기업, 전기차 시장 충격 대비 나선다
폭스바겐과 독일 자동차 업계 모두 내연기관 차량이 사라지는 미래를 재구성한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 수천 곳은 전기차로 전환이 이루어진 미래를 우려한다.
By FELIX FRANZ, WIRED UK

1990년, 더크 코스바드(Dirk Kosbad)가 독일 남부 지역인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당시 동독의 명물과도 같은 대표적인 차량인 트라반트(Trabant)를 직접 생산했다.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은 츠비카우 공장의 이동 관리자로 근무한다. 오렌지색 로봇이 은빛 차량 프레임 주변에서 신속하면서 원활하게 움직이고 번개와 같은 속도로 여러 곳에 작은 볼트를 쏘는 모습과 곧 대형 직사각형 배터리로 두르게 될 여러 부품을 용접하는 모습을 본다. 츠비카우 공장은 폭스바겐의 전기차 변환 계획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100년 넘게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힘을 지닌 내연기관 엔진 차량의 전성기는 지났다.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계획을 구상하는 국가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서서히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려 한다. 이후 영국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유럽연합 회원국 27개국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한다. 유럽의 대규모 자동차 업계와 제조업 일자리 370만 개가 매우 중대한 변화의 바람 한가운데에 서 있다. 디지털화와 자동화, 대중의 기후변화 심각성 인식 대부분이 혁명의 징조를 나타낸다. 현재의 대대적인 변화를 기회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해 유럽의 차량 제조 중심지를 작은 디트로이트와 같은 공업 단지로 변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지난 몇 년간 차량 제조업계는 친환경 기계 개발 부문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해야만 했다. 츠비카우에서는 이미 기존 자동차 공장에서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2019년부터 현장 직원 8,500명을 두었으며, 전기차 단독 생산을 위해 전체 생산 라인을 재구성했다. 현재 57세인 코스바드는 “처음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 내 변화가 시작되었을 당시 많은 직원이 변화를 크게 우려했다. 그 누구도 성공적인 변화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장 직원 모두 변화를 회의적으로 보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계획이 성공했다.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치솟았으며, 2019년 독일 내 전기차 신규 등록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2020년 전기차 신규 등록 건수는 2019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지금까지 등록된 전기차 수 36만 5,000대는 독일 전역에 등록된 모든 차량의 수가 4,800만 대를 넘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극소수이지만, 전기차 신규 등록 건수 상승세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크다.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등록된 전기차 수는 2020년 한 해 등록된 전기차 수보다 3배 더 많았다. 독일 최대 차량 제조사인 폭스바겐은 현재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실적 면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바드는 처음에는 전기차 생산 전환을 회의적으로 보던 츠비카우 공장 직원은 현재 상황을 조심스레 낙관한다고 전했다. 과거 에너지 소모가 심한 시스템을 조립하던 직원은 현재 배터리 엔진에 장착할 케이블을 정돈한다. 일부는 숙련 기술자를 유지한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 생산 과정에 동원되는 인력이 더 적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인력 감축 문제를 생산량 증가라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해결하고자 한다. 따라서 적어도 지금은 전기차를 더 많이 판매하면서 직원을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 폭스바겐과 같이 전기차 생산 전환을 위한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 자동차 업계의 중추는 약 1만 곳에 달하는 중소 규모 부품 공급사이다. 그중 1,200곳은 독일 기업이다. 차량 부품 공급사는 연료 탱크나 기어박스와 같은 부품을 제작하며, 유럽연합 27개국 전역에서 직원을 총 170만 명 채용한다. 차량 공급 업계 협회인 CLEPA의 데이터로 차량 업계 대기업 브랜드가 전체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채용한 인력인 120만 명보다 더 많다. 전체 생산 제품 모델은 전기차 전환이 이루어지는 미래에 단종될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이 하루아침에 사업을 개편할 만한 충분한 자금이 없다. 즉, 수천 명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한다는 의미이다.

차량은 독일의 가장 중요한 수출 품목이며, 연간 전체 판매 금액은 약 3,000억 유로 수준이다. 독일 내 전체 일자리 중 5%가 자동차 업계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독일 최대 업계 단체인 IG 메탈(IG Metall)의 회장인 볼프강 렘브(Wolfgang Lemb)는 “독일 차량 업계는 100만여 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그중 20만 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으며, 실직 위기를 마주한 이들 대부분이 자동차 부품 기업 직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도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유럽 전역의 내연기관 차량에 고도로 집중한 차량 공급사 직원 42%가 실직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계산에 따르면, 28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마주한 현재 자동차 업계 대기업도 산업 파괴를 피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2020년, 세계 최대 차량 부품 공급사 중 한 곳인 운전 기술 전문 기업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은 최대 1,50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직원을 충격에 빠뜨렸다.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사업 절반이 내연기관 차량에 의존해왔으며,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전기차 전환에 코로나19 이후 판매 실적 감소라는 악재가 더해져 어두운 미래 전망이라는 조짐이 드러났다.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은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산 시설 직원 3만 명을 재교육하고, 소규모 차량 부품 생산 기업 여러 곳을 인수하면서 생산 부품 범위를 확대해 자율주행 차량과 풍력 에너지도 생산 제품에 포함했다. ZF 프리드리히스하펜 대변인은 전기차 전환 과정을 거치기 위해 내연기관 차량 의존도를 27%로 간신히 낮추었다고 밝혔다. 2020년, 인력 감축 계획 발표 후 직원 6,000명(대부분 조기 은퇴 제안을 받아들인 이들이다)이 떠났으며 앞으로 추가 인원 감축이 이루어질 예정이지만, ZF 프리드리히스하펜 대변인은 불과 몇 년 전보다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도 불가피한 변화를 맞이할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금속 부품 제조 기업인 셀저(Selzer)의 사례를 살펴보자.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로 90분 떨어진 곳에 있는 언덕이 가득한 서부 시골 지역에 자리 잡은 가족 운영 기업이었던 셀저는 차량 부품과 브레이크, 기어박스를 100년 가까이 생산했다. 셀저의 역사 중 41년은 시빌레 브랜든버거(Sybille Brandenburger)가 함께 했다. 브랜든버거는 16살에 기어박스에 사용할 금속 부품 주조와 압축, 굽힘 가공, 조립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57세인 브랜든버거는 25년째 셀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셀저의 사업 80% 이상이 내연기관 차량 부품 제조에 직접 의존하며, 전기차 전환 추세 때문에 셀저의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2018년부터 수익 감소 때문에 셀저 인력 절반 이상이 불필요한 인력이 되었다. 2020년에는 견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미래 투자와는 반대되는 결정을 했다. 브랜든버거는 41년간 셀저를 운영하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브랜든버거는 “많은 직원이 전기차 전환과 함께 등장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직원은 자녀 2~3명을 부양하거나 주택을 사들인 이후이므로 소득이 필요한 상황이다. 혹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든 이들도 있다. 모두 하루아침에 셀저 사업이 모두 폐쇄할 것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유럽 전역의 중소기업 대부분이 셀저와 비슷하게 전기차 전환이라는 미래에 대비하지 못했다. IG 메탈이 직원 수 170만 명 이상인 유럽 기업 2,0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느 한 설문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전기차 전환이라는 당면 과제를 마주할 전략이 전혀 없거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렘브 회장은 현재의 위기는 어느 정도 주요 차량 브랜드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비난한다. 렘브 회장은 지난 20년간 자동차 업계 대기업이 영세 기업에 반복하여 부품 가격을 인하할 수 없도록 만든 탓에 상당수 중소 공급업체가 귀중한 자원에 접근할 기회를 빼앗기면서 잠재적인 발전 기회가 제한되었다고 주장한다.

유럽 업계 단체 연합인 인더스트리올 유럽(IndustriAll Europe)의 부국장인 주디스 커스턴 달링(Judith Kirton-Darling)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 전면 중단 발의안이 곧 다가올 수많은 과제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을 유발하는 정치적 틀과 함께 이루어졌다. 커스턴 달링 부국장은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해 처리해야 할 문제는 기업이 독자적으로 헤쳐나가기에는 매우 큰 문제라고 언급하며, “100년 넘는 시기에 이루어진 가장 큰 규모의 산업혁명이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산업 혁명은 곧 다가올 매우 큰 경제적 변화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곧 다가올 자동차 부품 공급 업계의 위기를 잉글랜드 북부 중공업 중심지와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계의 쇠퇴와 같다고 비교한다.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유럽 대륙은 머지않아 유럽연합판 브렉시트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으킨 것과 같은 충격을 겪게 될 것이다. 커스턴 달링 부국장은 “수많은 구조적 변화가 있다면, 많은 이들에게 수많은 불확실성을 안겨줄 것이다. 사회적 우려를 악용해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세력 때문에 정치적 여파도 발생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독일에서는 매우 유명한 중소기업의 확고한 성공인 미텔슈탄트(Mittelstand)를 종종 번성의 핵심이자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고 설명한다. 중소기업은 독일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현지 노동 인력 절반 이상을 채용한다. 지금 당장은 셀저를 비롯한 독일 내 다수 중소기업의 위기에 실망한 이들이 10년 후에도 생존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셀저 직원 다수가 이미 이직할 직장을 찾고 있으나 브랜든버거는 아직 희망을 저버릴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간혹 스스로 은퇴할 때까지 현재와 같은 위기를 겪지 않기를 바라면서 세월을 헤아리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일을 그만둘 것이다. 셀저 사업은 평생을 함께해온 일이다. 매우 귀중한 일이며, 하루라도 소홀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Germany is bracing for a major electric vehicle sh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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