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구체적 수치와 함께 드러난 형편없는 슬랙 사용 관행의 진짜 대가
상태바
구체적 수치와 함께 드러난 형편없는 슬랙 사용 관행의 진짜 대가
원격 근무를 하는 이들은 슬랙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스에서 쓸모없는 온라인 대화를 하는 데 매달 10시간을 허비한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셰필드에 거주하는 건축 보조 직원인 오마르(가명)는 몇 년간 흡연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처음 봉쇄 조치가 시행됐을 당시 흡연 욕구를 억제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러나 2021년 초, 신임 사장이 조직에 합류하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담배를 입에 대기 시작했다. 오마르는 “사장의 메시지는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사장은 직원이 보낸 메시지를 읽지도 않는 것처럼 말하면서 무조건 몇 자를 입력하고는 말이 되지 않는 약자를 보낸다. 사내 슬랙 그룹에 접속해 나를 태그하는 상황은 더한 악몽이다. 다른 팀원이 나의 업무 책임감에 내릴 판단을 우려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오마르는 사장의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동료 한 명에게 상시 연락을 한다. 그러나 육아에 더 적합한 유연근무제 시행과 함께 답장 시간이 몇 시간 더 느려졌다. 밤늦은 시간까지 일하면서 낮에 시간을 허비하느라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완료하는 오마르는 “담배를 입에 물고는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스트레스를 완화할 유일한 방법이다. 심리전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형편 없는 소통 문제 때문에 업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오마르만 겪는 일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2021년 여름 내내 사내 정책을 번복하자 상당수 직장인이 재택근무로 많은 일을 처리하는 동시에 출퇴근 시간으로도 업무 처리 시간이 확대되었다. 연구 분석 기관인 센덱스(Cendex)가 2021년 8월에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기업 30%의 직원 일일 근무 시간이 평균 1~2시간 더 추가됐다. 또, 21%는 직원의 일일 근무 시간이 3~5시간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연구는 재택근무 이후 더 많은 일을 처리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디지털 공간에서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이 현재의 근무 시간 증가의 부분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원격 근무가 시행된 지난 19개월간 중견기업과 대기업 직장인의 평균 근무 시간이 월평균 9.3시간 사라졌다. 다시 말해, 디지털 공간에서의 소통과 제품, 툴 때문에 1년간 112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다. 전문 서비스 기업 시그마(Sigma)도 연구를 통해 직장인 52%가 하루 평균 4가지 이상 디지털 툴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전체 인력 중 6%는 무려 9가지 플랫폼으로 소통을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마이크로소프트 팀스와 슬랙, 플록(Flock), 페이스북 워크플레이스 등 여러 툴을 전환하면서 이메일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다루기 위한 줌 화상회의 계획으로 빼곡한 일정 간 균형 유지는 디지털 소통 위기를 만들었으며, 직원의 불안감도 형성됐다. 『디지털 바디 랭기지: 거리와 상관없이 신뢰와 관계 형성하기(Digital Body Language: How to Build Trust & Connection No Matter the Distance)』의 저자인 에리카 다완(Erica Dhawan)은 디지털 소통이 오해나 가스라이팅, 편집증, 혼란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때 디지털 불안감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다완은 “디지털 불안감의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일시적이면서도 접촉이 적은 메시지이다. 빠른 소통 압박 때문에 많은 사람이 빠른 메시지 전달 방법을 찾고는 상황의 맥락을 간과한다. 조직 내 말단 사원이라면, 의문스러운 메시지는 과도한 생각을 유발하면서 각종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원인이 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복합 근무 환경에 적응하면서 많은 직장인이 잘 해봐야 디지털 소통이 시간 낭비 수단이 되며, 최악의 경우 정신건강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영국 근로자 18%는 디지털 툴 때문에 기기 전원을 끄기 어려우며, 또 다른 18%는 디지털 소통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운은 자체 연구를 통해 디지털 세대에 태어났더라도 전문 직종 측면에서 디지털 불안감을 겪는 이들의 인구 집단 중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운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함께 근무하는 나이가 많은 조직 구성원 대부분이 선배이며, 기성세대인 선배 대부분 디지털 공간에서 대면 소통과 똑같이 소통을 이어가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다운은 “상당수 나이가 많은 기성세대 지도자는 디지털 공간에서 감정적 표현을 나타내는 법을 갖추지 않았다”라며, 기성세대가 전달하는 맥락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단서도 적다는 점에 주목한다. 모두 기술이 촉발한 우려 사항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직업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는 점이 모든 세대의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면, Z세대는 다운이 언급한 형편 없이 형성된 ‘디지털 몸짓 언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테크 애플리케이션이 지닌 각종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글로벌 디지털 전환 시장은 2020년, 총 3,361억 4,000만 달러 상당의 가치를 기록했으며, 2028년까지 24%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각종 혁신 툴을 위한 열정 사이에서 많은 사람이 동료와 함께 사무실에서 시끄럽게 수다를 떨던 시간을 잊으면서 누군가와 우연히 만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낭비하는 시간도 감소했다. 비언어적 단서는 근무 생활 도중 차별화된 요소를 추가할 뿐만 아니라 더 빨리 메시지를 받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며, 제대로 된 삶의 균형을 맞추려 하는 직장인인 도미니크(가명)는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적다면, 혼자 속으로 과도한 분석을 하면서 스스로 상황을 추측하게 된다. 직접적이지만 지나치게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친밀감이 있고, 그렇다고 매우 약하지 않은 소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도미니크는 동료가 보낸 메시지를 몇 차례 잘못 이해하고 결국 형편없는 소통이 이어지는 메시지를 받은 뒤, 자신의 신중한 태도가 타당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자신이 보낸 메시지에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혹은 어떤 생각을 할 것인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앱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해 메시지를 보내기 전 모든 앱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머리(Grammarly)의 이모지가 풍부한 어조 감지 툴부터 이메일, 메시지 전송 시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어조 개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 엠파틱(Mpathic)까지 확인해야 할 앱이 많다. 간혹 이메일이 아닌 사용자가 대화할 상대에 따라 어조를 추천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완은 사용자 개인의 활동에 따라 작동하지 않으면 디지털 툴로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다완은 혼란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면, 소통 수단이나 어조, 실제 메시지 등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그는 “소통 수잔이 문제라면, 다른 툴로 바꿀 수 있다. 간혹 전화 통화가 이메일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이메일은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서 텍스트 문제 대화보다는 자신의 관점을 반영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만약, 어조가 문제라면 상대가 지닌 최상의 의도를 고려하고 사실에만 대응하라. 메시지 자체가 문제라면, 상대에게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라. 그러나 만약, 자신이 메시지 전송자라면 디지털 소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스스로 메시지 내용을 분명하게 생각했는지 되묻고, 메시지 내용을 의도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지 살펴보아라. 조직 내 상급자라면 의도하지 않게 모호하거나 지나치게 간결한 내용, 서둘러 작성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전송 전 메시지 내용을 두 번 확인하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인류학자인 데이브 쿡(Dave Cook) 박사는 원격 근무에 툴을 여러 가지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소통 방식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각의 툴 사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룬 지침이 있어야 한다. 슬랙을 사용할 때, 대화 상대가 접속 상태를 유지하도록 두는 대신 ‘나가기’ 설정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해야 한다. 쿡 박사는 “인간은 신경 다양성을 지녔기 때문에 한 가지 수단만 선호하는 이도 있고, 줌의 사회적 측면을 선호하는 이도 있다. 사내 연락 관리자가 팀원의 소통 방식과 함께 개인의 요구 및 융통적인 소통 수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상 속 디지털 공간의 소통 오류는 복합 근무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와 동시에 직원과 직장 간의 협력도 필요하다. 쿡 박사는 조직 지도자가 어떠한 맥락도 없이 기술적 소통 수단을 추가하기만 한다면, 인건비용 측면에 영향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복합 근무환경과 IRL 연락 증가 모두 디지털 소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쿡 박사는 디지털 소통 문제는 여러 가지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직원 한 명이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확신한다. 쿡 박사는 기업은 다양한 접근 방식 채택을 시도하고 직원의 피드백에 따라 반복해야 한다. 하향식 접근방법만 적용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 이 기사 속 일부 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e finally know the true toll of all those bad Slacks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