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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틱톡 스타 ‘안나 리티커’, 여장한 채로 코딩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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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틱톡 스타 ‘안나 리티커’, 여장한 채로 코딩 가르친다
원활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이해와 다양성 확대라는 도움을 위해 안나 리티커는 코드 작성자가 다소 난해한 개념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By HANNAH STEINKOPF-FRANK, WIRED UK

메이크업 파우치를 정돈하는 일은 코딩 작업 도중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과 매우 비슷한 듯하다. 이 사실이 믿기지 않는가? 메이크업 파우치 정돈이 데이터 보관과 같다는 발언을 한 여장 남성 안나 리티컬(Anna Lytical)에게 물어보아라. (아이섀도우 팔레트는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여러 요소의 집단을 정돈한 소품으로 볼 수 있다.)

안나 리티컬은 라벤더색 가발과 아이섀도우, 립스틱으로 한껏 꾸민 채로 “제품에 맞는 균일한 크기의 공간은 한정적이다. 이를 먼저 말한다면, 어떤 것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구조가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이들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것은 컴퓨터 과학과 여장이라는 두 가지 요소의 공통점을 공유한 여러 영상 중 하나이다. 빌리 제이콥슨(Billy Jacobson)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안나 리티컬은 오랫동안 수학을 열정적으로 좋아한 구글 소속 뉴욕 개발 엔지니어이다. 제이콥슨은 코딩과 자신의 성 소수자라는 정체성을 두 가지 별도의 존재로 보며, 자신과 같은 퀴어 엔지니어를 많이 알지는 않는다. 그는 워싱턴대학교 미주리캠퍼스에 재학 중이던 2학년 시절, 컴퓨터 과학 전공 학부생 1,000명을 모은 콘퍼런스인 ‘아웃 포 언더그레이드(Out for Undergrad)’에 참석했다. 제이콥슨이 처음 코딩 커뮤니티 구성원으로 포함된 듯하다고 느낀 순간이다.

많은 이들과 같이 제이콥슨도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Ru Paul’s Drag Race)로 여장 남자의 세계를 처음 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에 돌아간 뒤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에 참석하고는 무대를 꾸몄다. 이후 자신의 코딩 작업 과정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를 확보한 동료에게서 영감을 받은 뒤 제이콥슨도 여장을 활용해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이 덕분에 안나 리티컬이라는 제이콥슨의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했다. 안나 리티컬의 의상은 직장인의 공식 의상을 약간 변형한 검정 셔츠와 블레이드 차림이며, 화려한 가발과 무대에 나서는 듯한 화장으로도 함께 꾸민 모습을 보인다. 제이콥슨은 “가발을 직접 꾸며 알록달록하게 치장하는 동시에 학교 사서와 같은 모습처럼 보이도록 한다. 가발은 얼굴을 제외하고 안나 리티컬의 모습을 가장 분명하게 나타내는 특징이다. 따라서 매번 코딩을 할 때마다 크고 화려한 가발과 여장 의상을 함께 선보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제이콥슨은 컴퓨터 과학 과정 강의에서 가르치는 부분을 보완하고자 긴 유튜브 영상을 제작했다. 그와 동시에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를 쉽게 이해하도록 하고 모든 코딩 언어를 알고 있는 듯한 영리한 아이들의 독학을 위한 도움을 준다는 광범위한 목표도 지니고 있다. 제이콥슨은 “세상에 바보 같은 질문은 없다. 코딩을 가르치는 안나 리티컬이 어려운 개념을 쉬운 개념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서 많은 학습자가 코딩의 접근성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나 리티컬은 2년간 SNS로 코딩 교사라는 경력을 쌓고 틱톡에서 더 광범위한 팔로워 집단을 찾았다. 최근 그가 게재한 틱톡 여성 중 컴퓨터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의 역사를 강조한 영상이 최단 시간에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누적 조회 수 150만 회를 돌파했다. 많은 여성이 해당 영상의 댓글을 통해 자신이 직접 겪은 남성우월주의적 끔찍한 상황을 이야기했으며, 일부 사용자는 안나 리티컬이 STEM 분야를 다시 시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제이콥슨은 “당시 영상 반응은 안나 리티컬이 여장을 넘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검증한다. 개인적으로 많은 팔로워가 코딩 교사 안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나 리티컬은 테크 업계 내 소수 집단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 생각하는 일부 악성 사용자를 마주하기도 했다. 다수 프로그래머가 기존에 존재하는 코드로 작업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안나 리티컬은 타인의 작업물에 의존하면서 스스로 작업을 처리하는 법을 모른다는 비난을 받았다. 안나 리티컬의 반응이 궁금한가? 안나 리티컬은 복사-붙이기 과정만 있는 코드를 사용해 웹사이트 하나를 완벽하게 개설했다. 제이콥슨은 “단순히 여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혐오 세력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악의적인 공격을 하는 이들에게 재치 있게 맞서야 한다는 책임을 어느 정도 느낀다”라고 밝혔다.
 

안나 리티컬의 더 큰 목표는 테크 분야에서 다소 소외된 이들이 코딩을 접하도록 모으는 것이다. 제이콥슨은 자신과 같은 퀴어 집단 구성원이 기술 개발 분야에 발을 들이지 않더라도 머신러닝이나 문화적 혹은 생물학적 성 정체성의 범위를 고려하지 않는 온라인 형태의 편견 문제를 제기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 소수자 집단의 빈곤율이 기록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제이콥슨의 코딩 교육 활동은 STEM 분야에서 종종 간과하는 모든 분야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활용할 고소득 직종 취업 기회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안나 리티컬이 입증한 바와 같이 기술적 문제를 두고 분명하게 소통하려면 단순히 교과서 지식을 넘어선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SNS 영상 속 보라색 머리로 치장한 여장 남자인 안나 리티컬은 테크 분야에서 교과서 지식을 넘어선 더 많은 능력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한다. 제이콥슨은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테크 분야의 격차를 좁히려는 의사를 갖고 제대로 된 자원이 있는 곳을 알 수 있도록 확실히 하면서 그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많다면 매우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nna Lytical is a TikTok star teaching coding in dr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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