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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기업, 텍사스 낙태 금지법에 맞서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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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기업, 텍사스 낙태 금지법에 맞서 싸운다
2021년, 여러 기업이 가장 심각한 분열을 초래한 낙태 문제에 목소리를 낸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출산 관련 단체가 먼저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여러 테크 기업이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대법원이 임신 6주가 지난 여성의 낙태 대부분을 금지하는 법률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결을 내린 다음 날 둔 틴더(Tinder)와 오케이큐피드(OkCupid), 힌지(Hinge)를 소유한 댈러스 지역 기업인 매치 그룹(Match Group)은 직원에게 사내 메시지를 전송했다. 매치 그룹 CEO 샤르 두베이(Shar Dubey)는 사내 메시지에 “매치 그룹은 자사 사업과 관련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정치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여성으로서 텍사스 낙태 금지법에 침묵할 수 없다”라고 작성했다. 매치 그룹은 텍사스주 외 다른 지역에서 낙태 시술을 받고자 하는 직원을 위한 이동 비용 모금 계획을 설립했다. 오스틴에 본사를 둔 범블도 매치 그룹과 비슷한 자금 마련에 나섰다.

2021년 9월 초에 시행된 상원 법안 8(Senate Bill 8)은 시민이 낙태 시술 제공 기관이나 상담사, 그리고 심지어 낙태 진료소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차량 공유 운전기사까지 낙태를 돕거나 독려한 모든 이를 제소할 수 있도록 한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우버와 리프트는 텍사스 낙태 금지법 때문에 피소된 운전기사를 위한 소송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프트는 운전 기사에게 보낸 공식 성명에 “텍사스 낙태 금지법은 프라이버시라는 기본 인권과 지역사회의 지침, 차량 공유 서비스 정신, 기업의 가치관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작성했다. 또한, 비영리단체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텍사스주에도 일부 직원이 있는 웹사이트 호스트 서비스 기업 옐프(Yelp)의 CEO인 제레미 스토플맨(Jeremy Stoppelman)은 “텍사스 낙태 금지법이 텍사스주의 직원에게 미칠 영향을 크게 우려한다”라고 밝혔다. 스토플맨은 2019년, 트위터와 슬랙, 포스트메이츠, 줌 CEO와 함께 낙태 금지가 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이처럼 낙태 금지 문제를 둘러싼 공개적인 움직임은 수년 전, 특히 유명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더 보편적인 행위가 되었다. 2021년, 여러 기업이 기업 자체의 견해를 지니도록 요구받으며, 지금까지 다수 기업이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이민과 동성애자의 권리, 기후변화 등 여러 정책 옹호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2020년 여름,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계기로 거의 모든 주요 테크 기업이 인종차별을 맹비난하면서 인종차별 퇴치 작업을 지지하겠다고 다짐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임원은 트위터를 통해 “침묵은 비윤리적인 행위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특정 사안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행위가 여러 기업이 특히 다양성과 포괄성과 관련된 과거의 행보에 대한 비판 여론을 보호한 것은 아니다.)

최소한 특정 업계의 기업 사이에서 기업 차원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규범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텍사스 낙태 금지법에 침묵한 기업과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주요 기업 임원 등은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0년, 실리콘밸리에서 휴스턴으로 본사를 이전한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는 모든 직원이 거주지와 근무지를 떠나 정치적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적어도 투표소에서 특정 사안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독려했다. 낙태권은 미국에서 가장 큰 분열을 초래한 문제 중 하나이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모든 상황이나 대다수 상황에서 낙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 40%는 낙태에 반대한다.

주요 기업 중, 미국에서 자유를 가장 심각하게 제한하는 텍사스 낙태 금지법을 열렬히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 기업은 없다. (9월 9일(현지 시각), 법무부는 낙태 금지 중단을 위해 텍사스주를 제소했다.) 조지아에 본사를 둔 비디오 게임 기업 트립와이어 인터렉티브(Tripwire Interactive) 회장은 텍사스 낙태 금지법을 유지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지지한다는 트윗을 게재한 직후 직원을 포함한 미국 누리꾼 수천 명의 비판을 받았다. 그 후, 트립와이어 인터렉티브 회장은 사임했으며, 트립와이어 인터렉티브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며 더 긍정적인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테크 기업에 사회 문제에 강력한 의견을 내는 것은 브랜드를 확장하는 일은 물론이고 채용 수단을 확장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링크드인이 진행한 어느 한 설문 조사를 통해 2018년부터 대다수 시민이 임금 삭감 위험을 직면하더라도 개인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가치관을 우선시한다면 대중적 반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보수 성향을 지닌 구글 직원은 구글이 ‘이념적 의견을 밝히는 공간’이 되었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일부 기업은 기업 내 정치 대화를 아예 금지해, 양극화된 문제에 대한 내부 분열 발생을 피하려 했다. 2020년 10월, 코인베이스 CEO는 사내 정치적 중립성 정책을 도입했다.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베이스캠프(Basecamp)고 2021년 봄에 비슷한 정책을 마련했다. 베이스캠프 CEO인 제이슨 프라이드(Jason Fried)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는 유독 일관성이 없다. 주된 방해 요인이다”라고 주장했다. 베이스캠프 직원 약 1/3이 기업 내 정치 대화 금지 이후 퇴사했다.

테크 기업 직원은 이번 낙태 금지법과 같은 여러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021년 여름, 디인포메이션은 실리콘밸리에 근무하는 테크 전문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한 뒤 응답자 54%가 기업 내에서 정치적 대화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기업을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머지 46%는 기업 내 정치적 대화 금지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업 채용 담당자인 마타 조셉슨(Martha Josephson)은 디인포메이션에 “다른 여러 업계보다 테크 업계가 유독 더 진보적인 성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진보적 견해 표현 금지는 표현의 자유 제한과 같으며, 많은 직원이 정치적 대화 금지에 분노할 것이다”라며, “최근 대화를 나눈 테크 업계 종사자 대부분 정치적 대화 금지를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이는 상황이 매우 분열된 탓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내 정치적 문제에 대한 분열은 적어도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일부 테크 전문가의 책임도 있다. 모두 실리콘밸리가 아닌 다른 지역이 개인적으로 정치적 견해가 매우 똑같다고 판단하여 해당 지역으로 이전하는 이들이다. 2020년에 텍사스로 기업을 이전한 일론 머스크가 그 완벽한 예시이다. 그레그 아보트(Greg Abbott) 텍사스주지사는 텍사스주가 테크 분야 인재를 더 많이 확보할 것임을 입증하는 사례로 일론 머스크를 지지했다. 아보트 주지사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부 테크 업계 인재가 지나치게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주를 떠난다. 일론 머스크도 캘리포니아의 사회 정책 때문에 캘리포니아주를 떠났다. 그는 개인적으로 텍사스주의 사회 정책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트윗을 통해 “전반적으로 정부는 자체적으로 지닌 의지를 시민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시민에게 더해지는 행복을 최대화해야 한다. 즉, 개인적으로 정치적 문제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라고 답변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ch Companies Wade Into Abortion Politics in Tex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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