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에픽, 애플이 세운 거대한 생태계 장벽에 균열 일으켜
상태바
에픽, 애플이 세운 거대한 생태계 장벽에 균열 일으켜
9월 12일, 법원에서 앱스토어의 중대한 변경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다툼은 끝나지 않았다.
By CECILIA D'ANASTASIO, WIRED US

9월 10일(현지 시각), 애플의 iOS 생태계 독점적 권력을 둘러싸고 오래 이어진 법적 다툼 끝에 캘리포니아주 판사가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 팽팽한 대립을 없앨 판결을 했다. 두 기업 모두 어느 정도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는 결제 과정을 변경하면서 개발자 합의 사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애플에 350만 달러를 건네야 한다. 또, 애플은 앱스토어 규정을 변경해 개발자가 다른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애플이 iOS 생태계에서 매우 강력하게 고수한 정책에 타격을 가하는 셈이다.

에픽게임즈와 애플 모두 각자 약간의 성공을 거둔 채로 오랜 법정 공방을 끝냈으며, 애플의 앱스토어 기본 구조가 영구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앱스토어 사용자는 디지털 제품 사용에 대해 개발자에게 결제할 방법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어쩌면, 개발자에게 결제 수수료를 청구하지 않는 결제 수단도 포함될 수 있다.

1,000억 달러 상당의 가치를 지닌 글로벌 모바일 게이밍 시장은 게임 업계에서 가장 큰 수익을 지닌 경계라는 인식을 보유했다. 애플이 모바일 게이밍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법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애플이 게이밍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55%가 넘는다. 애플이 지닌 시장 권력 상당수가 아이폰과 앱스토어, iOS 운영체제 등 애플의 자체 시스템 수직 통합을 통해 얻게 된 것이다. 개발자가 애플에 앱을 승인받는다면, 10억 명에 가까운 아이폰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개발자는 그 대가로 거의 모든 디지털 거래에 애플의 결제 처리 서비스를 사용해야 한다. 에픽이 강력하면서 엄격하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애플이 앱 내 디지털 제품 구매 거래 금액 30%를 수수료로 청구한다는 점이다. 포트나이트 개발자는 애플의 결제 서비스 관행을 두고 ‘독점세’라고 일컬었다.

2020년 8월, 애플을 제소했을 당시 에픽은 애플이 반독점 법률을 위반하면서 비합리적이면서도 불법적인 독점을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개발자에게 자사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한 이유가 고객의 보안과 간편한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애플의 결제 수수료 30%는 표준이지만, 사업 운영에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어쩌면 정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2020년 말, 부분적으로 소송의 영향을 받아 애플은 소기업 프로그램(Small Business Program)을 시행해, 앱스토어 수익이 100만 달러 미만인 개발자의 수수료를 15%로 인하했다. (에픽게임즈의 디지털 시장을 비롯한 다른 여러 디지털 시장은 개발자에게 청구하는 수수료를 12%로 인하했다.)
 
[사진=Epic Games Store 트위터]
[사진=Epic Games Store 트위터]

에픽게임즈는 이념적 다툼으로 자사 생태계를 더 개방하기 위한 변화 운동을 형성했으나 미국 지방법원 판사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는 9월 10일, 판결을 통해 애플의 공개 주장을 원활하게 다루었다. 로저스 판사는 판결문에 “시장 규모를 통해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동기를 알 수 있다”, “다른 모든 비디오 게임 시장을 마비시킨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에픽게임즈의 다음 목표이며,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방해가 된다고 보았다” 등과 같은 내용을 작성했다. 또, 로저스 판사는 애플의 수익이 매우 높지만, 연방 반독점 법률상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점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로저스는 강력한 앱스토어 통제 권한이 보안 및 안드로이드의 자유방임적이 환경과 iOS를 차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로저스 판사는 성공이 불법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애플이 iOS에 에픽 게임 스토어(Epic Game Store)와 같은 모바일 스토어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강행하려는 에픽게임즈의 중대한 시도를 거부했다.

그러나 로저스 판사가 캘리포니아주의 불공정 경쟁법(Unfair Competition Law) 통해 상황을 분석했을 때는 애플이 불리해졌다. 로저스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애플이 앱 내부와 외부에서 앱 개발자와 사용자의 소통 금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로저스는 앱 개발자와 사용자의 소통 금지 정책이 소비자에게 정보를 숨겨 소비자의 선택권을 불법적으로 제한하는 동시에 애플을 가격 경쟁에서 불공정하게 보호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많은 이들이 같은 사건을 두고 캘리포니아 법률로는 반독점 행위에 해당하지만, 연방 법률 상 반독점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반독점 사건 전문가 다수가 로저스 판사의 판결이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덴버주 반독점 전문 변호사인 폴 스완슨(Paul Swanson)은 “모든 분석 내용과 애플이 폐쇄된 생태계를 보유한 것에 대한 경쟁 행위 측면을 어떻게 정당화하는지 모르겠다. 또, 로저스 판사는 이번 판결로 ‘애플이 애플 생태계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행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애플의 행위 정당화와 다양한 결제 수단 허용 강행을 어떻게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 CEO 팀 스위니(Tim Sweeney)도 동의할 것이다. 스위니는 공격적인 트윗을 게재하며 “이번 판결은 개발자나 소비자의 승리가 아니다. 에픽은 인앱 결제 방식과 사용자 10억 명을 보유한 앱스토어 내 공정 경쟁을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온라인 테크 매체 더버지는 에픽이 항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스위니는 “에픽이 애플의 인앱 결제 방식과 함께 공정한 앱 내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에게 절약한 금액을 전달할 수 있을 때까지 포트나이트 앱은 iOS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와 반독점 전문가 모두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그리 놀라운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일 경영대학원의 경제학 부교수인 플로리안 에데러(Florian Ederer)는 “에픽이 승소하기 매우 어려운 사건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에데러 교수는 이번 판결은 애플의 외부 이동 차단(anti-steering) 조항에 대한 국제적 감시 증가가 전조가 되었다고 말한다. 2021년 8월, 에픽이 주도한 사건을 옹호하며 한국 규제 당국은 애플과 구글이 자체 결제 방식과 함께 다른 여러 결제 방식을 허용해야 한다는 법안을 승인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뒤, 일본 공정 거래 위원회는 애플의 앱스토어 조사를 마치고 애플이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아마존 킨들 등 구독 앱이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사용자가 로그인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로저스 판사의 판결은 훨씬 더 큰 금전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나 의견서에서 주목한 바와 같이 앱스토어 결제 절대다수가 게이밍 앱을 통해 이루어진다.

앱스토어 개발자는 90일 이내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추가한 앱 내 버튼이나 자체 웹사이트 링크를 추가해 애플이 요구하는 수수료 30% 지급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에데러 교수는 “개발자가 완전히 별도의 결제 방식을 추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애플이 청구하는 결제 금액의 30%라는 수수료를 100%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발자에게는 중대한 승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금 흑자 증가는 일부 사용자가 쉬운 결제 방법을 찾아 애플의 인앱 결제를 진행하도록 선택해도 개발자가 더 많은 제품을 제공하거나 오래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발자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제 시스템이 증가한다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간소화에 초점을 맞춘 애플 사업의 공인된 적이다.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강사이자 글로벌 게임 사업을 다룬 저서인 『원업(One Up)』의 저자인 주스트 반 드로이넌(Joost van Dreunen)은 “장기적으로 수직 통합된 플랫폼이 없다면, 사업에서 얻고자 하는 여러 가지 결제 제공 업체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모두 이윤을 얻기 위한 경쟁을 펼칠 것이며, 이윤을 얻으려 하는 거래 서비스와 결제 처리 과정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단 한 차례 클릭만으로 결제 창에 접속하거나 화면을 밀어 결제하는 시스템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투명성이 감소했으며, 이미 신뢰성이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 시장이 복잡하다고 느낄 것이다.

에픽게임즈가 대중적인 싸움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으나 애플은 윤리적인 측면에서 승리할 수도 있었다. 애플은 사용자에게 iOS 생태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iOS 생태계 속에 갇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애플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애플은 그동안 진출한 모든 사업 부문에서 매우 어려운 경쟁에 직면했으며,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해 애플을 선택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로저스 판사의 이번 판결은 애플의 거대한 생태계 장벽에 또 다른 균열을 일으켰다. 반 드로이넌은 “애플이 어느 정도 손실을 보이기 시작했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생각한 것처럼 완전히 깨끗하면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실제 항소로 이어진다면,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다툼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pic Leaves a Big Crack in Apple’s Walled Garden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