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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코로나19 기원설, 인기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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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코로나19 기원설, 인기 얻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대유행병으로 확산하기 훨씬 전, 이탈리아에서 전염이 이루어졌다는 여러 연구가 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은 지지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By GRACE BROWNE, WIRED UK

2021년 8월 초, 어느 한 예고 논문이 잠재적으로 중대한 발견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논문 연구팀은 이탈리아에서 홍역과 풍진 감시 목적으로 확보한 표본을 조사했다. 이후, 표본의 11가지 요소에 Sars-CoV-2의 유전물질이 코로나19 대유행병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증거를 발견한 사실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Sars-CoV-2 유전물질이 발견된 때는 2019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Sars-CoV-2가 우한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날인 2021년 12월 8일 이전부터 이탈리아에 확산된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연구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코로나19의 기원과 확산 과정, 바이러스의 전염병 확산 방식 등에 대한 인류의 생각을 번복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견되기 훨씬 전부터 이탈리아에서 확산되었다고 주장하는 연구 논문은 이전에도 등장했다. 사실, 코로나19 이탈리아 기원설을 주장하는 연구가 많이 등장했으며, 중국 국영 언론을 비롯한 세계 여러 언론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가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닐 가능성을 주장하는 잠재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각종 연구를 지지해왔다.

다시 말해, 이탈리아 기원설이 사실이라면 매우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코로나19 기원 관련 과학 모두 오류로 가득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먼저 확산된 사실을 입증할 데이터를 얻기 위해 표본에서 소량인 RNA나 DNA의 양을 늘렸다. 그러나 이 과정은 감염 상태를 신뢰하기 매우 의심스러우면서 거짓 양성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악명 높다. 연구 논문 제1저자인 밀라노대학교의 엘리자베타 탄지(Elisabetta Tanzi) 교수 연구팀이 발행한 초기 보고서를 통해 2019년 11월, 홍역 증상을 앓던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어느 한 소년이 Sars-CoV-2를 보유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탄지 교수 연구팀은 연구실이 ‘Sars-CoV-2’로부터 안전한 환경으로 지정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현지 병원에서 제공한 양성 환자의 표본을 사용했다. 애리조나대학교 진화생물학자인 마이클 워로비(Michael Worobey) 박사는 탄지 교수 연구팀의 연구 당시 바이러스가 연구실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증가해 더 생성돼, 연구 개발 과정 통제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후 탄지 교수 연구팀은 후속 논문을 통해 같은 조건으로 실험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용한 통제 요소를 확보한 방법을 설명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탄지 교수 연구팀이 모르는 사이에 연구실 내부에 바이러스가 일부 이동했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워로비 박사는 “아주 기본적인 거짓 양성 반응 상황과 같다”라고 언급했다.

탄지 교수 연구팀이 제시한 시간대도 매우 의문스러웠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변이 트리를 생성해, 2019년 10월, 바이러스가 이탈리아에서 확산되기 전에도 우한 내 발병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이는 2019년 여름, 우한의 바이러스가 이탈리아로 옮겨 갔다는 의미는 아니다. 에딘버러대학교 분자 진화생물학 박사인 앤드류 램버트(Andrew Rambaut)는 “당시 관측한 것과 시간이 일치하지 않는다. 고대 이집트 왕의 무덤에서 아이폰을 발견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결과이다. 역사를 다시 쓰거나 고고학자 한 명이 실수로 아이폰을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를 위해 탄지 박사에게 연락했으나 최근의 연구 논문 게재 예고 글이 저널에 정식 등장할 때까지 어떠한 정보도 밝히지 않겠다고 전했다.) 통제된 사용과 관련된 상세 정보가 없으며 다른 연구소와의 합동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아 램버트 박사는 탄지 교수 연구팀의 연구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연구팀이 직접 연구 내용에 따른 결과를 믿지 않는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초기 유럽 확산 가설은 수 개월 간격으로 증거를 제시한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논문과 함께 코로나19 시기 내내 서서히 확산되었다. 모든 논문이 한 가지 공통된 주제로 모든 관련된 다른 요소를 확인했다. 결함이 있거나 기이한 신화에 의존한 모든 논문이 이탈리아에서 바이러스가 초기 확산됐다고 주장한다. 워로비 박사는 “많은 사람이 서로를 독려하다. 많은 사람이 이탈리아에서 초기 발병 사례가 있었다고 확신하며, 관련 증거를 찾는다. 간혹 생성한 증거에 자기 비판성이 부족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램버트 박사는 “어떠한 동기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기원설을 주장하는 연구팀 모두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 듯하다. 코로나19 이탈리아 기원설이 주목을 받으면, 사전에 보관한 표본을 면밀히 조사해 표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는 사항을 확인하고자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초기 감지됐다는 여러 연구에는 비슷한 결함이 있다. 2020년 8월, 로마 환경보건부의 연구는 2019년 12월, 밀라노와 토리노에서 채취한 수질 표본에서 Sars-CoV-2 RNA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전데이터 바이오인포매틱스 연구 전문가인 존스홉킨스대학교 박사후연수 연구원인 알렉스 크릿츠 크리스토프(Alex Crits-Christoph)는 로마 환경보건부의 연구에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3가지 다른 실험을 진행했으나 한 가지만 양성 반응이 나왔다. 또, 당시 세계 전역에서 Sars-CoV-2를 표준화된 시발체로 사용했으나 연구팀은 특정 지역의 RNA를 대상으로 자정하는 데 이용한 시발체를 고안했다. 이에, 크릿츠 크리스토프는 “로마 환경보건부의 연구 발표 내용은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2020년 10월 28일, 투모리(Tumori)에 연구 한 편이 게재되었으며, 그다음 날 승인되었다. 워로비 박사는 논문 게재 다음날 바로 승인된 사실을 두고 “최소한의 성급한 동료 검토 과정을 거쳤음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 논문을 제출한 연구팀은 폐암 진단 임상시험에 등록된 피실험자의 항체를 조사했다. 피실험자 모두 이탈리아에서 찾았으며, 100명 이상이 2019년 9월에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전한 항체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논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Sars-CoV-2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에서 최초로 공식 진단이 이루어지기 전, 그리고 중국 당국이 공식 발견하기 훨씬 전부터 확산된 사실을 시사하며 코로나19 시작과 확산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밝힌다”라고 작성했다. 연구팀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대대적인 집단 감염을 촉발하지 않고도 확산될 수 있는 ‘전염성이 적은’ 변종 바이러스를 감지했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해당 논문은 영어권 언론에 널리 보도됐다. 그러나 학계의 다른 전문가는 해당 논문의 중대한 결함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감기와 같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항체 감지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021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파견 조사단의 일원으로 코로나19 발원지 조사를 위해 우한을 다녀온 에라스무스 의학 센터(Erasmus Medical Center) 소속 바이러스학자인 마리온 쿠프만스(Marion Koopmans) 박사는 “어떤 항체 실험이든 거짓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연구팀이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개인의 집단을 진단할 때, 대다수가 거짓 양성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2021년 3월, 투모리 연구 심사팀이 조사했다고 밝혔으나 그 이후 어떠한 내용도 수정되지 않았다. WHO는 다른 연구실에서 연구팀의 표본을 다시 실험할 것을 요청했다. 조사 결과, 연구팀의 표본 중 감염을 증명할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 필요한 수준의 항체를 보유한 표본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연구는 2020년 11월 10월, 발진 때문에 병원을 찾은 밀라노에 거주하는 25세 여성의 피부 조직 검사 결과를 깊이 살펴보았다. 해당 연구의 수석 연구원이자 해당 환자를 치료한 전문의 라파엘레 지아노티(Raffaele Gianotti) 박사는 몇 개월간 자세히 살펴본 뒤, 피부 표본에 Sars-CoV-2 분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WHO는 해당 사례를 조사하고자 했으나 그 누구도 피부 표본의 주인인 여성을 찾을 수 없었으며, 지아노티 박사는 2021년 3월에 사망했다. (해당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는 관련 연구에 추가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시초가 중국이 아닌 다른 곳이라는 가설을 지지하고자 갈망하는 중국 언론은 코로나19의 기원을 제시하는 여러 연구 소식을 환영했다. 램버트 박사는 “코로나19가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는 연구는 여러 기관이 활용해 특정 주장을 지지한다”라고 언급했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 국영 언론은 코로나19 이탈리아 기원설 관련 연구를 자주 보도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하며, 중국도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다른 곳임을 제시하는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중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hinese Centre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전직 수석 전염병학자인 정 광(Zeng Guang) 박사는 2020년 11월에 열린 학술 콘퍼런스에서 “우한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된 곳이다. 그러나 발원지는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라는 비난을 피하려 혈안이다. 독일 마셜펀드(German German Marshall Fund)의 중국 외교 정책 전문 시니어 펠로인 앤드류 스몰(Andrew Small)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코로나19 집단 발병의 초기 원흉이라는 책임을 다루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 이론이 중국의 자국 이미지 복구를 위한 사실상 모든 노력을 약화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몰은 일부 다른 국가가 코로나19의 발원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보도 내용을 선동광고 운동이라고 언급했다. WHO의 코로나19 발원지 조사팀의 중국 소속팀 총괄이었던 량 와니안(Liang Wannian)은 조사 이후 다음 단계는 우한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하기 전 전염된 다른 국가를 상대로 공식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기 코로나19는 냉동 포장 식품을 통해 중국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이야기한 중국 당국의 주장과 비슷하다.

프레드허치슨 암 연구 센터 소속 바이러스 진화 유전학 박사인 제스 블룸(Jesse Bloom)은 “Sars-CoV-2가 중국, 특히 우한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 외 다른 국가를 Sars-CoV-2 발원지라고 주장하는 중국 국영 언론의 주장은 명백한 과학적 거짓 정보이다”라고 주장했다.

과학계의 일부 전문가는 Sars-CoV-2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다른 곳이라고 주장하는 이론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며, 코로나19 발원지가 이탈리아라고 주장하는 논문은 적어도 조사할 가치가 있다. 쿠프만스 박사는 “이탈리아 북부 지역이 코로나19 발원지라는 몇 가지 연구를 제대로 다룰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WHO는 2021년 8월 12일 자 공식 성명을 통해 2019년에 보관된 생물학 표본에서 Sars-CoV-2가 감지된 것으로 보고된 여러 국가와 함께 코로나19 발원지를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견된 증거 중 코로나19의 발원지를 입증할 가장 강력한 증거는 없다.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소속 바이러스학자인 조너선 스토예(Jonathan Stoye) 박사는 “기이한 주장에는 기이한 증거가 따르기 마련이다.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가 또 다른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 위에 추가된다면 확실한 결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strange Covid-19 origin theory is gaining tr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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