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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도박, 불안정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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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도박, 불안정한 시작
환희와 두려움, 기쁨 모두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의 시대가 시작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By GIAN M. VOLPICELLI, WIRED UK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시대에 들어서자 드론 부대가 빛과 함께 하늘을 밝게 빛낸다. 미국인 암호화폐 신봉자인 브록 피어스(Brock Pierce)는 “축제를 하는 중이다. 과거, 드론은 버닝맨(Burning Man) 행사와 함께 성대한 축제를 진행했다. 슈퍼볼 당시에도 이와 같은 행사를 열었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드론 부대를 동원했으며, 하늘에 최고급 드론을 띄운 채로 행사를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아역 배우 출신이자 미국 서부 버닝맨 문화와 지역사회로 연대 관계를 확인하는 것으로 유명한 현 테크 투자자 피어스는 2021년 6월, 엘살바도르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이 2021년 9월 7일부터 미국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다고 발표한 뒤 현지 암호화폐 기업 대표단을 이끌었다. 그 후, 피어스는 엘살바도르 정부 관료와 접촉했으며, 엘살바도르 내 입지를 구축해 암호화폐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사업가와도 연락을 취했다. 피어스는 부켈레 대통령의 형과도 통화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제 피어스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사용 시작일을 기념하기 위해 돌아왔다. 피어스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속도는 다소 놀랍다. 다른 모든 요소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는 것이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완벽함이 오히려 발전의 적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의회가 비트코인 제재에 변화를 주게 된 법률을 통과하고 단 90일 만에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을 시행한 부켈레 정부의 변화 속도는 매우 놀랍다. 엘살바도르와 그 국민 모두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을지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 적어도 더 투명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방법과 관련된 상세한 사항은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기 시작하기 며칠 전 공개된 사항도 불확실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8월 27일(현지 시각) 발표된 정부 규제안은 엘살바도르 시중 은행이 수수료를 청구하지 않고 정부 지원 지갑을 통한 비트코인과 달러 환전 거래 서비스 제공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규제 내용에는 비트코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이 정부 기관에 등록하고, 자금 세탁 방지 조치를 채택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규제 위반 사항 처벌 방법은 확실하지 않다.)

과테말라 비트코인 거래소 IBEX 메르카도(IBEX Mercado)의 최고 판매 관리자인 마리오 아길루즈(Mario Aguiluz)는 “9월 7일,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정식 사용하기 약 열흘 전에 관련 규제를 발표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원하는 데 진짜 준비가 된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여러 장점과 단점이 뒤섞여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엘살바도르 정부 지원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Chivo) 관련 정보도 매우 부족하다. 치보 지갑은 사용자가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치보 ATM 기기 200대와 함께 작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갑 발행 자체는 서드파티 지갑과 함께 이루어지지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할 때마다 거래 금액의 5%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또, 정부의 무료 암호화폐 제공으로 치보 지갑 1개당 30달러 상당의 가치를 지닌 비트코인이 추가된다. 그러나 치보 지갑이나 ATM 기기 개발자, 지갑과 ATM 기기를 지원하는 기술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비트코인 기업 갈로이(Galoy)의 공동 창립자인 크리스 헌터(Chris Hunter)는 암호화폐 서비스 지원과 기술 관련 계획은 수시로 바뀐다고 말한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에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해안 마을 엘 존테(El Zonte)에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헌터는 2021년 9월 초까지 엘살바도르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헌터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치보가 몇 분이 걸릴 수도 있는 비트코인의 거래 속도를 높이는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헌터는 “이제 치보 사용 가능성을 꽤 확신한다. 만약,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치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을 말하라고 한다면, 9월 7일(현지 시각)이라고 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치보와 관련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정부가 즉석 기능 지원 및 불확실성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지 혹은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프로젝트가 빠른 변화의 결과로 얻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 헌터는 “엘살바도르 정부는 누구나 90일간 완료할 수 있는 수준으로 훌륭한 준비를 했다”라고 말한다. IBEX 메르카도의 설립 파트너인 에스테벤 데 라 페냐 파디야(Esteban de la Peña Padilla)는 엘살바도르가 남미 인구가 비트코인 출시를 위해 할 수 있는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핵심 프로젝트에 대한 소통은 부족하다. 국제 통화 기금(IMF)과 같은 국제 금융 단체만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프로젝트를 비판한 것이 아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모든 설문조사를 통해 엘살바도르 국민 절대다수가 비트코인 채택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앙아메리카대학교의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 70%가 엘살바도르의 법정통화로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노동조합과 시민 사회 단체 모두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자금 세탁 악용 가능성과 관련된 위험성에 불만을 제기했다. 부켈레 대통령이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반복하였으나 모든 경제 기관이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무 사항을 법률로 고수한다는 점에도 우려를 표했다. 또, 비트코인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단 수백 명이지만, 여러 설문조사와 국제 뉴스 보고를 통해 엘살바도르 전역에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것을 회의적으로 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피어스는 비트코인 반대 시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부켈레 대통령 반대 세력이 조직한 시위라고 설명했다. 다만, 엘살바도르 전역에 암호화폐 사용과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피어스는 “전 국민의 암호화폐 교육은 비트코인 채택과 사용 방법, 국민에게 혜택을 안겨주는 방법과 100% 같은 속도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부켈레 대통령 비판 세력은 비트코인 프로젝트 전체를 시민의 즉각적인 혜택이 분명하지 않은 황당하면서도 값비싼 실험이라고 말한다. 과테말라 연구 기관 ICEFI의 엘살바도르 출신 경제학자 히카르도 카스타네다(Ricardo Castaneda)는 정부가 비트코인 채택의 장, 단점을 평가한 기술 보고서를 단 한 차례라도 작성하거나 공개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카스타네다는 전체 인구 중 1/3만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은 전기 공급이 없는 엘살바도르에서 공식 화폐를 현금에서 암호화폐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것이 무모하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기 위한 법률 시행을 위해 2억 300만 달러를 배정했으며, 그중 3,000만 달러는 치보에 투자할 금액이다.)

카스타네다는 “시골 지역에 거주하며, 휴대폰이 없는 여성 등 비트코인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 국민도 결국 비트코인으로 납세해야 한다. 정부의 비트코인 계획은 낙하산 없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꼴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생존하고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할 위험성이 더 크다”라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평소 80% 이상이라는 극도로 높은 수준의 지지율을 지닌 정치인인 부켈레 대통령이 논란이 되는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된 이유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중대한 의문 사항이다. 정부는 비트코인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엘살바도르인의 임금 본국 송환이 더 빠르면서 저렴한 비용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해외에서 근무하는 엘살바도르인의 임금 본국 이체 규모는 엘살바도르 GDP의 20% 수준인 60억 달러이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추진한 또 다른 이유는 암호화폐 기업가와 채굴업자 등 엘살바도르의 사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외 투자 기관을 유치하려는 목적이다.

피어스는 “암호화폐 업계의 여러 고위급 인사는 엘살바도르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모두 대통령과 의회가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전환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엘살바도르에 주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헌터의 설명에 따르면,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정식 출시하기 직전의 분위기가 엘 존테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암호화폐 주요 성지순례로 이어지는 상황을 촉발했다. 암호화폐 업계 팟캐스트 운영자인 피터 맥코막(Peter McCormack)과 인권단체 재단 소속 주민 암호화폐 지지자 알렉스 글래스타인(Alex Gladstein) 등도 암호화폐 성지순례를 했다. 그러나 매우 적극적인 홍보 전략이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2021년 6월, 엘살바도르로 생산 시설을 이전한 비트코인 ATM 기기 제조사인 체인바이츠(ChainBytes) CEO 에릭 그릴(Eric Grill)은 지금까지 비트코인 ATM 기기 생산에 필요한 전자 부품을 구하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의 화산의 지열 에너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부켈레 대통령의 발언대로 지열 에너지를 비트코인 채굴에 활용할 가능성도 의문 사항으로 제기됐다.

카스타네다를 포함한 비판 세력은 정책을 매우 불안정하다고 본다. 카스타네다는 부켈레 대통령의 비트코인 도박과 관련된 한 가지 가설로 신규 결제 기반시설 설치를 위한 정부 계약이 결국 부켈레 대통령의 측근 인사의 불법 자금이 될 가능성을 언급한다. 비트코인법에 대한 또 다른 견해로 부켈레 대통령이 지난 몇 개월간 분노를 담아 작성한 일련의 권위주의적 공격이라는 관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불과 일주일 전 엘살바도르 대법원이 부켈레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엘살바도르 헌법과 상충하는 판결 내용이다. 부켈레 대통령 지지 세력이 장악한 의회가 2021년 5월 자로 기존 의원 상당수를 거부하면서 엘살바도르 법원은 부켈레 대통령의 측근 세력이 대다수 차지했다. 카스타네다는 “독재주의적 불안정성 때문에 미국과 같은 일부 국가가 엘살바도르에 제대를 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만약, 미국의 엘살바도르 제재 시도가 현실이 된다면, 비트코인이 제재를 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매우 불길한 말로 들리지만, 이미 경고할 만한 징조가 떠오르고 있다. 9월 1일(현지 시각),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채택 프로젝트에서 정보를 수집한 컴퓨타과학자 마리오 고메즈(Mario Gomez)는 구체적인 혐의가 없는 상황에서 체포됐다. 많은 이들이 고메즈 박사의 체포를 단순히 공개 비판 세력을 겁주려는 행위로 해석한다. 엘살바도르 경제학자이자 뉴스 웹사이트 알하라카(Alharaca)의 칼럼니스트인 타이타나 마로퀸(Tatiana Marroquín)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프로젝트로 비트코인 지지 세력이 한발 물러나 국제사회가 부켈레 대통령의 본질을 생각하도록 한발 물러나도록 한다.

마로퀸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법을 지지하는 비트코인 신봉 세력에게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실제 지지하는 정부의 성향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엘살바도르는 쿠데타 세력이 조직한 시위가 발생하며, 수많은 범죄 조직과 협상하면서 무장 세력 및 경찰을 공동 채택했다는 권위주의 정부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l Salvador’s bitcoin gamble is off to a rocky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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