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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대피, 기후변화 때문에 더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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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대피, 기후변화 때문에 더 어려워져
허리케인 아이다와 캘리포니아 산불은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켰다.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에 극단적인 자연재해 피해 대피가 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By MATT SIMON, WIRED US

8월 29일(현지 시각), 루이지애나주에 허리케인 아이다(hurricane Ida)가 상륙해 시속 150마일의 강풍으로 지역사회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거대한 폭풍이 치솟도록 했다. 8월 30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총 320제곱마일 상당의 면적을 태우고, 700채가 넘는 건물을 파괴한 캘도 산불(Caldor Fire)이 급속도로 사우스 레이크 타호(South Lake Tahoe)를 향해 번졌다. 이번 자연재해로 떠올릴 수 있는  끔찍한 자연재해로 2018년, 캠프파이어(Camp Fire) 산불 당시 패러다이스(Paradise)의 대피 상황을 떠올릴 수 있다. 대피객 모두 차량정체 때문에 발이 묶인 상황이었으며, 산불이 번지는 상황에서 간절히 대피하고자 했다. 캠프파이어 산불로 86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대부분 대피하려 차량에 탑승한 이들이었다. 당시 산불 때문에 건물 3만 4,000여 채가 불에 탔다. 

허리케인과 산불은 기후변화라는 강력한 공통적 요소 때문에 발생한 매우 다른 두 가지 자연재해이다. 기후 상승만으로 허리케인, 산불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하나 과학계는 기후 상승이 자연재해를 심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소속 대기 및 기후과학자인 바수 미스라(Vasu Misra)는 "이번 허리케인과 산불 모두 미래 기후 상승의 반대되는 미래이다. 극도로 건조한 기후와 극도로 습한 기후라는 극단적인 두 가지 기후가 같은 대륙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허리케인과 산불 모두 지구를 강타하면, 대피가 더 어려워진다는 또 다른 공통점도 드러났다.

콜로라도 볼더대학교 자연재해연구소(Natural Hazards Center) 소속 연구원인 케이스 포터(Keith Porter)는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서 더 심각하고 빠르게 번지는 산불과 허리케인 때문에 자연재해와 대피 규모와 빈도 모두 증가한다. 자연재해 경고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산불과 허리케인의 확산과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그 부분적인 원인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 때문에 허리케인 강도가 더 빠른 속도로 커진다. 또한, 더 건조하면서 더운 기후 때문에 산불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퍼진다. 포터 박사는 “기후가 급속도로 변하면서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기 더 어려워진다. 자연재해 예측 시 자연의 과거 상황에 크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우 큰 대가가 필요한 대피 결정을 위한 과거의 지침과 효과 입증 정보가 매우 적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기후변화 때문에 이미 복잡한 자연재해 대피 문제의 복잡성이 더해졌다. 자연재해연구소 소속 회학자인 네니아 캠프벨(Nnenia Campbell) 박사는 “산불과 같은 위험한 재해가 급속도로 변하면서 불확실한 상황에서 재빨리 여러 가지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게다가 코로나19가 더해지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자연재해 발생 시 필요한 사항을 더 많이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온과 가뭄은 산불 악화의 주된 원인이다. 기후변화 이후 서부 지역이 더 건조해지면서 산맥이 극도로 건조해졌다. 그동안 소규모 산불은 시간에 따라 초목을 불태웠다. 그러나 오늘날의 산불 진화 기록을 보면, 산불의 연료 역할을 하는 초목을 더 심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산림보호부 대규모 커뮤니케이션 국장인 이삭 산체스(Issac Sanchez)는 “지속하여 주기적으로 산불 규모가 커지면서 이전보다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관측했다. 2021년 8월에 산불이 발생했고, 한 달 전에도 산불이 발생했다. 이 사실을 관측하면서 건조한 기후 조건이 기후변화의 결과임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캘리포니아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낳는 산불은 종종 가을에 발생했다. 캠프파이어 산불 당시와 같이 가을 계절풍 때문에 화재가 더 널리 확산돼 겨울비가 내리는 데다가 토지의 습도가 상승하기 전이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발생하는 산불 피해가 더 심각하다. 그러나 2021년 7월에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심각한 산불인 딕시파이어(Dixie Fire)로 총 1,300제곱마일 상당의 토지가 불에 탔다. 지금까지 딕시파이어 산불 진화는 50%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력한 산불은 규모와 강도가 매우 심각해져 계절별 산불 진화 인력을 당혹케 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산불 때문에 매우 높은 온도로 불이 확산되면서 뇌운이 생성된 사례도 있다. 당시 산불로 생성된 뇌운은 새로운 산불이 발생한 곳까지 이동했다. 게다가 산불 확산 속도가 더 빨라졌다. 모두 캘리포니아주 산림보호부와 같은 기관이 문제를 처리하기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산불의 예상 이동 경로와 도착 시간은 기온과 습도, 바람의 세기 등을 이용해 예측한다. 그러나 산불 대피를 연구하고 있는 유타대학교의 토마스 코바(Thomas Cova) 교수는 “산불 발생 지역에 발생하는 일을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것은 유례없는 상황이다. 예상 가능한 시간도 달라지고 있다. 산불이 퍼지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본다. 여태껏 진화 작업에 나서면서 본 산불 중 가장 심각한 규모의 산불을 보았다고 말하는 소방관이 많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산림보호부와 같은 담당 기관의 산불 진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우스 레이크 타호의 성공적인 대피 사례를 통해 산불 진화 담당 기관의 대처 능력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사우스 레이크 타호에 산불이 도달하기 전, 2만여 명이 대피할 수 있었다.)

산불과 마찬가지로 허리케인을 일으키는 한 가지 요소로 열을 언급할 수 있다. 미스라 박사는 “해안의 수면 온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허리케인 아이다가 멕시코만에서 이동할 당시 비정상적으로 높은 온도를 기록한 물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육지에 폭풍이 도달하면서 거센 바람을 동반했다.

물론, 허리케인은 복잡한 자연재해이므로 특정 시간대의 대기 상태와 같은 다른 여러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과학계는 급속도로 강해지는 허리케인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미스라 박사는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다고 해서 육지를 강타하는 폭풍이 반드시 현재의 폭풍보다 더 강력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각심을 일깨우는 문제임은 확실하다.

마찬가지로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습도가 더 높아진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미스라 박사는 “대기 온도와 함께 습도가 상승한 상황에서 대류가 발생할 때, 현재의 기후 조건보다 미래 기후 조건에서 공기량이 같을 때 더 많은 습기를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열대성 사이클론이 가하는 위협이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며 강수량도 증가할 것이다. 이는 열대성 사이클론의 강도가 더 거세지는가 혹은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가와는 상관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허리케인 바람은 육지에 상륙하면, 바다에서 물을 더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그 위력이 약해진다. 그러나 내륙 지방을 이동하면서 비가 계속 내리도록 해, 결과적으로 미국 남부지역과 동부지역에 매우 심각한 홍수 피해를 일으킨다.

허리케인 예측 담당자는 며칠 더 앞서 이동 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주 정부와 지방정부에 매우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하여 대피 안내 정보를 건넨다. 허리케인 예측 모델은 효과적이며,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 때문에 허리케인 이동 경로 예측 모델 형성 작업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허리케인의 이동 경로와 강도 등이 바뀐 탓이다. 미스라 박사는 “상당수 날씨 예측 모델의 급속도로 강해지는 허리케인 예측 능력은 뛰어나지 않다. 따라서 허리케인의 여파 완화에 대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극도로 심각한 오늘날의 자연재해 때문에 많은 시민이 자연재해 피해 위험을 분석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워싱턴대학교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연구원인 앤 보스트롬(Ann Bostrom) 박사는 “많은 사람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재해에 대피한다. 그러나 최근의 자연재해는 많은 사람이 과거에 겪었던 자연재해 피해와 매우 다르다. 극도로 심각한 규모로 발생하는 허리케인과 산불 모두 많은 사람이 겪은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자연재해 대피 거부든 대피 수단이 없었든 20년 전에는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 안전하게 집 안에 있던 이들이 이제는 자연재해 피해를 겪을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될 수도 있다.

급속도로 강해지는 허리케인은 모든 이에게 위험한 자연재해이지만, 재빨리 대피할 자원이 없는 이들에게는 가장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아르곤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 산하 국립 대비 분석 센터(National Preparedness Analytics Center) 소장인 카일 버크 파이퍼(Kyle Burke Pfeiffer)는 “해안가 인근 거주민 대부분 아주 부유하거나 아주 빈곤하다”라며, “빈곤 계층 주민은 차량 접근성이나 자금, 일자리나 집을 떠날 여유가 없다. 상당수 빈곤 계층이 거주하는 곳의 건물 구조나 허리케인과 같은 여러 위험에 노출된 외적인 요소를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해안가를 따라 건축된 초고가 주택 때문에 동쪽 지방의 많은 주민이 황무지와 도시가 인접해 있으며, 캘리포니아주가 산림과 만나는 지점으로 이동하도록 한다. 파라다이스와 사우스 레이크 타호 모두 도시와 산림이 인접한 곳이다. 코바 교수는 “갈수록 더 건조해지는 기후 조건과 함께 도시와 산림이 맞닿은 지역의 상당수 거주민이 지역사회 인근의 더 많은 산불을 일으킨다. 대피 가능한 시간이 실제 필요한 시간보다 적다는 점에서 산불 대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은퇴한 고령층 주민이 파라다이스, 사우스 레이크 타호와 같은 곳에 집단으로 거주하지만, 이동 문제를 겪는 이들은 산불이 거주지와 더 가까운 곳으로 퍼지면서 대피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매우 심각한 자연재해 위협을 직면한 상황에서 안전한 대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과학계는 경보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날씨 예측 모델 개선이 확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산과 인접한 마을의 발화 통제가 순식간에 진압하기 어려운 산불 발생 건수 제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해안만 지역은 부유층뿐만 아니라 모든 주민이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교통수단과 이동 수단을 제공하면서 대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캠프벨 박사는 “지역사회 단계에서 긴급 대피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지역사회와 특정 집단이 마주한 자연재해 피해 문제를 제한하기보다는 자연재해 긴급 대피 계획을 전달하고 개인의 선택을 논의하기 더 쉽다. 개인적으로 자연재해 대피 관련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을 크게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확실히 설명하자면, 자연재해 대피 문제에 단 한 가지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교통수단 부족 등 지역사회마다 제한 사항이 다르므로 지역사회마다 적합한 계획을 별도로 세워야 한다.

자연재해 대피와 관련된 더 심각한 수준의 난제는 안전한 지역사회 형성 결정과 관련이 있다. 미국 시민은 지금 당장 갈수록 더 강력해지는 산불과 허리케인 피해에 위험한 곳에서 거주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파이퍼 소장은 “21세기, 많은 시민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자연재해 대피를 위해 국가 차원의 대화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는 갈수록 다루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Fleeing Disaster Is Hard. Climate Change Is Making It Ha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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