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트위치·레딧 시위, 시작에 불과하다?
상태바
트위치·레딧 시위, 시작에 불과하다?
#ADayOffTwitch 운동을 포함한 레딧의 하위 커뮤니티 수십 곳이 각각 조직적으로 시위했다. 그러나 모두 합하면 사용자의 집단행동의 잠재적인 영향력을 볼 수 있다.
By CECILIA D'ANASTASIO, WIRED US

사용자가 테크 기업의 플랫폼 관리 방식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9월 1일(현지 시각), 트위치(Twitch)와 레딧(Reddit) 사용자가 각각 두 플랫폼의 행동을 두고 협력하였다. 사용자의 목표는 트위치와 레딧이라는 디지털 공간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트위치와 레딧의 이번 시위의 결과가 이미 드러나기 시작한 듯하다.

9월 1일(현지 시각), 트위치 내 최고 인기를 누리는 스트리머가 #하루간트위치접속중단(ADayOffTwitch)이라는 해시태그를 내걸고 소외 집단 소속 스트리머를 겨냥해 계속 이어지는 괴롭힘 문제를 없애려 방송을 중단했다. 레딧에서는 관리자가 나서서 플랫폼 내 하위 커뮤니티 수십 개가 레딧의 코로나19 거짓 정보 대응 정책에 시위했다. 트위치와 레딧 시위 주도자 모두 와이어드에 이번 시위가 변화를 촉발했다고 조심스레 낙관한다고 밝혔다.

트위치 스트리머 레이벤(Raven)은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위치 사용자가 트위치 내에 자체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트위치에서 RekItRaven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레이벤은 9월 1일, #ADayOffTwitch 시위 계획 주도에 도움을 주었다. 이번 시위는 트위치에 종종 스트리머의 텍스트 채팅창에 선입견을 지닌 독설을 도배하는 봇 공격을 동원한 이른바 ‘혐오 급습’이라고 알려진 고질적인 괴롭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됐다. 2021년 8월 내내 악성 사용자와 봇이 주기적으로 레이벤의 트위치 채널에 접속하고는 “이 채널은 KKK 채널이 아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포함한 경멸적인 메시지를 도배했다. 악성 사용자는 흑인 스트리머의 주소와 개인 정보도 겨냥하고는 이를 온라인에 공개해, 소수 집단인 스트리머를 무시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혐오 급습이 트위치에 무기한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되면서 8월 들어 극도로 심각해졌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8월, 레이븐은 ‘#트위치의더나은행동(TwitchDoBetter)’이라는 해시태그를 내걸어 트위치에 일부 스트리머를 괴롭히는 봇을 막도록 압박을 가했다. 트위치는 레이븐의 해시태그 이후 문제를 인지하고는 8월 11일, “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해 더 큰 노력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게재했다. 트위치는 자체 필터 시스템의 취약점을 확인하고는 혐오 발언을 더 포괄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그러나 혐오 급습은 계속 이어졌다.

레이븐은 혐오 급습을 퇴치하기 위한 싸움에 지쳤으나 인기 스트리머와 소수 스트리머가 트위치 내 방송이라는 좋아하는 일과 정신 건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커진 것이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또, 트위치 방송으로 생계를 부분적으로 꾸리는 이들은 혐오 급습 때문에 소득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CypherOfTy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트위치 스트리머인 타냐 디패스(Tanya DePass)는 주 2~4시간 동안 진행하던 방송 시간을 1~2시간으로 줄였다. 그는 “스트리머의 수익 50%를 수수료로 청구하면서 말 그대로 사람을 보호할 방법이 전혀 없어, 봇 생성자와 혐오 급습을 일삼는 악성 사용자가 쉽게 활동을 펼치면서 활개 칠 수단을 찾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트위치는 협력 스트리머의 구독 수익 50%를 수수료로 청구한다. 트위치가 기부라는 명목으로 스트리머에게서 받은 수수료 사용 내역은 확실하지 않다.)

#ADayOffTwitch 시위로 여러 스트리머에게 9월 1일 하루 동안 트위치 방송을 중단해, 트위치가 혐오 급습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도록 했다. 트위치트래커(TwitchTracker)의 데이터를 통해 시위 당일 오후, 트위치에 접속한 스트리머 수가 최근 평균 접속자 수보다 1만여 명 감소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이벤은 이번 시위 목표를 부분적으로 충족했다고 말한다. 그는 “전 세계 사용자가 트위치의 혐오 급습 이야기를 한다. 트위치 스트리머는 이번 시위로 연대를 형성했다. 트위치는 시위에 반응을 보이고, 시위를 주도한 스트리머를 만났다”라고 밝혔다.

트위치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스트리머가 스스로 의견을 표출하고 트위치 서비스의 중대한 문제에 주목하도록 할 권리를 지지한다. 트위치는 채널 단위의 금지 기피 감지 수단을 개선함과 동시에 계정 추가 개선사항을 통해 트위치가 크리에이터를 위해 더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레딧에서도 사용자가 레딧의 정책 요구사항에 분노했다. 지난 일주일간 레딧의 하위 커뮤니티 수십 개의 관리자와 구독자 수백만 명 중 일부가 협력해 집단으로 플랫폼 접속을 중단해 레딧이 코로나19 관련 거짓 정보를 인지하도록 시위했다. 시위 주최 세력은 하위 커뮤니티를 비공개 상태로 전환하고는 레딧의 거짓 정보 퇴치 정책을 시행하지 못한 사실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일부는 레딧에 코로나19 예방과 백신 관련 거짓 정보를 다루는 커뮤니티 제거를 요구했다. 코로나19 관련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여러 커뮤니티는 다른 하위 커뮤니티와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거짓 정보 유포 커뮤니티 사용자가 다른 하위 커뮤니티를 공격하고 구충제인 이버멕틴(ivermectin)이나 코로나 백신의 효과와 관련된 거짓 정보를 담은 스팸 게시글을 게재했다는 의미이다. (레딧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코로나19 치료법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지닌 대규모 하위 커뮤니티인 /r/NoNewNormal이 30일 넘게 거짓 정보 유포 및 다른 커뮤니티 공격을 선동했다고 밝혔다.)

레딧은 처음 사용자의 불만에 대응할 때, 표현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레딧의 명성에 의존했다. 레딧 CEO 스티브 허프만(Steve Huffman)은 “반대 의사 표현은 레딧과 민주주의 원칙의 일부이다. 레딧은 공개적으로 진실한 토론과 논쟁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9월 1일(현지 시각), 며칠 동안 사용 중단 시위가 이어지자 레딧은 사용자의 대응 방식을 바꾸었다. 레딧 직원이 코로나19 거짓 정보와 관련된 여러 하위 커뮤니티가 의도적으로 플랫폼 전체에 유포해, 레딧의 정책을 위반하고 물리적 피해를 유도하는 거짓 정보를 다량으로 처리하고는 문제 커뮤니티를 판단했다. 레딧은 코로나19 부정 하위 커뮤니티 54개에 격리 조치를 취했다. 이를 위해 신규 구독자가 더 엄격한 과정을 거친 뒤 레딧에 가입하고 콘텐츠 유포를 제한했다. 또한, 8월 중순부터 격리된 /r/NoNewNormal를 금지했다. 다른 여러 커뮤니티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괴롭힘 문제를 일으키면서 레딧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와이어드와 인터뷰한 일부 레딧 관리자는 집단행동이 변화를 촉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느낀다. 구성원 1,560만 명을 두고 있으며, 일주일간 사용 중단 시위에 들어간 인기 커뮤니티 /r/Futurology의 운영자인 Agent_03은 “이번 집단 시위와 사용 중단 행위가 없었다면, 레딧이 /r/NoNewNormal와 여러 거짓 정보 관련 하위 커뮤니티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위치, 레딧 등 인기 플랫폼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의도한 바와 같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플랫폼을 관리하는 기업은 사용자의 집단행동이 변화를 이끄는가를 밝히기를 꺼린다. 레딧과 트위치 모두 사용자의 시위를 계기로 변화했는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트위치 스트리머와 레딧 관리자 모두 각각의 플랫폼의 중추 역할을 하며, 플랫폼 사용의 즐거움과 유용성을 유지하면서 광고주에게 가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도 한다. 트위치와 레딧 모두 수십억 달러 상당의 가치를 기록한 기업이다. 문제 발생 시 각각의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생성하는 사용자 모두 HR 부서나 노동조합과 같이 기존 직원과 같은 선택권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협력하여 사용자가 집단으로 어떤 권력을 지닐 수 있는지 시험한다. 레딧의 또 다른 하위 커뮤니티인 /r/Futurology의 관리자 TechGuyGuru는 “자발적으로 레딧 운영에 나서면서 레딧이 수많은 사용자에게 별도의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광고를 게재하도록 관리에 나서는 관리자가 레딧의 변화 시작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갈수록 플랫폼 사용자가 협력하여 플랫폼 사이트에 더 나은 행동을 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과거, 많은 유튜버가 유튜버유니언(YouTubers Union)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을 형성하려 했다. 브라질에서는 스트리머 그룹(Streamers Group)이 생성돼, 2021년 8월, 비용 결제와 투명성 문제로 트위치에 맞서 시위를 벌였다. 대규모 사용 중단과 여러 해시태그 운동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플랫폼 경제 감시 단체인 페어워크 프로젝트(Fairwork project) 브라질 지사의 수석 조사관인 하파엘 그로만(Rafael Grohmann)은 디지털 노동자의 집단행동이 더 이어지면서 트위치 스트리머와 레딧 관리자의 행동주의가 반복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로만은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을 단순히 크리에이터나 스트리머가 아닌 노동자로 인식한다. 노동의 플랫폼화는 경제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플랫폼, 그리고 플랫폼의 메커니즘에 의존하는 이가 갈수록 증가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플랫폼이 항상 작업하기 훌륭한 공간은 아니다. 그로만은 “플랫폼이 저렴한 비용과 유형성을 자주 변경한다. 크리에이터는 큰 비용을 부담하고 플랫폼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외부자(관리자, 스트리머)는 줌 화상통화를 관측하지 않는다면, 집단행동의 효과를 알 수 없다. 그러나 행동에 대한 확신은 더 많은 행동을 가져올 수도 있다. 레딧의 하위 커뮤니티 /r/ChildFree의 관리자인 Raveynfyre는 “레딧의 집단행동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묻는다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답변할 것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을까? 수 백 년이 지나도 그 효과는 알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홍보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witch And Reddit Protests May Be Only the Beginning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