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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실험실 유출론 증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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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실험실 유출론 증거,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19의 발원지를 연구하는 과학자 집단이 조사로 사실을 밝힐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인류가 영원히 코로나19의 발원지를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By DAVID COX, WIRED UK

1977년, 소련에서 H1N1 인플루엔자가 발병했다. 학교와 군부대로 급속도로 확산됐으며, 25세 미만 인구를 중심으로 높은 감염률을 기록했다. 이후 H1N1 인플루엔자는 2년간 이어진 전 세계적인 대유행병이 돼, 영국과 미국에서도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전 세계 사망자 수는 70만여 명이다.

그러나 바이러스학자가 이른바 ‘소련 독감’ 연구를 시작했을 때, 매우 기이한 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을 확인했다. 1950년대에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 유전 배열과 거의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련 독감 발병을 연구한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 캠퍼스 약학 부교수인 조엘 베르트하임(Joel Wertheim)은 “바이러스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 지금 독감 바이러스를 건넨다면,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바이러스 발원지를 알아낼 수 있다. 1977년 확산된 바이러스는 1950년에 발병한 바이러스와 똑같다. 이제는 인플루엔자의 특성을 숨길 곳도, 더 완화할 곳도 없다. 유일하게 냉동고에서만 바이러스의 위력을 완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베르트하임 교수를 포함한 여러 전문가는 1977년에 창궐한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야생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2004년, 바이러스 학자인 피터 팔레스(Peter Palese) 박사는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 소속 연구팀이 H1N1이 다시 발병한 것이 군인 수천 명을 동원한 과정을 포함한 백신 변형 연구의 결과라고 말한 사실을 작성했다. H1N1의 발원지는 지금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H1N1이 실험실 내부 실수의 결과라는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험실 내 사고는 지금도 발생한다. 2003년, SARS 대확산을 유발한 바이러스는 싱가포르와 대만, 베이징 바이러스 실험실 6곳에서 별도로 유출돼, 전염병으로 이어졌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020년, 베르트하임 교수의 소련 독감 연구는 새로운 관심 대상이 되었다. 코로나19 자연 발원설에 초기 과학적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2020년 내내 Sars-CoV-2 바이러스가 당시 그와 가장 비슷한 바이러스 9종을 연구하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실험실 유출설은 중국이 WHO 소속 조사관을 포함한 해외 조사관의 바이러스 기원 연구에 완전히 협력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꺼리면서 촉발됐다. 코로나19 발원지 조사를 담당한 WHO팀 구성원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사설을 통해 코로나19의 발원지 확인에 도움이 될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또, 여러 언론도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19 발병 초기 우한 소속 과학자의 기이한 행동을 계속 알아냈다.

2019년 9월, 우한 연구소는 갑자기 오프라인에서 2만 2,000개의 병원균 샘플을 획득했다. 그리고 2020년 초, 미국 데이터베이스에서 얻은 13개 게놈 배열 데이터베이스가 최초로 등록됐으나 이내 삭제됐다. 모두 우한에서 감지된 코로나19 초기 감염 사례로 얻은 배열이었다.

코로나19 실험실 유출 가능성 연구의 필요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전문가 중 한 명인 MIT와 하버드대학교의 광역 연구소(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 University)의 알리나 찬(Alina Chan) 박사는 “우한 연구소의 데이터베이스 등록과 삭제가 매우 의심스럽다. 다른 곳에는 관련 데이터를 등록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따라서 악의 없이 데이터를 삭제한 것이라면, 데이터로 다룬 사항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체 조사 작업은 코로나19 인위적 발생을 더 추적한 정보를 제공했다. 2020년 5월, 찬 박사는 코로나19 초기 감염 환자의 유전 배열을 기반으로 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논문을 게재했다. 찬 박사의 논문은 SARS-CoV-2가 2019년 12월 처음 주목받게 되었을 당시 인체에 침투하고는 제대로 자리 잡는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간 우한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일을 파악하기 위한 여러 차례의 조사는 계속 논란을 촉발하기만 했다. 우한 연구실 소속 과학자 집단이 논란이 될만한 고도로 위험한 생물학적 기능 확보 실험을 시행했다는 소식이 여러 차례 보도됐다. 관련 보도 내용에 따르면, 우한 연구실 소속 연구팀이 전염성이나 위험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연 발원 바이러스를 변형했다. 미래의 위험한 병원균 퇴치 방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기된 주장과 언론 보도 내용 모두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실에서 유출된 SARS-CoV-2에서 시작됐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처음부터 바이러스가 실험실을 통해 유출됐다는 증거가 없으며, 모든 과학자가 특히 기이한 특성을 보인 바이러스의 초기 샘플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르트하임 교수는 “SARS-CoV-2 바이러스는 발견되었을 당시부터 인체에 특별히 변형된 형태는 아니었다. 완벽히 변형된 바이러스가 아니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다른 여러 바이러스보다 인체 감염과 타인 간 전염 위험성이 더 높았다. SARS-CoV-2 발견 초기, 그리고 지난 1년간 추가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확산된 상황을 모두 지켜보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인간에게 치명인 바이러스로 변형된 채로 확산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한다”라고 설명했다.

베르트하임 교수는 코로나19 실험실 유출론을 강력하게 믿는 과학자와 관련, 우한 실험실에 Sars-CoV-2와 유전적 배열이 일부 혹은 전부 일치한 바이러스가 존재한 사실이나 연구실의 코로나19 초기 감염 집단 일부와 관련된 유전학 데이터를 확신할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험실 유출론과 반대로 Sars-CoV-2 자연 기원설을 입증하는 것도 똑같이 어렵다.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발병한 SARS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모두 동물이 중간에서 숙주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SARS는 사향고양이가, MERS는 단봉낙타가 숙주 역할을 했으며, 모두 인간과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동물과 인간 간 바이러스 감염 역할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창궐한 뒤, 18개월간 수만 종에 달하는 동물을 실험했으나 지금도 SARS-CoV-2의 숙주로 추정되는 동물을 찾기 어렵다.

또다시 중국이 동물 숙주를 찾기 위한 조사 노력을 막았다. 중국 정부가 WHO에 건넨 데이터는 우한 신선 식품 시장에 뱀과 악어, 도롱뇽만 있다고 주장하지만, 2021년 새로 발행된 논문은 우한 시장에 2017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사향고양이부터 너구리까지 총 38종에 달하는 동물이 판매됐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베르트하임 교수는 “최신 논문으로 공개된 우한 시장에서 거래된 동물 모두 WHO가 조사 과정에서 공개한 적이 없다. 따라서 SARS-CoV-2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동물을 실험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찬 교수는 코로나19 발원지를 밝혀낼 중요한 정보가 거부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이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자국의 주장을 강요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선호하는 코로나19 발원 시나리오가 따로 있다. 중국이 원하는 코로나19 발원 시나리오에는 냉동육가공품 때문에 바이러스가 확산됐거나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갑자기 등장했다는 시나리오가 포함되었다.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과학적으로 논리적이지 않지만, 코로나19 발원지를 중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코로나19의 등장이라는 수수께끼 해결이라는 과제 해결이 불확실해졌으나 과학계에서는 코로나19가 발병한 정확한 시점 판단 측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거두었다. 바이러스 등장과 확산 시간대를 알아내는 것은 코로나19 기원이 동물인가 혹은 우한 연구소인가를 떠나 인간에게서 바이러스가 감염된 곳과 방식을 지목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2021년 7월, 어느 한 과학자가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삭제한 13개의 게놈 배열을 간신히 재구성했다. 삭제된 파일이 지금도 구글 클라우드에 보관된 것을 발견한 덕분이다. 게놈 배열을 복원한 연구원의 논문 분석 내용은 공동 심사 과정을 거치기 전이지만, 사실 코로나19가 시작된 시기가 2019년 10월 혹은 그 이전일 가능성을 제시한다.

초기 Sars-CoV-2 유전 배열을 연구한 펜실베이니아주 템플대학교 생물학 교수인 세르게이 폰드(Sergei Pond)는 “코로나19 발생 시기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몇 달 전이라는 데이터를 추가로 발견하더라도 그리 놀라울 것은 없다. 이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종류의 전염병에도 똑같이 해당하는 사항이다. 전문가가 대유행병 진행 상황과 관련,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면 몇 달간 문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렌식 분석 자료로 알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단 한 번이라고 코로나19의 기원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했다면, 몇 가지 중요한 새로운 관계가 필요하다. 중국이 바이러스 데이터 공유를 두고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두고 조만간 세계와 협력할 확률이 낮다. 이 때문에 일부 과학자는 코로나19의 기원을 절대 밝혀낼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될 확률이 높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폰드 교수는 “개인적으로 코로나19의 기원 자체에 만장일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실험실 유출론을 거듭 주장하지만, 직접적인 증언이나 문서가 없어 정확한 입증이 불가능할 것이다. 확실한 증거가 존재하리라 상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하물며 대중적으로 주목하고 합의한 코로나19 발원 사실을 입증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 원인이 된 바이러스가 야생에서 계속 확산된 것이라는 추측만 하게 될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찬 교수는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시작과 관련해 몇 가지 암울한 정보를 비밀로 숨기더라도 현재의 위기 상황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잠재적인 내부고발자가 사실을 폭로해도 위협받지 않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밝혀지리라 믿는다. 찬 교수는 “지금 당장은 코로나19 관련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이 사실을 말하는 것을 매우 우려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을 밝힐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진실을 알고 있는 이들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정보를 폭로해도 느끼는 위험성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would proof of a Covid lab leak look 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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