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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복귀하는 직장인, 재택근무 도중 형성한 나쁜 버릇도 사무실로 함께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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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복귀하는 직장인, 재택근무 도중 형성한 나쁜 버릇도 사무실로 함께 옮겨간다?
엉덩이 긁기나 샤워 거부와 같이 코로나19 시기에 인지하지 못한 몇 가지 나쁜 습관이 되살아난다. 다시 등장한 나쁜 습관을 떨치기 어렵다.
By ANDREW KERSLEY, WIRED UK

톰(Tom)은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닐 수 없다. 이벤트 마케팅 관리자인 톰은 재택근무를 시작한 이후 집안의 모든 방을 오랫동안 걸어 다니면서 고객과 통화했다. 간혹 통화 도중 집 앞 정원을 걸어 다니기도 했다. 사무실 복귀와 함께 코로나 시대와 같이 티셔츠에 트렁크 팬티 차림이 톰의 비공식적 사무실 의상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톰의 무의식적인 걸음걸이는 그대로 나타날 것이다. 톰은 “사무실에 복귀해, 직장 동료를 모두 만난다는 사실이 기쁘다. 그러나 매일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일상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살짝 우려한다. 사무실 복귀 후 몇 가지 습관은 다른 습관보다 더 빨리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사무실에서 속옷 차림으로 걸어 다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화를 받으려 빠르게 점프하는 습관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라고 말했다.

톰 이외에도 사무실 복귀 이후 재택근무 도중 새로 생긴 습관이 반복될 것을 우려하는 직장인이 많다. 홍콩에 거주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스라비야(Sravya)는 재택근무 도중 점심시간에 낮잠을 잘 시간에 커피 몇 잔을 빠르게 마시고는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그리고, 이 습관은 사무실 복귀 첫 주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스라비야는 재택근무 당시 일상적으로 오후에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낮잠을 잔 뒤, 가족과 점심 식사를 했다. 그러나 사무실 복귀 이후에는 이 모든 일상을 멈추게 되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엉덩이를 긁거나 아침에 샤워를 하지 않은 채로 계속 간식거리 먹기, 큰소리로 혼잣말 하기 등 18개월간 봉쇄 조치와 함께 이어진 재택근무 경험을 계기로 몇 가지 이상한 습관이 새로 생겨났다. 이제 사무실에 복귀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많은 전문가가 최악의 기이한 재택근무 습관을 사무실에서도 그대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낮잠이나 완전한 복장을 갖춰 입지 않는 등 사소한 습관을 이야기할 수 있다. 모두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근무한다는 특성과 함께 등장한 습관이다. 심리적으로 낮잠, 복장과 관련된 습관이 등장하는 이유는 집안과 사무실의 사회적 맥락과 기대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침실에 둔 책상 앞에 앉아서 업무를 처리한다. 사무실에서는 평소 잠을 자는 공간과 가까운 곳에 앉아서 근무하지 않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코로나19 확산 초기, 영국 컨설팅 기관인 고용연구소(IES)는 원격 근무와 관련, 직원이 좋아하는 부분과 좋아하지 않는 부분을 조사했다. 조사와 함께 몇 가지 흥미로운 반응을 살펴볼 수 있었다. IES 수석 연구 펠로인 조피아 바조렉(Zofia Bajorek) 박사는 “많은 응답자가 ’일을 할 때도 잠옷 차림으로 있어도 괜찮다’, ‘노브라여도 괜찮다’, ‘원하는 때마다 샤워를 해도 상관없다’ 등과 같은 답변을 했다. 집에 있다는 특성과 관련된 습관이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이를 ‘사소한 대유행병’이라고 칭한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때마다 사소한 습관이 작동하는 버튼을 누른다. 사무실에서 계속 일만 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없애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도중 사무실에서 얻는 압박감을 없애고자 하는 태도는 개인이 소속된 사회적 상황에 따라 습관을 형성하며, 다양한 사회적 단서와 보상이 등장한다는 ‘습관 이론(Habit Theory)’의 핵심 원칙이다. 인간 분석 기관인 VERJ 소속 심리학 및 신경과학 전문가이자 분석 혁신 총괄인 맥스 위긴스(Max Wiggins)는 “재택근무와 함께 각종 새로운 행동이 등장한 주된 이유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사회적 압박감과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따라서 더는 특정 행동을 할 때 상황을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으며, 엉덩이를 긁는 것과 같은 습관이 등장한다. 사회적인 당혹감과 그와 관련된 오명이 없다. 그 결과, 기이하면서 나쁜 습관이 굳어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많은 사람이 갖게 된 습관은 보통 몇 주에 걸쳐 형성되며, 수개월에 걸쳐 재택근무를 하면서 새로운 습관이 더 깊이 정착하게 되었다고 덧붙여 전했다.

그러나 무례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집이라는 사적인 특성으로만 제한하기는 어렵다. 전반적인 습관이 나타난 원인은 코로나19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 재택근무 이후 등장한 새로운 습관과 관련된 각종 보고와 연구는 일과 삶의 균형에 가져온 피해에 초점을 맞추었다. 계속 온라인 접속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발생함과 동시에 집에서 번아웃 증상을 겪는 사례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 탓이다. 캐나다 인력 서비스 및 기술 기업인 라이프웍스(LifeWorks) 소속 정신건강 및 심리학 전문가이자 연구·행복 전무인 파울라 알렌(Paula Allen)은 “그동안 많은 사람이 무수히 많은 문제를 걱정해, 다양한 변화가 발생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킹스칼리지 런던이 발표한 어느 한 연구에 따르면, 불안 증세와 우울 증세를 겪는 이들의 비율이 각각 57%, 64%로 증가하면서 모두 코로나 시대 이전의 기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알렌 전무는 결과적으로 알코올 중독과 같이 코로나19의 정신건강 영향을 다루는 행동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부적응 문제 발생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IES의 어느 한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에 직장인 20%의 알코올 섭취량이 증가했다. 또, 영국 간 연구 기관인 브리티시 리버 트러스트(British Liver Trust)는 2020년 3월, 봉쇄 조치가 시작된 이후로 알코올 중독 긴급 도움 요청 전화 건수가 500%나 급등한 사실을 발표했다.

가장 사소한 문제성 습관도 행동 자체가 아니라 큰 긴장감을 유발할 확률이 높은 사무실 내 타인에 대한 반응이 문제가 된다. 이제 많은 직장인이 코로나 시대에 심리적으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장시간 노출돼, 시상하부의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과다 분비로 이어지면서 주변의 성가신 행동에 분노를 표출할 확률이 더 높다. 알렌 전무는 “결과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등장할 확률이 더 높다. 이제 많은 직장인이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이전보다 갈등이 증가하고, 의구심도 커질 것이다.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소한 일에도 더 큰 스트레스 반응을 보일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전문적인 근무 환경에서 타인과의 대면 상호작용 방법을 다시 발견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 스트레스 반응이 더 커질 것이라는 문제가 더해졌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낮잠이나 위생 문제는 결국 개인이 스스로 고치게 될 것이다. 위긴스 총괄은 “그동안 인지하지 못한 습관은 상황이 변하는 즉시 상대적으로 빠르게 인지하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몇 주 혹은 몇 개월이 지나면 주변 상황이 달라지면서 사소한 습관을 고치게 될 것이다. 다른 전문가는 직장 내 규정과 인사 관리 상기, 직원의 우려 사항 대비, 코로나 시대 재택근무와 함께 느슨해진 몇 가지 행동 제재 등이 나쁜 습관 퇴치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시한다. 혹은 사무실 복귀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개인의 재택근무 도중 형성한 일상과 행동을 줄이고, 사무실 환경에서 기대하는 것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사소한 습관 문제 이외 다른 문제에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바조렉 박사는 “더 많은 의학적 인지행동이 바꾸기 훨씬 더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바로 이 부분에 조직이 개입해, 재택근무 도중 형성된 심각한 행동과 습관을 중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은 직원에게 전문 건강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보장하면서 직원의 관리를 담당하는 관리자급 직원이 직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직원 개인이 사무실 복귀 후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힘겹게 밝히는 어려운 상황을 다루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알렌 전무는 “조직이 직원의 사무실 복귀가 이전과 같은 기대 수준과 똑같은 행동 복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만약, 사무실 복귀 이후 직원의 행동을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기대한다면, 실망감만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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