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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구글 길들이기, 어떤 방법 채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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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구글 길들이기, 어떤 방법 채택했나?
2021년, 프랑스는 구글에 총 7억 2,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액수는 의미가 없지만,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By MATT BURGESS, WIRED UK

2021년 6월 7일, 인지도가 낮은 프랑스 규제위원인 이사벨레 데 실바(Isabelle de Silva)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데 실바 위원은 자신이 개입한 모든 사건 중, 가장 까다로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경쟁국(FCA)가 구글에 2억 2,000만 파운드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데 실바 위원이 규정한 대로 구글은 이미 장악력을 지닌 광고 시장을 이용해 입지를 추가로 더 강화하고는 경쟁사를 제쳤다.

그러나 데 실바 위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몇 개월 뒤, 별도의 사건에서 또다시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이 다수 언론 기관과 저작권 변경 논쟁을 협상하지 못한 탓이다. 이번에 구글은 어떤 벌을 받았을까? 과징금 5억 유로를 부과받았다.

그러나 2021년 1분기에만 619억 달러(약 440억 파운드)를 벌어들인 구글과 모기업 알파벳에는 7억 2,000만 유로 상당의 과징금은 매우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FCA가 구글의 광고 기술에 내릴 판결은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는다. 구글이 다툼에 전혀 등장하지 않은 사실이다. 구글은 FCA가 밝힌 사례 모두 사실이라는 점은 물론이고, 운영 방식을 크게 바꾸는 것에도 동의했다. 이러한 변화는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발생한다.

단 한 차례의 판결에서 프랑스 공정위(Autorité de la concurrence)는 구글의 광고 기술 작동 방식 재구성 방안을 다루었다. FCA의 판결은 수십억 개의 웹페이지에 보이는 광고 매매를 돕는 플랫폼인 구글의 광고 애드 매니저 내 기술을 해결한다. FCA는 애드 매니저 시스템의 두 가지 요소인 DFP 광고 서버와 SSP AdX라는 판매 플랫폼을 특히 문제로 삼았다. DFP는 웹사이트 소유주가 출판하는 콘텐츠와 관련해 광고를 판매하도록 하며, SSP AdX는 복잡하면서 매우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는 경매 과정을 다룬다.

데 실바 위원은 “구글은 광고 서버가 광고 공간 판매 플랫폼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 실바 위원은 구글이 다른 광고 플랫폼에서 발생한 일에 대한 정보를 이용해 자사 서비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데 실바 의원은 “구글이 특별한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다른 기업에는 없는 정보를 보유한 사실은 물론이고, 정보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경쟁에서 이길 더 나은 기회를 효과적으로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구글은 자사의 힘을 이용해 스스로 이익을 챙긴 것이다. 유럽의 경쟁법에 따르면, 시장 장악력을 지닌 위치에 있는 기업은 그 지위를 악용할 수 없다. 테크 업계 대기업은 시장 장악력이 매우 클 수 있지만, 경쟁사를 희생시키며 장악력을 이용해 지위를 더 강화해서는 안 된다. FCA가 정의한 바에 따르면, 웹사이트 기업은 구글의 행동 때문에 광고 판매 공간을 잃었다. 또, 자체적인 광고 기술 공간을 둔 구글의 경쟁사도 구글의 행동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구글에 총 82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세 차례에 걸친 경쟁 조사와 달리 구글은 FCA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구글은 FCA의 판결과 광고 기술 자체적인 변경 제안을 두고 FCA와 다투지 않았다. (구글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다룬 세 가지 사건과 관련해 몇 가지 변경사항을 적용했으나 이를 합법적으로 처리하려면 몇 가지 문제도 직면해야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이번에 다룬 구글 사건에 개입하지 않은 프랑스 기업 프리에 어소시에(Frieh Associés)의 경쟁법 파트너인 파이루즈 마스미 다지(Fayrouze Masmi-Dazi)는 “테크 업계 대기업, 특히 구글이 독점 문제 해결을 위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이번 과징금 부과는 프랑스 경쟁 당국이 매우 실용적인 권한을 지닌 기관이자 확인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 발견 측면에서 매우 창의적인 기관임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로펌 하우스펠드(Hausfeld)의 상법 전문가인 앙투안 리퀴에르(Antoine Riquier)는 “프랑스 규제 당국의 구글 과징금 부과는 완전히 투명한 결정이다”라고 주장했다. 총 101페이지 분량의 FCA 판결문은 광고 기술의 경쟁 방법과 서버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리퀴에르는 “많은 부분이 자세히 설명됐다. 그러나 동시에 매우 기술적인 부분까지 나타난 것은 아니다. 프랑스 경쟁 당국이 개입한 과정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데 실바 위원은 이번 반독점 사건 반대가 특히 강력했기 때문에 구글이 중재와 시스템 변경 제안에 합의했다고 생각한다. 또, 데 실바 위원은 구글 반독점 문제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인다면, 구글이라는 기업의 명성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광고 기술 변경은 구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FCA가 광고 기술 관련 결정을 발표한 동시에 구글 프랑스 지사 법률 총괄인 마리아 곰리(Maria Gomri)는 블로그에 FCA의 판결에 따라 구글이 어떤 방식으로 애드 매니저를 바꿀 것인지 설명하는 글을 게재했다. 구글은 경쟁사를 위해 데이터 접근 권한을 강화하면서 애드 매니저가 융통성을 강화하면서 경쟁사가 재생산할 수 없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재차 확인했다.

곰리 총괄은 “구글은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점에 따라 경쟁한다고 믿으면서도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구글의 제품을 개선한다. 구글은 규제 당국과 협력하면서 광고 게재 기업에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 개발에 투자함과 동시에 구글 플랫폼을 사용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헌신한다”라고 작성했다. 이 모든 변경사항은 2022년이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데 실바 위원은 “광고 기술 관련 변경 사항 적용이 구글에 다소 복잡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구글이 매일 광고 게재 기업과 웹사이트에 광고 노출을 원하는 기업과 함께 무수히 많은 상호작용에 적용한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구글 엔지니어는 데 실바 위원에게 전체적으로 변화를 적용하는 데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관리 기업 카페미디어(CafeMedia)의 공동 창립자인 폴 바니스터(Paul Bannister)는 구글이 합의한 일부 변경사항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지 않지만, 특히 전 세계에 적용한다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한다. 바니스터는 최소한의 경쟁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해, 더 많은 경쟁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최소 비용으로 광고 공간을 얻는 것이다. 바니스터는 구글의 애드엑스(AdX) 플랫폼 이외 일부 과정을 변경한다면, 광고 게재 기업이 더 많은 선택권을 얻을 수 있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경쟁 법률 전문 변호사는 프랑스 규제 기관이 반독점 문제 완료는 물론이고 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조사를 계속하도록 내부 권력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다른 기관이 내리지 않을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말한다. 런던에 본사를 둔 로펌인 프레이스켈(Preiskel & Co) 소속 반독점 관행 대표인 티모시 코웬(Timothy Cowen)은 “프랑스가 경쟁 당국의 법률 집행 국제 경쟁 부문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웬의 주장은 수치로 입증할 수 있다. 2019년 12월부터 FCA는 애플에 12억 유로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은 그보다 3배 더 많은 금액에 10억 유로가 더 많은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받았다. 데 실바 위원은 “지난 2년간 디지털 경제를 우선순위로 둘 행동이라고 정의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FCA가 변호사 대신 기술자와 함께 구글의 시장 장악력을 신중히 분석했다는 사실이다. 구글의 광고 반독점 사례가 아닌 구글 앱 문제를 조사 중인 리퀴에르는 “FCA는 매우 훌륭한 능력을 갖춘 이들을 보유했다. 변호사나 경제학자도 아닌 구글의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테크 업계 종사자로 구성됐다”라고 설명했다.

초기에 뉴스 출판 기업이 시행한 FCA의 행동은 프랑스 정치인이 테크 업계 대기업 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자 이루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구글이 뉴스 출판업계에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으려 하는 것을 비판했다. 2019년, 마크롱 대통령은 “구글과 같은 특정 기업이 (새로 시행되는 법률을) 회피한다”라는 발언을 했다.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 최초로 새로운 저작권법을 시행했다. 해당 법률은 기본적으로 테크 기업이 검색 결과나 다른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출판 기업의 콘텐츠를 확보할 때, 해당 콘텐츠 제공 기업에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사안을 다룬다. 결과적으로 구글은 현재 프랑스 출판 업계와 콘텐츠 사용료 결제 방식에 동의했다. FCA는 구글과 출판 업계의 합의 과정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2021년 7월, FCA는 구글이 뉴스 출판 기업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협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은 과징금 판결에 맞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테크 업계 대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변경 사항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규제 당국이 갈수록 선호하는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데이터 보호 규제 당국 CNIL(Commission Nationale de l'Informatique et des Libertés )의 권리 보호 및 제재 총괄인 마티아스 몰린(Mathias Moulin)은 궁극적으로 과징금보다 행동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몰린 총괄은 “전 세계적인 변화를 얻기 쉽지 않다”라며, 데이터 보호 규제 당국이 2012년부터 구글의 문제에 대응할 5가지 판결을 내렸다고 덧붙여 전했다. 그는 “프랑스 규제 당국의 이번 과징금 부과는 다른 테크 업계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구글에 이어 다음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이처럼 전 세계에 걸쳐 전반적인 변화를 이루는 데 동의한 이유는 무엇일까? 코웬 대표는 경쟁법의 가장 강력한 법률 시행을 실질적으로 준수할 방법에 의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혹은 다른 국강에서 다른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뉴욕에서도 FCA가 다룬 광고 기술 사건과 비슷한 법률 사건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코웬 대표는 “단순히 프랑스 경쟁법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상관없는 경쟁법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천천히 이루어지지만 확실하게, 그리고 수년간의 시행 이후 규제 당국이 마침내 진전할 길을 찾았다. 영국에서는 경쟁 관리 당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이 최근 들어 구글의 논란이 되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 쿠키 대체 기술인 FLoC 관련 문제를 다루었다. FCA와 영국 경쟁 관리 당국 모두 구글의 추가 약속이 없는 상태에서 변화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 동의한다. 몇 주 후, 구글은 변경 사항 적용을 연기하고 변경 사항 일부를 이행할 세부 일정을 발표했다. 이는 조기 규제 개입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데 실바 위원은 “우리가 보유한 전 세계적인 플랫폼의 범위를 고려하면, 이미 경쟁 당국 간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 전역의 정치인은 웹 제공 대기업을 새로이 통제할 법률인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을 두고 협상 중이다. 그러나 FCA가 페이스북을 대상으로 또 다른 광고 기술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데 실바는 많은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FCA는 해결책의 유형에 매우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문제를 다루지 않을 약속을 받아들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이 문제 해결에 나설 준비가 됐다면, 매우 훌륭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France tamed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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