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中 정부, 테크 업계 대기업 규제...어딘가 익숙하다?
상태바
中 정부, 테크 업계 대기업 규제...어딘가 익숙하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대기업은 한때, 중국의 국가적 자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벌금과 여러 가지 법적 처벌과 함께 벌 받았다.
By JENNIFER CONRAD, WIRED US

7월 26일,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6개월간 시행할 인터넷 기업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특히 “시장 질서 파괴나 소비자 권리 피해, 데이터 보안 위협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을 규제한다. 이번 규제는 정부 당국이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 등이 반독점 법률 위반 사항으로 벌금을 부과함과 동시에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 제한 계획을 새로 발표한 뒤 공개됐다.

정부 단속은 한때, 성공을 거둔 중국 토박이 기업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한다.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추싱(Didi Chuxing)은 중국 시장에서 우버를 제쳤으며,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에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6월 30일(현지 시각), 디디추싱은 뉴욕 증권거래소에 44억 달러 규모의 주식 상장을 신청했다.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중국 기업이 추진한 최대 규모의 해외 주식상장이다.

불과 이틀 뒤,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정부는 “사용자 개인 정보 수집과 사용 관행 부분에서 법률과 규제를 위반했다”라는 이유를 발표하며, 디디추싱을 중국 내 모든 앱스토어에서 퇴출함과 동시에 플랫폼 내 신규 사용자 등록을 막았다. 블룸버그는 디디추싱 처벌 범위가 벌금부터 강제 주식상장 철회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 후, 중국의 또 다른 규제 당국이 디디추싱을 비롯한 다른 여러 테크 기업의 독점 반대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10년간의 인수, 합병 문제를 빌미로 삼았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중국 규제 기관에 주식상장을 미루라는 경고를 받았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상장을 추진했다. 다른 중국 대기업도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경고를 받았다. 여러 소식통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전달한 바에 따르면, 해외 주식상장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틱톡(TikTok)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중국 규제 당국 관료와의 회의 끝에 상장 계획을 미루기로 했다. 7월 27일, 텐센트(Tencent)는 로이터 통신에 중국 정부의 관련 법률과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중국 내 인기 앱인 위챗의 신규 사용자 등록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갑작스러운 듯한 중국 정부의 단속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정부 단속은 시진핑 주석이 생활 속 모든 측면에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와중에 등장했다. 다수 소식통은 각종 새로운 법안과 함께 권한을 강화한 중국 정부가 규모와 권력이 모두 커진 중국 테크 기업에 대한 통제 권한을 다시 얻어, 기업의 시장 점유율에 악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밝혔다. 그와 동시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 테크 부문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키면서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 제작 등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문의 국가 주도 개발을 더 유리하게 만들고자 한다. 또, 중국 정부는 갈수록 자국에 적대적인 국제 환경에 해외 시장과 해외 규제 당국에 노출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우려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산하 연구 기관인 21세기 중국 센터(21st Century China Center)의 수잔 셔크(Susan Shirk) 소장은 “시진핑 주석은 항상 정치적 충성도를 우려한다. 자신에 대한 충성도와 공산당에 대한 충성도, 그리고 당의 이념에 대한 충성도까지 모든 것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또, 셔크 소장은 시진핑 주석이 막대한 부와 인지도를 쌓고, 다량의 데이터 보관 상태를 통제하는 중국 테크 업계의 민간 대기업의 충성도를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은 일부 민간 테크 기업의 대대적인 성공과 성장에 매우 불안해한다. 테크 기업이 보유한 각종 자원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언젠가 중국 테크 부문 대기업은 기업 자원을 이용해 시진핑 주석이나 공산당의 모든 통치에 맞설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디디추싱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하루 앞둔 6월 30일, 주식상장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시기와 미국 주식상장이라는 행동이 애국심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월 5일, 중국 국영 영문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한 디디추싱이 개인 이동 및 습관 관련 민감 정보를 보유했다고 보도했다. 또, 정부가 다수 테크 업계 대기업이 데이터 수집과 사용 관행 규정을 만드는 역할을 하도록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데이터 수집 및 사용 관련 표준은 반드시 정부가 담당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SNS에서는 디디추싱이 미국 규제 당국에 데이터를 건넸다는 각종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다. 국수 세력이 디디추싱을 비판하는 주장이 커지자 디디추싱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미국 규제 당국과의 데이터 공유 사실을 부인했다.
 
“시진핑 주석은 항상 정치적 충성도를 우려한다. 자신에 대한 충성도와 공산당에 대한 충성도, 그리고 당의 이념에 대한 충성도까지 모든 것을 우려한다.”
수잔 셔크,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21세기 중국 센터

디디추싱의 주식상장 추진 후, 디디추싱 연구기관의 2015년도 발표 사항이 인터넷에 다시 유포됐다. 재유포된 사항에는 디디추싱이 보유한 다량의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무 시간이 가장 긴 기관을 포함해 정부 기관 소속 관료의 출, 퇴근 기록이 상세하게 공개됐다. 이처럼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디디추싱의 매우 정확한 맵이 더해지면서 중국 당국이 크게 우려한다.

예일대 법학대학원 폴차이 중국 센터(Yale Law School Paul Tsai China Center)의 수석 펠로인 샘 삭스(Samm Sacks)는 “디디추싱이 보유한 데이터가 국가 안보 측면에서 민감하다고 분류하는 정보임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과거, 디디추싱은 살인 사건 조사를 다룰 때,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지 못한 점과 개인 정보를 악용해 운전기사에게 다른 가격을 청구한 점 등 논란이 되면서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진짜 문제는 어떤 데이터를 보유했는가가 아닌 누가 데이터를 보유했는가이다. 워싱턴DC 국책연구소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수석 고문인 스콧 케네디(Scott Kennedy)는 “중국 정부 관료는 중국 소비자를 위해 데이터 사용 문제를 크게 우려하지 않으며, 그저 당국의 정보만 보호하는 것을 원한다. 그러나 중국 기업이 데이터를 보유했으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를 크게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사업은 지난 20년간 급속도로 증가했으며, 기업이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데이터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텐센트의 생태계만 하더라도 그 범위를 소셜미디어와 게임, 지도, 모바일 결제, 투자 등으로 확장했다. 그와 동시에 많은 기업과 일부 정부 기관이 위챗 앱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중국 정부는 데이터를 중국이 2021년 초에 발표한 5개년 계획(Five-Year Plan)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AI를 중심으로 급부상하는 여러 기술 부문의 선두가 되기 위한 노력의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한다. 애틀란틱위원회(Atlantic Council)의 지정경제학 센터 소속 수석 펠로인 제레미 마크(Jeremy Mark)는 “중국 정부는 개인 데이터와 기업 데이터, 정부 데이터 등 모든 데이터에 접근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부터 의학 연구, 감시 국가 유지 등 모든 부문에 적용할 계획을 두고 있다.

삭스는 중국 규제 당국이 기업에 실험 기회를 준 뒤, 기업을 감시하는 익숙한 형태를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시장 권력 남용과 가격 경쟁력 악용을 실제로 우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 초안은 교육 스타트업이 비영리단체로 전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저소득층 학생과 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이다. 또, 새로운 지침으로 음식 배달 기사의 임금과 각종 권리 보호 대책을 개선할 것이다. 7월 26일 발표로 공개된 사항 중 하나는 인터넷 기업 규제로 중국 내 보편적인 관행인 테크 기업의 경쟁사 서비스 접속 링크 차단 금지이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새로 발표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테크 업계에 개입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리카이푸(Kai-Fu Lee)는 2019년에 출판한 저서 『AI 슈퍼파워(AI Superpowers)』에서 테크 기업이 정부의 개입 없이 얼마든지 시장 지배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케네디의 설명에 따르면, 1990년대 말부터 중국 정부는 테크 기업이 해외 거래소에 상장해, 자본과 신규 투자자, 신기술에 접근하도록 독려했다. 기업은 국제 회계 기준에 노출되는 법을 알게 됐으며, 해외 투자자는 승승장구하는 중국을 통해 이익을 취했다.

케네디는 “지금까지 관측한 중국 관련 동향은 당국이 기본적으로 기업의 해외 투자 독려를 중단했다는 사실”이라며, 현재 정부는 해외 참여의 가장 큰 위험사항과 취약점을 발견한다고 덧붙여 전했다. 다수 투자자도 이에 동의했다. 디디추싱의 주가는 주식상장 후 최고가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7월 26일 자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의 주가는 지난 5개월간의 시가 총액 기준 7,690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을 당시 중국이 이전보다 더 서구화된 자본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어느 정도 서구화와 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이루어졌으나 지난 수년간 중국이 서양식 모델로 자체 전환할 것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중국 정부 관료는 중국 소비자를 위해 데이터 사용 문제를 크게 우려하지 않으며, 그저 당국의 정보만 보호하는 것을 원한다. 그러나 중국 기업이 데이터를 보유했으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를 크게 우려한다.”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수석 고문

중국 지도부는 여전히 마르크스주의 사고를 깊이 이해하면서 국가가 자유 시장을 통제할 필요성을 둘 의사를 지녔다. 공공 안보라는 명목으로 소수민족을 억압하는 중국이 국가 목표를 위해 기업의 이윤을 희생시키는 상황이 실제 놀라운 일인가? 사실, 시진핑 주석은 2016년, 국가 개발이라는 목표에 테크 부문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2018년에는 초기 혁신을 통한 중국의 사이버 강대국 지위 다지기에 나설 비전을 설명했다. 목표 달성에는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지면서 국가 우선순위를 위해 테크 부문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국가보안법 통과 후 꾸준히 사이버 공간 통제 수준을 급격하게 높였다. 2018년, 사이버보안 당국의 재창립과 함께 중국의 사이버 공간 규제 당국에 권리와 새로운 자원을 부여했다. 2020년 발표된 규제안은 국가 안보라는 명목으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사이버보안 검토를 촉구한다. 또, 9월 1일부터 시행된 새로 제정된 데이터보안법은 중국 기업의 데이터 관행을 대대적으로 규제한다.

정부와 테크 기업 간 마찰은 2020년 10월, 알리바바 창립자 마윈이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경고 발언을 한 이후로 위기로 치달았다.

케네디는 “시진핑 주석은 마윈의 사례를 테크 업계 대기업에 진짜 통치자가 누구인지 망각했다는 신호로 본다. 관료주의의 모든 요소가 시진핑 주석의 테크 업계 통제와 중국 테크 업계의 민간 대기업이 공산당의 광범위한 임무를 위해 따르도록 하는 것과 일치하다”라고 말했다. 마윈의 공개 비판 발언 직후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 그룹의 상하이, 홍콩 주식상장이 취소됐다. 2020년 12월, 규제 당국은 알리바바를 상대로 반독점 조사를 개시하고는 이듬해 4월, 총 28억 달러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 정부의 테크 기업 단속은 미국 관료가 중국 테크 대기업이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추진하는 등 미중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2020년에 시행된 미국 법률은 해외 기업이 미국 규제 당국이 검토하는 감사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미국 주식상장을 취소한다는 규정을 포함했다. 해외 규제 기관의 기업 감사는 중국 법률상 금지된 부분이다. 미국의 다른 여러 규제 당국도 중국 감시 기업 투자와 중국으로 마이크로칩 기술을 수출하는 행위 등을 표적으로 삼아왔다.

이전보다 더 독자적이면서 국가의 직접적인 모델로의 변화 추진에는 여러 위험 요소가 있다. 케네디는 “중국 경제에서 가장 활발한 흐름이 이어지는 부분은 바로 민간 부문”이라고 설명하며, 중국 관료가 전자상거래와 서비스 부문에서 테크 기업의 혁신 가능성을 상상할 수 없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급속도로 발전을 거둔 상황에서도 중국 인구 상당수가 고등학교에 진학해 교육을 받지 못하며, 중국은 여전히 수입산 칩에 의존한다. 케네디는 중국이 자국의 강점을 과대평가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자칫하면 자체 효율성을 견인한 경제적 성장 속도를 둔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 정부의 채택 의지가 달린 도박이다. 마크는 중국 지도부층이 미래 통치 구조와 미래 금융 시스템 개발에 영향을 미치거나 구조 형태를 만들기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한다. 모두 훨씬 더 많은 통제를 할 수 있거나 이미 통제가 된 상황으로 변화할 것이다.

마크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주된 원동력은 시진핑 주석이 정부와 공산당에 중국 인민 대상 유례 없는 수준의 통치를 주장하도록 추진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존재한 방식이지만, 오늘날 기술과 중국에 존재하는 감시, 데이터 크런치 작업이라는 수단으로 테크 업계를 겨냥한 단속이 이루어진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hina Cracks Down On Its Tech Giants. Sound Familia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