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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면역 체계, 사무실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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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면역 체계, 사무실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환기되지 않은 공기와 사람이 가득 찬 비좁은 사무실, 그리고 형편 없는 병가 제도가 의미하는 바는 많은 직원이 코로나19 봉쇄조치 해제 후, 대대적으로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By LUCY HARLEY-MCKEOWN, WIRED UK

감기에 대비하라. 영국 전역에 봉쇄령이 시행되자 의사와 면역전문가, 바이러스학자, 건축가 등이 한 말이다.

16개월간 비좁은 실내 공간에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더해져,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 출근하는 문화가 등장했다. 그와 동시에 영국의 매우 경악스러울 정도로 낡은 건물 기반시설이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매우 큰 압박을 주는 상황을 주는 요인이 되었다. 여러 지역에 걸쳐 영국은 코로나19 봉쇄조치 해제 이후 여러 학교에서 학기 초에나 등장할 법한 감기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백신연구 그룹(Vaccine Research Group) 소장인 그레고리 폴란드(Gregory Poland)는 “현대 역사에서 전 세계적인 거리 두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감염자 격리 및 자가 격리가 진행된 사례가 없다. 일시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중단하면 발생하는 자연적 현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각종 감기는 호흡기에 들어오는 공기 중 방울이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건강한 성인은 연간 2~4회 감기를 앓게 된다. 아이들이 1년간 감기에 걸리는 횟수는 연간 6~8회로 증가한다. 감기 바이러스는 사람 간 쉽게 이동해, 증상 발현 후 최대 2주 이내로 감기에 전염된다.

코로나 시대 이전 인체는 종종 호흡기 바이러스 병원체에 노출되었다. 간혹 이 병원체 때문에 아플 때도 있지만, 그 반대로 면역 반응을 강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봉쇄조치와 손 씻기 빈도 증가, 마스크 착용 등으로 호흡기 바이러스 병원체의 위험성이 감소해, 인간의 자연적 면역 체계에서 취약한 부분이 생겨났다.

위생 가설(hygiene hypothesis)은 영, 유아기에 각종 세균에 일찍이 노출되면 영구적으로 더 나은 면역 체계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위생 가설의 의미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각종 미생물에 노출되는 아동이 알레르기와 자체 면역 질환 장애를 앓을 확률이 낮다는 여러 증거가 발견됐다. 인체가 바이러스, 박테리아에 대한 반응을 기억하고 인체를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면역체계는 새로운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바이러스 때문에 감기에 걸릴 수 있지만, 면역 반응은 여전히 퇴치 방법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다른 여러 가지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비타민 D 적정량 섭취 여부, 스트레스 여부, 극심한 외로움 등도 바이러스 방어 반응의 또 다른 요소가 될 수 있다. 30만 명을 넘게 모니터한 여러 분석 연구를 통해 적극적인 사교 활동을 하는 이들이 연구에서 주어진 기간에 사망할 위험성이 50%나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르티솔을 생성하는 스트레스도 면역 체계의 기능 손상 원인이 된다.

영국의 감기 전염률을 측정하기 매우 어렵다. 감기 환자는 거의 병원을 찾지 않으며, 많은 사람이 주로 일반의를 찾는 대신 스스로 견뎌내도록 독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가 북반구 일대에 미치는 타격을 제법 훌륭하게 추측할 수 있다. 남반구에서 발견된 패턴 덕분이다. 호주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이외 다른 호흡기 질환이 급격히 발생했다. 미국 일부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는 2021년 7월 들어 폐에 감염돼, 일반적으로 아동의 병동 입원 원인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바이러스인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 감염 사례가 증가했다. 7월 17일 기준 약 1,600명이 RSV에 걸린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그보다 일주일 앞선 7월 10일 공식 확인된 감염자 수는 2,000명이다. 2020년 7월 25일, 일주일 동안 질병 통제예방센터(CDC)가 보고한 RSV 감염 사례는 단 11건이었다.

호주도 마찬가지로 2021년 봄, 퀸즈랜드주와 빅토리아주에 이어 뉴사우스웨일스주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에서도 RSV 감염 보고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겨울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주 왕립의과대학은 호주의 코로나19 제한 완화가 RSV의 급격한 확산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의 RSV 급증 사례가 북반구 전역의 임상의학 병원에 경고를 보내, 충분한 인력과 접근 가능한 자원을 확보하고는 RSV 감염이 증가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도록 확신을 주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사무실에 출근하라는 압박을 받는 상황이 더해진다면, 전염 위험성이 높아진다. ADP 연구소(ADP Research Institute)의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동안 보건 당국은 외출 자제 권고를 내리는데도 전 세계 직장인 54%가 사무실 복귀 압박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부는 봉쇄조치 시행 도중 거듭하여 필수직 종사자가 아닌 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독려하면서 경제를 되살리려 했다. 그와 동시에 많은 사람이 찾는 체인 음식점에서 칫하면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유발할 수도 있는 곳에서 호흡하고 식사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폴란드 소장은 “해결책을 주로 정치적, 경제적 요소 보도록 이끄는 과학과 의학을 바탕으로 한 문제 사례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통계청(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데이터는 2020년 병기 신청률이 1.8% 하락하면서 기록이 시작된 1995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 10여 년간 기침과 감기, 독감 등 경미한 질병이 가장 큰 유일한 병가 사유였다.

그러나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병가 신청률이 줄어들었다. 영국 통계청은 코로나19 시대의 제한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원인은 많은 직원이 이전보다는 불안정한 노동 시장에 대응했을 가능성이다. 앞으로 일자리가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무급 휴가 제도가 절정에 달했을 당시 직장인 890만여 명이 무급 휴가를 떠났다.

232개 지역의 유럽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를 게재한 역학·지역사회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은 지역 내 실직률이 높을 때, 개인이 사무실에 출근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발병 전에 연구를 진행한 노르웨이의 사례를 보면, 고정된 병가 정책을 둘 때보다 자유로운 병가 제도가 결근률 감소와 더 높은 채용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는 전 세계에서 병가 제도를 가장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곳 중 한 곳이다. 반대로 영국은 OECD 회원국 중, 코로나19 감염자 대상 의무적인 유급 병가 비율이 가장 낮다.

그리고, 많은 직장인이 근무하는 사무실 건물 구조도 문제가 된다. 영국 내 여러 사무실이 일정량을 넘어선 이산화탄소가 실내에 포화상태일 때, 이를 방출할 의학용 환풍기를 배치했다. 대기 중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완화하기 때문이다. 리액트 스페셜리스트 클리닝(REACT Specialist Cleaning)의 CEO인 숀 독(Shaun Doak)은 이제 일부 기업이 고객을 대상으로 누군가가 방문하는 당일 1~2시간 내내 건물 내 가동하는 환풍 시스템을 두어, 전날 실내에 퍼진 더러운 공기를 호흡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영국 내 일부 건물은 환풍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도록 설립되지 않았다. 글로벌 건물 관리 연구 기관인 CIBSE가 최근 발행한 보고서는 공공건물의 환풍기 감시 및 환풍기 개선이 시급히 필요한 상태라고 경고한다. 그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환풍기와 호흡기 질환 감염 간 밀접한 관계가 입증됐는데도 그동안 환풍기의 중요성을 간과한 사실을 시사한다.

왕립 엔지니어링 아카데미(RAE)가 발행한 보고서도 건물 설계와 운영 결점 대응 부재가 “지금의 코로나19와 미래의 여러 대유행병을 다루는 데 심각한 피해를 주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금전과 건강상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는 동시에 기후 변화 등 다른 여러 어려움을 다룰 능력에 제약을 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없는 안전한 근무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알고 있으나 스마트 설계 수요는 항상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 건설 기업인 캐스트 인테리어스(Cast Interiors)는 새로운 사무실 설계 요청을 보면, 직원을 위해 더 작고 긴밀한 협력 공간과 팀워크 공간을 찾는 이들이 많은 추세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봉쇄조치 이후의 상황으로 향하는 현재, 어떤 차별점을 둘 수 있을까? 건강한 근무 태도와 자유로는 병가 제도, 가능한 곳마다 한 단계 더 나아진 환풍기 배치 등이 훌륭한 시작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감염 대비를 위해 훌륭하게 대비해도 16개월간 코로나19의 봉쇄조치 속에서 생활한 뒤, 감기에 걸릴 수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Your immune system is not ready for the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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