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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 전력·식수 부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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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 전력·식수 부족으로 이어진다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기이한 가뭄, 그리고 호수와 저수지의 물 고갈 사태는 농장과 수력 발전소, 가정에 공급할 전력과 식수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By ERIC NIILER, WIRED US

미국 서부 지역 전역에 걸쳐 어디서나 현재 가뭄 상태, 그리고 미래 가뭄 발생 가능성을 나타내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 전체에 발생한 산불 피해부터 캘리포니아주의 급격히 줄어드는 저수지에 보관한 물의 양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까지 지구가 여름을 두 차례 겪으면서 극도로 건조해지는 듯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과 미국 농무부, 네브라스카대학교 링컨캠퍼스 산하 국립 가뭄 해결 센터(National Drought Mitigation Center) 소속 수문학 전문가가 발표한 통계 자료인 미국 가뭄 모니터(US Drought Monitor) 통계에 따르면, 2021년 7월 22일 기준 총 7,560만 명이 가뭄 피해를 겪는 채로 생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 대륙 인구 1/4이 극심하거나 이례적으로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는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7월 초, 남서부 지역 사막 일부 지역에 비가 내렸으나 다수 전문가는 향후 몇 달 동안 가뭄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어, 해당 지역 도시와 농부 모두 전기와 수자원 공급 부족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네바다주 사막 연구소(Desert Research Institute) 소속 기후학 부교수 댄 맥에보이(Dan McEvoy)는 “가뭄 피해가 발생한 미국 서부 지역 범위가 매우 크다. 미국의 거의 모든 주, 그리고 서부 지역의 거의 모든 주가 어느 정도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상황이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의 토목공학 교수인 제이 룬드(Jay Lund)는 와이어드와 인터뷰할 당시 샌프란시스코 베이 델타(San Francisco Bay Delta)의 한 구역을 가로지르는 800피트의 암벽을 지나 자신이 소유하는 36피트 보트로 항해했다. 총 1,100제곱마일의 델타 지역은 새크라멘토와 샌호아킨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형성됐으며, 야생동물 750종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2021년 강수량 부족 문제와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눈이 줄어들면서 인근 샌프란시스코 삼각주의 염수가 상류로 흐르면서 유입할 수 있을 정도로 흐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룬드 교수는 현재의 가뭄 사태가 20세기 초, 가뭄 기록을 시작한 이래로 1976년과 1924년에 이어 세 번째로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극도로 적은 강우량과 낮은 수위 탓에 2021년 6월, 여러 주 관료가 총 1,000만 달러 상당의 긴급 프로젝트를 시작해, 해양의 염수가 삼각주로 대거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번 프로그램의 규모는 샌프란시스코의 트랜스아메리카 빌딩 프로젝트와 비슷하다. 주 관료는 비옥한 센트럴 밸리를 가로질러 농지에 관개수를 공급하는 대규모 펌프에 사용되는 담수 공급을 보호하기를 바란다.

캘리포니아주는 주의 GDP 3%에 해당하는 금액인 500억 달러를 투자해 농부의 지하수 배출 제한을 시작했다. 그러나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잔디 물 사용 등 가정의 물 사용량을 15% 줄이는 것을 요구하기는커녕 권고 사항으로만 두었다.

여전히 캘리포니아주에는 서서히 드러나는 수자원 공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조짐이 있다. 캘리포니아주 식수 공급을 위한 대규모 모델을 개발한 룬드 교수는 8월이 1년 중 가장 덥고 건조하다고 언급하며, 캘리포니아주의 전기 그리드 수요 증가와 함께 공급 가능한 수자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룬드 교수는 “올해 가뭄은 무더운 날씨와 함께 발생할 것이며, 높은 기온 때문에 에어컨 부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특히, 태양열로 공급하는 에너지양이 현저히 줄어드는 저녁 시간대 피해가 클 것이다. 큰 위협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룬드 교수는 캘리포니아주의 수력 발전 댐에 사용할 수 있는 지표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는 “올해 수력 공급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 혹은 그 이하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측한다. 이유는 강수량 부족이다”라고 전했다.

2021년 7월, 미국 연방 매립국(Bureau of Reclamation) 소속 관료는 서부 지역 최대 규모 댐인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의 경계에 있는 미드호와 유타주와 콜로라도주 사이에 있는 파월호가 댐에 묻혀 있는 대규모 수력발전기를 돌리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위를 기록하는 극심한 부족 상태 악화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매립국은 와이오밍주 플레이밍고지 저수지 상류의 물을 방류하고, 뉴멕시코주와 콜로라도주 저수지의 물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매립국은 이번 조치가 파월호와 글렌 캐니언 댐(Glen Canyon Dam)의 수력 발전 수준에 위협을 제기하는 상황을 막기를 바란다.

또, AP 통신은 2021년 여름,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캘리포니아주의 연방 저수지 규제를 발표하고, 이를 2022년 1월부터 시행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캘리포니아 일대에 심각한 가뭄 피해가 발생했을 때, 캘리포니아주는 태평양 연안 북서부 일대에서 수력 발전 공급량을 확보하면서 지역 내 수력 발전 문제를 보완했다. 그러나 2021년에는 더 어려울 듯하다.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의 산불과 농작물 피해를 일으킨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뭄 모니터 발표에 따르면, 7월 18일(현지 시각) 기준 워싱턴주의 표토 습도는 98%를 기록했다. 이는 21세기에 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건조한 상태이다. 또, 워싱턴주는 방목장과 목초지, 봄밀, 보리 생산에 필요한 미국의 ‘극도로 열악한’ 토양 상태를 ‘다소 열악한 상태’가 되도록 만들었다. 이때, 워싱턴주의 가뭄 정도는 몬태나주와 애리조나주, 오리건주, 유타주, 네바다주, 와이오밍주와 비슷했다.

연방 댐 31곳과 핵 발전소 1곳에서 미국 서부 8개 주의 전력을 생산하는 본네빌 전력 당국(Bonneville Power Administration)의 대변인인 더그 존슨(Doug Johnson)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눈밭과 지표수 때문에 미국 북서부 지역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정도의 물을 공급할 수 있으나 물의 양이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존슨은 “지표수가 예년 평균보다 낮다. 따라서 잉여 수자원보다는 자체적인 수력 발전 능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는 상황이다. 더는 잉여 자원에 의존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에너지가 추가로 필요하겠지만, 필요한 에너지양은 매일, 그리고 매주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2020년 8월, 캘리포니아주의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에어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자 주 전체에 걸쳐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전력 위기 사태가 주 공공기관의 부실한 계획 때문으로 확인됐다. 물론, 다수 전문가가 기온 상승과 가뭄을 유발하는 요소로 지적하는 기후변화가 악화된 탓도 있다. 수력과 전력,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노스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삼림 및 환경 자원 부교수 조던 컨(Jordan Kern)은 수력 공급 부족과 극심한 폭염, 전력 수요 증가 사태의 여파가 일부 지역의 전력망이 망가지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파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컨 교수는 “올해 여름, 몇 주간 서쪽에서 115도 내지 120도의 열이 몰려온다면, 특히 모든 주민이 에어컨을 사용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전기 부족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PG&E와 같은 공기업이 수요 절감을 위한 정전이 임박했음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가동을 중단한 발전소의 전력에 의존하는 등 정전 관련 관리 실패로 비난을 받았다. PG&E는 2021년 들어 전력 라인이 급격히 증가하자, 산불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1만 마일의 송전선을 묻을 계획을 발표했다.

컨 교수는 기후변화 때문에 기온이 상승하면서 가뭄이 심각해진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여름의 폭염과 가뭄 피해가 심각한지 혹은 기후변화의 다른 요인이 문제가 된 것인지 확인하려면, 과거의 상황을 살펴보면 된다.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기온을 보고, 종형 곡선을 표시한다. 그리고, 올해의 종형 곡선도 똑같이 생성하면, 폭염과 가뭄 피해가 유독 극심한 해인지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소속 전문가로 구성된 세계 기후 분석기관(WWA)이 2021년 6월 말의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극심한 열돔 현상을 설명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사실은 사실상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아니라면 발생할 수 없는 문제임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WWA는 해당 연구를 발표하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에 심각한 경고를 한다”라고 전했다.

미국 서부 지역의 가뭄은 우주에서도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서로 137마일(약 220km)의 거리를 두고 지구를 도는 GRACE 탐사선이라는 한 쌍의 위성을 발사했다. 다수 과학자가 두 위성 간의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면서 위성 아래에 있는 지구의 미세한 중력장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중력장의 세기는 위성의 이동 경로 아래에 있는 영역의 질량과 두 위성의 거리에 따라 다르다. 산맥과 호수, 지하수 위를 지날 때, 중력장이 두 위성 중 하나에 작은 힘을 가한다. 이때, 과학자는 두 위성 간 거리를 인간의 적혈구 폭과 같은 수준까지 측정하면서 중력과 질량 변화를 측정한다.

NASA 응용과학 수자원 프로그램(Applied Sciences Water Resources Program)의 프로그램 부총괄인 존 볼튼(John Bolten)은 “설산과 지하수를 포함한 지상 저수지의 변화를 측정한다. 이 작업을 반복한다면, 지하수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번 가뭄과 관련, 매우 심각한 수준의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한 사실을 관측했다”라고 발했다.

가뭄 모니터는 물론이고, 각 주의 수자원 관리자에게도 토양 습도를 측정하는 각각의 위성은 물론이고 GRACE 위성의 데이터를 제공해, 농부와 시민 모두를 위해 수자원을 활용할 최선의 방법을 두고 더 나은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볼튼은 위성 관측을 통해 미국과 세계 여러 국가의 지하수가 고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데이터만으로 현재 지하수 고갈 속도가 수자원 공급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treme Heat Could Also Mean Power and Water Short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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