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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브리트니 운동, 오래 이어지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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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브리트니 운동, 오래 이어지는 힘
#프리브리트니 해시태그와 함께 브리트니 스피어스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성년 후견 제도가 계속 이어진 사실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By ANGELA WATERCUTTER, WIRED US

인터넷의 훌륭한 가능성 중 하나는 항상 무언가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는 점이다. 트위터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은 누구나 자기 생각과 신념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인터넷은 완벽하지 않은 토론의 장이지만, 정치인부터 소아과 의사까지 거의 모든 사람이 발언할 수 있는 공간이다. #프리브리트니(#FreeBritney)의 사례를 보면,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도 제 목소리를 낼 기회를 주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성년 후견 제도의 대상이 돼, 캘리포니아 법원에 자신의 딸인 브리트니 문제를 관리할 권한을 신청한 아버지인 제이미의 보호를 받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계속 활동하면서 별다른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결국 많은 팬이 성년 후견 제도가 실제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가장 원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많은 팬이 단서를 찾고자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SNS를 열심히 검색하고, 청문회 내내 법원 바깥에서 집회하면서 계속 #프리브리트니 해시태그가 사라지지 않도록 했다. 팬들의 노력으로 뉴욕타임스 다큐멘터리인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Framing Britney Spears)’ 촬영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6월 23일(현지 시각),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드디어 판사 앞에서 직접 발언했다. 계속 공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고수한 자신의 힘겨운 고통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프리브리트니 지지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밝힐 기회를 얻는 것이 오랫동안 원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발언은 매우 우려스러웠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23분간 이어진 공개 발언을 통해 LA지방 대법원 판사 브렌다 페니(Brenda Penny)에게 원하지 않을 때도 활동해야만 했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신과 치료받으러 갈 수 없었고, 또다시 아이를 갖기 위해 자궁 내 장치(IUD)를 제거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성년 후견 제도가 내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내 삶을 이전처럼 자유로운 상태로 돌려놓고 싶다”라고 말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증언과 관련, 24시간 내내 ‘#프리브리트니’라는 해시태그가 추가된 트윗이 50만 건 넘게 게재됐다. 약 15만 개의 트윗은 #브리트니가말한다(#BritneySpeaks)라는 해시태그를 추가했다. #프리브리트니 해시태그는 일부 팬이 브리트니 스피어스 관련 집회를 열고는 성년 후견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2019년부터 등장했다. 그와 동시에 일부 소식통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성년 후견 제도에 의문을 제기한 팬을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는 스타를 극단적으로 지지하려 하는 과잉 반응을 보이는 팬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성년 후견 제도 문제가 갈수록 더 큰 관심을 받아, #프리브리트니 해시태그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6월 23일에 열린 청문회 당시 #프리브리트니를 지지하던 팬 수십 명이 참석해, 발언하면서 팻말을 들어 올렸다. 해시태그 운동이 종종 정치적 문제나 사회적 문제 지지 수단일 뿐이었으나 간혹 현실 세계의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상황은 매우 다르지만, #프리브리트니 운동을 보면서 또 다른 팝 스타인 케샤를 위해 열린 집회를 떠올릴 수 있다. 2016년, 케샤가 프로듀서인 닥터 루크(Dr. Luke)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루카츠 고트왈드(Lukasz Gottwald)와 법적 분쟁을 벌일 당시 팬들이 #프리케샤(#FreeKesha) 해시태그를 지지하고, 크라우드펀딩 운동까지 벌여 케샤의 소송 비용을 모았다. 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한 노력이 실제 스타에게 큰 도움이 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부분적으로 대중에게 상기시켜주면서 알리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케샤 모두 제 목소리를 내고 인터넷이라는 메가폰을 통해 자기 생각을 널리 알리고자 한 여성이다.

여성이 항상 제 목소리를 낼 때는 “내가 이런 일을 해?”라는 우려가 뒤따랐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소속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틴 블라시 포드(Christine Blasey Ford)이든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교사든 무엇이든 자신이 느끼는 바를 공개적으로 그대로 공유한다면, 조롱과 희롱, 여성 혐오주의적 논란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발언을 한 여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낳는다. 여성의 말을 듣는 이들이 회의적인 생각을 지니면서 발언한 여성이 신뢰를 얻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생겨난다. 지나가려는 여성이 거의 없는 지뢰밭과 같다. 케샤는 닥터 루크와의 문제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며 공개 발언을 하려던 싸움에서 패배했다. 지난 13년간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발언할 기회조차 전혀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Britney Spears Official Site]
[사진=Britney Spears Official Site]

6월 23일,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공개 발언을 시작하면서 2019년 5월에 법원에서 한 차례 발언한 사실에 주목하며, “법원에 출석한 마지막 날, 성년 후견 제도와 관련된 사항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성년 후견 제도를 끝낼 방안과 #프리브리트니 지지를 모색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동안 겪은 일이 당혹스러우면서도 절망적이다. 이는 그동안 성년 후견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던 주된 이유이다”라고 밝혔다. 이제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는 그의 발언을 들을 인터넷이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Enduring Power of #FreeBrit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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