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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근무 소통 수단, ‘줌’이 아니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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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근무 소통 수단, ‘줌’이 아니어도 된다!
비효율적인 화상통화 때문에 많은 직원이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줌을 활용해야 할 때와 활용하지 않아야 할 때를 판단하는 법을 이 가사로 설명한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스라바야 아타루리(Sravya Attaluri)의 디자인 스튜디오는 코로나19 시기에 설립된 여러 기업 중 하나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시행된 여행 금지 때문에 발이 묶여 홍콩에서 설립된 아타루리의 스튜디오의 직원 6명은 인도와 홍콩, 미국 등에 흩어져 있다. 이 때문에 줌을 이용해 일일 회의를 하면서 동료의 업무와 코로나19 시기의 삶과 업무를 추구하는 방법을 확인하는 상황이 이해된다.

아타루리의 스튜디오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전 세계 인구의 줌 화상 회의 기능 사용 시간은 총 3조 3,000억 시간(630만 년)이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총 970억 분(18만 4,000만 년)을 기록한 전 세계 인구의 줌 사용 시간보다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사무실을 떠나 원격 근무에 돌입하게 되면서 많은 직장인이 줌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스, 구글 행아웃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타루리를 비롯한 모든 직원이 한동안 줌 피로감을 느꼈다. 아타루리의 스튜디오 직원 모두 와이파이 지연과 오디오 드라이버 생성 오류, 간혹 실행되지 않는 웹캠 등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 때문에 짜증이 쌓여갔다. 또, 최근에는 매일 카메라 앞에 앉아야 하는 점에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일 화상 회의 기능을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아타루리는 “줌과 같은 화상 회의 기능이 모든 직원에게 역효과를 일으키기 시작한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회의를 실행할 필요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줌보다 이메일이 더 효율적이었다. 게다가 매일 줌을 통해 잡담하는 데 하루를 허비했다”라고 말했다.

줌에 회의감을 느끼는 것은 아타루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러 사례로 얻은 증거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줌 혁명에 곧장 뛰어들고 1년이 지난 기업은 화상 회의 기능 사용 방법을 재고하기 시작한다. 줌의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많은 사용자에게 흥미로운 기능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 또 다른 원격근무 툴인 슬랙(Slack) 영국 지사의 총괄인 스튜어트 템플턴(Stuart Templeton)은 “지난 15개월 동안 단순히 회의 공간을 물리적인 회의실에서 식탁으로 옮겨 영상으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실제로 대다수 직원이 원하는 새로운 근무 방식의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직장인이 갈수록 화상 회의에 싫증을 느끼는 이유 4가지를 지목한 학술 연구가 등장했다. 그 한 가지 이유는 수많은 시선이 부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집중되는 환경에서 회의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겸 스탠퍼드 가상 인간 상호작용 연구소(Stanford Virtual Human Interaction Lab) 창립자이자 소장인 제레미 베일런슨(Jeremy Bailenson)이 설명한 바와 같이 여러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는 효과가 발생하는 환경은 피곤함을 일으킬 수 있다. 중단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얼굴을 몇 시간 동안 화면으로 마주하는 것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카메라에 비추는 자신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베일런슨 교수는 이를 거울이 온종일 우리를 따라다니는 상황에 비교했다.

항상 프레임 한가운데 자신의 얼굴이 비치면서 계속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화상 회의 내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연구를 통해 주변을 걸어 다니면서 전화하는 것이 인지 능력을 향상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마지막 원인은 눈동자 움직임이나 약간의 고개 끄덕임, 시선 고정을 할 곳을 찾지 못한 채 화면 바깥의 더 흥미로운 다른 대상에 한눈팔기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어려움이다. 이는 뇌가 다른 쪽에서 느끼고 말하려 하는 바를 분석하는 데 더 열심히 노력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스 소속 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가 화상 회의의의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직원 참여도 향상에 집중하는 기업인 디 인게이지먼트 코치(The Engagement Coach)의 창립자인 암릿 산다르(Amrit Sandhar)는 지난 수 개월간 줌 사용 빈도를 크게 줄이고, 컴퓨터 화면을 공유해야 하는 때만 줌을 실행했다. 산다르는 “협력을 기반으로 한 사고와 탐구가 필요한 작업을 할 때는 전화 통화라는 옛 방식을 택한다. 전화 통화를 할 때 듣는 사람이 상대의 주변 배경에 한눈팔지 않고 말에 집중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신의 직원 모두 전화 통화를 하면 화상통화를 할 때보다 더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도 직원 채용과 교육을 전적으로 원격으로만 진행하는 기업에 친밀한 직원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이름을 부르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심리학을 연구하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치아 정 차이(Chia-Jung Tsay) 박사는 “만약, 두 사람이 이미 서로 잘 아는 사이라면, 많은 정보를 얻을 필요성이 더 적을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 회의이면서 논의할 문제가 복잡하다면, 대면을 통한 회의가 더 메시지를 전달하기 쉬운 몇 가지 측면이 존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줌 자체 경영진도 화상 회의가 모든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다. 줌 영국·아일랜드 지사 총괄인 필 페리(Phil Perry)는 “화상 회의 도중에는 무조건 모든 질문에 답할 필요는 없다. 1년 넘게 화상화의를 사용하자 많은 사람이 종종 메시지의 간결함과 빠른 질문 속도라는 장점을 잊고는 자동으로 줌 화상 회의 기능을 선택한다”라고 말했다.

페리 총괄은 화상 회의 피로감이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자연적인 문제’라고 말하며, 원격 화상 회의 일정이 반복으로 이어진다면 생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줌은 매주 수요일마다 내부적으로 화상 회의를 금지한다. 그와 동시에 회의 도중 오디오로만 소통하면서 휴식할 시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화상 회의에 큰 변화를 주면서 화면을 응시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한다.

온종일 화상 회의를 이용한 활동 금지는 더블린 스타트업 피드(Fiid)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택하는 전략이다. 매주 월요일, 줌 화상 회의를 금지한 피드 CEO 셰인 라이언(Shane Ryan)은 “회의가 너무 많아 실제로 처리할 시간이 전혀 없는 업무 이야기를 했다. 이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주어진 시간을 확인해, 모든 직원이 무언가를 하기 위한 공간과 자유시간을 누릴 뿐만 아니라 생각하면서 창의적인 업무를 하도록 한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시간 압박을 받을 때나 시간 제약이 있을 때 떠오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줌은 자체적으로 채팅 기능을 이용해, 직원과 연락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기관은 슬랙을 비롯한 다른 여러 가지 플랫폼을 사용한다. 템플턴 총괄은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여러 팀 사이에 존재하는 신경 다양성을 상기시켜주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로 줌에서 크게 의견을 내지 못하고 조용했던 직원 다수가 자기 생각을 구상하면서 업무에 더 많이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줌을 사용하는 것이 최선일 때와 완전히 다른 것을 사용해야 할 때를 판단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아타루리는 여전히 정기 안건 회의를 할 때 줌을 사용한다. 그러나 모든 직원에게 영상 실행을 요청하지는 않는다. 프로젝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것은 이메일로 공유하면서 1대1 회의는 전화 통화로만 이루어진다. 아타루리는 “실제로 일부 직원은 관리자가 화면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화상 회의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더 편안함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전화 통화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영상을 실행하지 않는 화상 회의는 슬랙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템플턴 총괄은 “업무 도중 이루어지는 가상 회의 상당수가 비디오 활성화 여부는 개인이 선택한 채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이 작성된 초대장으로 공지하면서 진행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회의 참석자에게 스스로 카메라 기능 활성화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많은 직장인의 근무 방식을 바꾼 화상 회의 기능의 한 가지 요소는 업무 도중 제기되는 의문 사항이나 우려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직장인이라면, 기업 대표가 슬랙에서 자신을 지목하고 빠르게 줌 화상통화에 접속할 수 있는지 물어볼 때 등골이 오싹해지는 듯한 두려움(그리고, 사고회로가 정지되는 순간)을 잘 알 것이다. 많은 사람이 상사 앞에 서서 대응 방식을 말하도록 요청받는 상황이라면, 당황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세 이전과 같은 사무실 환경이라면, 특정 업무 요청 관련 답변을 찾은 후 주어진 시간 내에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소통했을 것이다. 페리 총괄은 “채팅 기능과 협력 도구는 더 빠른 대응 속도와 효율성을 향상한 상태에서의 업무 완수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템플턴 총괄은 동시에 발생하지 않는 소통 기회를 되찾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템플턴 총괄은 다수 슬랙 사용자가 영상 메시지 기반 작업 툴인 룸(Loom)과 같은 방식으로 프로젝트 기간이나 전 직원에게 해당하는 업데이트 사항 등을 새로 전달하는 짧은 영상을 생성하고는 직원이 준비되었을 때, 해당 업무를 소화하도록 공유하는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다.

따라서 다수 전문가는 줌 화상통화 기능을 대대적으로 기업 전반에 걸친 업데이트 사항이나 하루를 시작하는 회의에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만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수많은 정보를 알리고, 토론을 격려할 상황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의 업무와 행복을 연구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인간 상호작용 교수인 안나 콕스(Anna Cox)는 “개인적으로 업무에 필요한 피드백이 필요한 때와 같이 실제 대화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시간 효율성 측면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메시지를 작성하는 것보다는 직접 대화하는 것이 더 낫다”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 간의 개인 회의를 할 때, 전화 통화로 전환하기가 더 쉽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자녀를 키우는 직원이 부엌 한구석을 정돈한 뒤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문제 될 것이 없다. 그와 동시에 빠르게 이어지는 질문이나 확인 사항을 슬랙과 같은 앱으로 처리하도록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는 조심스레 참조 기능으로 관련 업무를 처리할 직원을 추가하는 등 이메일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에게 효과가 있는 소통 방식을 찾는 것은 어렵다. 콕스 교수는 “원격 근무 도중 활용할 수 있는 소통 수단이 매우 많으며, 상황별로 사용하기 적합한 수단을 지시하지 않기 때문에 복잡해졌다. 원격 근무 지원 수단의 종류와 최선의 사용법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작업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이 이메일을 없애고 슬랙만 사용하고 있지만, 다양한 수단을 함께 사용하면서 화상통화 기능을 최우선 순위로 두는 기업도 많다. 콕스 교수는 대표가 직원과 메시지로 소통할 방법을 판단할 때,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라는 몇 가지 간단한 조언을 했다. 그는 “직원에게 각자 하는 일과 관련된 부분에 일종의 통제 권한을 주는 것을 생각해, 직원이 활용하는 시간을 개인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도록 하라”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No, it doesn’t need to be a Z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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