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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미래형 슈퍼마켓 고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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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미래형 슈퍼마켓 고안하다
쇼핑백 컨베이어 벨트와 개인 맞춤형 식품 추천, 안면 인식 기술 결제 모두 이제는 더 이상 미래 지향적 기술이 아니다.
By MEGAN TATUM, WIRED UK

컨베이어 벨트의 모습을 바꾼 쇼핑백의 모습은 허마셴성(Freshippo)이 일반 슈퍼마켓과 다르다는 점을 시사하는 첫 번째 단서이다.

파란색 폴로 셔츠를 입은 직원이 선반을 정리하고,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스캔해 사과나 참기름, 향신료 등 온라인 주문 내역에 따라 제품의 정확한 브랜드 위치를 찾는다. 제품을 찾은 뒤 가방에 넣고 자동 컨베이어 시스템에 고정하고는 배송 자전거가 대기하는 매장 뒤로 서둘러 옮긴다.

중국에는 이처럼 운영되는 허마셴성 매장 200곳이 넘게 있으며, 모두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슈퍼마켓이자 현대 유통 센터이다. (매장 반경 3km 내에 있는 곳에 있는 배송지에는 주문자가 구매 버튼을 클릭하자마자 30분 이내로 배송된다) 허마셴성 매장 모두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거물급 기업인 알리바바가 이른바 ‘뉴 리테일(New Retail)’이라고 일컫는 유통업 부문에서 선두 입지를 차지하고자 소유한 채로 운영한다. 허마셴성은 자체 매장을 재구성할 방식의 청사진을 제공하기도 한다.

매장에 직접 방문해 장을 보는 고객은 신선 식품이 포장된 카운터와 미소를 띤 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이 쟁반을 든 채로 건네는 신제품 샘플, 육류와 생선류, 해산물 등 매장에서 일주일 단위로 다양한 품목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주 단위로 제공하는 특별 식품의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랍스터를 고른 다음 바코드를 스캔하면, 슈퍼마켓 앱이 즉시 원산지와 랍스터 제공 시기, 양식업 디지털 인증 등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앱은 고객에게 구매하고자 하는 식품을 로봇이 서빙하며, 각각의 테이블 끝에 태블릿이 장착돼 대기 시간에 영화나 TV 쇼를 찾아볼 수 있는 매장 내 식당에서 즉시 조리하는 것을 원하는지 묻는다.

뉴 리테일의 개념은 알리바바 공동 창립자인 마윈이 2016년에 구상한 개념이다. 알리바바가 3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80%를 장악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물리적 매장도 장악하면서 식료품 판매 점유율을 더 많이 얻고자 했다. 시장 조사 기관 아시아 테크 스트래터지(Asia Tech Strategy)의 연구 총괄인 제프리 토슨(Jeffrey Towson)은 “책과 컴퓨터 판매는 쉽다. 하지만, 부패할 수 있는 상품은 판매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 부분이 바로 알리바바가 최종적으로 장악하고자 하는 부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상하기 쉬운 신선 식품 판매 업계를 장악하고자 했다.
 

2016년, 상하이에서 첫 번째 허마셴성 매장이 문을 열었다. 2018년, 알리바바는 14개 도시에 허마셴성 매장 64곳을 운영했다. 그리고 2020년, 중국 내 허마셴성 매장 수는 246곳으로 늘었다. 상하이에서 첫 번째 매장이 문을 열고 불과 2년 후, 중국 내 식품 온라인 판매가 32.5%가량 급증했다. 알리바바 허마셴성 사업부(Freshippo Business Group)의 수석 총괄인 궈 수린(Guo Xulin)은 빠른 매장 개설과 허마셴성 매장별로 기록한 수만 건의 일일 주문량 덕분에 식품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적은 비중이 아니며, 허마셴성 매장의 제품 판매 60% 이상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궈는 “허마셴성이 구상하는 미래 유통업계의 비전은 디지털 매장과 물리적 매장 간의 대립이었던 적이 없다. 허마셴성의 비전은 항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간단하게 통합할 상업의 미래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허마셴성은 단순히 슈퍼마켓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개념을 테스트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수린 총괄은 현재,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편의점과 아침 식사 픽업대, 쇼핑몰까지 두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허마셴성은 알리바바가 지금까지 가장 대대적인 혁신 효과를 이룬 식료품 부문 매장이다. 알리바바의 다수 경쟁사는 허마셴성의 선례를 따르는 추세이다.

2021년 말, 유통업계 경쟁사인 JD는 중국에서 세븐 프레시(SEVEN FRESH) 슈퍼마켓 매장 49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JD는 이러한 전략을 위한 이름을 ‘언바운디드 리테일(Unbounded Retail)’로 변경했으나 알리바바의 뉴 리테일과는 차이를 두고 있다.

세븐 프레시 매장 모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공급망을 통해 제품을 추적하도록 한다. 세븐 프레시 총괄인 헬슨 젱(Helson Zheng)은 “고객이 차간호(Chagan lake)에서 잡은 생선과 수입산 우유, 대문짝 넙치 등 일부 제품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양식부터 운송 과정까지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QR 코드로 볼 수 있는 정보는 제품 생산 과정에 준비되는 디지털 매직 미러(Magic Mirrors)를 띄우기도 한다.

세븐 프레시의 일부 지점은 추적 기능을 실행하는 손목 밴드와 고객이 제품을 넣을 때, 해당 제품을 자동으로 스캔하는 로봇 쇼핑 카트를 배치했다. JD의 기존 데이터 전략은 전자상거래 서비스 고객 4억여 명이 매장 안을 돌아다닐 때,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림이나 SMS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고객은 브랜드 자체 휴지를 온라인으로 대량 구매하면 할인을 받거나 한 달 전에 구매한 면도기를 장바구니에 추가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허마셴성과 마찬가지로 세븐 프레시 매장 모두 유통 센터 역할을 한다. 이 덕분에 JD는 제품을 고르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고른 제품을 가방에 넣고 고객에게 배송하는 등 온라인 식료품 판매의 가장 큰 걸림돌을 극복했다. 온라인 매장 재고와 오프라인 매장 재고를 한 매장에 통합하고 제품을 추적하면서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디지털 기술 속도를 높이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효율성을 높였다. 젱 총괄의 설명에 따르면, 직원 한 명당 처리하는 일일 온라인 주문량은 120건 이상이며, 제품 진열 선반에 제품을 채우는 속도도 30%가량 향상됐다.

2020년 12월, JD는 유통 매장 확대 계획의 일환으로 허베이성의 기존 슈퍼마켓 체인점인 지아완지아(Jiawanjia)와 협력해, 오프라인 매장에 JD의 디지털 기술을 구축했다. 젱 총괄이 알려준 바에 따르면, JD는 자체적으로 매장을 소유하면서 운영하는 것 대신 지아완지아와의 협력을 통한 매장 내 디지털 기술 구축이 가장 빨리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한다. 젱 총괄은 “역량 증진 모델은 세븐 프레시가 계속 나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확장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와 JD 모두 코로나19 확산세와 함께 유통 사업의 주된 성장 동력을 입증했다고 말한다. 수린 총괄은 1년 넘게 운영된 허마셴성 매장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젱 총괄은 “처음 코로나19가 창궐하자 많은 지역사회가 폐쇄됐으며, 고객은 주기적으로 신선식품을 장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 이때, 세븐 프레시의 실적이 많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토슨은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채로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매장의 등장은 앞으로 발생할 일이라고 말한다. 토슨은 “결국, 고객은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의 차이를 인지하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슈퍼마켓 매장 통로를 걸어 다니면서 AI 어시스턴트가 제품을 추천할 때, 휴대폰으로 소통할 것이다. 그 전날 온라인으로 주문한 초콜릿 바를 선택할 것이다. 매장 내에서 구매한 식재료가 조리되는 동안 같은 플랫폼에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모두 하나의 경험이 될 것이다. 이는 처음 반복하여 이루어지는 경험이며,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장은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 그리고, 최우선 목표는 다른 슈퍼마켓은 변화의 추세에 뒤처진 것처럼 나타나도록 하는 고객 서비스 경험 혁신이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허마셴성과 세븐 프레시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코로나19 이후 영국 슈퍼마켓이 고려할 사안이다. 2020년,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온라인 식료품 주문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온라인 식료품 매장은 계속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존 식료품 매장이 전체 운영 방식과 관련된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온라인 주문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수익을 유지할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여러 지역에 분포된 물리적 매장 부지를 최대한 활용할 방안은 무엇일까? 중국과 중국 내 고유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슈퍼마켓 브랜드가 이미 답을 찾은 듯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libaba has invented the supermarket of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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