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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화성을 걸어 다니도록 하려면?...비탈길 걷기 훈련 필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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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화성을 걸어 다니도록 하려면?...비탈길 걷기 훈련 필요할 것
화성의 험준한 지형을 걸어 다니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을 소형 사족보행 로봇 스페이스복을 만나보자.
By MATT SIMON, WIRED US

1997년, 화성에 착륙한 소저너(SOJOURNER) 탐사선부터 2021년 2월, 화성에 안착한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까지 화성에 간 많은 로봇은 바퀴를 지니고 있다는 한 가지 확실한 특성을 공유한다. 바퀴로 굴러다니는 것이 걷는 것보다 더 안정적이면서 에너지 효율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은 지구에서도 걷는 법을 완전히 터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찌 됐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나치게 비싼 화성 탐사선이 넘어지면서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채로 뒤집힌 상태에서 화성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바퀴를 장착한다면, 탐사선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가파른 언덕과 같이 복잡한 화성의 지형을 탐사하려면, 지구상의 동물이 진화한 것과 같이 다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과 독일의 막스 플랑크 태양계 연구소 소속 과학자로 구성된 합동 연구팀이 영양과 동물인 스프링복(springbok)의 모습을 흉내 내도록 설계된 소형 사족보행 로봇 스페이스복(SpaceBok)을 제작했다.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다시피 실제 스프링복은 아프리카 사막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포식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2018년에 도입된 스페이스복의 원래 개념은 우주 비행사가 약한 달의 중력 속에서 이리저리 이동한 것처럼 달 표면을 점프하는 것이었다. 비교적 평평한 달에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모래와 바위, 가파른 언덕으로 구성된 화성의 복잡한 지형을 고려하면, 화성에서는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연구팀은 스페이스복의 관절과 움직임 패턴을 변경해, 더 거친 지형에서의 움직임을 제어하도록 한다.
 
[사진=Eurpoe Space Agency]
[사진=Eurpoe Space Agency]

연구팀은 이번 새로운 실험에서 스페이스복이 이전과 더 가까우면서 탄력이 적은 움직임을 프로그래밍으로 구성했다. 특히, 연구팀은 관절 최소 3개가 언제든지 땅과 접촉하는 정적 움직임과 하나 이상의 관절이 즉시 땅에서 떨어지도록 하는 동적 움직임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비교하고자 했다. 정적 움직임은 더 체계적으로 구성됐으며, 동적 관절은 로봇이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효율적이다.

또한, 연구팀은 발굽과 평면을 갖춘 두 가지 유형의 발을 갖춘 스페이스복도 구상했다. 발굽 표면 영역은 작으며, 실제 스프링복과 같은 발굽이 있다. 평면 발은 평평한 회전 고리가 있어, 발이 땅에 닿을 때, 발을 굽힐 수 있다. 발굽보다는 눈 신발에 더 가까운 모습을 떠올려보라. 혹은 실제 미끄럼 방지용 밑창이 있는 눈신발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발이 땅을 꽉 잡도록 도움을 줄 뾰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스페이스복의 움직임과 발을 다르게 구성한 뒤, 스페이스복을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화성의 토양과 비슷한 물질이 담긴 모래 속에서 자유롭게 조종하는 데 큰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 덕분에 연구팀은 스페이스복의 여러 구성 중 하나라도 최대 25도 경사진 평면에서 몸을 지탱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로봇의 에너지 사용을 관찰해, 각각의 움직임과 발 구성에 따른 효율성을 수치로 나타낼 수 있었다.

국제 학술지 필드 로보틱스(Field Robotics)의 게재를 승인받은 스페이스복 개발 및 훈련 작업을 설명한 논문 게재 예고 글을 통해 연구팀은 스페이스복이 넘어지지 않고 화성의 언덕을 능숙하고 효율적으로 오를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취리히공과대학교 로봇 박사인 헨드릭 콜벤바흐(Hendrik Kolvenbach)는 “연구팀은 오늘날의 동적인 로봇 개발 작업법과 함께 스페이스복이 화성의 모래 지형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했다. 스페이스복의 기술은 현재, 미래에도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복이 평면으로 구성된 발과 발굽을 모두 이용해, 능숙하게 언덕을 걷는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평면으로 구성된 발은 스페이스복이 모래 지형 꼭대기에 서 있기 위해 필요하다. 대신, 발굽은 주저앉으면서 일종의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콜벤바흐 박사는 “이번 연구로 발견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발굽이 가라앉을 수 있어, 특정 지형에서의 균형 유지 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발굽은 스페이스복이 꽤 안정적으로 서 있도록 도움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된 화성 토양에서는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한다. 실제 화성에는 모래 속에 바위가 파묻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복은 실제로 모래 속에 숨겨진 바위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모래 속에 파묻힌 바위는 특히 스페이스복이 걷기 능력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안겨줄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스페이스복의 카메라로 숨겨진 바위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페이스복이 실제로 넘어지기 전까지는 문제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연구팀은 스페이스복에 자동화 내비게이션 기능을 지원하는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다. 그러나 스페이스복은 걷기 능력 숙련도 실험 때문에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걸어 다녔다) 모래로 뒤덮인 바위가 있는 지형에서 스페이스복의 움직임이 느려졌지만, 연구팀은 스페이스복의 구성이 땅속에 숨겨진 장애물을 더 안정적으로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평면으로 구성된 발은 몇 가지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모래에 모난 부분이 있어, 미끄러짐이 또 다른 중대한 문제가 됐다. 모래로 뒤덮인 지형을 힘들게 오른 뒤, 발에 느껴지는 모래가 거의 없는 상황을 떠올려 보아라. 모래가 계속 아래에 움직이는 상황에서 비탈길을 오를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비탈길 경사와 모래 잔해에 모두 저항하면서 움직이게 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복의 평평한 발은 표면의 방해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미끄러짐 문제를 더 크게 겪는다. 그와 동시에 말뚝처럼 가라앉는 발굽은 최소화된다. 콜벤바흐 박사는 “평면으로 이루어진 발은 미끄러짐 문제가 더 심하기 때문에 실제로 저항을 견뎌내고 안정적으로 걷는 능력 수준이 더 낮은 편이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화성의 지형을 능숙하게 걷기에 이상적인 로봇 설계는 평평한 발을 갖춘 설계와 발굽을 갖추었으며, 낙타의 발과 더 가깝게 구성된 설계 그 중간일 것이다. 눈 신발처럼 지나치게 넓어서도 안 되고, 영양의 발굽처럼 지나치게 얇아도 안 된다. 콜벤바흐 박사는 “최적화된 방향으로 결합된 설계 방식이 있다. 개인적으로 발굽보다 표면적을 더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성을 다시 이동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발굽이 가라앉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넓은 평평한 발 표면도 필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연구팀은 스페이스복의 발 표면적을 실시간으로 수정해, 다양한 형태의 토양에 적응하면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사족보행 로봇이 실시간으로 화성을 걸어 다니려면, 움직임과 비슷한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 스페이스복은 항상 세 개 이상의 다리를 땅 위에 두는 정적 운동을 활용한 뒤, 사족보행을 하는 동물의 움직임과 더 비슷하게 움직이는 동적 움직임을 활용한다면 더 안정적이다. 그러나 실제 스페이스복의 움직임에서 비탈길을 이동할 때는 정적 움직임의 효율성이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콜벤바흐 박사는 “앞으로 이동할 때, 한쪽 다리의 속도가 제한된 상태이다. 반면, 동적인 움직임을 구현할 때는 적어도 두 개 이상의 발이 앞으로 나가도록 밀 수 있다. 따라서 동적 움직임에서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하게 된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로봇의 무게를 지탱하는 데도 어느 정도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동적인 움직임 상태에서는 에너지를 일부 절약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래의 스페이스복은 발의 모양과 함께 스스로 움직임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넓은 평지에서는 동적인 움직임을 활용해 더 빠르게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동시에 목표 지점까지 이동한다. 지형이 유독 험준한 언덕을 오르려 할 때는 정적인 움직임으로 바꾸어 더 안전하게 걷고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면서 비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할 수 있다.

경로를 찾기 위한 전략도 중요하다. 여러 차례의 실험에서 스페이스복에 에너지 사용량을 관찰해 자동으로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판단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알고리즘은 로봇이 언덕을 오를 때, 서둘러 꼭대기 지점을 향해 움직이면서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대신 지그재그 형태로 움직임을 바꾸도록 택하는 새로운 행동을 생성했다.

사족보행 로봇의 움직임을 연구한 노르웨이 국방 연구소(Norwegian Defence Research Establishment) 소속 로봇 박사인 토네스 니가드(Tønnes Nygaard)는 로봇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주변 환경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은 로봇 공학에 포함되는 광범위한 추세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엔지니어는 형체를 갖춘 로봇을 활용해, 인간은 매우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험준한 지형에 로봇이 적응하도록 훈련한다. 인간은 각각의 근육의 움직임의 조화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다. 화성을 걸어 다니게 될 로봇도 인간과 비슷하게 여러 지형에 적응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특히, 지구와의 통신 지연 때문에 로봇에 높은 수준으로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퀴에만 제한되지 않은 로봇의 전망은 모래로 덮인 지형이나 가파른 지형으로 이루어진 곳을 조사하는 데 열렬한 관심을 보이는 수많은 연구원에게 흥미로운 부분이다. 화성 인사이트(Insight) 탐사선과 큐리오시티(Curiosity), 퍼서비어런스 탐사 임무 작업에 참여한 미국 국립 항공 우주 박물관(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소속 행성 과학자인 마리아 베이커(Mariah Baker) 박사는 “행성 과학 연구원은 한때 고대 행성의 화성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분화구를 비롯해 종종 모래로 뒤덮인 가파른 지형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때 화성에 흐르는 물이 존재했으며, 동시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베이커 박사는 “새로운 유형의 여러 로봇과 함께 화성으로 떠나 탐사할 새로운 방법을 구상하고 있어, 스페이스복이 과거에는 탐사할 수 없었던 화성 영역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그레이드된 스페이스복이 언젠가는 그 어떤 탐사선도 화성 생명체를 찾기 위해 접근할 수 없던 영역에 가서 새로운 화성 헬리콥터와 함께 화성을 탐사하는 과학 기계 제품군을 다각화할 것이다. 니가드 박사는 “다리를 장착한 로봇이 우주의 바퀴가 달린 로봇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우주 탐사 영역에서 가치 있는 부분에 기여하고, 다른 탐사 로봇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Do You Make a Robot Walk on Mars? It’s a Steep Cha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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