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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향상 약속한 벤처 캐피털 업계, 거의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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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향상 약속한 벤처 캐피털 업계, 거의 변하지 않았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로 2020년, 수많은 투자 기업이 인종 차별 문제에 공감하는 공개 발언을 했다. 1년이 지난 뒤, 개선 징조는 찾아보기 어렵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벤처 캐피털 업계가 오래 존재해온 만큼 백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 2020년 여름,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살인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미국 내 인종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는 계기가 됐으며, 많은 기업이 인종 불평등 문제에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다짐하는 것처럼 보였다. 2020년 5월, 벤처 캐피털 기업 벤치마크(Benchmark)라는 기업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게재했다. 또 다른 미국 벤처 캐피털 기업 세퀘이아(Sequoia)는 ”변화는 우리 개개인이 인종 차별 문제에 책임감을 갖고, 더 나으면서 정의로운 세계를 위해 행동하면서 시작된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일부 기업이 인종 차별 문제의 변화와 관련, 확고한 약속을 하거나 유색인종 기업가를 지정해 자금을 지원했다.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en Horowitz)는 220만 달러를 투자해, 기존의 사업 성공을 위한 배경과 자원이 부족한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accelerator program)을 시작했다. 소프트뱅크는 1억 달러를 확보해 흑인과 히스패닉, 미국 원주민 창업자에게 투자했다. 그러나 대부분 계획이 모호했다. 벤처 자본 기업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는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고, 할 것이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그러나 벤처 캐피털 업계에 몸담은 일부 인사는 인종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는 발언에 실질적인 가치가 없어, ‘다양성을 보여주기만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2020년, 여러 벤처 캐피털 기업은 눈에 보이는 진전 속도는 여전히 느리지만, 인종 관련 대화가 계속되었다고 말한다.

스톰 벤처스(Storm Ventures) 파트너 겸 흑인 투자자를 지지하는 비영리단체인 BLCK VC 공동 창립자인 프레데릭 그로스(Frederik Groce)는 여전히 ‘계획 단계’인 다양성 문제와 관련, “여러 기업이 다양성 문제에 더 분명하게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여전히 구조화된 계획을 찾으려 하나 많은 사람이 훨씬 더 자세한 방식으로 대화를 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벤처 캐피털 기업은 그동안 직원 다양성 속도가 매우 느렸다. 전국 벤처 캐피털 협회(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와 벤처 포워드(Venture Forward), 딜로이트(Deloitte)가 연 2회 진행하는 최신 벤처 캐피털 인간 자본 조사(VC Human Capital Survey)에 따르면, 벤처 캐피털 직원 중 흑인의 비율은 고작 4%로, 3%를 기록했던 2018년보다 증가했다. 투자 전문가 중 히스패닉의 비율은 4%로, 2018년 기준 5%보다 감소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 섬 주민 직원의 비율은 19%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 내 근무 가능한 연령대 인구 비율과 비교했을 때, 제법 높은 비율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달라진 점은 다양성과 평등, 포함 계획을 지닌 기업의 수이다. 조사 결과, 벤처 캐피털 기업 40%가 2020년에 다양성 전략을 두었으며, 약 1/3을 기록한 2018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더 많은 기업이 인종 다양성과 평등, 포괄성에 중점을 둔 채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전국 벤처 캐피털 협회의 설문조사를 통해 2020년, 공식 프로그램을 둔 기업의 비율은 33%, 비공식 프로그램을 둔 기업의 비율은 74%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벤처 캐피털 기업의 다양성 부재 문제는 기업 자체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의 데이터 기존 2020년, 흑인과 히스패닉 창업자가 지원받은 벤처 자금은 고작 2.6%이다. 할렘 캐피털(Harlem Capital)과 백스테이지 캐피털(Backstage Capital) 등 흑인 투자자가 주도한 자금 지원 수치는 특히 크게 주목받지 못한 출신 배경을 지닌 기업가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이는 전체 자금 지원 환경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2020년 가을, 모건 스탠리 소속 벤처 캐피털 전문가의 조사 결과, 벤처 캐피털 기업 2/3는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쳤으며, 43%는 다문화 출신 창업자에게 투자하는 것을 기업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두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건 스탠리의 조사를 통해 기존 벤처 캐피털 기업은 여전히 여성이나 다문화 출신 벤처 캐피털 전문가를 채용해 다양성을 지닌 기업가가 기업 투자의 가치를 누릴 확률이 적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액트 원 벤처스(Act One Ventures) 소속 파트너인 알레한드로 헤레로(Alejandro Guerrero)는 투자자가 포괄성 논의에 더 개방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2020년 여름에 액트원의 임기 표에 새로운 조항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회계가 끝나기 전,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 출신 배경을 지닌 이들을 포함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1년 뒤, 벤처 캐피털 기업 50곳에 헤레로의 다양성 특약을 자산 거래에 채택했다.

다양성 특약이라는 표현은 엄격한 강행 의도를 지닌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평소에 하지 않던 대화를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다시 말해, 진정한 효과가 없는 것이며, 헤레로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다양성 특약은 만능 해결책이 아닌 기본적인 구조이다”라고 말했다. 벤처 캐피털 업계에 백인이 장악한 상황이 얼마나 기이한가 말하는 것과 관련, 헤레로는 기업이 각각의 거래마다 다양성 점검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간혹 다양성 문제를 이야기할 때와 방법 등 적절한 순간을 찾기 어렵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벤처 캐피털 업계 전체적으로 여전히 나아갈 길이 멀다. 헤레로는 “항상 누군가는 이야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과 관련, 더 나아가기를 원하는 이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2020년 여름, 카포 캐피털(Kapor Capital)의 파트너인 브라이언 딕슨(Brian Dixon)은 여러 기업에 파트너를 비롯한 인재 채용을 위해 자체 네트워크 이상을 찾도록 독려하는 내용을 블로그 게시글로 작성했다. 그는 “기업에서 채용 가능한 직무를 널리 알리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특정 인재를 배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딕슨의 게시글은 벤처 캐피털 기업 퍼스트 라운드(First Round)에 영향을 미쳤으며, 퍼스트 라운드는 최신 파트너 채용을 위한 오픈 콜을 진행했다. 결국, 2021년에 최초로 흑인 투자 파트너인 메카 아소녜(Meka Asonye)를 채용했다.

그로스는 초기 단계부터 흑인 벤처 캐피털 전문가 채용을 확고히 할 방안을 모색했다고 말한다. BLCK VC는 2020년, 흑인 벤처 기관(Black Venture Institute)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100명이 넘는 운영자를 대상으로 벤처 투자와 개인 투자 방법을 훈련했다. 또, 브레이킹 인투 벤처(Breaking Into Venture)라는 이름의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자를 꿈꾸는 흑인을 대상으로 투자 이론 구상 기초와 거래 획득 방법, 시간에 맞춘 거래 수행 방법 등을 가르쳤다. 그로스는 브레이킹 인투 벤처 참가자 70%가 벤처 펀드의 애널리스트나 파트너 등으로 취업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다양한 신흥 펀드 매니저 지원을 목표로 하는 계획도 있다. 유명 벤처 캐피털 기업의 일반 파트너 10인이 지원하는 5,000만 달러 상당의 신규 투자 민간 기업인 스크린도어(Screendoor)는 첫 번째 기관 자금 지원을 조달하는 투자자 중, 사업 성공을 위한 출신 배경이 없는 투자자에게 자본을 제공한다. 스크린도어 파트너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오늘날의 벤처 캐피털 전문가가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에,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넘어 오래 유지되는 기업 설립을 돕고자 한다”라고 작성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목표는 새로운 투자자 계층 지원과 성장이다. 그러나 특히 파트너 단계에서 벤처 캐피털 업계가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그로스는 BLCK VC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실적으로 300만 달러가 넘는 수표를 발행할 수 있는 흑인 투자자는 고작 34명뿐이다. 이는 종자 단계이다”라고 말했다.

벤처 캐피털 업계에는 투자자에게 지정된 부의 조건과 다른 여러 가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대다수 벤처 자본 기업에는 ‘GP 커밋(GP commit)’이 필요하다. 자본 1~5%는 펀드의 일반 파트너를 통해 얻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파트너가 성공을 위해 기존의 투자 경험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최고 수준의 부를 지닌 벤처 캐피털의 힘을 따로 두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와 비슷하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오랫동안 부유한 투자자만을 포함시키기 위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소득과 부의 기준 충족을 요구했다. 또, 미국 내 최고 부유층은 주로 백인이다. 브루킹스(Brookings)의 연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일반 백인 가정의 순수 가치는 흑인 가정보다 10배 더 많았다. 인종 격차와 차별, 부의 불평등 모두 서로를 키우는 요소가 되면서 벤처 캐피털을 포함해 미국 시민의 삶의 수많은 측면의 문제를 심화했다.

오랜 시간 기업가이자 투자자로 활동하면서 2020년, 벤처 스튜디오인 리비탈라이즈(Revitalize)를 설립한 클래런스 우튼(Clarence Wooten)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는 기존과는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해 인종별 자금 지원 격차를 줄이고자 했다. 우튼은 초기 단계부터 흑인 투자자에게 특별히 투자해, 테크 업계의 인종 다양성 문제를 바꾸고자 리비탈라이즈를 설립했다. 리비탈라이즈는 다양성 해결의 일환으로 리퍼블릭(Republic)과 같은 자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다양한 스타트업에 개인이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관련, 우튼은 흑인 창립자의 지역사회 참여는 물론이고, 지역사회도 도와 결국 기업이 성공을 통해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우튼은 “그저 부유 계층의 부를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크라우드펀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부를 만들 기회를 누구나 누리도록 하는 것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벤처 기업은 지금까지 다른 방식으로 흑인의 지역 사회 참여 방안을 모색했다. 그 대표적인 방법은 흑인 지역 사회를 펀드 부문 바깥에서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일하는 스카우트로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아직 투자자가 될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이 개인 투자 기록을 세우면서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할 기회를 주는 동시에 벤처 캐피털 업계 안팎의 사정을 배우도록 한다. BLCK VC는 최근, 벤처 캐피털 업계의 유명 기업인 세쿼이아와 라이트스피드(Lightspeed)와 손을 잡고 스카우트 네트워크(Scout Network)를 설립했다. 재차 말하자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그러나 그로스는 이와 같은 기관 지원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BLCK VC의 다양성 노력을 지지하는 벤처 기업이 많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이제는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VC Pledged to 'Do Better' on Diversity. It's Barely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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