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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 실천해야 하는 기업의 다음 목표, 에너지 소모 주범으로 의심할 수 있는 가전제품 배출량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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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 실천해야 하는 기업의 다음 목표, 에너지 소모 주범으로 의심할 수 있는 가전제품 배출량 감축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에게 가정 공과금 청구서 정보를 제출해, 기업의 진정한 탄소 중립 달성을 돕도록 요청한다.
By MARGARET TAYLOR, WIRED UK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목표에 의구심을 갖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2020년 4월, 기후변화 정보 사이트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는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전 세계의 대중교통 사용량과 전기 수요, 산업 활동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25%가량 감소했으며,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은 연간 20억t 감축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이는 탄소 배출 정보 기록이 이루어진 이래로 1년 사이에 가장 많이 감축된 것이다.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자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를 간절히 원한 기업에는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직원 상당수가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에어컨이 가동되는 사무실에서 자택으로 근무 공간을 옮기면서 기업의 탄소 배출량은 하루아침에 급격히 감소했다. 에너지 공급 기업 벌브(Bulb)와 컨설팅 기업 에코액트(EcoAct)가 시행한 연구는 2020년 내내 영국 기업의 전체 탄소 배출량이 47만t 감축되리라 추산했다.

그러나 연구에서 제시한 수치에는 한 가지 중대한 문제가 있다. 연구팀이 재택근무 도중 직원이 생성하는 에너지 소모량 추정치를 기반으로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했기 때문이다. 가정 내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기업의 탄소 배출량은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은 자체적으로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대신 탄소 배출이 이루어진 공간을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이다. 글로벌 기후 컨설팅 기관 에코액트(EcoAct)의 백서는 “실제 기업의 탄소 배출량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사실상 탄소 배출 장소가 기업의 직접적인 통제가 이루어지는 사무실 대신 직원의 자택으로 바뀌었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몇 년 뒤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약속한 모든 기업이 갑자기 직원의 자택 내 에너지 소비 습관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많은 투자자가 기업의 탄소 중립 달성 방식과 시기 등 계획에 열렬한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여러 기업이 직원 데이터를 수집해, 직원의 자택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배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자산 관리 기업 스탠다드 라이프(Standard Life) 애버딘 지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2021년 5월, 에딘버러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 라이프는 2025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50% 감축하기 위한 대대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직원의 탄소 배출 데이터 수집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프 스탠다드 CEO 스티븐 버드(Stephen Bird)는 2020년, 출장을 거의 중단한 결과로 탄소 배출량이 65%에서 14%까지 감소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스와 줌과 같은 기술 사용이 많이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2020년의 탄소 배출량과 같은 수치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버드는 단순히 장거리 비행 감소에만 의존하는 것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버드는 “스탠다드 라이프가 계속 효율적인 조치를 도입하고 있지만, 2020년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인원이 1%에서 95%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재택근무가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직원의 자택에서 발생한 배출량은 스탠다드 라이프의 탄소 발자국 55%를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스탠다드 라이프 애버딘 지사는 직원에게 공과금 청구서를 공유해, 기업의 배출량 감축에 도움을 주면서 에딘버러의 친환경 스타트업 포프린트(Pawprint)가 탄소 배출량 감축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포프린트 직원은 기업 자체 앱을 사용해, 자발적으로 자택의 수도, 난방, 전기 요금 데이터를 등록한다. 직원이 등록하는 데이터는 탄소 발자국 전문가이자 월드와이드웹(www) 개발자인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 경의 형제로 알려진 랭카스터대학교의 마이크 버너스 리(Mike Berners Lee) 교수가 검증한 방식을 이용해 탄소 배출량 점수로 전환된다. 직원이 데이터를 더 많이 등록할수록 포프린트의 전체 탄소 배출량 점수를 더 정확히 측정하고 정확한 양으로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더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2019년에 창립된 포프린트는 개인이 일상 속에서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며, 갈수록 많은 기업이 포프린트의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포프린트의 첫 번째 고객은 맥주 자체 생산 기업인 브루독(BrewDog)이다. 브루독은 기업 자체 배출량 감축과 기업 자체 숲 모두 탄소 배출량 감축이라는 ‘이중 감축’ 효과를 약속하며 직원이 직원의 포프린트 앱 가입을 독려했다. 국제 에너지 운송 공급 업체인 피터슨(Peterson)과 FTSE 250, 석유 및 가스 기업인 케이린 에너지(Cairn Energy)도 브루독의 선례를 따랐다. 피터슨의 전직 CEO인 어윈 쿠지(Erwin Kooij)는 직원이 지속 가능성이라는 자신의 습관에 맞서도록 독려한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스템이 실패할 염려가 없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포프린트는 탄소 발자국 계산은 기본적으로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 포프린트 CEO 크리스티안 아노(Christian Arno)는 탄소 발자국 계산 과정이 과학적으로는 검증되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 부분적인 이유는 데이터 조작이 이루어졌을 때, 계산됐다는 추측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직원의 참여가 의무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상 속에서 이미 탄소 감축에 참여하는 이들 때문에 데이터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 일부 직원은 노트북을 이용해 재택근무를 하던 중 사용하는 전력이든 그 외 개인의 일상생활 때문에 사용하는 전력이든 기업에 개인의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보여준다는 생각 자체에 반대하기 때문에 데이터 공유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에코액트의 운영 컨설턴트인 루크 스킬렛(Luke Skillett)은 젊은 세대가 더 많이 동참하리라 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데이터 추적을 크게 우려하지 않으며, 친환경 안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스킬렛은 “근무 실태 측면에서 갈수록 밀레니얼 세대는 기후변화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기성세대는 개인 데이터와 공과금 정보 공유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탄소 중립 공유 가능성을 제공하는 직장보다는 개인 보안 수준이 높은 직장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아노는 일부 직원이 보안 때문에 공과금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사가 여러 기업과 함께 수집한 원본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포프린트가 정보를 수집할 때, ‘감시’와 ‘추적’ 등과 같은 상투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협동과 팀워크에 초점을 맞춘 표현을 사용하며, 혜택이 직원 참여를 유도하는 핵심 방법이라고 본다. 또, 아노는 고객사가 제공하는 혜택에는 직원이 친환경 에너지 공급사 변경에 도움을 주는 것과 배출량 감축을 위한 데이터 공유 참여시 공과금 보조금 지원, 구내 식당에서의 저탄소 음식 제공, 근무 제도에 자전거와 같은 교통수단 사용 비용 추가, 전기 자전거나 전기차 접근 혜택 추가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직원을 독려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아노는 “포프린트는 행동과학자와 협력해, 직원의 참여 보상 효과가 있는 요소를 이해하고자 한다”라며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브루독 직원은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 제도에 참여할 확률이 높다. 직원의 탄소 배출량 감소에 필요한 노력보다 더 나아갈 탄소 중립 기업이라는 브루독의 기록 때문이다. 전기차 임대 제도 접근을 지원하는 등 별도의 친환경 혜택을 제공하는 스탠다드 라이프 애버딘은 기업 차원에서 여전히 6,000명에 달하는 전 직원이 포프린트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데 관심을 두도록 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더 깊이 생각하고 있다.

스탠다드 라이프 애버딘은 포프린트와의 협력을 발표했을 당시 재택근무 혹은 복합근무가 근무 형태로 계속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직원의 공과금 정보 공유 전략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융통성 있는 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을 두고 있는 기업에는 직원이 출퇴근하고 사무실에서 생활하면서 소모하는 에너지와 재택근무 도중 소모하는 에너지의 영향을 계산하는 것은 유사한 전략을 두지 않는다면,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스킬렛은 최악의 결과는 기업이 단순히 직원이 재택근무 도중 소비하는 에너지량을 무시하거나 원격근무 인력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해,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에너지 감축 계획 시행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칼렛은 “전반적으로 기업이 지닌 잘못된 추측은 재택근무 시 출퇴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배출량 감축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출퇴근 형태와 사무실 위치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따라서 많은 기업이 최대한 수집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무엇보다도 정직하게 결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탄소 배출 감축 조치를 시행하고 계산해야 한다. 사무실의 기기 전원을 꺼둔 것은 맞지만, 에너지 배출 장소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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