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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SNS에서 어떤 식으로 창의성 빼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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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SNS에서 어떤 식으로 창의성 빼앗나?
이제 뉴스피드 추천을 위해 인간의 큐레이션 작업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
By AMELIA TAIT, WIRED UK

2018년 1월 초, 충격적이면서도 불쾌한 영상이 유튜브 ‘트렌딩’ 영상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전 세계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유튜브 역사상 최악의 순간을 만든 해당 영상은 당시 22세였던 로건 폴(Logan Paul)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용자가 이른바 자살 장소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아오키가하라(Aokigahara) 숲을 찾아 구독자에게 시신을 보여주는 영상을 게재했다. 당시 영상 조회 수는 총 1,500만 회(현재 2,300만 회로 증가)를 기록했다. 폴이 해당 영상을 삭제하자 서드파티의 복사 영상이 유튜브 트렌딩 페이지에 등장했다.

폴의 영상이 논란이 되기 10년 전인 2008년 1월,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보다 더 단순한 시대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튜브 홈페이지에 홍보된 어느 한 영상은 여성 음악가가 바닥에 앉아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3분짜리 영상으로 구성됐다. 영상 속 아티스트가 영상 속에서 부르던 노래는 스스로 ‘진부함에 사로잡힌’ 이들에 대한 약간의 간단한 노래라 말한 노래였다.

10년 사이에 유튜브는 사용자에게 강조하고자 하는 영상 선택 접근방식을 바꾸었다. 2008년에는 트렌딩 페이지 대신 원래는 인간 편집자가 선정한 영상을 모은 ‘특색 있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유튜브 측은 특색이 있는 영상 선정 기준 설명 영상을 통해 ‘원본 영상’이 주목을 받고, 유튜브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크리에이터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영상 조회 수나 소규모 집단의 일부에 포함되는 영상을 가치 있게 여기는 이른바 ‘마법 공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부인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그러나 2015년, 유튜브 홈페이지에서 특색 있는 영상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유튜브는 알고리즘이 생성해, 계속 업데이트되는 인기 영상 목록을 보여주는 트렌딩 탭을 추가했다. 트렌딩 탭은 다른 여러 요소 중, 영상 조회 수와 영상의 시청자 생성 속도를 기준으로 인기 영상 순위를 평가한다. (유튜브에는 여전히 부적절하거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분류를 돕는 역할을 하는 팀이 존재한다.)

향후 SNS 업계의 여러 대기업은 이전처럼 더 많은 인간의 작업을 다시 도입해야 할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개인이 박물관과 갤러리, 음악 축제 등을 큐레이트한다. 창의적인 온라인 콘텐츠 엄선 과정에도 똑같은 방식을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이전에는 인간의 작업을 거쳐 창의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엄선했다. 인스타그램 출시 초기, 커뮤니티 팀 소속 직원이 직접 흥미로운 콘텐츠를 선정하여 강조했다. 테크 전문 기자 사라 프라이어(Sarah Frier)는 2020년에 출간한 저서 『필터의 부재: 인스타그램의 내막(No Filter: The Inside Story of Instagram)』을 통해 인스타그램의 커뮤니티 팀이 스스로 자동화된 확산을 기피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적인 힘을 지닌 기관이라고 생각한 사실을 설명한다. 댄 토피(Dan Toffey)라는 직원은 인스타그램 블로그에 코트니 대셔(Courtney Dasher)라는 사용자의 계정을 홍보하면서 대셔와 대셔가 기르는 소형견 튜나(Tuna)에게 어마어마한 부를 안겨주었다. 대셔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전향했으며, 이후 책도 출판했다.

주로 인기에 따라 게시글을 선정하는 알고리즘 큐레이션이 등장하면서 온라인 크리에이터가 변화에 적응하도록 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소규모 집단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집단은 인위적으로 서로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기는 등의 방식으로 인기를 부풀려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콘텐츠에 포함이 되도록 한다. 가짜 팔로워를 구매하는 인플루언서의 가치는 2019년에만 브랜드 비용이 13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됐다.

유튜브에서 많은 크리에이터가 알고리즘의 관심을 받고자 어떤 일이든, 그리고 모든 일이든 다 한다. 이 기사를 작성할 시점을 기준으로 유튜브 트렌딩 페이지의 인기 순위 8위를 기록한 영상에는 크리에이터 부부가 팔로워에게 22분 중, 6회나 댓글을 요청했다. (“이전보다 댓글 수가 훨씬 더 적을 것 같다... 제발, 제발, 제발 댓글을 남겨 달라. 그렇다면, 순위가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과 “남녀가 만나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아... 댓글을 남겨달라는 말을 한다는 것을 잊었다”와 같은 말을 했다.) 해당 크리에이터 부부의 친구도 시청자에게 크리에이터 부부가 최근 유산한 것을 위로하기 위해 해당 영상에 ‘좋아요’를 누를 것을 요청했다. 

많은 영상이 콘텐츠 품질을 낮추어가면서까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자 치열한 경쟁을 한다. 현재의 추세를 보면, 많은 크리에이터가 다소 기이한 방식으로 자금 결제를 하면서 분노를 유발해 관심을 받는다. 최근의 사례로 로건 폴이 게재한 “포켓몬 달러에 200만 달러 지출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언급할 수 있다. 폴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시신을 보여준 일 때문에 파문에 시달린 후, “자살한 이들의 시신 사이를 지나갔습니다! (당황스럽네)”, “내 절친의 고통스러운 수술...”, “비행기에서 ‘이것’을 했습니다!” 등과 같은 제목의 영상을 등록했다.

일부 플랫폼은 이미 인간의 콘텐츠 엄선 작업을 다시 도입하기 시작했다. 2019년, 넷플릭스는 자체 크리에이티브 팀이 엄선한 타이틀을 보여주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리고, 2018년, 유튜브는 아동 전용 앱에 이와 비슷한 서비스(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컬렉션’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를 적용해, 신뢰할 수 있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틱톡의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을 매우 성공적으로 추천했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이 엄선한 콘텐츠로 구성된 ‘하이라이트 스트림’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엄선 작업을 하는 이는 어떤 방식으로 선정할까? 『큐레이션: 온라인 콘텐츠 과잉의 세계 속 선정의 힘 (Curation: The Power of Selection in a World of Excess)』의 저자인 마이클 바스카(Michael Bhaskar)는 콘텐츠 엄선 작업을 하는 전문가는 저속한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사용자는 식견을 지닌 개인이 사용자에게 온라인 세계를 안내하도록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에는 큐레이터가 인공지능(AI)과 함께 작업하는 콘텐츠 큐레이션 분야의 독립된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바스카는 이를 ‘혼합된 접근방식’이라고 칭했다. 이처럼 개인의 전문적인 온라인 콘텐츠 추천 수요가 확실히 존재하는 듯하다. 2020년, 이메일 뉴스레터 호황과 함께 온라인 출판 플랫폼 섭스택(Substack)의 구독자와 작가가 두 배 증가한 것을 통해 이를 추측할 수 있다.

인간의 온라인 콘텐츠 큐레이션 작업이 콘텐츠의 ‘좋아요’ 수보다 품질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온라인 세계를 만들 수 있다. 조회 수 상승 유도를 위한 낚시성 콘텐츠는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광고 기업도 플랫폼을 훨씬 더 신뢰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크리에이터는 온라인 콘텐츠 생성 작업으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인간 큐레이터가 알고리즘보다 훨씬 더 다양한 크리에이터를 홍보할 수 있다. 아마도 단순히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수준의 해시태그 감성뿐만 아니라 진정한 가치를 지닌 어쿠스틱 곡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algorithms took creativity out of social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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