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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백신 접종 장소 예약 플랫폼 ‘코윈’, 끔찍한 백신 예약 시스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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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백신 접종 장소 예약 플랫폼 ‘코윈’, 끔찍한 백신 예약 시스템 지원
인도 정부는 전 국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 백신 API를 무료로 개방했다. 그러나 봇과 부당 이익을 취하는 세력, 그리고 자동화 기술 때문에 많은 국민이 백신 접종 장소를 예약하지 못한다.
By VARSHA BANSAL, WIRED UK

5월 18일 밤(현지 시각), 니미샤 니란잔(Nimisha Niranjan)이 무심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선택했을 때, 어느 한 게시글이 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게시글은 18세~45세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을 위해 연락할 수 있는 왓츠앱 번호를 보여주었다. 22세인 니란잔은 몇 주간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을 하려 했기 때문에 해당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백신 접종을 성공적으로 마칠 기회가 되리라 판단했다.

니란잔은 즉시 백신 접종 예약 안내 글에 적힌 번호로 연락해,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연락을 받은 상대는 예약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백신 접종 장소 예약 경로가 열리면, 사전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예약 ‘도움’ 비용으로 3,000루피(약 4만 6,100원)를 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방갈로르의 고객 응대 부문에 종사하는 니란잔은 “안내받은 비용 3,000루피는 백신 접종이 아닌 단순히 백신 접종 장소 예약만을 위한 비용이다. 그리고, 단순히 안내 명목으로 상세 신분 정보를 물어보았다”라고 말했다. 니란잔은 자신의 아드하르(Aadhaar, 인도 현지 주민등록번호) 상세 정보를 낯선 이에게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 이외에도 무료로 안내할 수도 있는 사항을 두고 비용을 청구한다는 점에 심기가 불편했다.

니란잔이 거주하는 곳에서 3,0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인도 북동부의 어느 한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아삼주 주민 다수가 온라인 백신 예약 과정 70%를 자동화한 메커니즘을 생성했다. 해당 메커니즘은 백신 접종 예약 장소를 더 빠르게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백신 접종 장소를 찾고 예약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이에게 400루피(약 6,200원)씩 청구하나 이는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저렴한 편이다.

인도 전역에서 공식 사망자 수가 3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2차 대유행과 함께 발생한 막대한 피해를 막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한 노력이 디지털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백신 예약 기술 API인 코윈(CoWin)을 전 국민에게 개방해, 예약 가능한 백신 접종 경로를 자동 검색할 수 있는 툴을 생성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높은 디지털 문맹률과 불평등한 인터넷 접근성 문제에 백신 부족 사태가 더해져,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세력은 봇을 이용하면서 코드를 작성해, 백신 접종 경로를 예약한 뒤 다른 주민에게 예약 비용을 청구한다. 따라서 백신 접종 기회는 부유하면서 고학력자이며,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이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

지금까지 인도는 2021년 1월에 백신 접종을 위한 노력을 펼치기 시작한 뒤, 간신히 전체 인구 중 3%만 백신 접종을 마치도록 했다. 코윈은 초기부터 인도의 백신 접종 속도 높이기의 중심에 있었다. 코윈 출시 초기 며칠간 기술적으로 약간의 결함이 있었으나 인도 정부는 계속 코윈을 사용하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코윈은 그저 데이터 수집 속도를 높이는 것 이외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2021년 5월 1일, 정부는 18세~45세 국민의 백신 접종 경로를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가지 숨겨진 문제가 있었다. 바로 병원에 가서 바로 백신 접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인도 국민은 오랫동안 정부의 온라인 백신 접종 플랫폼 코윈에 등록하고 백신 접종 장소를 예약한 다음 백신 접종 센터를 가야 했다. 정부는 가능한 많은 국민이 공식 백신 접종 플랫폼에 예약을 하도록 하기 위해 개발자가 코윈의 API를 사용해, 백신 접종 장소가 열릴 때 이를 안내하는 알림을 받도록 도움을 주는 툴을 제작하도록 했다. 2021년 5월 초부터 3주간 인도 코드 개발자 수천 명이 가까운 친구와 가족을 위해 코윈 시스템의 통제를 따르는 봇이나 툴, 앱 등을 자체 개발했다. 또한, 낯선 이의 백신 접종 예약을 위해 툴을 자체 생성한 이들도 많았다. 이 기사를 작성한 시점을 기준으로 깃허브(GitHub)에서 코윈을 검색하면, 총 1,764개의 공공 보고 결과를 찾을 수 있었다. 핀테크 기업 페이티엠(Paytm) 등 일부 스타트업은 사용자가 백신 접종 장소 알림을 받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심각한 백신 공급난 때문에 백신 접종 경쟁이 무질서한 혼란으로 바뀌었다. 니자란이 왓츠앱에서 연락한 이처럼 백신 접종 장소 예약 비용을 청구하며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세력이 존재한다. 또한, 도시 출신 주민이 시골 지역의 백신 접종 장소 정보 알림을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 면역 형성 기회를 얻기 위한 예매 수단이 없는 주민의 백신 접종 기회를 빼앗기도 한다.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을 할 수 있는 18세~45세 국민 누구나 먼저 코윈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바이러스 감염 접촉자 추적 앱인 아로그야 세투(Aarogya Setu), 정부 서비스 앱 우망(Umang)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연락처 정보를 작성한 뒤 OTP 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하고는 예약 가능한 접종 장소를 찾는다. 만약, 어떤 활동도 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15분 뒤 자동 로그아웃된다. 백신 접종 예약 등록 기회가 개방된 이후, 5월 14일(현지 시각) 기준 5,300만 명이 정보 등록을 했다. 그러나 실제 백신 접종을 한 이는 48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불과 몇 초 혹은 몇 분 만에 예약이 완료되는 백신 접종 장소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록 과정(많은 국민이 OTP 정보 전달 지연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았다) 사이에서 많은 개발자가 거의 자동화된 예약 과정을 생성하기 위한 노력을 취했다. 일부 개발자는 15분 이상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고 OTP를 자동으로 감지하기 위한 과정에 참여했다.

자동화 예약 시스템의 사례를 보면, 코드는 주로 휴대폰 번호 입력과 OTP 인증, 백신 접종 장소 확인 및 최종 예약에 사용된다. 자동화 예약 봇은 한 번에 백신 접종 장소 네 곳을 예약할 수도 있다. 이는 수동 예약을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유명 백신 접종 알림 시스템을 운영하는 익명의 어느 한 젊은 코드 개발자는 “주변에 백신 접종 장소 자동 예약하는 봇을 개발한 사람을 알고 있다. 갈수록 많은 사람이 이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또, 거액을 청구하지만 다른 여러 개발자의 반발을 우려해 운영이 중단된 유료 봇도 있다”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봇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종 예약 전 캡차 인증을 도입해, 봇과 인간을 구분한다. 이에, 많은 개발자가 캡차를 속일 수 있는 더 영리한 봇을 제작했다. 개발자가 0.5달러만 결제하면, 80%의 성공률을 자랑하며 1,000가지 캡차 인증을 통과하는 캡차 해결 서비스를 사용하는 봇도 존재한다. 혹은 자체 머신러닝 모델을 사용해, 90%의 정확도를 지닌다. 이와 비슷한 캡차 인증 통과 봇 하나는 주말 내내 백신 접종 장소 15곳 이상 예약했다. 간혹 단 몇 초 이내로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을 끝내기도 했다.

디지털 권리 기관인 인터넷 자유 재단(Internet Freedom Foundation)의 법률 자문인인 아누쉬카 자인(Anushka Jain)은 인도 전체 인구 13억 6,600만 명의 바이러스 면역력 형성 과정에 물류 운송의 대대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만, 코윈은 상당수 인도 국민을 배제한다고 말한다. 자인은 “인도 국민 중, 영어 실력이 유창하지 않은 이와 시스템 작동법, OTP나 캡차 코드 작동법 등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가 많다. 심지어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도 많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봇 문제가 더해졌기 때문에 많은 국민의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예약 방법을 알더라도 백신 접종 장소가 개방되자마자 즉시 봇에 빼앗겨 예약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라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코윈 웹사이트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 중추 신경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코윈 플랫폼 총괄인 람 세왁 샤르마(Ram Sewak Sharma)는 최근, 현지 매체인 인디안 익스프레스 기고글에 “코윈의 기능을 백신 접종 장소 알림부터 백신 접종 장소 예약까지 다양한 기능을 자동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라는 내용을 작성했다. 그러나 샤르마의 기고글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가 매우 많다.

샤르마 총괄은 코윈이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나 코윈의 프라이버시 정책 부재와 안면 매칭 기술을 사용해 개인 신원을 확인할 가능성을 옹호했다. 그는 “많은 인구의 백신 접종은 기술적 지원이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라고 작성했다. 보건가족복지부 장관은 이와 관련된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5월 24일(현지 시각), 코윈이 인터넷이나 휴대폰에 접근할 수 없는 국민을 백신 접종 기회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는 제한된 범위에서 현장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방문 예약을 허용했다.

한편, 일부 코드 개발자는 백신 접종 장소 알림 시스템을 인도 소도시로 확대해, 더 많은 국민이 안내를 받도록 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 남부 도시 첸나이에 거주하는 프로그래머인 버티 토마스(Berty Thomas)는 자신의 백신 접종 장소를 예약할 수 없었다. 18세~45세 국민이 예약할 수 있는 제한적인 백신 접종 장소가 순식간에 예약 완료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토마스는 첸나이에서 예약할 수 있는 백신 접종 장소의 수를 파악할 상세 정보를 재빨리 알아내도록 하는 코윈 API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이 덕분에 토마스는 자신이 예약할 백신 접종 장소를 찾았다. 이후, 친구는 물론이고 그 외 다른 주민과도 정보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활용한 툴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첸나이 외 다른 지역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는 툴을 제작했다.

토마스는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 장소를 찾고자 수시로 코윈 웹사이트에 접속하고는 정보를 업데이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많은 사람이 직접 백신 접종 장소를 찾으려 노력하는 것보다는 코윈의 API와 같은 스크립트를 사용해, 하루 단위와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이 가능할 때마다 주기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한 뒤, 알림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텔레그램의 알림도 이와 같은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토마스가 백신 접종 장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자 개설한 웝사이트인 under45.in은 사용자가 거주지를 선택하고 백신 접종 가능 여부 정보 업데이트 사항을 공유하는 관련 텔레그램 그룹을 추가하도록 한다. 5월 26일(현지 시각) 기준, 토마스가 개발한 툴은 텔레그램 그룹 614곳에서 230만여 명이 사용했다.

현재 토마스는 소도시와 마을 정보도 백신 접종 장소 정보 제공 목록에 추가해, 더 많은 사림이 백신 접종 기회를 얻도록 보장하기 위한 적업을 하고 있다. 토마스는 “코윈의 컨셉 자체에 문제가 있다.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을 하려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이 (텔레그램) 알림을 사용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예약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따라서 소도시 정보도 계속 추가로 제공하면서 이를 홍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백신 공급량보다 수요가 지나치게 불균형한 정도로 높다. 토마스는 방갈로르에 8만 명이 넘게 백신 접종을 원하지만, 백신 접종 장소는 1일 200~300개의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도록 개방된다. 방갈로르에서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이 중 한 명인 니란잔은 스마트폰에 텔레그램 알림이 뜰 때마다 백신 접종 장소 예약을 할 수 있으리라 희망을 품었다. 니란잔은 “항상 백신 접종 장소를 발견해도 실제로 백신 접종 예약을 하지는 못했다. 이제는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dia’s CoWin vaccine booking system is a nightm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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