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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핀테크 기준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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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핀테크 기준 다시 쓰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가인 나이지리아는 기술과 기존 저축 방식을 결합한 금융 혁신의 중심지이다.
By KIKI MORDI, WIRED US

모든 것이 2016년 신년 트위터 게시글과 함께 시작됐다. 컴퓨터 과학자 겸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의 기업가인 조슈아 치부에즈(Joshua Chibueze)는 수많은 가정에서 저축을 위해 사용하는 돼지저금통과 비슷한 나무 상자인 콜로(kolo)를 디지털화한다는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치부에즈는 충분히 계속 이어간다면 거액을 저축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치부에즈는 콜로를 사용하면서 자신과 같이 모바일을 사용하는 젊은 나이지리아인이 매일 돈을 저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는 사실, 혹은 매일 돈을 모은다는 원칙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심각한 점은 나이지리아 경제가 갈수록 현금 없는 경제가 돼, 오래된 콜로는 그리 효율적인 저축 수단이 아닌 것처럼 다가왔다. 게다가 보안상의 책임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디지털 콜로라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동료 기업가이자 치부에즈의 트위터 친구인 오두나요 이웨니이(Odunayo Eweniyi)가 먼저 디지털 콜로라는 아이디어를 설명한 트윗에 답변을 보냈다. 이웨니이는 “대화는 콜로 디지털화에서 자동화로 더 나아갔다”라고 회상했다. 치부에즈와 이웨니이는 또 다른 공동 창립자인 솜토 이페즈(Somto Ifezue)와 함께 협력해, 온랑니 저축 플랫폼을 구축하고는 저소득층 혹은 중간 소득 계층인 나이지리아인이 일일, 일주일, 한 달 혹은 일 년 단위로 소액 저축을 하도록 도왔다. 2016년 2월, 피기뱅크.ng(PiggyBank.ng)라는 이름으로 서비스가 출시됐으며, 지금은 피기베스트(PiggyVest)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출시 후 첫 2년간 마케팅은 SNS에서만 이루어졌다. 피기베스트는 나이지리아인이 스마트폰으로 쉽게 가입하고 저축을 자동화하면서 6~10% 수준의 이자를 얻도록 도움을 주었다. 피기베스트는 2018년 말까지 사용자 5만 3,000명이 총 10억 나이라(약 32억 582만 원)를 저축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금융 기관인 나이지리아 예금 보험 기업(Nigeria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이 밝힌 바에 따르면, 2015년, 나이지리아인 2%가 은행의 전체 예금 약 90%를 장악했다. 이듬해 나이지리아 금융 정책 자문 기관인 EFInA는 총 1억 9,500만 명이 넘는 나이지리아 전체 인구 중, 성인 3,690만 명만이 은행 서비스를 누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이지리아는 은행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국민의 비율이 높은 현실을 해결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피기베스트는 기술과 기존의 저축 수단을 결합해 은행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웨니이는 “은행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실제로 은행 서비스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은행 서비스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은행 서비스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은행은 자체적으로 은행 서비스의 필요성을 입증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웨이니는 나이지리아의 금융 배제 문제를 일반 서비스부터 시작해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결책을 적용하는 대신 많은 이와 함께 협력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피기베스트는 아프리카 금융 역사상 훌륭한 테스트를 거친 모델을 차용했다. 2018년 5월, 디지털 콜로 출시 이후 피기베스트는 기존 저축 관습인 아조(ajo)를 기반으로 제작한 스마트 타겟(Smart Target)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다. 아조는 19세기에 최초로 기록됐으나 요루바족이 훨씬 전부터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조는 동료와 친구 혹은 같은 신앙을 지닌 이들의 집단으로 구성돼, 각각 합의한 비율로 똑같은 금액을 기여하고는 목표 금액을 달성하는 저축 방식이다. 각각의 저축 주기가 끝날 때, (주로 한 달 단위) 아조에 참여한 구성원 한 명이 저축액을 전부 받는다. 그리고, 아조는 모든 구성원이 저축액을 받을 때까지 계속된다.

이웨니이는 “어머니께서 최소 4개의 아조 단체에 가입하셨다. 그 중 한 단체는 어머니께서 강연을 한 대학의 아조였다. 부모님께서는 아조에 의존해, 나와 형제의 교육비를 충당하셨다. 대다수 중산층 가정이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 경제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기베스트가 제공하는 아조는 기존의 방식을 오늘날에 맞게 약간 변형했다. 스마트 타겟은 사용자가 온라인 공동체 일원으로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돈을 모으도록 한다. 그러나 기존의 아조와는 달리 얼마나 많은 돈을 모을지, 그리고 모은 금액을 어디에 사용할지 사용자가 직접 통제할 수 있다.

피기베스트는 나이지리아의 여러 신생 핀테크 기업의 유형 중 하나이다. 워싱턴DC의 변호사이자 스타트업 컨설턴트인 모두페 오델레(Modupe Odele)는 “피기베스트와 같은 기업은 저축 과정을 게임화하고, 절차를 따른 사용자를 위한 보상 체계를 포함하는 등 의식적으로 저축과 예산 제공 방식을 바꾸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델레는 머지않아 나이지리아의 핀테크 산업이 범위를 넓히리라 예측한다.

오델레는 “누구나 결제 시스템과 저축 시스템을 지니고 있으며,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여전히 다양한 서비스 탐색을 위한 완성도가 높은 금융 기술이 다수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Nigeria is quietly rewriting fintech’s rul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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