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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사람의 성격 변화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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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사람의 성격 변화에 도움될까?
사교성을 키우고 싶은가? 혹은 남에게 끌려다니는 특성을 줄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실험용) 앱에 주목하라.
By KASRA ZAREI, WIRED US

몇 년 전,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학생인 시빌 쉴터(Sibill Schilter)는 자신의 학교에서 스마트폰 앱이 개인의 성격 특성을 바꿀 수 있는지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실험자를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피실험자의 생각 패턴과 감정, 행동 등의 변화를 알아보는 것이며, 피실험자는 ‘개방형’, ‘신중형’, ‘외향형’, ‘친화형’, ‘신경형’이라는 5가지 범주로 분류됐다.

쉴터는 실험 내용이 궁금해져, 실험 참가 신청을 했다. 쉴터는 자신이 친화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쉴터는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실험 후, 이전보다는 거절을 더 잘하는 편으로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많은 심리학자가 수십 년에 걸쳐 사람의 성격 특성을 고치거나 바꿀 수 있는지 논쟁을 벌여왔다. 쉴터가 참여한 연구는 3개월에 걸쳐 매일 앱을 사용한다면, 주목할 정도로 오랫동안 성격 변화를 일으키기 충분한 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각각의 피실험자는 자신이 늘리거나 줄이고자 하는 성향 한 가지를 선택했다. 일례로, 피실험자의 목표는 연구진이 사교성 향상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더 외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일 수도, 혹은 행동에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 것일 수도, 조용한 성향이 줄어드는 것일 수도, 혹은 더 자주 책임감을 받아들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피치(Peach)라는 앱은 한 사람에게 일기와 대시보드, 텍스트 메시지 등이 통합된 채널 역할을 한다. 대시보드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목표가 전반적으로 요약된 것과 변경 사항을 보여주는 달력, 주간 임무 등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더 부지런해지고 싶다면, 강의가 끝난 후 집에 귀가하고 한 시간 뒤에 과제를 제출할 수 있다. 앱이 사용자에게 매일 두 가지 푸시 알림을 보내 임무를 상기하도록 하며, 사용자가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면 대시보드에 나타난다.

또, 사용자는 디지털 코치 역할을 하는 챗봇 ‘피치’와 하루 활동을 대화할 수 있다. 챗봇은 사용자가 하는 일이나 스트레스 정도를 물어볼 수 있다. 사용자는 매일 일기 작성하는 것과 5가지 주요 성격 특성 자가 평가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의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 수줍음이 많은 내향적인 사람 혹은 외향적인 사람이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021년 2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연구팀은 앱이 성격 특성 변화에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는 총 1,523명의 피실험자와 함께 진행됐다. 통제 집단과 비교했을 때, 스마트폰 앱의 개입이 있었던 집단의 자가 보고를 보았을 때, 자신의 목표에 따라 성격 특성 변화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 친구와 가족, 매우 가까운 사이인 연인 등 피실험자를 자발적으로 관찰하기로 한 이들도 피실험자의 성격 특성 변화를 확인했다. 자가 보고와 관찰 보고 모두 3개월 뒤 실험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유일하게 성격 특성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피실험자가 아닌 특성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피실험자의 관찰 보고만이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누군가가 어떠한 특성을 없애는 것보다 강화하는 것이 타인의 눈에 더 잘 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해당 연구 논문의 저자인 미르잠 슈타이거(Mirjam Stieger) 박사는 피실험자가 앱, 챗봇과 여러 차례 상호작용하는 것을 특성 개입량이 많다고 설명하며, 이를 성격 특성 변화의 핵심 요소라고 지목했다. 미국 브랜다이스대학교 평생 개발 심리 연구소 소속 박사후과정 펠로우인 슈타이거 박사는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의 수석 조사 연구원인 취리히대학교 심리학 교수 마티아스 알레만드(Mathias Allemand)도 슈타이거 박사의 설명에 동의하며, 매주 1~2회 정도 치료나 명상 참여 등 일반적으로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많은 것을 하지 않는 다른 요소의 개입을 시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알레만드 교수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편리한 데다가 매일 챗봇과 다른 대화를 하는 등의 변수가 있는 앱의 특성이 피실험자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그는 “주머니 속에 스마트폰과 (챗봇) 코치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쉴터는 “실험 당시 사용한 앱이 너무 좋았다. 매주 지켜야 할 목표가 있다. 스마트폰을 항상 들고 있어, 장벽이 덜하다”라며 동의했다.

쉴터는 여전히 앱의 지시 사항 준수 정도가 항상 완벽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 쉴터는 몇 주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했으나 간혹 임무를 완수하지 않은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정말 원하지 않는 일을 요청할 때, 거절하는 임무와 향후 5년간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혹은 경험 작성 임무는 완료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새치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무는 완료할 수 없었다. 새치기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험은 타인과 가까운 접촉이 이루어지던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진행됐다) 그러나 쉴터는 앱을 사용한 덕분에 과거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알레만드 교수는 앱이 도움되는 한 가지 방법은 사용자가 실제로 하는 일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간의 격차를 상기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가 평가든 주간 임무 완수든 사용자가 자신의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도록 변하지 않는다면, 대시보드의 아이콘이 노란색(변화가 없음을 의미)이나 빨간색(목표와 반대로 변함을 의미) 불빛을 띠게 된다. 그저 상담을 받는 것과 같이 앱은 임무를 완수하고, 참여하도록 하면서 사용자가 책임을 지도록 지원한다.

결국, 쉴터가 사용한 앱은 친화성을 줄인다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알림을 제공했다. 대시보드에 초록색 빛과 함께 목표 달성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제공하면서 임무 달성을 위해 실천하도록 상기시켜주었다. 쉴터는 “이제 소신껏 의견을 말하거나 거절하는 능력이 더 나아졌다. 또, 간혹 친화성이 낮아도 괜찮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쉴터의 관찰자 역할을 한 친구 모두 쉴터의 성격과 관련된 3가지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하나는 앱을 사용하기 전(사전 테스트 조사)에, 또 하나는 실험 10주 뒤(실험 후), 그리고 그로부터 12주가 더 지난 뒤에 각각 1회씩 추가 설문조사를 했다. 실험 후, 쉴터의 관찰자 모두 쉴터가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일리노이즈대학교 어바나 캠퍼스 심리학 교수이자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브렌튼 로버츠(Brent Roberts)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여전히 일부 전문가는 개인의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요즘 다수 전문가는 성격 특성이 인생 전반에 걸쳐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휴스턴대학교 사회심리학 부교수인 로디카 다미안(Rodica Damian) 교수는 “사람의 인상은 성숙해지면서 변한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면서 많은 사람의 책임감과 친화성이 강해지는 반면, 신경성은 줄어들어 인생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하며 로버츠 교수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가 간혹 특정 상황이나 삶의 측면이 만족스럽지 않아 자신의 성격을 바꾸고자 하는 이도 있다고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성격 변화는 사람에게서 이루어진다. 알레만드 교수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앱이 아니다. 사람은 스스로 변하는 것이다. 앱은 변화에 도움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피실험자인 쉴터도 똑같이 느낀다. 그는 “우선, 스스로 변화를 원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한다. 매일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 중 몇 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미안 교수는 연구 결과가 놀라웠다고 말한다. 그는 “훨씬 더 증거를 기반으로 한다. 다른 치료 접근방식과 비교했을 때, 빠르면서 개인에게 맞추어진 성격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개입 요소를 제공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미안 교수는 12주간 앱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에 실험 이후 성격 변화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슈타이거 박사와 알레만드 교수 모두 질문을 통해 실험 1년 뒤 데이터를 제공할 피실험자의 세부적인 측면을 자세히 살펴보며 성격 변화의 지속 기간을 알아보기를 원한다. 게다가 연구팀은 이른바 디지털 발자국인 사용자의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 정보에는 연락처와 수신 및 발신이 이루어진 문자 메시지, 블루투스로 감지한 근처의 다른 기기 수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더 많은 전화나 문자를 받는 것이 외향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변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연구에는 다른 몇 가지 제약이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제약은 우울증과 같이 부각되는 심리적 문제와 같은 주제를 배제한 것이다. 앱 자체가 임상 시험을 대체할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앱을 사용자나 치료사가 불안증과 같은 상태 대신 부끄러움과 같이 임상적인 요소가 덜한 성격 특성을 다루고자 하는 키트의 한 가지 툴로 구상한다. 또, 연구팀은 대면 치료 접근성이 낮은 시골 거주자에게 유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로버츠 교수는 앱으로 사람의 성격 특성을 바꿀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인간의 특성에 대한 광범위한 생각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는 “성격은 지속적인 요소이지만, 바뀔 수 있다. 여기서 의문점은 성격이 변하는가가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원하는가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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