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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백신 위기 사태, 전 세계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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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백신 위기 사태, 전 세계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인도는 백신을 충분히 공급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
By GRACE BROWNE, WIRED UK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인도에 대대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나친 업무로 과중된 인도 보건 체계는 붕괴 직전의 상황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병상과 산소가 부족한 상황 때문에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실제 사망자 수치는 공식 집계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여러 국가가 시급히 필요한 의료 장비를 보내면서 자국 의료 체계의 심각한 격차를 해소하고자 하지만, 인도는 위기를 벗어날 방안으로 백신 접종자 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그러나 백신 배포가 어려운 상황과 원재료 부족, 잘못 배치된 우선순위 등 때문에 인도 전체 인구 중 백신 접종을 한 이들의 비율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와 동시에 백신 수요 급증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가 14억 명에 육박하는 인도의 백신 공급 속도는 매우 느리다. 2021년 1월 16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의 비율은 2% 미만이다. 또,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의 비율은 10% 미만이다.

현재 인도는 하루에 200만여 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워싱턴DC의 글로벌 개발 센터에서 보건복지 공급망 연구를 하는 프라샨트 야다브(Prashant Yadav) 박사는 인도의 백신 접종 전략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야다브 박사는 다른 여러 전문가가 거듭 말한 것처럼 하루에 1,000만 명 백신 접종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도에 세계 최대 백신 제조업체인 인도 혈청연구소(Serum Institute of India)의 본고장이다. 또, 세계 제2의 의약품 제조사 바라트 바이오테크(Bharat Biotech)의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두 기업의 시설 모두 합해 하루에 약 250만 개의 백신을 생산한다. 백신 생산 능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 인도 국민 백신 접종에 사용된다.

인도의 백신 접종자 수는 하루에 수십만 명을 기록하기 시작해, 서서히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며 100만 명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2021년 3원 기준 일일 백신 접종자 수가 200만 명까지 치솟았다. 3월 말, 일일 접종자 수 250만 명까지 기록한 뒤, 백신 접종률과 백신 생산률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혈청연구소는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근성을 동등하게 만들기 위한 목표를 지닌 프로그램인 코백스(COVAX)에 참여해, 세계 최빈국에 100만 개의 백신을 수출했다. 혈청연구소는 인도 국민 백신 접종을 우선시하기 위해 수출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현재, 백신 접종 현장의 백신 공급량은 부족해, 백신 접종을 하러 온 사람을 돌려보내야 한다. 야다브 박사는 백신 공급 부족 사태가 현재의 수요 급증 현상의 원인은 아니지만, 공급량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의 문제를 막을 방법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백신 생산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기본 재료에 의존한다. 혈청연구소는 일회용 바이오리액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보유해야 한다. 기본 구성요소가 다른 과정을 처리하고, 기본 구성요소 중 하나가 백신 생산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형 비닐봉지와 유리병, 필터 모두 필요하다. 야다브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모든 재료의 최대 제조사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연합 회원국 내에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모두가 미국, 유럽 기업에서 필요한 재료를 구매한다”라고 말했다.

또, 인도는 대다수 재료를 미국에서 공급받는다. 그러나 2021년 2월 5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수물자법(Defence Production Act)을 시행해, 미국 내 백신 수요를 위해 제조와 생산을 지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야다브 박사는 “엄밀히 말하자면, 전수물자법 시행 발표는 수출 통제가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 외의 모든 것은 뒤로 미루고, 미국 내 백신 공급에 집중하라’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주장했다.

대다수 제조사가 2~3개월 분량의 재고를 두고 있으며 혈청연구소가 3월에 최초로 생산량이 적다는 불만을 토로한 점을 고려해, 야다브 박사는 새로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5월 중순에 백신 물량이 모두 동날 것으로 추산한다. 혈청연구소 전무인 수레쉬 자다브(Suresh Jadhav)는 향후 4주~6주면 백신 제조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비 공급을 대체할 제조사를 찾기 위해 다른 곳으로 발을 돌릴 때는 엄격한 검토와 승인이 필요하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지만, 인도의 상황을 보면 시간이 없다. 혈청연구소는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2021년 4월 16일, 혈청연구소의 최고 책임자인 아다르 푸나왈라(Adar Poonawalla)는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연락해, 백신 제조에 사용되는 원자재 엠바고 해지를 호소했다.

푸나왈라의 요청에 답변이 왔다. 4월 25일, 미국은 백신 공급용 원자재 수출 장벽을 제거했다. 그러나 야다브 박사는 원자재 수출 장벽이 사라졌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백신 생산 능력이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사실, 효과가 발생하기까지 6~12주가 소요된다. 그러나 공급이 제한되는 것이 없다면, 생산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또, 미국은 다른 여러 국가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만 개를 수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도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받고자 한다. 그러나 수출이 가능해질 때, 백신 공급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 미국은 인도 백신 제조사인 바이오로지컬 E(Biological E)에 2022년 12월까지 최소 10억 개의 백신을 생산하도록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 5월 1일부터 인도 성인 모두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충분한 양의 백신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영국 헐대학교의 공급망 전문가인 아마르 라무딘(Amar Ramudhin) 박사는 인도의 백신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한 전 세계적인 단일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공급망 문제는 매일 국가 단위로 발생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라무딘 박사는 “공급망 문제는 바로 지금 발생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 단위가 아니라 세계 단위로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백신 공급난의 여파는 인도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2021년 3월 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인도는 사실상 국내에서 사용할 백신을 모두 주문했다. 자국민의 백신 접종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도가 빈곤 국가를 대상으로 한 백신 공급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dia’s vaccine crisis is a warning to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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