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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SNS 관리, 알고 보면 유쾌한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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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SNS 관리, 알고 보면 유쾌한 일 아니다
축구계의 SNS 보이콧과 함께 선수와 팬 사이에서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SNS 관리라는 기이한 업계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By Amit Katwala, WIRED UK

그날, 이 공격수의 경기 중 움직임이 좋았다. 힘든 원정 경기에서 팀의 승리에 기여할 만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리고, 이 선수가 자연스레 경기 후, TV 해설위원의 주요 대화 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선수의 좋은 경기력에 신난 분위기는 인종차별주의적 발언과 함께 재빨리 불쾌한 분위기로 변했다. 이 때문에 해당 선수는 절망적인 감정을 느껴 SNS 게시글을 통해 대응했다.

소속 구단과 팬이 해당 선수를 지지한 가운데, 그 뒤에서는 선수와 선수의 SNS 관리자 사이에서 대응 방식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선수와 선수 클라이언트에 익명성을 유지한 채로 자유롭게 발언할 것을 요청한 SNS 관리자는 “선수에게 ‘SNS에 아무것도 올리지 마라. 구단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다. 그저 조용히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가 분노한 것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선수는 SNS 관리자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려, 분노를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를 억누를 수 없었다.

위의 사례는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축구는 혐오 발언 대유행의 악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인종차별 반대 운동 기관 킥잇아웃(Kick It Out)에 보고된 사례에 따르면, 2019-20 시즌 경기 대부분이 무관중으로 진행되었는데도 신고된 인종차별 피해 사례는 2018-19 시즌보다 무려 53% 증가했다. 시그니파이(Signify)와 영국 프로축구협회(Professional Footballers Association)는 2019-20시즌 마지막 6주간 프리미어리그 구단 소속 선수를 겨냥한 차별 메시지가 3,000건이 넘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인종차별적 메시지임을 확인했다. 또, 전체 선수 43%가 선수 생활 도중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021년 4월 30일부터 5월 3일(현지 시각)까지 프리미어리그와 풋볼리그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SNS 보이콧을 위해 협력했다. 4월 30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5월 3일 자정까지 경기 후, 흑인 선수를 인종차별적 댓글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증오와 몇 가지 관련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SNS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다.

인종차별 사건이 급격히 증가하고, SNS가 계속 인종차별 문제에 대응하지 못하자 종종 주목받지 못한 집단이 혐오성 메시지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대응 방식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화난 팬과 복잡한 상업 약속을 직면한 선수 다수가 SNS 매니저에 의존해, 온라인 활동을 살펴보도록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으며, 이처럼 뒤에서 비밀리에 선수에게 도움을 주는 SNS 관리자는 현재 넘쳐나는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SNS 관리자는 수시로 전화를 받고, 선수가 SNS에 올려서는 안 되는 것을 올리는지 항상 감시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를 포함한 일부 선수의 SNS를 관리하는 어느 한 SNS 관리자는 “항상 온라인에 접속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SNS 관리자는 팬의 댓글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 SNS 매니저는 “선수에게 ‘댓글도 읽지 말고, 게시글 반응도 확인하지 말라’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일부 선수가 이를 따르면서 큰 영향을 받는 사례를 본 적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분노를 느꼈으며, 혐오성 댓글이 절대로 선수에게 전달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려 한다. 그는 “스스로 혐오 댓글에 신경 쓰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린다”라고 말했다.

SNS 매니저의 책임은 게시글 작성 및 게재부터 사진 편집, 그리고 선수 맞춤형 그래픽 제작을 위해 디자이너 팀과 협력하는 것 등이다. SNS 매니저는 “간혹 일부 선수는 SNS 매니저가 말 그대로 모든 일을 하기를 원한다. 선수가 SNS 글을 올리기 전, 개인적으로 연락해 ‘이 게시글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기에 필터를 추가해도 되느냐?’와 같은 질문도 한다. 이 부분은 선수 개인과 어떤 식으로 글을 올리는 것을 원하는가에 달려있다. 일부 선수는 자신이 올릴 게시글이 문제가 없는지 확신하지 못해, 항상 SNS 매니저의 승인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축구선수에게는 SNS 관리자를 고용하는 일이 정신적 고통을 느끼지 않고 자신과 팬 사이에서 받는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필 포든처럼 부주의한 실수를 한 유명 선수도 있다. 포든의 트위터 계정에는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앞두고 파리생제르망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에게 도발성 메시지를 보낸 이미지가 게재됐다. 해당 트윗은 즉시 삭제됐으며, 포든은 자신의 SNS 관리자가 자신의 동의 없이 게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든의 SNS 관리자 소속 회사인 텐 토우스 미디어(Ten Toes Media)는 선수나 대리인의 동의없이 SNS 게시글을 전혀 게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SNS 관리자는 해당 사태를 두고 “매우 아마추어 같은 행동이다. 그 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다. 실례가 될 수 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선수의 SNS를 관리하는 이라면 누구나 선수에 대한 지식 없이 관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축구와 SNS 관련 기사를 추적하면, 많은 선수가 문제를 겪는 이유를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의 계정을 직접 관리하는 것과 차별과 혐오 대상이 되는 것 혹은 제 3자가 계정을 관리하면서 자칫하면 의도치 않게 당황스러운 실수를 할 수 있는 상황 사이에서 탐탁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느 한 SNS 관리자에 따르면,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팬과의 온라인 소통 80%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이어, 해당 SNS 관리자는 “선수가 극적인 상황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좋은 반응을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또, 온라인 활동을 활발히 하면, 선수가 수익성이 높은 스폰서 협력 계약을 체결하기 더 쉬워진다. 게다가 언론을 통해 거쳐 발언이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직접 팬에게 말을 전달할 수 있다. 직접적인 관계 형성은 팔로워 수가 많은 선수의 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커스 래시포드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이는 SNS 플랫폼이 대응하지 않으면 악화되기만 할 문제이다. 일시적인 SNS 보이콧이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익명의 SNS 관리자는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해당 관리자는 SNS에서 축구선수에게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보내는 이가 10대이거나 악성 누리꾼이며, 익명 계정에 정체를 숨기고 관심을 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보이콧은 두 가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갈수록 증가하는 인종차별이라는 문제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증가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키우는 한편, 인종차별주의자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할 수 있다. “인종차별주의자에게 관심을 준다면, SNS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계속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t’s no fun managing a footballer’s social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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