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초기, 낙관론자조차도 백신 개발까지 5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을 때 세계에는 코로나19의 심각한 획진 사례를 막는 것이 절망적으로 필요했다. 그리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십 년 전에 개발된 말라리아 치료제는 프랑스 바깥에서 이루어진 신뢰도가 부족한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홍보되었다. 이후, 수많은 사람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접종했으며, 그와 동시에 공급량이 부족해졌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사전 예방 목적으로 접종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한 검색량이 1,389%나 증가했다.
그리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구 직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극찬이 사라졌다.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자 임상시험이 중단됐으며, 미국과 영국 보건 당국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긴급 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결국 무효가 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은 2020년 6월, 영국 당국의 임상시험 때문에 타격을 받았다. 당시 임상 시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회복력을 향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코로나19 예방 약물 지침은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개인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접종을 반대한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관련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는 의약품의 필요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기간 급격히 기승을 부리는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 공급 지연, 백신 배포 속도 둔화 모두 부분적으로 세계에 의미하는 바는 백신이 모든 인구를 치료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또 다른 무기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금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동시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chloroquine)의 코로나19 노출 예방 효과를 실험 중인 태국 마히돌대학교 열대의학 교수인 니콜라스 화이트(Nicholas White)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순식간에 인류의 구세주에서 쓸모없는 약으로 전락했다”라고 말했다. 화이트 교수의 임상시험은 피시험자를 모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화이트 교수는 WHO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시험 권고 반대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화이트 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권할 수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반대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접종을 금지할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사전 치료제에서 배제하는 것은 너무 이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화이트 교수는 “인류는 바이러스의 진화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더 심각해지기 시작했다면, 다른 의약품도 구매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것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다”라고 주장했다.
첫 번째는 면역 체계가 약해진 환자에게 사용할 촌충 약품인 구충제 임상시험이다. 특히, 신장 이식을 한 투석 치료 환자나 면역 체계를 억압하기 위해 약물이 필요한 자가 면역 상태의 환자에게 사용할 의약품이다. 프로텍트-V(PROTECT-V)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임상시험은 노출 전 예방 요법(PrEP)을 연구하는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이 주도한다. PrEP는 바이러스 입자가 세포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면서 바이러스 복제를 방해하고 코로나19 감염을 막는다. PrEP는 실제로 뇌졸중에 걸리게 되는지는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저혈압 태블릿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감염 보호 능력을 제공한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임상시험을 주도하는 선임 연구원인 로나 스미스(Rona Smith)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연구팀은 장기간 승인됐으며, 많은 환자가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여러 약효에 지장을 주지 않고 비강 스프레이로 쉽게 투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충제를 택했다. 구충제는 바이러스가 비강 상피 세포에서 복제되는 것을 막는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먼저 침투되는 세포 유형 중 하나이다.
코로나19 시기에 투석중인 환자의 사망률은 다른 환자보다 훨씬 더 높았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코로나19 양성 환자 중, 투석 환자 5명 중 1명꼴로 감염 14일 이내에 사망했다. 투석 환자와 같이 특히 면역 체계가 취약한 환자를 위한 예방 의약품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투석 환자처럼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건강한 이들처럼 백신 관련, 좋은 반응이 누적되지 않는다. 면역 체계가 충분한 항체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1회 접종한 장기 이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항체 생성 비율은 고작 17%임이 확인됐다. 스미스 박사는 장기 이식 환자 다수가 병원 예약 진료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1년간 외출을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투석 환자나 장기 이식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삶이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프로텍트-CH(PROTECT-CH)라고 알려진 두 번째 임상시험은 프로텍트-V와는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19 예방 방법을 찾는다. 노출 후 예방(PEP)이라고 알려진 예방법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노출된 이후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프로텍트-CH 임상시험을 이끄는 노팅엄대학교의 수석 연구원 필립 바스(Philip Bath) 박사는 임상시험에 사용할 약물의 종류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이미 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NHS)가 다른 조건으로 승인하여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실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로텍트-CH는 거주자와 직원 모두 코로나19 시기에 극도로 심각한 사망 및 질병을 모두 겪은 요양 시설을 대상으로 한다. 코로나19 시기,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요양 시설 내 사망률은 전체 시설의 1/3을 차지한다. 바스 박사는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NHS의 체계와 달리 종종 민간이 운영하는 요양 시설 접근성과 요양 시설에서는 임상시험이 이루어진 전례가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적어도 요양 시설 5곳 중 1곳의 직원이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점, 그리고 모든 노인에게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요양 시설은 백신 접종 비용을 낼 여유가 없음을 의미한다. 바스 박사는 “한 가지 질병만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따라서 바이러스가 요양 시설에 침투했을 때, 바이러스가 중간에 있어, 특히 감염 위험이 높은 이들을 보호하도록 또 다른 요소의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백신이 코로나19의 과학적 대응의 유일한 성공 능력을 입증한 의약품이지만, 갈수록 백신 접종만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리버풀대학교 분자 및 임상약리학 교수이자 WHO의 코로나19 예방 의약품 지침 작성자인 앤드류 오웬(Andrew Owen) 교수는 “백신은 훌륭하다. 그러나 코로나19를 100% 막지는 못하며, 세계 인구 중 일부는 백신으로도 코로나19 감염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만약, 인류가 구충제와 같이 저렴하면서 이미 승인돼 널리 제조되는 의약품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백신 보급 속도가 느린 빈곤 국가에서는 임시방편으로 활용하며 백신 공급을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프로텍트-V와 프로텍트-CH를 모두 지지하는 오웬 박사는 “프로텍트-V와 프로텍트-CH가 성공한다면, 인류의 대대적인 승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백신 이외에 코로나19 예방 의약품을 얻게 될 것인지 불확실하다. 따라서 프로텍트-V와 프로텍트-CH 혹은 그 외의 더 많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화이트 교수도 프로텍트-V, 프로텍트-CH와 같은 연구가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는 “인류는 그다음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이루어지는 동안 쉽게 구할 수 있는 의약품이 있다면, 매우 가치가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사진=Unsplash]](/news/photo/202104/3085_4096_213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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