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리 몸속의 ‘대사조절’ 스위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대사성 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일생 환자가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결과가 대사성 질환 극복의 단초가 될 것인지 기대되고 있다.

김성훈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장팀은 한정민 연세대 융합오믹스 의생명과학 협동과정 교수팀과 공동으로 ‘LARS1’이란 이름의 인체 내 효소가 아미노산과 탄수화물의 세포 내 수준을 인식하고, 단백질 합성과 에너지 생산의 균형을 이루는 ‘통합형 대사조절 스위치’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이 사실을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29일자에 게재했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영양소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구성성분이지만 몸의 에너지 수준이 낮아지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연료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몸이 에너지 수준을 어떻게 감지해 아미노산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지, 그 전환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대사관련 연구는 김성훈 단장 팀의 주력 연구 분야다. 지난 2012년엔 이 세포 내 아미노산중 하나인 류신(leucine)을 감지해 단백질 합성과정을 활성화하는 스위치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해 국제 학술지 셀(Cell) 지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그 후속기전을 알아냈다. LARS1의 스위치가 류신에 의해 켜진다는 것은 밝혀냈지만, 그 이후 어떻게 그 스위치가 꺼지는지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지속적인 실험 결과 LARS1에 포함된 아미노산 스위치 기능이 우리 몸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 켜지고 꺼지는 만능 스위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추가로 알아냈다. LARS1은 세포의 에너지원인 ‘ATP’의 농도에 따라 류신의 대사의 방향을 조절하는 통합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낸 것이다.

앞으로 이번 연구결과 밝혀진 LARS1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면 대사 관련 관련 주요 질환에 대한 다양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대사기능은 당뇨, 비만 등의 대표적인 대사성 질환뿐 아니라 암, 신경질환, 면역질환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신약개발 연구 분야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도 LARS1의 기능을 이용한 항암제나 근무력증 치료제, 뇌전증 치료제 등 같은 다양한 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김 단장은 “이번 성과는 LARS1 효소가 우리 몸에서 에너지와 아미노산의 대사를 통합적으로 조절을 하는 중요 효소임을 밝혀낸 것으로, 당뇨병이나 비만과 같은 대표적인 대사조절 질환 뿐만 아니라 암, 신경, 근육 관련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