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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 시청자에게 충격을 주어 해산물 섭취 중단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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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 시청자에게 충격을 주어 해산물 섭취 중단시킬 수 있을까?
넷플릭스에서 성공한 기후 관련 최신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는 시청자에게 생선 섭취 중단을 촉구하기 전, 남획이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단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대대적인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By SIAN BRADLEY, WIRED UK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Seaspiracy)는 많은 사람을 당혹스럽게 한다. 3월 24일에 공개된 씨스피러시는 넷플릭스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면서 트위터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게 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다. 2014년에 공개된 ‘소에 관한 음모(Cowspiracy: The Sustainability Secret)’ 제작팀과 공동 제작한 씨스피러시는 영화 제작자 알리 타브리지(Ali Tabrizi)의 여행을 따라가며 상업적 어업의 암울한 현실을 부각한다.

씨스피러시는 (약간 의심스러운 듯한 어조로) 해양을 떠도는 플라스틱 폐기물 상당수가 어업 망에서 생성되며, 고래와 돌고래 30여 마리가 매년 의도치 않는 어업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또, 기업은 평소와 같이 2048년까지 해양을 비울 것으로 주장하며, 다름과 같은 간단한 메시지로 무거운 결말을 남긴다. 개인이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최선의 행동은 어류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다. 어류 섭취 중단이 시급하다는 사실이 매우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과거의 여러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씨스피러시는 대중적 분노를 유발했으며, 일각에서는 어패류 섭취를 중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실제로 씨스피러시와 같은 다큐멘터리가 실제로 오래 이어지는 차이를 만드는가?

씨스피러시가 대대적으로 유발한 한 가지 요소는 무의미한 분노이다. 일리노이즈대학교 연구원 애슐리 비에넥 토바스코(Ashley Bieniek-Tobasco)는 미국의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몇 년 간의 위험한 삶(Years of Living Dangerously)’을 시청한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분노하거나 충격을 받은 이들이 난감함과 슬픔을 느낀 이들보다 댜큐멘터리 시청 후 기후 변화 관련 행동을 실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본질적으로 지나친 두려움을 느낀다면, 불편한 진실을 무시하게 된다. 어류 섭취와 관련, 여러 감정이 시청자의 변화에 대한 바람을 형성하거나 멈추게 만들 수 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옥스퍼드대학교의 행동 변화 전문가인 디오고 베리시모(Diogo Veríssimo) 박사는 충격이 큰 관심을 이끌기에는 좋지만,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충격적인 상황에 반복해서 노출되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충격을 피할 전략을 발전시킨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충격이 제대로 작용한다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리즈 지역의 42세 건물주인 제임스 피어슨(James Pearson)은 1년 전, 소에 관한 음모를 시청한 뒤 육류 소비량을 줄였다. 이제 씨스피러시를 시청한 피어슨은 생선류를 대체할 식품을 찾고 있다. 그는 “소에 관한 음모와 씨스피러시를 보기 전까지는 채식주의자와 비건의 삶을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새 모이를 먹는 것도 아니고, 배가 고파지면 고기를 먹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여파는 생각하지 못했다.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모두가 인간의 습관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씨스피러시가 안겨준 동물 학대라는 충격과 눈물이 날 정도로 충격적인 통계는 런던에 거주하는 24세 보안원 겸 팟캐스트 진행자 조셉 로자스(Joseph Rojas)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그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씨스피러시를 보고 우려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귀중한 대상을 잔혹하게 대한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 개인적으로 이전에도 생선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씨스피러시를 본 뒤 앞으로 생선을 거부할 합리적인 명분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씨스피러시 제작자는 해설에 감정적인 요소를 넣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이는 대대적인 태도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지한다. 긴장감과 강한 특성, 갈등 및 해설 목표 등 씨스피러시가 똑같이 촉발하는 요소는 행동 변화를 이끄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비에넥 토바스코 박사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 본다면, 다른 사람에게 기후 변화의 효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과 똑같다”라고 설명했다.

씨스피러시와 소에 관한 음모를 비슷하다고 보기 쉽다. 소에 관한 음모는 시청하는 것만으로 많은 사람이 비건이 되도록 만드는 다양한 주장을 불러일으킨다. 어느 한 기사에는 “(소에 관한 음모는) 젊은 세대의 대대적인 행동 변화를 촉발했다”라고 작성됐다. 또 다른 기사에는 ”필자는 개인적으로 소에 관한 음모를 보고 나서 채식주의를 중단하거나 식습관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필자도 똑같이 스스로 식습관에 의문을 제기했다”라고 작성됐다.

그러나 갈수록 많은 사람이 지난 5년간 식물 기반 식단에 의존해왔으나 이러한 변화가 소에 관한 음모 때문만이라고 볼 수는 없다. 소에 관한 음모가 식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으며, 대다수 연구가 개인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어느 한 연구에 따르면, 자연 다큐멘터리가 환경 관련 우려에 영향을 미치며, 온라인 공간에서의 요청과 미디어 토론 횟수 증가와 대화 독려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우려가 확고한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이해도는 매우 낮으며, 이 사실이 문제가 된다.

베리시모 박사는 “다큐멘터리가 행동에 영향을 미치도록 가장 잘 활용할 방법과 관련된 체계적인 연구가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연구의 부재를 완화하기 위해 베리시모 박사는 극찬을 받은 데이비드 아텐버러(David Attenborough)의 다큐멘터리 ‘푸른 행성(Blue Planet)’ 효과를 테스트했다. 푸른 행성을 본 뒤, 많은 사람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분명히 나타났다.

수많은 트위터 사용자가 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야생동물보존협회(The Marine Conservation Society)의 웹 트래픽이 169% 증가했다. 그리고, 영국 정부는 해양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데 6,140만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스(Waitrose)는 푸른 행성을 시청한 고객 60%의 리필 가능한 물병과 커피컵 사용률이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스로 변화를 보고한 것의 문제는 실제 관측된 행동과 일치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이 거짓으로 보고한다는 것이다. 특히, 친환경 관련 행동이라면 많은 사람이 거짓 보고를 한다.

베리시모 박사의 연구 참가자는 푸른 행성의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에피소드나 아름다운 해양 사진에 중점을 둔 다른 에피소드 중 하나를 보았다. 모두 플라스틱이나 종이 포장이 등장하기 전, 후의 사진을 보았다. 연구 목적은 많은 사람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미치는 피해를 알게 된 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은 줄어들지 않았다.

연구 결론은 플라스틱이 유해하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반드시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제 인식과 행동 간 격차가 있다. 그런데, 이유기 무엇일까? 베리시모 박사는 “많은 사람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장기적인 측면으로 이어질수록 문제 인식은 행동 변화의 아주 작은 단계에 불과하다. 스스로 결정을 완전히 제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행동 변화가 이루어지기까지 복잡하다”라고 말했다.

행동 변화의 한 가지 이론은 인간이 내리는 결정은 지식과 감정, 사회적 규범에 의존한다고 제시한다. 베리시모 박사는 “예를 들어,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주변 사람이 우려의 감정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불편한 것에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된다”라로 설명했다. 중요한 사실은 자신의 행동이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느껴야 한다. 이는 특히 환경과 연결된 행동에 중요하다. 기후 위기라는 심각하게 눈에 보이는 현실에 무력함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비에넥 토바스코 박사의 연구는 절망적인 상황은 많은 사람이 친환경 행동으로의 변화를 하지 않도록 한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비에넥 토바스코 박사는 “(여러 다큐멘터리 속의) 이미지가 강렬한 감정적 대응을 여럿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결국 많은 사람이 효율성과 관련, 제한된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은 것이다.

비에넥 토바스코 박사는 연구를 통해 발견한 사실을 기반으로 씨스피러시가 촉구하는 행동의 범위가 매우 넓다고 주장한다. 그는 “(씨스피러시 제작자는) 해산물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는 사례를 제시하면서도 이를 행동으로 옮길 방안을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해산물이 주식인 곳의 공동체 구성원 혹은 해산물 대체 식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소외시킨다.

다큐멘터리가 장기적인 행동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는 증거가 거의 없지만, 베리시모 박사는 씨스피러시가 해산물 섭취 중단 관련 대화를 이끌고, 심지어 법률 변화 시행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베리시모 박사는 “2018년, 테레사 메이 전 총리가 의회에서 플라스틱 관련 법안 논의 도중 푸른 행성을 언급했다. 이처럼 상업적 어업 이야기를 할 때 씨스피러시도 언급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씨스피러시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어 해산물 섭취를 멈추도록 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이미 해산물 섭취 중단을 생각하는 사람이 실천할 확률이 가장 높으며, 이는 식습관 변경이 쉬운가와 주변 사람과 해산물 섭취 문제를 이야기하는가,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본 정보와 자신의 행동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달려있다. 여전히 수많은 의문점이 존재하지만, 해양 생물이 남획으로 희생당하지 않도록 만들 좋은 시작점이 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an Netflix’s Seaspiracy really shock people into not eating 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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