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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팬데믹’ 기획자, 기후변화 관련 보드게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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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팬데믹’ 기획자, 기후변화 관련 보드게임 제작
맷 리코크가 새로 출시한 보드게임의 당면 과제는 배출량 감축과 회복력 향상을 통한 기후변화의 혼돈을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 위기가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 될 수 있을까?
By JOCELYN TIMPERLEY, WIRED UK

게임 개발자 맷 리코크(Matt Leacock)가 자신의 가장 인기있는 보드게임 ‘팬데믹(Pandemic)’을 출시했을 때, 12년이 지난 시점에 자신의 게임을 이용해 전 세계를 휩쓴 실제 대유행 퇴치 과정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리코크는 새로 개발한 게임이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당면 과제 중 하나인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리코크는 현재, 영국의 협력 게임 크리에이터 마테오 메나페이스(Matteo Menapace)와 함께 ‘기후변화(Climate Crisis)’라는 상세 협력이 필요한 보드게임을 설계한다. 아직 출시 일정을 정하지 않고,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게임 기후변화는 플레이어를 배출량 감소와 기후 영향의 회복력 향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후변화를 아예 중단해야 할 세계로 데려간다. 이 모든 것이 세계가 마주한 실제 위기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진다면, 어느 정도 맞다.

여러 가지 까다로우면서도 매력적인 질문을 여는 복잡한 질문이다. 도대체 보드게임에서 기후변화만큼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구성할까?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사실은 기후변화라는 보드게임이 기후변화와 같은 현실 세계의 문제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메나페이스는 몇 년간 기후변화 관련 게임을 제작할 방법을 고심했다. 메나페이스는 2019년 널리 확산된 기후 문제 인식의 바람이 더 중요한 전환점임을 입증했다고 말한다. 그는 “더는 기후변화 게임 제작을 지체하지 않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게임 제작을 미루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보드게임 기후변화는 개인 차원이 아닌 전 세계의 조직적인 차원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통의 믿음을 지니고 있다. 메나페이스는 “초기 제작 단계에서부터 합의한 부분은 기후 행동이 종종 개인의 선택 문제라는 틀이 형성됐다는 사실이다. 육류 섭취와 비행을 줄이는 것과 같은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세계적인 규모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라고 말했다.

게임 속 각각의 플레이어는 중국과 미국, 유럽, 남반구 등과 같이 특정한 국가나 지역을 대변한다. 리코크는 “게임 제작 과정에서 특정한 개인을 배제하지 않고 광범위한 세계를 대변할 방법을 나타내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기본 게임 규칙은 먼저 출시된 게임 팬데믹과 비슷하다. 탄소 배출량이 거대한 온도계의 상승으로 연결되는 기온으로 변환돼, 폭풍과 같은 위기 발생이 증가하도록 한다. 플레이어는 회복성을 높여 스스로 기후변화 위기로부터 보호하며, 탄소 배출을 없애며 기온이 처음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만약, 플레이어가 기온을 안정적으로 변화 시켜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면, 모든 플레이어가 함께 게임에 이기게 된다. 그러나 게임에서 지정된 특정 인원수가 위기에 직면하면, 모두가 게임에 패배한다. 기후변화에 직면한 대략적인 모델인 만큼 보완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이 있다.

게임 기획자 겸 2019년 출간된 저서 『보드게임이 주는 인생의 교훈(What Board Games Teach Us About Life)』의 공동 저자인 조안 모리아리티(Joan Moriarity)는 과거에도 다른 기후변화 게임이 출시됐으나 유독 광범위한 사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은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모리아리티는 리코크가 기후변화 게임에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두고 거대한 자산이라고 칭했다. 또, 그는 “팬데믹은 매우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새로 출시한 기후변화 게임이 팬데믹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규모가 커지고, 모든 사람이 즐기는 ‘인류에 반하는 카드(Cards Against Humanity)’나 ‘카탄의 개척자(Settlers of Catan)’와 같은 문화적 초석을 마련하게 된다면, 기후변화 논의가 매우 흥미로워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처럼 복잡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특성을 보인 문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어렵기로 악명높다. 리코크와 메나페이스는 기후변화라는 과학적 원리 이해를 기반으로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생성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확실히 공개적으로 참여하면서 권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메나페이스는 “초기에 우려한 부분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여러 사람이 운영할 수 있도록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게임 제작 과정에서 많은 것을 간소화했다. 또, 순수하게 과학적인 스프레드시트 경험을 하는 대신 본능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하도록 게임을 제작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리코크는 일반적으로 게임 기획자는 지난 25년간 더 흥미로운 게임을 만드는 데 익숙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러나 반드시 교육적이면서도 흥미로운 게임을 제작할 필요는 없었다. 리코크는 게임에 더 많은 메시지를 넣을 기회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생각한다. 그는 “게임 기획자가 실제로 게임을 개발할 때 형성하는 틀의 형태를 더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실제로 게임 기획자가 가르치는 바는 식민주의를 축복하는 게임을 제작한다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지 않은가? 따라서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바람직한 메시지를 더 고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게임 기획자가 계속 게임 속 메시지를 고려하리라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모리아리티는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의 집단이 광범위하면서 다양하다고 말한다. 게임을 즐기는 이 중에는 게임 기획을 하고자 하는 이도 있다. 이와 관련, 모리아리티는 “게임 기획자 중, 여성과 유색인종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출신 배경과 경험을 지닌 이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정 지역의 게임 애호기라는 특정 집단만을 위한 게임이 아닌 광범위한 사용자의 유입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하고자 한다. 일례로 기후변화와 같이 이전보다 더 광범위해진 관심사는 그동안 이어진 게임 기획의 재탄생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타인이 시간을 보내는 세상을 창조하는 게임 기획자의 능력은 올바른 방향으로 게임을 제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주기도 한다. 이는 많은 게임 기획자가 절실히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리코크는 “올바른 방향으로 게임을 제작하며,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을 알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게임 제작 과정에서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기술만능주의의 환상에 젖어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것을 내놓기만 해, 모든 것이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메나페이스는 기후변화 게임이 사용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책을 명령하는 것을 피하려 한다고 밝혔다. 전체 스크립트를 작성하지 않은 대신 함께 게임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규칙을 지정했다. 또, 그는 많은 플레이어는 게임 기획자가 기대한 것과 다른 방식으로 게임한다고 언급했다.

또, 게임 기획자는 기후변화가 실제 세계에서 일으키는 문제를 설명하는 데 민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리코크는 “한 가지 매우 까다로운 부분이자 게임 기획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부분은 위기에 처해, 죽음까지 직면한 사람을 대변하는 방식이다. 게임 기획 과정에서 결코 원하지 않았던 부분은 플레이어가 게임 속 취약 계층을 포기해야 할 대가 혹은 자원으로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리코크와 메나페이스는 문제를 가능한 올바르면서 민감하게 대변하도록 확인하기 위해 국제적십자연맹 기후 센터(Red Cross Red Crescent Climate Centre) 등 여러 기후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다. 메나페이스는 “간혹 적십자 측에서 많은 사람이 정치적 해결책을 알게 되고, 그와 관련된 더 많은 문제를 알고자 하거나 정치적 활동에 참여한다면,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언급했다.

기후변화 게임을 협력 게임으로 만든 선택은 기후변화에 대한 실제 세계의 해결책을 향해 더 균형을 맞추도록 도움을 주려는 한 가지 요소이다. 어찌 됐든, 탄소 배출 감축 기회를 위해 세계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코크는 “게임으로 많은 사람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가 단위의 제로섬 게임만 중시하는 관점으로 문제를 본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게임 플레이어는 협력하면서 서로 위기를 완화하고, 국제 합의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메나페이스의 설명에 따르면, 협력 게임은 기획자에게 경쟁 게임과는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메나페이스는 “협력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상반된 행동을 해, 긴장감이나 이익을 얻도록 할 수 없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게임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감정에 의존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행동 관련 대화를 촉발하고자 하는 다른 보드게임도 협력 게임으로 나아갔다. 예를 들어, 타이니 풋프린트(Tiny Footprint)라는 전략 게임에서 카드를 얻기 위해 플레이어 모두 탄소 발자국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2t 줄여야 한다. 또, 영국의 기후변화 행동 자선 단체 파서블(Possible)이 배포한 게임인 카본 시티 제로(Carbon City Zero)의 첫 번째 버전은 순수한 경쟁 게임이었다. 그러나 이후, 파서블 측은 두 번째 버전에 협력 게임을 추가했다.

파서블의 공동 창립자 앨리스 벨(Alice Bell)은 “플레이어에 중점을 둔 그룹에서 나온 메시지는 매우 분명했다. 위기는 고립된 상태에서 경험하거나 퇴치할 수 없으므로 게임 과정에서 협력해 문제를 반영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국제 차원의 협력도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카본 시티 제로는 단순히 기후변화 논의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부분으로 개발됐다. 벨은 “기후변화 관련 게임을 한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일상 속에서 하지 않을 대화를 할 기회를 얻게 된다. 게임이 기후변화 논의를 평소에 존재하지 않았을 공간으로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리코크가 바라는 바는 기후변화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기후변화에 기여하는 가장 큰 요소와 관련, 더 나은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할 수 있다. 리코크는 “게임과 함께 계속 이어지는 대화가 더 많은 집단행동을 위한 흐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여러 연구에 게임이 많은 사람의 복잡한 개념 이해 향상 및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에 도움이 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모리아리티는 게임이 많은 사람이 창조적인 방식으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바로 기관이다. 그는 “게임 플레이어가 된다면, 단순한 관객이 아닌 참여자가 된다. 직접 선택권이 주어지는 공간에 플레이어를 데려가 자신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을 보도록 한다면, 모든 것이 변할 것이다. 우리가 갑작스레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대표 기관이 되어 권한을 지닌 것과 같은 인상을 주며,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한다”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게임이 기후변화 위기를 위한 정치적 의지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리코크는 게임이 탐험하면서 역동적인 체계를 인지하는 보호된 공간을 생성하기도 한다고 덧붙여 전했다. 그는 “플레이어는 실제로 자신의 결정을 우려하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인지하게 된다. 게임이 탐험과 함께 문제를 인지하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andemic’s creator is making a board game about climate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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