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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뇌 손상, 치매 위험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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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뇌 손상, 치매 위험 높인다
새로운 연구를 통해 뇌진탕 등 머리에 외상을 일으키는 각종 질병이 건강에 오래 지속되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By SARA HARRISON, WIRED US

축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머리에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의학 연구팀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2,700만 명이 매년 지속해서 후유증이 동반되는 뇌 손상을 겪는다. 교통사고가 원인이 되기도 하고 낙상 사고 혹은 축구 경기에서 헤딩 경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갈수록 많은 증거를 보면, 머리에 경미한 충돌이 발생해도 장기적인 손상을 겪으면서 신경 질환 위험성이 커진다.

뇌는 부드러우면서 보통 뇌척수액을 통해 두개골의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머리에 강력한 충격이 가해진다면, 뇌는 단단한 뼈와 충돌하면서 부어오르거나 출혈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단기 기억 상실이나 혼란과 같은 뇌진탕 증세가 발생하게 될 수 있다. (기절하거나 메스꺼움 혹은 어지러움 모두 뇌진탕이 원인은 아니다.)

2021년 3월, 의학 학술지 알츠하이머&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된 논문은 지난 25년간 건강 결과가 집계된 미국인을 추적한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논문 저자는 경미한 머리 부상도 장기적으로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머리 부상이 오래 이어질수록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치매는 뇌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일반적인 기억 상실과 인지 기능 상실이다.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단백질 덩어리가 뉴런이 서로 소통하는 과정을 방해하며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만성 폐쇄 질환인 알츠하이머이다. 그러나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 흐름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와 뇌 전면부와 측면 영역의 세포 상실 때문에 성격과 행동이 크게 변하게 되는 전측두엽 치매 등 치매의 종류는 다양하다.

연구팀은 새로운 연구 정보가 머리 부상이 미치는 영향과 그 예방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를 바란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뇌과학자 겸 연구 논문 제1 저자인 안드레아 슈나이더(Andrea Schneider) 박사는 “머리 부상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미한 머리 부상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주요 메시지이다. 자전거 헬멧 착용, 안전띠 착용 등 실질적인 행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전에 공개된 여러 연구도 머리 부상과 치매 간 비슷한 관계를 설명했지만, 주로 참전 용사와 같은 특정 집단만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슈나이더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일반 공동체 사회 기반 인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져, 일반인의 건강을 더 자세히 대변할 수 있는 첫 번째 연구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슈나이더 박사 연구팀은 1987년부터 미네소타와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에 거주한 45세~65세 지역 주민 중, 죽상동맥경화증 지역사회 연구(Atherosclerosis in Communities study)에 참여한 1만 4,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슈나이더 박사 연구팀의 연구는 원래 심장병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및 유전적 상태를 추적하고자 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의료 기록도 함께 수집해, 연구 참가자에게 머리 부상 정보를 스스로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이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는 뇌 손상 데이터를 분석했을 당시 머리 부상을 겪었을 때, 치매 발생률이 25%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2가지 이상 머리 부상을 겪었다면, 치매 발생 위험이 두 배 증가한다.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 데 또 다른 건강 요소도 존재한다. 유전적 요소 때문에 치매를 겪게 될 확률이 커질 수 있다. 간혹 가족력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파킨슨병과 헌팅턴병처럼 다른 퇴행성 질환과 함께 치매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외에 비만, 고혈압과 같은 혈관 질환이나 오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 흡연과 같은 생활 습관도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슈나이더 박사는 머리 부상이 주된 요소라고 주장한다. 그는 “연구에서 확인한 치매 발생 사례 중, 9.5%는 머리 부상 때문에 치매를 앓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슈나이더 박사 연구팀의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정신 의학 교수 데보라 반스는 “이번 연구는 머리 부상이 치유된 것으로 나타나고 한참 뒤,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과 관련, 갈수록 증가하는 또 다른 증거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반스 교수는 이번 연구의 중요도는 응급실 치료 혹은 의료 기록이 남을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부상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가 보고 범위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갈수록 머리 부상이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는 가운데, 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머리에 가해진 정신적 외상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는 신경 섬유반과 신경 섬유 다발을 서서히 축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혹은 간혹 축구 선수나 복싱 선수처럼 머리에 반복해서 타격을 입는 이에게 발견되는 공격성과 우울증, 기억상실증 등을 유발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의 일종인 만성 외상성 뇌 질환의 원인이 되는 타우 단백질이 증가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다른 원인은 두개골과 작은 혈관을 차지하는 뇌가 손상돼, 뇌에 공급되는 산소양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 머리 부상 때문에 발생하는 치매의 병리학적 요소는 불확실하다. 머리 부상을 당했다고 해서 모두 똑같이 치매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과학자가 환자가 살아있을 때, 뇌 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언제 치매가 발생하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반스 교수는 “치매는 각종 증상을 유발하는 복합적인 상호관계 요소에 따라 발병하는 합병증이다. 뇌 병리학에서 강조하는 치매는 증상이 발생하기 수십 년 전부터 치매가 발생해, 치매 원인을 연구하기 매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은 한 차례 이상의 머리 부상 때문에 치매를 겪게 될 전체적인 위험성은 남성보다 여성이 50% 더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한, 흑인보다 백인의 치매 발생률이 30% 더 낮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에는 백인과 흑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 집단의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머리 부상이 특정 인구 집단의 치매 위험성을 높이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치매 연구를 한 적이 있지만, 슈나이더 박사 연구팀의 논문 작성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워싱턴대학교 정신의학 교수인 제시 판(Jesse Fann)은 “외상성 뇌 손상 이후 성별과 인종, 그리고 치매 위험성은 모든 연구에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성별, 인종과 치매 발생 위험성의 관계를 더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남성보다 여성의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높다. 반면, 또 다른 연구에는 성별을 떠나 치매 발생 위험성이 똑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2016년,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연구팀이 카이저 병원 환자 20만여 명의 데이터를 6개 인종 집단으로 나누어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발간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흑인의 치매 발병 위험률은 위험성이 가장 낮은 아시아계 미국인보다 65% 더 높았다. 또, 2019년에 발표된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은 백인보다 흑인이 겪게 될 확률이 두 배 더 높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판 교수는 “여러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부 설명은 이미 주어진 연구의 특정 연구 표본의 결과를 그대로 이어서 발표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그는 이미 흑인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률이 더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에 머리 부상이라는 요소가 더해졌다고 해서 치매 발생이라는 기본 위험을 더 높이는 요소로 보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스 교수는 슈나이더 박사 연구팀의 연구 데이터가 자가 보고에 의존하므로 남성과 흑인 참가자의 보고 정확도가 낮을 수도 있어, 결정적인 연구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슈나이더 박사는 인종 및 성별에 따른 치매 발생률 차이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 및 지식이 전체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슈나이더 박사는 “연구팀이 관측한 특정 인구 집단의 치매 발생률이 다른 이유를 찾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머리 부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이와 치매 위험률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리고 치매 발생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등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연구팀이 원하는 목표는 실현되기에 거리가 멀다. 슈나이더 박사는 “우선, 머리 부상의 단기적, 장기적 관련성을 이해한 뒤 치료 전략 및 개입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 뇌 손상이 발생했다면,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슈나이더 박사는 “우리 연구팀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모든 위험 요소에 주의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즉, 환자가 혈압과 콜레스테롤, 혈당 수치 등 변화를 줄 수 있는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어, 슈나이더 박사는 “또, 우리 연구팀이 모든 사람에게 권고하는 사항은 실제로 외상성 뇌 손상을 겪은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게 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슈나이더 박사는 뇌 손상 연구가 이미 경미한 뇌진탕에도 존재할 수 있는 위험성을 더 자세히 인지하도록 하면서 환자도 치매 위험에 더 주의하도록 했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사람이 심각한 뇌 손상이라고 생각하는 부상은 실제로 몇 년간 바뀌었다. 50년 전, 많은 사람이 병원에 가거나 매우 심각한 증상이 있는 때를 제외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와 스포츠 구단이 뇌진탕 진료 시설을 두고 있으며, 머리 부상을 겪은 뒤 선수를 경기에 투입할 확률이 낮다.

슈나이더 박사는 뇌의 외상이 치매와 같은 혈관 위험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며, 치매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는 특정 연령, 성별, 인종 정보 등을 알아내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의사는 뇌 질환 환자를 위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개발할 수 있다. 이때, 가장 큰 교훈은 뇌 외상이 심각할수록 치매 발병 위험성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ven Mild Brain Injuries Raise the Risk of Demen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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