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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테크 업계 대기업에 사용료 청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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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테크 업계 대기업에 사용료 청구한다
테크 업계 최대 기업 4곳 모두 위키피디아를 무료로 사용했다. 그러나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가 출시되면서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던 프로젝트가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위키피디아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By NOAM COHEN, WIRED US

처음부터 구글과 위키피디아는 묵시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위키피디아는 구글이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할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구글은 위키피디아의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출처라는 명성을 형성한다. 물론, 구글이 지식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knowledge’의 약자인 놀(Knol)이라는 이름으로 사용자가 생성한 자체 게시글로 위키피디아를 대체할 서비스 제공을 시도하는 등 충돌이 있었다. 놀은 글 작성자에게 일정의 광고료를 지급했는데도 위키피디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놀이 실패한 뒤, 구글은 위키피디아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단순히 글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검색 결과 페이지의 핵심 인용 부문을 재인쇄해, 정보를 찾는 사용자에게 재빨리 위키피디아 지식을 전달했다.

구글과 위키피디아는 지난 20년간 함께 성장했으며, 서로가 서로를 대표하고는 했다. 그러나 구글이 1조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과 달리 위키피디아는 여전히 개인 사용자를 받아들이고 권한을 주는 재단인 중간 규모의 비영리단체로 남아있다. 그리고 두 기업 모두 충분히 재정적으로 넉넉한 상태이다. 이제 위키피디아는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과 페이스북, 애플 등 플랫폼 및 가상비서 서비스에서 무료 가상 신속 인용 서비스 제공을 위해 위키피디아에 의존하는 테크 업계 대기업과의 관계 균형을 새로이 맞추고자 한다.

3월 16일(현지 시각), 300개 이상의 언어로 위키피디아 프로젝트와 함께 각종 위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은 상업화된 제품인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Wikimedia Enterprise)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는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온라인 대기업에 직접 판매하면서 효율적으로 제공하고자 제작됐다.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대변인은 인터뷰를 통해 위키미디어 재단이 새로 설립한 자회사 위키미디어 LLC(Wikimedia LLC)와 여러 테크 업계 대기업 간의 논의는 이미 진행 중이지만, 향후 두 달간 위키피디아에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한 사용자의 반응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 간 합의는 이르면 2021년 6월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 프로젝트에 소규모 팀과 함께 참여한 위키미디어 재단의 수석 총괄 레인 베커(Lane Becker)는 “위키미디어 재단이 상업적 사용자와 서비스 사용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테크 업계 대기업이 위키피디아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진정한 사용자 기반으로는 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는 지금까지 몇 년간 2주 간격으로 사이트에 등장하는 모든 것 (이른바 사용자를 위한 ‘데이터 덤프’)의 스냅샷을 무료로 제공하고, 모든 변경사항을 다른 형식으로 제공하는 파이어 호스를 만들었다. 이 과정으로 주요 테크 업계 대기업이 위키피디아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제공했으며, 위키미디어 재단의 도움은 별도로 받지 않았다.

베커는 “모든 기업은 위키피디아 관리 전담팀을 두고 있다. 대규모 팀이다”라고 말하며, 서로 다른 콘텐츠 제작을 위해 “다양한 하위 수준 작업과 정치 및 관리 과정이 필요하다. 매우 큰 비용이 지출되는 과정이다”라고 언급했다.

오래됐지만 무료인 위키피디아 버전은 상업적 사용자를 포함한 모든 사용자에게 계속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위키미디어 재단의 최고수익관리자 리사 사이츠 그루웰(Lisa Seitz-Gruwell)이 설명한 바와 같이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의 민간사업은 위키피디아 그 자체이다.

그러나 무료 버전의 포맷 형식의 문제는 각각의 기업의 요구 사항에 따라 개발되는 유료 서비스를 사용할 가치가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분명하다. 일례로 엔터프라이즈 버전은 호환 가능한 포맷으로 실시간 변화와 포괄적 데이터 덤프를 제공한다. 또한, 비즈니스 합의에 따른 전형적인 고객 서비스 수준이지만, 유례없이 자발적으로 주도되는 프로젝트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부터 데이터 전송을 위한 특정 속도, 특정 기술적 결함 해결을 위해 할당된 전문가팀 등이 제공된다.

무료 소프트웨어 세계의 일환으로 형성된 위키피디아와 같은 또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는 프로젝트의 자체 서버가 아닌 아마존 웹 서비스 서버에 위키피디아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호스트할 예정이다. 엔터프라이즈 측은 이와 함께 고객의 수요를 더 적절하게 충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글에서 위키피디아 엔터프라이즈 버전 관련 결정을 정당화하며, “아마존 웹 서비스 기반시설 사용과 계약, 기술 혹은 금전적 측면에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위의 답변에 드러난 바와 같이 자랑스럽게 초기 인터넷 이상주의를 내세우는 위키피디아의 움직임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투명성과 사용자 수익화 등 각각 다른 기준을 지닌 테크 업계 대기업의 수요를 얼마나 다루어야 하는가를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프로젝트를 지시하는 위키미디어 재단 관계자는 여러 테크 기업이 글을 읽도록 각종 중요한 방식을 제공해, 위키피디아가 테크 업계 대기업과 분리되는 어리석은 행보를 보일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엔터프라이즈는 유용한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해,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서비스가 최신의 가장 정확한 정보를 보여주면서 재빨리 유해한 콘텐츠를 단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사이츠 그루웰은 계약 관계는 여러 테크 기업이 자발적인 프로젝트에서 가치를 추출하는 것을 더 공식적으로 인정하므로 다시 대중에게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크 업계 대기업은 벌목꾼이 나무를 심듯이 자사의 비즈니스에서 의존하는 자원 유지 도움을 요구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위키피디아는 계약 관계를 이용해, 특정 방식에 기여하면서 직접 사이트 자발적 참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엔터프라이즈가 재단의 1억 달러 수준의 예산 자금 지원의 중요한 원천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이츠 그루웰은 사용자의 기부와 지원금 공급 등이 예산 대다수를 부담하지만, 여러 기업의 사용료와 같이 신뢰할 만한 추가 수익 흐름이 재단에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위키미디어 재단이 2030년, 전 세계 대다수 지역과 더 많은 지역 사회에 무료로 지식을 전달한다는 야심 찬 안건을 시작하기 때문에 재정적 안정성이 필요하다.

사이츠 그루웰은 “위키미디어 재단 앞에 중요한 일이 놓여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언급하며, “수익 성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기업 플랫폼이 온라인에서 상업과 정보 흐름을 장악한다는 사실을 한 번 인정한다면, 자신의 수익을 챙기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자랑스러운 실리콘밸리 기업 중 한 곳인 위키미디어 재단이 드디어 수익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러 플랫폼이 이용하는 위키피디아 및 다른 업계의 여러 프로젝트에 대기업 자금 안정성의 또 다른 측면은 의존성 위협이 된다. 이제 위키피디아는 더 나으면서 강력하고 더 다양한 공동체에 상당한 금액을 받지만, 스스로 상업 인터넷의 수요와 관련된 위치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위키피디아는 매우 훌륭한 자원이자 20년 넘게 규모가 커지면서 오랜 과거와 복잡한 상황을 다룬 순간 모두 반영해, 세계를 설명한다. 위키피디아는 규모가 커지면서 여전히 비상업적 이상적인 서비스에 전념해왔다. 반면, 다른 테크 업계 대기업은 매우 탐욕스러운 자본주의 기업임을 스스로 입증해왔다. 이후, 최대한 많은 권한 허가를 요청한다. 테크 업계 대기업은 즉시 경쟁사를 모방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서비스의 장악력을 얻는다. 위키피디아가 테크 업계 대기업과의 합의에 진입하면서 묵시적인 관계 대신 분명한 관계를 시작한다면, 상업적 세계의 가치관, 그리고 상업적 가치관의 풍부한 보상을 장악한다는 위험성을 부담하게 된다. 

위키피디아에게 대기업의 꾸준한 자금 흐름을 거부하면서 원칙에 따라 이의를 제기한다면, 신축 고층 건물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부동산 업체가 건네는 큰돈을 거절하는 집주인처럼 극도로 이상주의적이면서 고집스럽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보통 건물이 어느 방향으로 건축되든 주택에는 과거의 잔재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마련이다. 또, 집주인은 금전적 이익을 남기기 위한 과거의 거금을 받을 수 있었던 때를 그리워한다.

수십 년 뒤, 위키피디아는 상업적 부동산 개발자와 같은 존재인 테크 업계 대기업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위키피디아는 공원과 저렴한 주택, 그리고 급격한 개발 때문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인터넷 도시 계획을 위한 관계를 시작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가 유일하게 바라는 바는 함께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협력사를 찾는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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