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쟁, 심각한 파장 불러일으킬 것
상태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쟁, 심각한 파장 불러일으킬 것
12곳이 넘는 유럽 국가에서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혈전 발생 문제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했다.
By GRACE BROWNE, WIRED UK

2021년 3월 초, 유럽 국가 12곳 이상이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인간의 혈전 발생 관련 보도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중단되자마자 백신 공급이 바로 재개됐다. 그러나 여러 유럽 국가에 공급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일 때문에 심각한 파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백신 공급이 중단된 국가에서 백신 공급으로 잃은 시간과 이미 낮은 백신 신뢰도에 타격이 발생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중단 문제 때문에 이루어진 모든 논의는 한 가지 문제를 풀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발생의 원인인가 아니면 백신 접종 후 우연히 발생한 것인가이다. 혈전 문제는 매일 발생하며,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했을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중 일부가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월 8일 자로 유럽 전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1,700만 명 중, 혈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는 37건이라고 밝혔다. 매년 성인 1,000명당 1명꼴로 심부정맥혈전증을 앓는다. 즉, 1,700만 명 중, 37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한 것은 예상보다 혈전 발생률이 적다는 의미이다.

대규모 백신 공급 이후 유해 효과 보고는 예상되었으며, 이는 좋은 일이다. 혈전 이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보고한 또 다른 부작용에는 장내 가스, 식단 조절 실패, 눈물, 지나친 귀지 발생, 항문 가려움증 등이 있다. 보고된 부작용 사례를 계속 추적한다면, 보건 당국이 향후 발생할 일을 예상하고 백신 자체가 다수의 유해 효과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 타당한 우려의 원인이 발생했을 때, 제때 중단 압력을 가할 시점을 판단하는 것과 거짓 경고일 때 반대되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혈전 보고 사례가 예상보다 낮다면, 여러 국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을 일시 중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전 예방 원칙을 기반으로 백신 공급을 중단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 분명해 보인다. 피해 발생을 입증하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잠재적인 피해 발생을 막고자 앞서 조처를 하는 것이다. 유럽 보건 당국은 사전 예방 원칙을 적용해, 대중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을 재차 확인시켜주었다. 그러나 사전 예방 원칙이 잘못 적용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신뢰도가 매우 낮은 상황은 결과적으로 혈전보다 대중에게 우려스러울 정도로 낮은 백신 접종률이라는 더 큰 위험을 제기할 수 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독일에서 발생한 더 우려스러운 일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독일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160만 명 중, 7명이 뇌정맥 혈전증 증세를 보이고 3명이 사망하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뇌정맥 혈전증 보고자 7명 중, 6명은 대뇌정맥동 혈전증이라는 특이한 부작용을 겪었다.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대뇌정맥동 혈전증은 매우 드물다. 매년 100만 명당 5명이 대뇌정맥동 혈전증 때문에 사망한다. 따라서 독일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발생한 대뇌정맥동 혈전증 보고 사례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대뇌정맥동 혈전증 발병 건수보다 더 많다. 독일 보건 당국은 현재 수준의 백신 접종자 규모를 보았을 때, 단 한 건만 혈전이 우연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을 무시하기 더 어려워졌다. 현재, 유럽 의약청(EMA)은 그동안 발견된 증거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으며, 계속 혈전 발생 관련 정보를 수집해 연구하겠다고 발표했다.

런던 퀸메리대학교 세계 공중보건 강사인 조나단 케네디(Jonathan Kennedy)는 더 나아가 백신 공급 중단은 보건 당국이 유지한 목표인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는커녕 백신 공급이 중단된 국가의 대중 사이에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유럽 내 백신 신뢰도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부터 이미 심각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백신 불신이라는 결과를 낳은 가장 큰 원인은 안전 관련 우려와 국가와 제약회사가 위험한 부작용을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다.

백신 신뢰도 손상이 복구 불가능할 수준이라고 생각하는가와 관련, 케네디는 백신 신뢰도가 시간에 따라, 그리고 백신 접종 시기 사이에 불규칙적으로 높아지다가 낮아지는 등의 변동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백신 신뢰도가 불규칙적으로 변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신뢰도는 회복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리커버 사회 과학 연구팀(RECOVER Social Sciences team)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7개국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대중의 견해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설문 조사 참여자 중, 백신이 안전하다는 발표를 적극적으로 믿는다고 응답한 이의 비율은 40% 미만이었다.

프랑스 연구 및 컨설팅 기업 일레이블 연구소(Elabe Institute)가 진행한 연구 조사에서는 프랑스인 20%만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신뢰하며, 58%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신뢰하지 않으며, 22%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신뢰성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행된 인쇄본에 따르면, 덴마크 내 백신 신뢰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 후, 1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중단 사태 때문에 백신 공급이 일시 중단된 국가 내 백신 접종률이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백신 공급을 일시 중단한 국가 모두 백신 공급 중단 이전부터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3월 14일(현지 시각) 기준 18세 이상 유럽연합 시민 중, 1차 접종을 끝낸 이의 비율은 10% 미만이다. 백신 1,200만 개가 사용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회의적 견해 때문에 수많은 유럽 국가가 65세 이상 노인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노년층에게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보건부 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2월 28일(현지 시각) 기준 프랑스 내 백신 사용률은 24% 수준이었다.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의 약학 교수인 폴 헌터(Paul Hunter)는 “궁극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중단 사태는 백신 접종을 억압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사망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헌터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사망 확률이 1/1,000이었던 어느 한 40대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했다. 40대 중반 남성 100만 명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그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약 500명이 코로나19 때문에 사망하게 될 수도 있다.

유럽의 여러 국가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향하는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중단 사태 때문에 발생한 역효과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케네디는 “유럽에서는 매일 수천 명이 코로나19 때문에 사망한다. 만약, 백신 접종을 기피해 사용되지 않은 백신 100만 개가 독일, 프랑스 창고에 쌓여 있으면서 많은 사람이 더 나은 백신을 기다린다면, 공중 보건의 재앙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백신이 됐든 백신 접종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urope’s AstraZeneca debacle will have devastating consequences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