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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코로나19가 없던 시절의 향수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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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코로나19가 없던 시절의 향수 유발
기술은 따뜻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기억을 상기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시행된 봉쇄조치가 이어진지 1년이 지난 현재,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한탄하게 되었다.
By ANGELA WATERCUTTER, WIRED US

그레고리력이 출현한 이래로 인간의 기억은 년도 단위로 분류됐다. 연간 기념일과 생일, 입학, 졸업, 신년 명절 등 인간의 뇌는 자연스럽게 여러 일을 365일 단위로 기억한다. 일반적으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잊힌 과거에 감동하더라도 그 순간으로부터 얼마나 지났는지 일깨워준다. 그러나 2021년 3월 둘째 주,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주는 모든 것이 달라진 지 1년이 되는 시점이다.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세계적 대유행병으로 선언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2021년 3월 둘째 주 내내 마지막으로 농구 경기를 직관하던 순간, 영화관에 가던 순간, 식당에 가던 때와 같이 우리가 기억하던 모든 마지막 순간으로부터 1년이 지났다. 또, 마지막으로 사무실에 출근한 날부터 부모님을 안아드리던 마지막 순간, 그리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하던 마지막 날까지 말이다. 그리고, 아이폰이 사용자의 사진을 임의로 보여주고 페이스북의 과거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타임호프(Timehop)와 같이 기술은 우리가 코로나19 이전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도록 상기시켜주도록 설계됐다. 2021년 3월 초, 필자는 인스타그램에서 “2년 전 오늘의 사진 보기” 알림을 받았다. 그리고, 필자는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친구 로빈(Robyn)을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필자는 당시 무려 2만 명이나 되는 낯선 사람과 함께 노래를 부르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9개월 전,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을 떠올리게 되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또, 우리는 스스로 과거를 떠올린다. 지난 일주일간 필자의 타임라인, 그리고 모든 사람의 타임라인은 과거 자신이 방문한 곳과 시간을 떠올리게 하면서 NBA 경기가 중단된 소식이나 갈수록 어딘가 이동하는 것이 위험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 순간으로 가득할 것이다. 그리고, “2020년 오늘 일어난 코로나19를 위한 라이브 트위팅”이라는 @YearCovid와 같은 새로운 전용 트위터 피드까지 등장했다. @YearCovid 계정 팔로우가 의미하는 바는 코로나19 관련 뉴스 스토리와 SNS 반응을 어느 정도 자주 상기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떠올리는 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YearCovid 피드가 충분히 달라진 점을 상기시켜줄 것이다.

향수라는 단어의 뜻은 말하기 어렵다. 향수라는 단어 자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 혹은 과거의 순간이나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바라는 애절하거나 지나치게 감성적인 갈망을 뜻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사망하게 만들거나 전 세계의 기존 관행을 중단하게 만든 질병을 이야기할 때,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는 표현은 더더욱 생각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시기에 누군가가 젊은 시절을 그리워한다면, 어린 시절의 친구를 만나거나 과거 사진이 담긴 앨범을 꺼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는 우리가 빼앗긴 과거가 아닌 코로나19 이전의 시기를 갈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르투갈어에 현 상황에 더 적합한 표현으로 ‘갈망(saudade)’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는 무언가 놓친 것에 대한 그리움과 거의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향수를 의미한다. 와이어드 기자 소피아 바넷(Sofia Barnett)은 과거, 모두가 누리는 좋은 기회를 놓칠 것을 불안해하는 포모 증후군의 종말과 관련된 에세이를 작성했다. 우리는 이제 친구와의 하룻밤 외출 혹은 가족 모임을 놓칠 일이 없다. 대신 많은 사람이 집단으로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일어나기 거의 어려운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을 그리워한다. 이제 코로나19 시기의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공유한다. 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널리 퍼진 감정이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고통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에 대한 고통이기도 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ocial Media Reminds Us of the Year That Was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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