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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클라라와 태양’, 인간이 AI를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 이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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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클라라와 태양’, 인간이 AI를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 이유 설명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는 충성심과 사랑, 우정 등 인간의 특성을 AI에 투영했다.
By AMIT KATWALA, WIRED UK

인간의 시각령은 1초에 수천 번씩 두 가지 놀라운 일을 한다.

첫 번째는 인간의 망막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인식하고 일련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가장 먼저 명암 구분을 하고, 선과 가장자리를 구분한다. 그다음에는 ‘A’라는 글자와 같이 구분할 수 있는 모양을 인식하고, 토스터기나 주전자와 같은 가정용품을 인식하거나 할머니나 아침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보는 사람 등 개인의 얼굴을 인식한다.

두 번째 놀라운 일은 사물을 인식하는 복잡한 과정이 완료된 사실을 완전히 잊는 것이다. 인간의 내면은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는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작가의 소설 『클라라와 태양(Klara and the Sun)』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인공지능(AI)을 인간과 구분할 수 있는 요소이다.

『클라라와 태양』은 ‘인공 친구(Artificial Friends)’ 혹은 ‘AF’라고 불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하는 머지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에서는 부유한 10대가 AF를 구매한다. AF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원격 교육을 받으며, 다른 AF와 대면 상호작용을 할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다. AF는 인간에게 외로움 치료제로 홍보되지만, AF 자체는 외로운 세상 속에서 살게 된다.

소설 도입부에는 뉴욕과 같은 모습의 미국 도시에 있는 어느 한 상점에 전시된 AF 클라라가 등장한다. 클라라는 매일 다른 AF와 소통하면서 판매될 날만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낸다. 클라라는 걷기와 말하기를 할 수 있고, 외모도 인간과 비슷해, 거의 인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클라라는 인간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클라라의 기계 두뇌는 클라라가 보는 모든 것을 움직이는 박스 형태로 만든다. 클라라의 두뇌로 생성된 움직이는 박스는 잠재적인 위협을 지닌 것을 빨간 사각형으로 그리는 알고리즘 처리를 위해 사용되는 경계 박스와 같은 네모 상자와 같은 모습이다. 클라라가 창문을 통해 길거리를 보면, 간혹 세계의 조각난 이미지를 본다. 이때, 클라라가 보는 이미지는 무언가를 판독하기 전, 깨진 거울에 비쳐 반사된 것과 같은 화난 얼굴, 우산을 같이 쓰던 커플이 혼자가 되는 모습, 그리고 8개의 관절과 두 개의 머리를 지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와 같은 모습이 된다. “복잡한 길거리를 건너는 신호등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간신히 세계를 더 멀리 볼 때, 세계는 균일하지 않은 차원의 수많은 박스로 분리된다.”

이는 인간과 AI의 다른 점을 수십 년간 공상과학과 함께 문학적이지 않은 형태로 탐구한 아이디어 형태로 상기시켜준다. 공상과학 소설 속 AI는 인간과 같은 추측에 따라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이 AI에 욕망과 동기를 투영하는 것은 위험한 오류임을 알려준다.

『클라라와 태양』은 이시구로 작가의 8번째 소설이자 첫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작품이다. 『클라라와 태양』은 이시구로 작가의 전작과 비슷한 테마를 지니고 있다. 특히, 미래의 장기 기증을 위해 자라는 복제인간의 삶을 그린 소설 『나를 보내지 마(Never Let Me Go)』와 매우 유사하다. 간혹 유치한 해설이 섞인 순진함과 이면에는 소름 끼치며 공포스러운 거짓이 숨겨진 겉보기에는 평범한 삶과 같은 주제를 표현한다.

이시구로 작가는 계급 제도를 통한 구분에 집착하는 듯하다. 그는 그가 일본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영국으로 이주한 사실을 보면, 그리 놀라운 부분도 아니다. 또, 『클라라와 태양』에서 보다시피 부유한 집안 출신 자녀는 최고 명문 대학과 같이 일정 절차를 거친 이는 접근할 수 없는 기관에서 유전 공학을 통해 지능을 보유할 기회를 얻는다. AF는 계급 사다리의 아래층을 차지한다. AF는 주인이 싫증을 느낄 때까지 충성스러운 애완견처럼 주인을 따라야 한다.

결국, 클라라는 판매되고, 새로운 집에 간 후에는 인간관계의 복잡함에 가장 먼저 뛰어들게 된다. 클라라가 세상을 기계처럼 바라보지만, 반이상주의 영화 속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세계를 파괴하는 AI와는 다르다. AF는 주변의 세상을 관찰하면서 학습한다. AF는 세상을 인간과 다르게 보지만, 결국 인간과 같은 혼란을 느끼고 영향을 받게 된다.

태양 에너지로 움직이는 클라라는 자신의 새 주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혼란스럽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AF 상점에서 하늘을 걷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신과 같은 힘을 갖도록 영향을 준 태양에 대한 미신적인 집착을 한다. 마치 역사 속 문명사회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신적인 존재를 꿈꾸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인간은 여전히 AF가 현실 속에 존재해도 될지 확신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 실제 AI는 취업 활동부터 데이팅 알고리즘까지 우리 사회 속 모든 측면에서 인간을 소름 끼치게 만들고 있다. 『클라라와 태양』은 사랑과 충성심, 우정과 같은 특성을 인간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보는 AI에 투영하는 것을 낙관적으로 그리는 듯하다.

그러나 클라라가 렌즈를 통해 포착하는 아이디어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보는 방법을 보면, 소설 속 클라라의 여정에는 삶 속의 큰 기능이 될 기술 작업의 불확실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이 반영됐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Kazuo Ishiguro’s Klara and the Sun explains why we’ll never love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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