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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미얀마의 끔찍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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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미얀마의 끔찍한 현실
양곤에 거주하는 어느 한 부부가 수백만 명의 인터넷 접속을 막은 군사 쿠데타 때문에 발생한 여파를 설명한다.
By MATT BURGESS, WIRED UK

군대가 행동하기 전, 쿠데타 발생 관련 소문이 떠돌았다. 미국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소피는 2월 1일 이른 시각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할 당시 아들, 그리고 노동조합 회원이자 미얀마인인 남편 아웅과 함께 집에 있었다.

미얀마 군부 지도자가 아웅산 수치와 대통령 윈 민, 그리고 여러 최고위급 정부 관료를 체포하면서 동시에 검열을 위한 노골적인 도구를 사용했다. 바로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이다. 아들과 함께 이른 시간에 깨어 있던 소피는 휴대폰 데이터만 제한된 덕분에 집안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다. 소피는 친구가 공유해준 뉴욕타임스 기사로 쿠데타 소식을 처음 접했다.

미얀마에서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고 몇 주 후, 인터넷 차단은 보편적인 일이 됐다. 시위대 규모가 커지자 전체적으로 인터넷 접속이 차단됐으며, 페이스북이나 메신저 앱 등 개인 서비스 사용도 제한됐다. 미얀마 국민 대다수에게 페이스북이 곧 인터넷이며, 뉴스를 접하고 친구와 소통하는 주요 수단이다.

지난 12일간 새벽 1시부터 아침 9시까지 인터넷 공급이 차단됐다. 시민권 단체인 액세스 나우(Access Now)는 주기적인 차단 때문에 군부 정권의 권력 남용과 면죄부 부여가 더 쉬워진다고 말한다. 국제 사회가 미얀마의 인터넷 차단을 비난했으며, 미얀마는 통제를 강행하기 위해 인터넷을 차단한 30여 개국 중 가장 최근 인터넷 접속을 막은 국가가 됐다.

미얀마인은 인터넷 차단이 시위대를 대상으로 한 야간 체포와 폭력적인 단속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인터넷 차단과 관련, 이동통신사 텔레노(Telenor) 미얀마 지사가 군부에 지시받은 명령을 공개했지만, 현재는 이를 공개할 수 없게 됐다.

인터넷 차단 때문에 친구, 가족과 소통할 수 없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이 업무를 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피해는 미얀마 내에 두려움이라는 분위기가 더해진 것이다. 소피는 쿠데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귀국했다. 소피의 남편 아웅은 여전히 양곤 중심 지역에 거주하며, 수천 명이 모인 시위에 참여했다. 밤마다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며 미국과 시차가 있기 때문에 소피와 아웅의 대화는 제한적이며 이루어지기 어렵다. 인터넷이 차단된 상황의 현실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소피와 아웅의 대화는 문맥상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편집되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쿠데타와 첫 번째 차단
소피:
쿠데타가 발생했을 당시 콘도에 있었다. 당시 아침 일찍 일어나 아들을 돌보았으며, 미국에 있는 친구가 메시지로 아웅산 수치 체포 소식을 다룬 뉴욕타임스 기사를 공유했다. 개인적으로 그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내가 연락을 하지 않는다면, 잘 지낸다는 의미라고 미리 경고했다. 다들 매우 두려워하며 외출을 꺼린다.

아웅: 페이스북 그룹에 노동조합 회원이 많다. 모두 온라인 접속을 하지 않았다. 불과 20분 전에 대화하던 친구도 오프라인 상태가 되었다. 인터넷에서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으며, 휴대폰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발코니로 나가 거리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웃이 케이블 TV를 보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내 집에는 케이블 TV가 없어서 이웃에게 큰 소리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소피: 완전히 어두운 곳에 있는 것과 같다. 매일 휴대폰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이웃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쿠데타 발생 후 첫 번째로 맞이한 주말에 인터넷이 완전히 차단됐다. 누구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었으며, 휴대폰 연결도 할 수 없었다. 또, 변두리 길가나 중심가로 향하는 시위대의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ATM 서비스와 은행 서비스 사용 모두 제한돼, 돈을 찾을 수단이 없어 심각한 여파가 발생했다.

아웅: 군부 정권은 누구도 미얀마에서 발생하는 일을 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처음에만 차단되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군부는 정보 유포를 막으려고 인터넷을 완전히 차단했다. 군부가 며칠 뒤면 주기적으로 인터넷 접속 전면 차단 조치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알 수 없다.

페이스북과 왓츠앱 차단
소피: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페이스북은 미얀마에서 뉴스와 같은 존재이다. 페이스북은 모든 사람을 만나는 수단이다. 또, 통화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미얀마인은 페이스북 메신저로 전화한다. 연락처를 알지 못하는 사람과 통화하고자 할 때, 왓츠앱이나 페이스북으로 전화를 건다. 인터넷 차단이 소통을 막는 방식과 관련된 군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VPN에 의존한다. 나는 테크 업계 종사자이기 때문에 이미 사용 중인 유료 VPN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기술 지식이 해박하지 않은 사람이 많으며, 이들은 접할 수 있는 VPN은 무엇이든 다운로드받는다. 대부분 무료 VPN을 이용해 인터넷 제한 조치를 피할 수 있지만, 어떤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야간 차단
아웅:
매일 밤이면 군부는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인터넷을 차단한다. 그전에는 길거리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다른 마을로 향하는 수상한 차량이 있으면, 페이스북에 알려졌다. 미얀마인은 주변의 모든 사람의 연락처를 알지 못한다. 같은 마을 내 다른 주민과의 소통 수단은 페이스북이다. 이제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길거리 한구석에 나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본다. 마을의 길거리를 직접 살펴보아야 한다.

소피: 당시 상황은 매우 끔찍했다. 20분마다 누군가가 시위를 위해 솥과 냄비를 치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누군가가 솥과 냄비를 치는 소리를 내면, 거리 전체에 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발코니로 달려 나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아야 했다.

인터넷이 차단되기 전까지는 집안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고, 가능한 많은 글을 옮기면 됐다. 그저 계속 스크롤하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유포하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인터넷이 차단되기 전까지는 집 안에 앉아서 여러 소식을 찾고, 도시에서 가장 최근에 발생한 일을 확인하면 됐다. 인터넷이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차단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군부가 막고자 하는 국민의 행동은 무엇인가? 또, 군부는 밤에 무슨 일을 하는가?

아웅: 군부가 밤마다 인터넷이 차단되는 상황을 습관화하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이 밤에 잠들며, 인터넷에 접속해 일하지 않는다.

그러나 야간 인터넷 차단은 파급력이 있다. 인터넷은 야간 산업에, 그리고 국제 금융 시스템과 거래 업계에 종사자에게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주변에 원격근무를 하며, 야간의 인터넷 차단 때문에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을 알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영국 시간대에 맞추어 원격 강의를 듣는 학생은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

내가 하는 일에도 인터넷이 필요하다. 항상 해외와의 연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구성원은 인터넷을 통해 임금 문제를, 그리고 간혹 건강 및 복지 문제를 인터넷을 통해 이야기한다. 간혹 밤에 일해야 할 때도 있으며, 노동조합원에게서 온 메시지가 있는지 페이스북 페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여파
아웅:
오전 9시가 되면 바로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한밤중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족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 메일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확인한다. 뉴스를 보고, 해외 언론 보도를 통해 지난 밤에 일어난 일을 확인한다.

소피: 세계에 내가 겪는 일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다. 군부가 들이닥쳐 체포하고 휴대폰을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며칠 전 미얀마를 떠났기 때문에 남편과 대화할 방법을 찾고자 협력하고 있다. 남편과 몇 시간 동안 연락할 수 없다. 남편이 집에 돌아왔는지 아니면 도시에 갇혀 있는지 알기 위해 그저 몇 시간 동안 앉아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으로 대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른 앱으로 대화를 계속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다른 앱에서도 대화할 수 없을 때는 항상 메일로 대화하고, 국제 전화로 통화한다. 우리 부부는 휴대폰에 사용할 선불카드를 다량으로 구매했다. 인터넷이 차단됐을 때, 데이터를 충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웅: 아들이 낮에 깨어 있을 때, 아들과 대화하고 싶다. 미얀마 시간이 늦은 밤이라도 상관없다. 아들과 통화하고 싶고, 아들을 보고 싶다. 소피는 아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아들이 말하는 것과 노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공유한다.

소피: 군부의 인터넷 차단은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소통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미얀마는 일반적으로 기술을 새로 접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아웅: 개인적으로 정부가 현재의 쿠데타 상황에 위기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 같다. 대부분이 한밤중의 인터넷 차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현재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래로 향하는 미얀마에 인터넷은 매우 중요하다. 미얀마가 북한처럼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인터넷에 접근하는 데 크게 애먹고 있다.

*이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terrifying reality of life under Myanmar’s internet shut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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