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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구 논문, 실제로 존재하는 논문이었으나 ‘공동 저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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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구 논문, 실제로 존재하는 논문이었으나 ‘공동 저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IBM의 어느 한 연구원이 참여한 적이 없는 연구 논문 두 편에 공동 저자로 등록됐다. 또 다른 연구 논문에는 ‘빌 프랭크’라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학자의 이름이 논문 공동 저자로 허위 기재됐다.
By WILL KNIGHT, WIRED US

2020년 12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권위 있는 어느 한 인공지능(AI) 연구소의 공동 총괄인 데이비드 콕스(DAVID COX)가 온라인 컴퓨터 과학 참고문헌을 훑어보고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콕스 총괄이 들어본 적이 없는 연구 논문 두 편에 자신이 모르는 중국 연구원 세 명과 함께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로 기재되었다.

콕스 총괄은 처음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콕스라는 이름이 흔한 이름이 아니지만, AI 연구원 중에 동명이인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콕스 총괄은 “그리고, PDF 파일을 열어보았을 때, 논문에 내 사진까지 등록된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학술 사기 행위가 얼마나 만연한지 혹은 참여한 적이 없는 연구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이 기재되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 모두 확실하지 않다. 이후, 와이어드가 콕스 총괄과 함께 공동 저자로 함께 이름을 올린 중국인 연구원 세 명의 다른 논문을 여러 편 살펴본 결과, MIT 연구원의 사진과 이력이 가명으로 기록된 또 다른 논문을 발견했다.

이와 관련, 콕스 총괄은 논문 게재 기회를 높이거나 학술적 권위를 얻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학자가 서양 연구 기관의 권위 있는 연구원과 함께 연구 논문을 게재하면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콕스 총괄을 비롯한 여러 연구원은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번 가짜 논문 공동 저자 등록 사태가 학계의 연구 논문 출판이 지닌 약점을 부각시킨다고 지적한다. 또한, 사전 검토 없이 주로 온라인에 논문이 게재되는 AI와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특히 연구 논문 출판을 다루는 광범위한 규정의 부재도 반영한다.

콕스 총괄은 “공동 심사 과정에서 대중의 신뢰를 저해하지 않는다면, 논문 공동 저자 등재 문제가 큰 피해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AI가 지닌 근본적인 어려움을 탐구하는 합동 연구소인 MIT-IBM 왓슨 AI 연구소를 총괄하는 콕스 총괄은 클러스터컴퓨팅(Cluster Computing) 관련 특수 연구 논문 두 편의 공동 저자로 인정됐다. 한 편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모바일 네트워크를 보호할 수단으로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한 편은 마카오의 스마트 대중교통 시스템 네트워크 구축 제도를 설명한 논문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와이어드가 확인한 또 다른 스마트 대중교통 프로젝트 관련 논문에는 MIT의 전기 공학부 교수라고 주장하는 빌 프랭크(Bill Franks)가 저자로 등록됐다. 그러나 MIT 전기 공학부에는 빌 프랭크라는 교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산업정보학학회 논문지(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에 게재된 해당 논문에는 실제 MIT 교수인 새먼 아마라싱(Saman Amarasinghe)의 이력과 사진이 가명과 함께 기록됐다. 아마라싱 교수는 이메일과 MIT 대변인을 통한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공동 저자가 허위 기재된 논문 세 편 모두 게재 철회되었으며, 논문을 게재한 학술지 관계자는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콕스 총괄은 여러 학술지에서 언뜻 보아도 가짜인 것이 분명한 논문을 게재한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그는 IEEE 측이 재빨리 빌 프랭크를 공동 저자로 기재한 논문 게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EEE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및 브랜드 마케팅 총괄 모니카 스티켈(Monika Stickel)은 “조사 결과, 공동 저자를 허위 기재한 논문이 편집 과정에 따라 IEEE의 정책을 위반한 사실이 명백한 것이 확인되었으며, 해당 논문은 게재 철회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콕스 총괄은 클러스터 컴퓨팅 연구 논문 게재를 담당한 학술지인 스프링거 네이처가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공동 저자가 허위 기재된 논문 두 편 게재를 철화하기 전까지는 법률적 대응의 위협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프링거 네이처 측은 핫메일 계정을 통해 콕스 총괄에게 연구 논문의 저자로 확인되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스프링거 네이처의 연구 통합 총괄인 수잔 팔리(Suzanne Farley)는 “지난 수 십 년간 연구 논문 출판이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스프링거 네이처가 근본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 안타깝게도 의도적으로 기만행위를 하거나 신뢰를 악용하는 개인과 단체가 일부 존재한다. 그리고, 누구나 실수를 하고 오해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팔리 총괄은 간혹 학계가 기관의 메일 주소를 사용하지 않아, 연구 논문 저자의 메일 주소와 이름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는 추가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언급했다.
 
“지난 수 십 년간 연구 논문 출판이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스프링거 네이처가 근본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
수잔 팔리, 스프링거 네이처 연구 통합 총괄


학계 사기를 추적하는 웹사이트인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에 따르면, 마카오대학교(City University of Macau) 소속 연구원이자 중국인 연구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다밍 리(Daming Li)가 논문 공동 저자 허위 기재와 관련, 다른 저자인 주하이 다 헝친 과학기술부(Zhuhai Da Hengqin Science and Technology Development) 연구원 시앙 야오(Xiang Yao)를 비난했다. 리 박사는 논문 게재 당시 야오 박사의 ‘훌륭한 의견’을 듣고 야오 박사가 콕스 총괄의 이름을 추가로 기재했으며, 야오 박사는 해고됐다고 전했다. 리 박사와 야오 박사 모두 와이어드의 이메일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중국 학자와 연구한 적이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캠퍼스의 루이수 지아(Ruixue Jia) 교수는 콕스 총괄을 공동 저자로 허위 기재한 논문 저자 모두 대학에서 장려하는 국제 협동 연구로 위장하기를 원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리트랙션 워치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 명 이상의 공동 검토자가 가짜인 것으로 입증되면서 학계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적발된 논문은 총 1,000편이 넘는다.

콕스 총괄은 공동 저자 허위 기재 사실이 게재된 논문의 일부 출판 작업이 얼마나 형편없이 진행되었는가를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그는 “간혹 논문 공동 저자 허위 기재와 같은 일은 논문 출판 처리 시스템에서 관행처럼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학술적 논의가 등장한 것 자체도 속이는 것과 관련이 있는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컴퓨터 과학의 윤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 겸 노스웨스턴대학교 교수 브렌트 헤트(Brent Hecht)는 논문 출판 과정에서의 허술한 접근 방식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원이 최신 연구 논문을 읽을 수 있는 온라인 논문 게재 사이트 arXiv에는 수많은 논문이 공동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재된다. 헤트 교수는 공동 검토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논문 저자 문제가 연구 논문의 정통성과 논문의 질을 대표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과학 연구가 경제적 신뢰 때문에 이루어져, 신뢰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거나 이를 제대로 얻을 수 없게 되면 모두가 피해를 본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AI Research Paper Was Real. The ‘Coauthor’ Was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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