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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춘제,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생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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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춘제,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생활 보여준다
신속한 지역 봉쇄 조치와 대규모 검사, 지역 감염이 없을 때까지 이어지는 집단 격리 조치 모두 여전히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책의 핵심이다.
By LAVENDER AU, WIRED UK

불과 1년 전, 중국의 상황은 지금과 매우 달랐다. 2020년,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제를 맞이했을 때, 많은 사람이 이미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옮기면서 우한의 병원은 환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전 세계에 코로나19를 알리려고 한 의사 리원량(Li Wenliang)이 사망했다. 2021년, 중국 중앙 정부는 이번 명절을 어디서 보내든 이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이동 금지령을 시행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인민이 정부의 지침을 따랐다. 춘제가 시작되기 전 3일간의 대이동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탑승객의 수는 전년도 대비 70%나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중국 전역에서 춘제에 수십억 명이 이동한다. 기차표는 춘제가 다가오기 몇 주 전에 매진된다. 각 기차역은 연휴를 즐기려 다른 지역에 가려는 귀성객으로 혼잡하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그러나 중앙 정부에서는 이동 자제령을 강행하지 않았지만, 일부 고용주는 직원의 이동을 막고 있다. 또, 지방 단위로 각종 통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허베이성 주도인 스자좡(Shijiazhuang) 지역의 어느 한 대학교수인 장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에서 자신을 비롯한 동료 교수에게 춘제를 즐기기 위한 이동을 금지했다. 한 달 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며칠간 스좌좡에서는 지역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장 교수가 근무하는 대학 행정부는 여전히 코로나19를 경계하고 있다.

장 교수의 근무지는 정부의 자발적인 이동 자제 권고를 의무로 보고 있다. 2020년 4월, 장 교수의 대학은 교수진에게 여권 제출을 요청하고는 해외여행을 막았다. 장 교수는 여권 제출을 거부하기 위해 여권을 분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2020년 말, 장 교수의 대학은 모든 교직원에게 위챗 그룹 메시지로 각자의 이동 거리를 자발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모든 교직원이 최근, 코로나19 감염 근원지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 1대 1로 보고했다. 교직원의 개인 이동 경로 공유 메시지가 보고서로 수집돼, 대학의 질병 통제 부서로 전달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 여러 직장이 근본적으로 이동을 아예 자제하도록 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도록 확인했다. 직장은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통치 방식의 핵심이었다. 직장은 현재, 중국 인민의 생활에서 과거처럼 중심이 되지는 않지만, 여전히 강력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이 직장 고용주와 함께 같은 위챗 그룹에 있다. 고용주가 중국 전역을 거쳐 고향에 내려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면,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반대하는 것은 어렵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중국의 전염병 예방 노력은 기술이 아닌 사회적 집단에 의존한다. 중국의 어느 한 국영 기업 소속 연구원인 펭 우싱(Feng Ouxing) 박사는 푸젠성(Fujian)에 있는 고향에 내려갔다. 펭 박사는 베이징을 떠나기 위해 자신이 다른 지역을 가야만 하는 이유와 이동할 지역, 이동 과정에 사용할 교통수단 등을 설명하는 양식을 작성해야 했다. 펭 박사의 직장은 직원의 고향 방문에 상대적으로 느슨한 태도를 지녔다. 그러나 모든 직장이 이처럼 느슨한 태도를 지닌 것이 아니다. 중국 내 다른 지역의 공무원은 인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기대를 받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 명절 연휴 내내 직장이 있는 지역에 머무른다.

펭 박사는 일부 직원이 직장에 명절에 다른 곳으로 이동한 사실을 숨길 수 있지만, 거짓 보고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거짓 보고 때문에 잘못될 것을 우려해 대부분 이동 사실을 숨기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또, 중앙 정부 내각에서 배포한 앱이 이동통신사에서 공유하는 GPS 위치를 추적하고, 이를 사용자가 14일 이내에 이동한 지역의 사법 관할지로 전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게다가 펭 박사는 코로나19 감염 사실보다 지방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을 더 우려한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길에 2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펭 박사가 격리 생활을 한 시기는 베이징에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 때보다 다소 늦은 시기인 2020년 4월이었다.

코로나19 관련,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중국의 전체적인 대응의 일부가 되었다. 도시 내에 신규 확진 사례가 발견되면, 지방 정부의 대응은 고정된 형태를 따랐다. 신속한 봉쇄 조치와 대규모 검사가 이루어지며, 지역 감염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을 때까지 모두 거주지에서 대기해야 한다. 종종 자신의 근무지가 아닌 지역에 몇 달간 갇혀 있으면서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리고, 자신의 거주지로 돌아간 다음에는 또다시 격리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격리 조치 대상이 된다는 생각만으로 일부가 이동을 포기하기에 충분하다. 베이징 주변 지역인 동신디엔(Dongxindian) 마을의 이주 노동자인 렌 샨후(Ren Shanhu)는 자신의 지역 위원회에 전회해, 산시성(Shanxi)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지역 위원회 측은 그에게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 여부를 묻고, 집에 돌아온 다음 2주간 격리 조치에 돌입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의 가족도 함께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 렌은 여러 지역의 위원회가 다른 지역에서 돌아오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격리 조치를 강화하며, 돌아오는 동시에 이동 자제 권고만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렌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불확실한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렌은 6월까지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으며, 돌아오는 즉시 몇 달 치 월세를 지불해야 했다.

공산당의 원칙 및 조사 위원회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동 자체를 막는다면, 관료가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지만 사회적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게다가 공산당의 이미지가 손상돼, 정부가 이를 바로잡아야만 한다는 사실도 추가로 언급됐다.

일자리를 위해 고향을 떠난 수많은 근로자 중, 고향에 돌아가기로 결심한 이들은 2주간의 격리 조치에 돌입해야 한다. 배달 기사인 왕 샤오왕(Wang Xiaowang)도 일자리를 위해 고향을 떠났지만, 최근 고향에 돌아갔다. 그는 한 달 전, 산시성의 홍통(Hongtong)에 있는 자신의 고향에 돌아갔다. 그 후, 장수를 의미한다는 속설에 따라 해가 뜰 때까지 날을 새는 것과 같은 지역 전통 행사에 참여했다. 또,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휴가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왕이 근무하는 운송 회사인 SF 익스프레스(SF Express)는 자사의 직원이 명절에도 근무하는 것을 원한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습관이 더 깊이 뿌리내렸기 때문에 직원에게 보너스를 제안하기도 했다. SF 익스프레스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명절에 다른 곳을 가지 않는 직원에게 보너스를 제안했다. 여러 지역 정부가 보조금과 선물, 쇼핑 할인권과 같은 혜택을 주었다. 만약, 왕이 베이징에 있었다면 명절 연휴 기간에 월급 1만 위안 (172만 3,000원)에 하루 100파운드(약 15만 3,300원) 상당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았을 것이다. 또, 아버지께서 돌아가시지 않았더라도 왕의 어머니께 보호자가 필요하므로 왕은 베이징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보너스와 자가 격리 조치보다 가족이 더 중요하다. 왕은 “절대로 충분히 일할 수 없다. 그리고, 충분히 돈을 벌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 이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hina’s Lunar New Year plan shows what living with Covid really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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