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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테크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려면 ‘이것’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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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테크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려면 ‘이것’을 배워라
바이든 대통령이 5G와 여러 기술을 두고 펼쳐지는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고자 한다면, 미국의 기존 동맹국을 지원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By LUKE PATEY, WIRED US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간의 임기 후, 중국 테크 기업의 운명이 이전보다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중국의 글로벌 테크 기업 확장 추세에 무모한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시장과 기술, 투자 접근 권한을 원천 봉쇄하는 행정명령과 함께 미국의 거부권이라는 거의 모든 무기를 동원해, 반도체 기업 SMIC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 등 중국 테크 기업에 타격을 주었다.

특히, 트럼프는 테크 업계 경쟁에서 승자로 우뚝 선 중국 기업 화웨이에 제대로 타격을 입히려 했다. 광범위한 압박 움직임으로 미국 정부는 전 세계 동맹국과 협력국에 화웨이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그리고, 미국산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해외 기술 공급 업체와 화웨이 제품과의 관계를 차단하는 빠른 조치를 시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말기에도 초고속 및 간단한 기계 간 커뮤니케이션과 자율주행차, 자동화 공장 운영 등을 가능하게 하는 업계 혁명을 일으킬 통신 기술인 5G에서 화웨이의 선두 입지 차지를 끝내기 위해 가장 극단적인 조처를 했다.

그러나 이제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구세주가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할 것이다. 그리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연구 및 개발에 투자하면서 미국만의 자체적인 경쟁을 이어가고,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 협력해 사이버 보안과 디지털 무역에서의 세계 기술 표준을 지지할 것이다. 중국 테크 기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재와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이끄는 국제 테크 동맹과의 경쟁에 직면한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5G 모바일 네트워크와 다른 신기술을 두고 펼치는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기 위해 미국의 기존 동맹국을 더 지지해야 한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자체적인 글로벌 테크 확장과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보고 배워야 한다.

영국과 일본 등 서유럽과 동아시아의 여러 민주주의 국가와 더 긴밀히 협력한다면,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을 위한 즉각적인 협력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수십 년간 갈수록 개발도상국이 세계 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다. 미국과 동맹국이 나이지리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크고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을 무시한다면, 중국과의 테크 경쟁에서 패배할 것임이 분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실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경멸적인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깊이 뿌리내린 개발도상국과 협력한다면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기피하는 관점도 버려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한 문제는 중국이 서양과의 경쟁에서 이미 몇 수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매우 오랫동안 대다수 개발도상국을 빈곤과 인도주의적 위기, 갈등이 널리 퍼진 곳으로 보았다. 반대로 중국은 개발도상국이 무역과 투자, 기술 협력에서 수많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중국 테크 기업은 개발도상국의 거대 시장을 포착해, 가장 먼저 도달하면서 이익을 얻었다. 그리고, 차세대 기술이 어떤 식으로 작동할 것인지를 두고 표준을 설정하는 국가가 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 테크 기업 트랜션(Transsion)은 아프리카에서 저렴한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개발한 뒤,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0% 이상 차지하며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와 ZTE는 아프리카 4G 모바일 네트워크 대부분을 구축했다. 현재, 이와 비슷하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길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협력국에 우대 조건으로 큰돈을 대출해주면서 중국의 여러 기업이 경쟁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도록 했다. 중국 테크 분야 주요 인사도 개발도상국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측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경쟁에서 완패했다는 뜻은 아니다. 중국의 지정학적 행보가 중국 테크 기업에 피해를 주는 수많은 행동을 자초했다. 2020년, 국경 지대에서 중국과 인도 군인 간 충돌이 발생하자 인도는 보안 문제를 근거로 틱톡, 위챗 등 중국 인기 SNS 앱 수십 개를 금지했다. 중국은 인도의 13억 인구가 없다면, 미래의 새로운 기술을 이끌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게다가 호주, 일본, 베트남에 이어 인도도 자국 내 화웨이의 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 참여를 거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적인 외교 정책과 무관하며, 중국과의 긴장 관계가 갈수록 더욱더 깊어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스위스의 에릭슨을 비롯한 화웨이의 주요 경쟁사가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 때문에 발생한 공백을 채울 기회를 모색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자체적으로 5G 구축 능력을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인도 재벌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Reliance Industries)는 자회사 지오 플랫폼(Jio Platforms)이 인도의 5G 모바일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자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퀄컴과 손을 잡고 있다. 베트남도 에릭슨, 그리고 핀란드의 노키아 등과 협력 관계를 체결해, 베트남 기업인 비엣텔(Viettel)과 함께 자체적으로 5G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차질을 겪는 상황은 미국과 동맹국이 쫓을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개발도상국에 화웨이의 경쟁사 장비를 사용하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했는데도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구축 참여를 막는 데 난항을 겪었다.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 전쟁 위협으로 여러 동맹국의 분노를 유발할 일이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 여러 동맹국에 중국과의 경쟁을 위한 자원을 투자할 것이다. 선진국 중, 미국의 협력국 모두 민주주의적 테크 동맹의 이상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와 베트남의 사례를 관찰하고, 여러 개발도상국이 자체적인 기술을 개발해 시간이 지날수록 화웨이와 여러 해외 기업 의존도를 낮추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새로운 개방형 무선 접속 네트워크(RAN) 기술이 대안이 될 해결책을 발전해 나갈 한 가지 방법이다. 개방형 RAN은 본질적으로 여러 기업이 통신 네트워크의 다른 부분을 공급하도록 하면서 화웨이나 에릭슨 등 특정한 한 공급 업체에만 의존하는 대신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와 분리한다. 개방형 RAN은 현재 개발 진행 단계에 있지만, 5G 네트워크 개발에 필요한 투자 비용을 대폭 낮추는 가격 우위를 이용한 화웨이의 전략을 약화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통신 서비스 기업인 오렌지(Orange)와 보다폰(Vodafone)은 이미 개방형 RAN을 아프리카와 그 외 지역에 도입하고 있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초당적 법안이 미 하원에서 소리도 없이 통과했다. 이 덕분에 개방형 RAN 개발과 구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자금 7억 5,000만 달러 투자가 가능해졌다.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마주한 상황에서 그다음 단계에서는 일본과 영국, 그리고 그 외 여러 동맹국과 손을 잡고, 개방형 RAN 개발을 추진할 방안과 함께 개방형 RAN으로 개발도상국의 수요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개방형 RAN은 바이든 행정부의 화웨이 견제를 위한 마법의 무기가 아니다. 개방형 RAN이 지닌 잠재력은 높은 통합 비용과 보안 격차, 그리고 각종 문제를 모두 해결한 뒤, 중, 장기적인 측면에서 완벽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개방형 RAN 때문에 기존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중국과의 경쟁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이 분산돼서는 안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테크 경쟁에서 중국에 패배를 안겨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중국의 경험을 보고 배워야 한다. 그리고, 미국이 오랫동안 기술 측면에서 개발도상국과 동행하면서 전략적인 이득이 되는 것을 보지 못했던 관점도 고쳐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절대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하나하나 따라 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경쟁을 무너뜨리기 위해 택한 경악스러울 정도로 형편없는 접근 방식은 새로운 협력국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성장과 발전에서 촉진된 테크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지닌 힘과 영리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o Beat China on Tech, Biden Will Have to Learn from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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