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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바닷속에 두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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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바닷속에 두는 것이 현명하다?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구축해야 하는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험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다시 생각해 볼 강력한 사례를 제시했다.
By ALEX CHRISTIAN, WIRED UK

스코틀랜드 오크니 제도 해안가 인근에 봉인된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해조류와 거북손, 말미잘로 가득한 심해에서 굴착된 컨테이너는 수년 전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심어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 있는 것은 귀중한 진주나 희귀한 돌과 같이 오랫동안 잃어버린 약탈품이 아니었다. 대신, 수백만 명의 지식과 예술 작품, 비밀을 저장할 수 있는 전력을 지녔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인 ‘노던아일즈(Northern Isles)’이다. 질소로 채워진 단단히 봉인된 고철 원통에 864개의 서버와 27.6 페타바이트(약 2,760GB)에 달하는 디스크가 있으며, 북해의 얼음처럼 바닷속 깊은 곳에 들어가 있었다. 영화 500만 편을 저장할 수 있는 정도의 넉넉한 저장 용량과 수천 개의 고사양 소비자용 PC만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노던아일즈는 2년간 물고기와 해양 생물만 있는 해저에 있다가 2020년 7월에 회수되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하는 연구인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의 다음 단계이다. 해저 데이터센터 실험 분석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지금까지 노던 아일즈는 성공한 것으로 여겨진다. 프로젝트 나틱 총괄인 벤 커틀러(Ben Cutler)는 “사전 조사 결과를 통해 해저 데이터 센터의 실패 확률이 육지 데이터 센터의 1/8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반적으로 해저 데이터센터가 운송과 환경, 경제 측면에서 실용적인 것은 물론이고, 실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전기 장비와 같은 가치를 지닌 선박용 컨테이너를 해양에 던지는 것은 처음 들었을 때, 매우 끔찍한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메일 사용, 검색, 감시와 같은 모든 작업을 온라인으로 하는 수십억 명이 매일 사용하는 육지 데이터센터보다 해저 서버가 8배 더 안전한 이유가 있다. 데이터센터가 해저에 있으면서 부식성을 지닌 산소와 수분, 요철로부터 보호되기 때문이다. 커틀러 총괄은 “실제 컴퓨터는 인간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똑같이 작동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사진=Microsoft]
[사진=Microsoft]

사진부터 메시지와 문서까지 많은 사용자가 매일 클라우드를 사용한다. 재택근무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클라우드 사용량이 더 증가했다. 클라우드는 그 정의가 모호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매번 클릭한 것과 키보드로 입력한 내용이 물리적 서버에 백업되는 데이터를 생성한다. 물리적 서버는 24시간 내내 전력 공급과 쿨링이 되어야 한다. 클라우드 전문가 폴 존스톤(Paul Johnston)은 전 세계 탄소발자국 중 약 2%는 데이터센터에서 나온다고 추산한다. 데이터센터는 매년 성장하는 산업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는 약 1,800만 개의 서버가 구축됐다. 또, 2019년 기준 전 세계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소비 가치는 1,250억 파운드를 넘어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 실험에 단순히 안정적인 하드웨어 생성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이유이다. 해저 데이터센터는 지구에도 도움이 된다. 기후변화 및 테크 컨설턴트이기도 한 존스톤은 “육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약 20%가 매일 에어컨 장치와 민물로 냉각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는 자연의 바닷물이 인위적으로 시원한 공기를 생성하는 에어컨 대신 데이터센터를 냉각시킨다. 환경적으로 이득이 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나틱은 2014년에 시작돼, 재생 가능한 해양 에너지로 전력 공급을 받도록 컴퓨터를 해저에 둔다는 아이디어를 탐구했다. 이듬해, 캘리포니아 해안가에 개념 증명을 위해 7개월간 해저 데이터센터를 두었다. 스코틀랜드 오크니 제도는 최종 실험 지역으로 선정됐다. 그리드가 완전히 풍력 에너지와 태양 에너지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에, 커틀러 총괄은 “프로젝트 나틱 실험 결과로 전력 공급과 안정성을 위해 많은 기반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약한 바람만으로도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점이 화석 연료로 전기를 생성하는 육지 데이터센터와 명확히 대비된다. 노던 아일즈 실험은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이 실현될 것이라는 징조이다. 터빈과 에너지 공급처와 가까운 곳에 해저 데이터센터를 두어 주기적으로 현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효율적이면서 안정적인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것이다. 존스톤은 해저 데이터센터 수요가 향후 영국에서 번성하는 해안 풍력 발전 산업을 더 부흥시킬 수 있다고 본다. 또, 간혹 수백 마일 떨어진 중앙화된 데이터센터에 의존하는 멀리 떨어진 해안 지역과 마을에 번갯불에 콩을 볶아 먹듯 매우 빠른 속도로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한다. 

커틀러 총괄은 해저 데이터센터가 비용 효율성을 지니면서 확장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는 프로젝트 나틱이 나아갈 다음 단계이기도 하다. 커틀러 총괄은 “해저 데이터센터 선박은 육지 데이터센터보다 작다. 규모를 키우려면 건물 블록과 같은 단일 프레임으로 여러 데이터센터에 연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저 데이터센터가 90일 이내에 공장 운영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이는 육지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규모가 확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서양의 수심 50m 깊이에 있는 데이터센터의 수리 작업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될까? 커틀러 총괄의 설명에 따르면, 해저 데이터센터는 스스로 지속할 수 있다. 초기에 문제가 발생한 버는 오프라인 상태로 변환되며, 데이터센터는 5년에 한 번 회수된다. 커틀러 총괄은 “유지, 보수 작업 없이 몇 년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높은 안정성을 지니도록 제작됐다”라고 말했다.

해저 데이터센터가 더 믿을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성도 훌륭하지만,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이 완료된 해안가는 해양 생물이 당장 서식하기 좋은 곳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크니 제도의 해양 생태학자인 앤드류 원트(Andrew Want) 박사는 해저 데이터센터가 해양 생물에 무조건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바닷속에 무언가를 던져둘 때, 물속의 파이프에 박테리아나 굴 등이 부착되는 과정을 거친다. 며칠 뒤면 매우 미세한 박테리아가 코팅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여러 생물체가 박테리아에 붙는다. 또한, 인공 암초 역할도 해, 물고기가 그 주변에 모이면서 생물 다양성을 촉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양 풍력 발전소 때문에 어업이 금지된 것과 마찬가지로 해저 데이터센터가 있는 지역도 보호구역이 될 수 있다. 원트 박사는 “물고기는 단단한 구조물 주변의 좁은 구석을 좋아한다.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둔다면, 해양 생물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서식지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가 열을 어느 정도 방출하기는 하지만, 주변 수역이 따뜻해질 정도는 아니다. 이와 관련, 원트 박사는 “해저 전력 케이블 주변의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상에 설치된 서버를 떼어내고, 바닷속에 새로운 서버를 던져두는 일을 시작할 수 없다. 커틀러 총괄은 “해저 데이터센터로 지상 데이터센터를 대체할 생각은 없다. 해저 데이터센터는 고객에게 추가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나틱이 현재 노던 아일즈에서 발견된 제한적인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나틱 팀은 서버와 구성 요소를 재활용하며, 해저도 이전 상태로 복구한다.

인스타그램에 접속할 때 해저 서버를 사용하는 일이 즉시 발생하지는 않더라도 서서히 현실이 될 기미가 보인다. 존스톤은 “인터넷 소비량과 전기 사용 행위 모두 예측할 수 없는 비용을 지닌 간접적인 탄소 배출 행위이다. 적어도 해저 데이터센터가 있다면, 인터넷 사용 때문에 발생하는 탄소 배출 문제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그리고 가시적으로 보고 논의할 수 있다. 긍정적이고 장기적인 전망으로 이끌 수 있는 대화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urns out dumping data centres in the ocean could be a good 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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