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다시 시작된 출장, 이전보다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다
상태바
다시 시작된 출장, 이전보다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다
유럽이 코로나19 퇴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많은 출장객이 줌으로 모이는 대신 코로나19에서 안전한 곳으로 호화로운 출장 여행을 떠난다.
By JOHN ARLIDGE, WIRED UK

출장이 다시 시작됐다. 에미레이트의 에어버스 A380의 고급 좌석 2/3가 탑승객으로 가득 찼다. 에미레이트 CEO 팀 클라크(Tim Clark)는 “미래에는 사업이 줌과 같은 화상 통화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클라크는 향후 2~3년 후면, 전 세계 항공기 탑승객 수가 2019년에 기록한 40억 명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회복 추세는 서서히, 그리고 고르지 않게 발생할 것이다. 미국과 서유럽 내 대다수 도시의 코로나19 감염률을 보았을 때, 해당 지역을 향하는 출장이 재개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을 의미한다. 또한, 회의와 콘퍼런스 부문이 완전히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 몇 년이 걸릴 듯하다.

주로 소수 특권 계층에 소속돼 생활하는 갑부에게 물어보아라. 이들의 연간 일정 중 가장 중요한 때인 세계경제포럼이 2020년, 두 차례 취소됐다. 첫 번째로 취소된 때는 기존 개최지인 스위스 알프스산맥의 다보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후, 대체지로 제안된 루체른과 부르겐슈토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올해는 5월에 개최될 예정이지만, 스위스보다 훨씬 더 따뜻한 기후를 지닌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동양으로 개최지를 옮긴 것은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가장 기이한 싸움 중 하나가 되는 첫 번째 타격이다. 개최 경쟁은 회의 및 콘퍼런스 개최를 위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환경을 갖춘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로 이름을 올릴 경쟁이 될 것이다. 현재, 세계에서 두 곳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되려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로 싱가포르와 두바이다.

싱가포르는 엄격하기로 악명 높은 사회적 규칙과 첨단 기술의 효율성이라는 명성을 최대한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고자 한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찬춘싱(Chan Chun Sing) 장관은 “많은 이가 여행과 회의를 하기에 가장 안전한 장소를 모색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바로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빠르게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한 초기 봉쇄 조치와 싱가포르의 엄격한 코로나19 검사 및 추적 시스템 덕분에 세계경제포럼은 개최지를 싱가포르로 옮기게 됐다. 싱가포르항공이 종종 세계 최고의 항공사라는 극찬을 받은 사실과 창이공항은 뛰어난 효율성과 함께 종종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는 평가를 받은 점이 세계경제포럼 개최 장소 확정에 영향을 주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그러나 싱가포르는 멋진 항공사와 공항을 보유한 점, 엄격한 사회적 통제, 훌륭한 국제 병원시설, 더 많은 해변가 등 여러 측면에서 또 다른 작은 도시 국가와 경쟁을 마주했다. 바로 두바이이다. 에미레이트의 클라크는 출장 여행을 독려하기 위해 코로나19도 보장하는 여행자 보험을 제공한다. 또, 두바이국제공항을 운영 중인 런던 개트윅국제공항의 전 사장인 폴 그리피스(Paul Griffiths)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무료 코로나19 PCR 검사를 제공한다.

두바이 각 정부 부처 장관은 두바이의 젊은 인구, 엄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마스크 착용, 야외 활동 규정 덕분에 코로나19 감염률이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젼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랍에미리트 인구 950만 명 중,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000명 미만이다. 이스라엘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백신 보급은 이주 노동자를 포함한 두바이의 거의 모든 주민이 올해 말이면 백신 접종을 할 것임을 의미한다.

싱가포르와 두바이 모두 여행객에게 코로나19 검사로 그동안 출장을 취소하게 만들었던 격리 조치를 대체하도록 한다. 출장자는 며칠간 호텔 방 안에만 갇힌 상태로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

필자는 싱가포르와 두바이의 안전 여행 모델을 테스트하고자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찬춘싱 장관 인터뷰 차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이후 첫 번째로 열린 대규모 콘퍼런스인 트래블 리바이브(TravelRevive)에 참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 대표단 1,000여 명이 만나 미래의 여행을 논의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초, 필자는 두바이로 출국해 클라크와 그리피스를 인터뷰했다.

싱가포르의 안전 여행 통행증(Safe Travel Pass)을 최대한 활용해, 필자는 런던 출국 2~3일 전 PCR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 하루에 1만 명을 검사할 수 있는 연구소 건설을 완료한 창이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PCR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영국의 PCR 검사 비용은 약 150파운드(약 22만 7,500원)로 비싸며, 불편하다.

필자는 출국에 앞서 온라인으로 입국 신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기존의 종이로 된 입국 신고서 양식이 온라인으로 대체돼, ‘접촉이 없는 공항’이 되었다. 필자는 싱가포르항공 에어버스 A350에 탑승했으며,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는 아이폰에 추적 앱을 다운로드받고, 모든 공공건물 혹은 교통중심지 출입 권한을 얻었다. 물론, 코로나19 확진자가 근처에 있을 때, 앱에서 이를 경고하기도 했다.

필자는 창이공항에서 숙소인 만다린 오리엔탈까지 버스로 이동했으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시간 동안 호텔 방에만 있었다. 입국 5시간 후, 이메일로 음성이라는 결과를 통보받았으며, 싱가포르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코로나19 안전 택시를 이용해 승인된 코로나19 안전 호텔 및 식당에서 업무를 위해 타인을 만났다. 매일 아침, 트래블 리바이브 콘퍼런스에서 비강 면봉 항원 검사를 받아야 했다.

며칠 이상 머무르는 이는 입국 일주일 뒤, 3차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음성 판정을 받으면, 싱가포르 내에서 어디든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효과가 있었다. 필자는 싱가포르 여행 일정 내내 음성 판정을 받고,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런던에서 출국하고 5일을 보냈다.

두바이는 입출국 과정 경쟁에서 싱가포르보다 앞서 있다. 대다수 출장자에게 시차 측면에서 더편리할뿐만 아니라 에미레이트 항공이 지금까지 A380 대형 항공기를 운항하는 몇 안 되는 항공사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총 5억 달러(5,527억 원)의 비용으로 모든 주요 노선에 에미레이트의 대형 항공기 117대 모두 재단장하고, 재운항하고자 한다. 싱가포르항공은 그보다 작은 항공기를 운항하며, A380의 운항 규모를 1/3 수준인 12대로 줄였다. 대형 항공기의 크기 자체는 탑승 도중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더 편리하다. (실제로 큰 좌석에 탑승한다면, 샤워도 할 수 있다.)

두바이 공항은 기술 측면에서도 창이공항보다 낫다. 두바이 공항은 몇 년 전부터 전자 출입국 신고서 작성을 했으며, 전자 여권 소지자는 누구나 출국 등록을 하고 접촉이 없는 전자 출입국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홍채 인식 기술과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해 에미레이트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를 접촉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에미레이트 항공은 국제 항공운송협회(IATA)와 함께 IATA 여행 통행증인 모바일 디지털 여권으로 승객의 여행 전 코로나19 검사 결과 및 백신 접종 상태를 확인해 모든 목적지의 입국 조건 충족 사실을 검증하는 데도 선구자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두바이 공항의 코로나19 PCR 검사는 창이공항처럼 지상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공항 터미널에서 이루어진다. 입국 심사와 수하물 찾기 모두 완료하기 전, 검사를 마치는 것이 더 안전하게 느껴진다. 두바이는 더 완화된 격리 조치를 시행한다. 입국 완료 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호텔 객실에만 머무를 필요가 없다. 필자는 입국 절차가 끝나고 바로 출장 업무를 시작했다. 바깥에서 몇 시간 동안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로 업무를 위해 다른 사람과 접촉했으며, 그로부터 몇 시간 뒤에 음성이라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두바이에서는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필요도 없었다.

두바이 호텔은 싱가포르 호텔과 같은 수준이다. 부르즈 알 아랍(Burj al-Arab) 호텔은 두바이의 상과 같은 숙박 시설이다. 그러나 두바이는 기후 측면에서도 싱가포르보다 유리하다. 두바이는 비가 거의 오지 않고 따뜻하면서도 10월부터 5월까지 습한 편이다. 따라서 각종 행사와 회의가 손님과 직원 모두에게 더 안전하게 야외에서 열릴 수 있다. 

출국 부분에서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은 에미레이트 항공사 운전기사의 차량을 탑승하는 것부터 체크인, 라운지, 탑승 과정까지 거의 개인 맞춤형, 사회적 거리 두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바이가 더 우수하다. 출장자는 라운지에서부터 공항의 메인 중앙 홀보다 한 층 위에 있는 A380의 상갑판에 바로 탑승할 수 있다.

싱가포르 여행 과정이 두바이보다 나은가? 싱가포르의 검사 제도가 더 엄격하다. 따라서 코로나19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면, 싱가포르가 더 나을 것이다. 또한, 세계경제포럼 개최지로 선택한 것은 분명히 현명한 선택이다. 약간은 완화된 검사 제도에 편리함을 느끼고 야외 콘퍼런스를 원한다면, 그리고 많은 탑승객처럼 A380을 탑승할 수밖에 없어도 괜찮다면 두바이에서 현지 시장 등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여행 자체는 안전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usiness travel is back and it’s weirder than ever befor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